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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0-02-25 21:43:18

페니실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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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페니실린인 페니실린-G

penicillin

1. 개요2. 발견 과정3. 사용4. 여담

1. 개요

페니실리움(Penicillium)[1]속에 속하는 푸른곰팡이에서 얻는 화학물질이며, 세균성 질환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베타-락탐(Beta-lactam) 계열 항생제의 일종이다. 대표적으로 '페니실리움 노타툼(Penicillium notatum)' 즉, '페니실리움 크리소게눔(Penicillium chrysogenum)'[2]이라는 푸른곰팡이에서 추출한다.

2. 발견 과정

1928년 9월 28일 새벽에 영국 스코틀랜드 생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 경이 우연히 발견했다. 실험을 위하여 샬레에 포도상구균을 배양하고 휴가를 갔는데 돌아와보니 어디선가 뜬금없이 나타난 괴상한 곰팡이 녀석이 포도상구균을 먹어버린 것. 졸지에 실험을 망쳐버렸다고 할 수 있었겠지만, 관찰이 끝난 표본을 바로 처분하지 않고 한동안 묵혔다가 다시 한번 들여다보는 기묘한 버릇[3]이 있었던 플레밍은 흥미를 가지고 샬레를 폐기처분하는 대신에 세균을 녹여버린 그 곰팡이(정확히는 푸른곰팡이)의 성질을 연구함으로써 페니실린을 발견하고, 제2차 세계 대전을 전후로 이 곰팡이가 만드는 분비물은 수많은 생명을 구하게 된다.[4] 만약 플레밍이 이 곰팡이에 흥미를 가지지 않았다면 현대의학은 지금보다 몇 세대는 뒤처져 있었을 것이다. 페니실린 이후에 비슷한 개념과 방법으로 수많은 오만가지 항생제가 우후죽순 연구되며 다양하고 참신한 방법들로 백신이라는 게 본격적으로 개발이 가속되어 인류는 질병과의 싸움에서 엄청난 진보를 이루어내게 됐으니, 실험에 실패한 부산물에 대한 한 과학자의 흥미가 만들어낸 실로 거대한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

페니실린은 박테리아, 즉 세균의 세포벽을 합성하는 효소를 날려버려 세포벽이 자라지 못하게 한다. 그 결과 세균 세포가 분열을 시도할 때 둘로 나뉜 부분에 격벽이 생기지 못하고 그냥 내용물이 흘러나와 죽게 된다.영상에서 왼쪽. 따라서 생식능력에 문제가 있거나 번식을 포기한 세균들만이 살아남게 되고, 이들은 우리 몸의 면역력에 의해 자연박멸된다. 세균과 달리 인체세포와 같은 동물세포에는 세포벽이 아예 존재하지 않아서, 페니실린이 아무런 악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인체에 공존하는 수많은 이로운 미생물들을 싸그리 죽여버리는 부작용도 있지만, 원래 항생제란 게 그런 법이고 몸 속의 미생물들이야 다시 번식할테니.

하지만 초창기의 페니실린은 온도, 환경 등이 무진장 적절해야 살아날 수 있을 정도로 민감했다. 게다가 발견 당시에는 천연 페니실린을 다량 생산할 수 없었고, 몸에 투여한 후에도 반감기가 30분 이내로 짧아 쉽게 배설되는 문제가 있어 실제로 질병 치료에 이용되지는 못하였다. 페니실린이 발견될 때의 곰팡이 종류가 워낙 생장이 느렸던 데다, 공기와의 접촉을 상시 하지 않으면 곧바로 사멸하는 민감한 종이었다. 공기펌프를 쓰는 대용량 배양탱크를 쓸 수 없을 정도로 민감했기에, 실험실에서밖에 생산될 수 없었으며, 2차 세계대전이라는 힘든 정세인 데다 신약에 대한 제약회사들의 망설임까지 겹쳐 값은 비싸고 양도 터무니 없이 적었다. 그 생산된 양을 재사용하기 위해 투약환자의 소변에서 페니실린을 추출해 다시 써야 할 정도였다. 가끔 플레밍의 제자들이 눈병 치료에 좋다고 연락을 하는 등 효과는 좋았지만, 지극히 부족한 양 때문에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이 와중에 "설파제"[5]란 것이 발견되자 플레밍은 불안정한 페니실린을 제쳐두고 그쪽을 집중 연구했다.

한편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플로리와 체인은 플레밍이 예전에 발견했던 라이소자임[6]을 연구하다가, 점차 페니실린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마침내 그들은 플레밍과 비슷하게 페니실륨을 만들어냈고, 화학적 처리를 통해 가루 형태로 만들어냈다. 그들은 즉시 쥐들에게 약을 주사하여 효과를 관찰했고, 24마리 중 23마리가 살아남는 결과를 발표했다. 플레밍은 이를 보고 즉시 옥스퍼드 대학에 달려가서 자신의 초기 페니실린 표본을 줬고, 플로리와 체인은 이를 더욱 연구하여 한 사람에게 쓸 수 있을 만큼의 양을 만들고, 세균에 감염된 환자에게 주사한 결과 병을 치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페니실륨의 양이 부족하여 치료를 중단했고, 그 환자는 병이 다시 악화되어 사망했다.

