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打狗棒法소설 《천룡팔부》, 《사조삼부곡》의 등장요소.
개방의 방주가 후대 방주에게 전주하는 독문비전(獨門秘傳)이다. 사용자는 왕검통, 교봉, 홍칠공, 황용, 노유각, 야율제이다.
명칭을 해석해보면 '봉으로 개를 때리는 방법'. 왜 이런 이름이냐 하면, 《사조영웅전》의 홍칠공의 설명에 따르면 '거지가 동냥할 때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개'라서 개를 잡거나 쫓아내기 위한 빠따질이 극에 달해서 무공이 되었기 때문. 기원이 기원이다 보니 결국 이 무공에 당하는 상대는 개 취급을 받는 것과 다르지 않다.[1] 개방 방주가 아무에게나 타구봉법을 쓸 리는 없으니 성질이 개 대우를 받아 마땅한, 개 같은 못된 놈들을 혼쭐내줄 때 쓰는 봉법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겠다.
2. 상세
"너도 이제 거지들의 우두머리가 되었으니 거지 입장에서 모든 일을 생각해야 한다. 너야 이렇게 좋은 옷에 부잣집 낭자 차림을 하고 있으니 개들이 널 보면 꼬리를 흔들며 반기겠지만, 거지들은 개를 만나면 골치 아프거든. 거지들 사이에 전해오는 속담이 있는데, '몽둥이가 없으면 개에게도 업신여김을 받는다'는 거야."
(중략)
"그렇지. 그러나 만약 개가 아주 독하고 무서운 놈이면 발로 차는 것 정도로는 안 된다. 반드시 몽둥이를 써야만 할 때가 있지."
"그렇게 독하고 무서운 개가 있을까요?"
황용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났는지 무릎을 탁, 쳤다.
"아하, 맞아요. 나쁜 짓을 일삼는 무리들을 개라고 부르잖아요?"
홍칠공이 흡족한 듯 미소를 지었다.
김용 - <사조영웅전> 中
개방이 자랑하는 최고의 무공이다. 개방의 조사가 창시한 것으로, 조사보다 무공이 더 강했던 개방의 3대 방주가 기존의 타구봉법에 기묘한 변화를 많이 가미하면서 그 수준이 더욱 심오해졌다. 타구봉과 함께 대대로 방주에게만 전수되며 절대 다른 사람에게 전수하지 않는 것이 규칙이다.[2](중략)
"그렇지. 그러나 만약 개가 아주 독하고 무서운 놈이면 발로 차는 것 정도로는 안 된다. 반드시 몽둥이를 써야만 할 때가 있지."
"그렇게 독하고 무서운 개가 있을까요?"
황용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났는지 무릎을 탁, 쳤다.
"아하, 맞아요. 나쁜 짓을 일삼는 무리들을 개라고 부르잖아요?"
홍칠공이 흡족한 듯 미소를 지었다.
김용 - <사조영웅전> 中
방주만이 사용하는 무공인데다가, 그 위력도 극히 놀라워서 개방에 중요한 일이 생겼을 때만 쓰도록 되어 있다. 실제로 개방이 어려운 일에 부딪칠 때마다 역대 방주가 타구봉법으로 적을 물리쳤다. 총 36가지 초식이 있으며, 개 패는 봉법이라는 이름은 이상하지만 극히 오묘하고 신속한 초식의 변화를 자랑하는 봉법으로, 초식의 강력함으로 치면 고금제일의 무공이라 할 수 있다. 타구봉법을 상대한 상대는 그 절묘한 초식에 놀라게 되어 십중팔구는 예봉이 꺾여 수세에 몰리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로, 공력이 부족해도 강적을 상대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이다. 대신에 변화의 요지가 워낙 심오해서 배우기가 매우 어렵다고 한다.[3] 사조삼부곡 이후 시대를 기준으로 이 정도로 초식의 오묘함을 가진 무공은 후대의 벽사검법 정도이다. 홍칠공도 구양봉과 화산에서 마지막으로 겨룰 때 항룡십팔장이 통하지 않자 타구봉법을 펼치겠다고 선언할 정도.
사조영웅전에서 홍칠공이 황용을 개방 방주로 임명하면서 전수되었으며, 이후로 황용의 주력 무공이 된다. 나중에 구양봉이 황용을 납치하려다가 이 타구봉법의 절묘한 초식에 걸려 혼이 난 적도 있다. [4]
신조협려에서는 이를 더욱 더 깊이 연마하여 당대 무림인들 사이에서 황용하면 타구봉법을 떠올릴 정도로 달인이 되어있었다. 차기 개방 방주가 되는 노유각, 야율제 등이 황용에게 타구봉법을 전수받았다. 그러나 모두 황용의 기량에는 많이 못 미치며, 되려 오랫동안 배우지 못한 양과가 더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있다.[5]
한편 신조협려 중간에 천하오절 가운데 한 명인 전임 방주 북개 홍칠공과 또다른 천하오절 서독 구양봉의 생애 마지막 대결에서 구양봉은 연구 끝에 이들 초식을 모조리 파해하기에 이르는데, 이 대결 직후 두 사람은 목숨이 다하고 대신에 그 자리에 입회해 있던 양과가 타구봉법과 최고의 초식이라는 이 천하무구의 파해법을 배우면서 타구봉법의 이치를 익히게 된다. 이후 양과는 타구봉법을 구사하여 금륜국사 일행을 농락했으며, 황용의 가르침[6]을 더해 거의 숙지하기에 이른다.
