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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11 14:54:48

판잰드럼

팬잰드럼에서 넘어옴
Panjand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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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역사3. 평가4. 기타

1. 개요

현대에 재현한 판잰드럼 모형
"이 판젠드럼은 제가 보기엔 도저히 말도 안되는 무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임즈 클로즈 (당시 영국 해군 특수 무기 개발부)
제2차 세계 대전 시기에 영국에서 개발된 무기. 1.8톤 폭탄 양쪽에 거대한 바퀴를 단 형상으로, 바퀴의 원을 따라 설치된 로켓을 한꺼번에 점화하여 그 추진력으로 바퀴를 회전시켜 전진한다. 목표지점에 도착하면 중앙에 장착된 폭탄이 터지게 된다.

원래 용도는 해상에서부터 독일의 '대서양 방벽'에 쏟아부어 파괴하는 상륙지원용 무기였는데, 발사시 좌우 균형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길을 벗어나는데다 조금 벗어나도 대량으로 사출해 숫자로 밀어붙이면 된다고 생각했었지만 1944년 1월경 마지막 실험 때 우측으로 방향을 튼 판잰드럼이 시험과정을 지켜보던 실험자들과 귀빈들 쪽으로 굴러오다가 아슬아슬하게 비켜나 바다에서 폭발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한글 음역이 다양하지만, 옥스포드 영어사전의 발음표기를 기준으로 음역할 경우 '판잔드럼'이 된다.

2. 역사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영국군은 유럽에 상륙하여 독일 본토를 공략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독일 또한 연합군의 유럽 상륙에 대비하여 대서양 방벽(Atlantic Wall)이라는 방어선을 건설하는 데에 착수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영국의 무기 개발국(Directorate of Miscellaneous Weapons Development) 약칭 DMWD는 이 방벽을 허물기 위한 연구에 돌입했다.[1]

요구되는 무기의 조건은 대서양 방벽 돌파를 위해 높이 10피트(3m), 두께 7피트(2.1m)의 콘크리트 벽을 파괴할 수 있어야 하며 상륙정에서 발사가 가능해야 했고, 사람이 직접 해안 방어선에 설치하는 것은 무리이기에 자가 추진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으로 정리되었고 연구에 참여한 네빌 슈트(Nevil Shute) 해군중위(Sub-Lieutenant)[2]는 요구되는 위력을 가지자면 최소한 1톤이상의 폭약이 필요하다는 계산을 제시했다.

이정도 폭약을 방벽으로 운반하기 위한 연구 결과 제안된 장치는 1톤의 폭약을 장전한 드럼 양쪽에 직경 10피트(3m)의 거대한 바퀴를 단 전체중량 4000파운드(1800kg)의 구조물이었다. 자체 추진력은 바퀴의 림에 설치한 고체연료로켓이 회전력을 주어 전진하는 방식으로 60mph(약 시속97km/h)속도를 달성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시제 모델의 최초 테스트는 1943년 9월 7일이었다. DMWD의 보안 경고에도 불구하고 첫 테스트는 휴가를 얻은 사람들이 자주 오고 가는 해변가에서 실시되었다. 상륙정에서 발진한 판잰드럼은 얼마 못 가 오른쪽 바퀴의 로켓이 떨어져나가면서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다 넘어졌고 떨어져나간 추진로켓들이 사방으로 날아다니는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3주후 중앙에 바퀴 하나를 추가하고 추진 로켓을 늘린 개량모델을 다시 테스트했으나 이번에도 로켓이 떨어져나가고 방향을 잃고 헤매다가 바다로 돌진해 폭발하는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개발진은 포기하지 않고 중앙의 바퀴를 다시 제거하고 두 바퀴를 케이블로 연결하고 양쪽에 보조막대를 달아 방향유지능력을 강화하고 로켓부착부분을 보강하는등 새로운 개량모델을 테스트해 이번에는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데 성공했다. 자신감을 얻은 개발진은 개발을 계속해 1944년 1월 해군관계자들과 과학자들은 물론 공식사진사들 앞에서 최종시험을 겸한 공개 테스트를 실시했다,