이로써 그들은 이 물질이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음을 알아채고, 더욱 연구를 했다. 그때가 한창 2차대전 중이라서 연구시설이 공습을 받을 것을 우려했고 대량생산에 필요한 자금을 구할 수도 없었지만, 미국의 록펠러 재단에서 지원을 하겠다는 연락이 오자 그들은 모든 자료를 들고 미국으로 날아가서 공장을 세운다. 결국 페니실린 크리소게눔[7]이란 종이 발견되어서야 배양액 탱크에 공기를 불어넣는 방법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 이렇게 하여 완성된 페니실린은 알약 형태로 만들어졌다. 이러한 문제가 해결된 2차 대전 이후에 페니실린이 본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박테리아로 인한 병을 치료하여 많은 생명을 구하였다. 이러한 공로로 플레밍 경은 페니실린을 대량 생산하는 방법을 고안한 플로리(Howard Walter Florey)와 체인(Ernst Boris Chain)과 함께 1945년에 노벨상을 수상하였다.

하지만 박테리아는 방사능 오염지역, 화산, 북극, 심지어 우주에서도 살아남는 생존왕스러운 명성을 가지고 있었기에,[8] 몇년도 지나지 않아 페니실린을 파괴하는 '베타-락타메이스[9](Beta-lactamase)'라는 내성을 가진 박테리아도 등장했다. 그 후, 1959년에 나온 메티실린과 같은 합성 페니실린은 베타-락타메이스에 가수분해되지 않도록 화학적 구조변경을 하였으나, 1961년 세포벽 합성 효소의 구조에 돌연변이가 생겨 아예 페니실린 계열의 항생제가 듣지 않는 MRSA(Methicillin 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구균)가 등장했다. 그 후 지금까지 이래저래 세균과 인간의 물고 물리는 전쟁이 진행 중이다.

이후 채산성이 안 맞아서 생산 중지되었다. 비록 MRSA와 같은 몇몇 위험한 균들은 페니실린에 대한 내성을 가지고 있고, 또 상술했듯이 페니실린은 내성균이 잘 생기는지라 강력한 항생제는 아니지만, 매독 등 몇몇 질환에서 매우 탁월한 효과를 보여준다. 특히 매독의 경우 2기까진 페니실린 주사 몇 번으로 완치될 정도로 특효. 현재 나오는 페니실린계 항생제는 모두 인공적으로 합성된 제품들이다.

3. 사용

페니실린(Penicillin)은 '베타-락탐 고리(Beta-lactam ring)' 를 기본 구조[10]로 하여 이루어지는 항생물질이다. 이 Beta-lactam ring은 Lactone과 Amide가 합쳐져 이루어지며, Lactone은 고리의 모양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 그 중 사각형의 고리를 갖고 있는 것이 Beta. 여기에 Thiazolidine이 결합해 최종적인 Penicillin 구조가 완성된다.

페니실린의 '베타-락탐 고리(Beta-lactam ring)', 이것이 박테리아 세포벽의 펩티도글리칸의 연결을 방해한다. 불행히도 펩티도클리칸이 외부막과 내부막 사이에 있는 '그람 음성균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게다가 박테리아들도 진화하여, 저 베타-락탐 고리를 방해하는 효소를 가진 녀석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페니실린 또한 진화하여 암피실린(ampicillin), 아목시실린(amoxicillin) 등 수많은 페니실린 유도체가 등장하였으며, 이런 페니실린계 항생제는 베타-락타메이스에도 저항하고 그람음성균에도 작용한다. 아목시실린은 전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항생제이기도 하다. 물론 병원균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최신의 페니실린에도 내성을 기르고 있으니(...), 차세대 페니실린의 등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로 엉덩이에 근육주사로 놓는데, 산성도에 민감하여 까딱하면 무력화되기 때문. 대부분의 약물이 위산에 파괴되거나 장에서 혈관으로 침투할 수가 없다. 이 주사는 정말 아프다고 한다. 주사는 바늘 굵기가 굵을수록, 약물의 점도가 높을수록 통증이 큰데 이 주사는 둘 다 충족한다. 근육주사에는 보통 21~23G가 일반적인데, 이 주사는 근육주사임에도 굵은 바늘인 18G를 사용하기도 한다. 최소 20G는 쓰는 편. 굵은 것을 쓰는 건 그만큼 점성이 높아서 직경이 작은 바늘에는 막힐 가능성이 높아서이다. 특히 근육주사 특성상 깊게 찌르기 때문에 주사바늘 삽입만으로 같은 게이지의 IV를 맞을 때보다 더 아프다. 주로 한 번에 놓지 않고 두세 번에 나눠서 놓는 경우가 많다. 주로 매독 확진이나 우려될 때에 놓는다. 매독에 걸리지 맙시다 연쇄구균이나 장구균 등 매독 이외 전신감염증의 경우에는 정맥투여를 한다. 몇몇 페니실린계 항생제는 캡슐제로 경구투여가 가능하다.

단, 일부 사람들에게 과민성 쇼크의 일종인 페니실린 쇼크가 나타난다. 복용 후 몸이 화끈거리고 속이 울렁이거나, 피가 섞인 소변을 보거나 얼굴이나 발목이 붓거나 혹은 호흡곤란, 피곤한 증상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만약 이런 증상을 경험한다면 당장 119를 부르자. 빠른 시간 내에 응급처치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죽을 수도 있다. 그 외의 부작용은 피부발진, 발열, 가려움증, 호흡곤란 등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페니실린을 사용하기 전에 미리 피하에 약간의 페니실린을 주입하여 미리 반응 검사를 한 후에만 놓는다. 물론 반응이 없다고 해도 안심은 금물이다. 피부반응이 없는데도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나타나기도 한다.

과민성 쇼크의 메커니즘으로는 페니시린이 적혈구와 혈소판과의 결합으로 인한 작용이다. 일반적으로 화학물질은 생체 유기물질에 비해 구조가 단순하고 분자량이 작기 때문에 면역원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페니실린이 적혈구와 혈소판에 결합할 경우 페니실린-적혈구 혈소판을 항원으로 인식해서 과민성 반응뿐만 아니라, 적혈구 혈소판 감소증이 동시에 나타나게 된다.[11] 물론 요즘 페니실린을 항생제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잘 나타나지 않는다.[12]

그리고 정말 운빨이 더럽게 나쁜 경우, 같은 속인 페니실리움으로 발효시킨 치즈(까망베르 치즈, 브리 치즈, 블루 치즈 등)를 먹고 페니실린 쇼크가 나는 경우도 있다(...).[13]

4. 여담


[1]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학명이 다 그렇듯이, 학명도 라틴어 발음법에 비춰 보면 틀린 단어. 제대로 된 라틴어 발음으로는 페니킬리움이 된다. 물론 교회 라틴어 식 발음이라고 하면 '페니실리움'도 틀린 건 아니다.[2] 노타툼과 크리소게눔은 현재는 같은 종으로 분류한다. [3] 자신이 발견했지만 효용성을 증명하지 못했던(나중에야 후배들이 증명했다.) 라이소자임 역시 감기에 걸린 자신의 콧물에 동료의 콧물을 떨어트려 발견한 거였다.[4] 윈스턴 처칠도 1943년 폐렴으로 죽을 뻔했다가 플레밍이 직접 페니실린을 그에게 주어 치료한 사례도 유명하다.[5] 술폰아미드라고도 하며 최초의 항생제이다. 2차대전 배경 전쟁영화에서 총맞은데 위생병들이 듬뿍 뿌리는 하얀 가루의 정체가 바로 이것. 원래는 프론토실이라는 상표로 팔고 있던 염료에서 분리해낸 성분이다.[6] 플레밍은 이를 통해 인체에 항생 물질이 기본적으로 존재하며, 당시의 약이 병을 약화시킨다고 밝혀냈다. 하지만 인체에 기본으로 존재하는 만큼 큰 병을 치료하지는 못했다. 나중에야 후배들이 이를 더욱 발전시켰다.[7] 여담으로 이 페니실린 크리소게눔이 발견된 곳은 플레밍의 실험실 근처 과일가게에서 내다버린 곰팡이 핀 썩은 멜론.[8] 어차피 우주가면 죽을 게 뻔한 우주선에 붙은 박테리아를 전부 꼼꼼하게 살균 처리하고 발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혹하기 그지 없어 생존할 수 없어 보이는 행성이라도 천문학적인 확률로 살아남는 또라이들이 있기 때문.[9] 과거에는 '베타락타마제'라고 표기했다.[10] [math(C_3N)]의 형태로 이루어진 4각고리를 말한다. 즉, 탄소 셋에 질소 원자 하나가 달라붙어 이루어진 고리형태의 구조. 이 구조는 사이클로뷰테인과 비슷한 상황[15]인지라 화학적으로 상당히 불안정한 구조이기 때문에 쉽게 파괴되는데, 이 구조가 파괴되면서 생기는 결합기가 후술하는 펩티도글리칸의 연결고리에 끼어들어 결합을 방해하는 효과가 발생한다.[11] 이렇게 그 자체는 항원이 아니지만 다른 물질과 결합하여 항원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물질을 합텐(hapten)이라고 한다. 금속 이온도 합텐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생체 내 정상 단백질과 결합하여 알레르기를 일으킨다.[12] 물론 다른 베타 락탐 계열도 알레르기 가능성이 있긴 하다.[13] 실제로 블루 치즈 중 하나인 고르곤졸라 치즈는 제조과정 중에 페니실린을 넣는다(!).[14] 참고로 당시 의대(정확히 말하면 병원 연구소)에 합격한 이유가 총을 잘 쏴서다. 플레밍이 다니던 의학 연구소에서는 사격팀이 있었는데 총을 잘 쏘는 그를 놓치기 싫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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