개발진중 한명이었던 브라이언 존슨(Brian Johnson)이 1977년 BBC다큐에서 회상한 바에 따르면 처음에는 순조롭게 나아가는것 같던 판잰드럼이 로켓이 떨어져나가면서 비틀거리더니 작은 모래구덩이에 빠지면서 오른쪽으로 꺾여 관계자들을 향해 돌진했고 제독과 장군들이 혼비백산 안전한 곳으로 몸을 숨기는 소동 끝에 다행히 바다쪽으로 방향이 틀어진 판잰드럼이 사방으로 로켓을 날리며 폭발하는 결과로 끝났고, 결국 수십만 파운드가 날아간 뒤에야 프로젝트가 중지되고 말았다.

3. 평가

정신나간 짓 맞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절박했다는 건 우리가 알아둬야겠죠.
- 히스토리 채널 '기상천외한 무기들' 중

판잰드럼은 기본적인 구조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다. 로켓의 추력이 판잰드럼을 전진시키는 데 쓰이는 게 아니라 바퀴에 회전력을 주는 데 사용되는 구조가 근본적인 문제였다. 이런 방식은 로켓 중 하나에라도 문제가 생기면 추력 불균형으로 인해 방향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바퀴의 회전력에 의지하는 방법은 구덩이와 같은 지형의 고저차 변화에 따라 진행 방향이 틀어지기 쉬웠으며, 회전력이 부족하면 모래사장에 박혀 움직이기 못하고 너무 강하면 헛돌아버렸다. 차라리 폭약을 실은 수레를 로켓으로 추진하는 방식이었거나 그냥 그 많은 로켓에 폭탄을 달아 적에게 날리는 방식이 좀 더 성공 가능성이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오키나와나 인천처럼 대규모 상륙작전시에 이런 짓 안 하고 대량의 로켓을 쏟아부어 화력지원을 했다.

4. 기타

자체 추진력을 갖춘 바퀴형 폭탄이라는 점에서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등장하는 강철의 별이나 같은회사의 FPS게임인 오버워치죽이는 타이어와 유사한 점이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걸즈 앤 판처 극장판에서 후반부의 대학 선발팀 대항전에 등장했다. 정확히는 언덕 위에 있던 관람차를 토끼팀굴린 것이었는데, 작중에서 하마팀에르빈이 판잰드럼이라고 부르면서 유래를 확정.[3] 고지대에 있는 적 진지를 돌파하기 위해 굴려놓고 그 뒤를 아군이 따라서 돌파하는 작중 묘사는 이 병기를 기획했던 사람들이 꿈꿨던 이상적인 모습에 가까울 듯. 그리고 작중 마지막 니시즈미 미호, 니시즈미 마호 자매의 6호 전차 티거4호 전차 H형이 대학 선발팀의 시마다 아리스센추리온 전차 MK1과 마지막 싸움을 할 때 센추리온이 V2 로켓모형 분사구를 쏘는데 이게 날아가 맞아버린 놀이기구의 상부 구조물이 떨어지며 굴러가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판잰드럼을 크게 해놓은 것이다.

Fate 시리즈의 외전 코믹스인 히무로의 천지에서 영어 보충수업에서 빠지고 여름 부활동을 즐기려고 하는 마키데라 카에데의 뒤에서 영어교사 후지무라 타이가가 등장하고, "그만둬, 판잰드럼은 안돼!!" 결국 판잰드럼에 묶여서 보충수업에 끌려간다.

일본에 판잰드럼으로만 비시즈의 모든 미션을 플레이하는 코토노하 아카네 실황 플레이어가 있다. 판잰드럼을 포함해서 영국 밈을 다룬다. 보러 가기

[1] Miscellaneous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영국군의 정규전을 위한 무기 개발국은 아니고, 여러 과학자들이 모여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무기를 개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실험하는 연구 기관이었다.[2] 네빌 슈트는 훗날 포스트 아포칼립스 소설인 해변에서를 집필한다.[3] 이때 또 다른 한 명은 차르 탱크냐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