훗날 독고구검[7][8]과 암연소혼장을 익히기 전까지는 단독으로 펼치는 가장 위력 있는 무공으로 자신보다 강한 강적들에게 잘 써먹었다. 절정곡에서 마주친 강적인 번일옹과 공손지도 타구봉법을 구사하는 양과에게 크게 놀라기도 했다. 뒷날에는 곽양도 어느 정도 익혀서 검으로 구사해 무림인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구양봉이 타구봉법을 완벽하게 파해하고 세상을 떠나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홍칠공이나 타구봉법이 구양봉보다 한 수 아래인 것은 아니다. 구양봉 역시 홍칠공이 한 수를 보여주면 그 때마다 머리를 싸매고 한참을 고민한 끝에 겨우 겨우 파해법을 생각해낼 수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실전에서 갑작스레 홍칠공이 타구봉법을 사용한다면 구양봉 역시 속수무책으로 당하거나 간신히 방어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양과는 초식 대결이 아닌 실전이었다면 홍칠공의 승리였을 것이라며 홍칠공의 손을 들어주기도 하였을 정도로 대단한 무공임에는 틀림이 없다. 타구봉법은 역시 김용의 작품에 등장하는 수많은 무공 중에서도 순위권에 드는 강력한 무공이고, 오랜 시간을 고민해 그 파해법을 알아낸 구양봉 역시 한 시대를 풍미한 영웅이라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의천도룡기에서는 사홍석이 타구봉을 들고 나오며 타구봉법도 언급은 되지만 등장하지는 않는다. 이 시기에는 타구봉법보다는 항룡십팔장이 더 이슈가 되었는데 당시 개방은 항룡십팔장의 십이장만 남겨져 있었기 때문.
천룡팔부에서는 주인공 중 하나인 소봉이 전대 방주 왕검통으로부터 배웠다는 서술이 나온다. 소봉이 행자림에서 타구봉을 내려놓고 개방을 떠나버린 탓에 항룡십팔장과 달리 구사하는 대목은 나오지 않지만 분명 모든 초식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신수판에서는 소봉이 죽기 직전 허죽에게 전수를 해주어 개방 후계자에게 전하도록 했다.[9] 드라마 등 영상물에서는 소봉이 타구봉법을 사용하는 오리지널 전개가 들어가기도 한다. 2013년판 드라마에서는 독수에 당한 소봉이 무림대회에서 개방의 장로들을 연패시킨 모용복을 상대로 진기를 아끼기 위해 타구봉법으로 맞대응을 하고, 모용복이 점차 밀리자 항룡십팔장으로 끝장낸다.
김용 작품의 이미지가 너무 강했는지 이후 이런저런 무협지에서 개방 방주의 신물은 반드시 타구봉이며[10] 또한 모두 다 타구봉법과 항룡십팔장을 익히고 있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3. 36초식
원래 이름 자체가 타구봉법이므로, 초식명도 전부 개와 관련되어 있다. 역으로 생각하면, 이걸로 공격받는 인간은 개 취급을 당하는 셈이다. 초식은 사조영웅전 및 신조협려 등에 군데군데 등장한다. 이하 소개된 것과 다른 것도 있다.- 악견난로(惡犬攔路)
사나운 개가 길을 가로막을 경우 어찌어찌 하라. - 당두봉갈(當頭棒喝)
머리를 한 대 후려쳐 꾸짖는다는 뜻으로, 요기를 참조 - 오구탈장(獒口奪杖) -獒란 맹견의 일종.
개가 물고 놓지 않는 봉을 빼낸다. 절초식. 죽장을 적의 손에 빼앗겼을 때 되찾아 오는 초식이다. 오른손 식지와 중지로 눈을 찌르고 동시에 왼발을 들어올려 죽장을 눌러서 빼앗아 온다. - 봉타쌍견(棒打雙犬)
일타쌍피봉질 한 방으로 개 두 마리를 두들겨 팬다(...) - 압견구배(壓肩狗背)
봉으로 개의 어깨(적의 병기)를 누르고... - 발구조천(撥狗朝天)
봉을 뻗어 개(적 병기 끄트머리)를 쳐서 하늘로 날린다. - 봉도라견(棒挑癩犬)
비루 먹은 개를 올려 때린다. - 사타구배(斜打狗背)
비스듬히 개의 등짝을 때린다. - 안구저두(按狗低頭)
봉으로 개 목덜미를 누른다. - 반절구둔(反截狗臀)
봉을 가로로 쓸며 개 엉덩짝을 갈긴다. - 천하무구(天下無狗)
천하(주위)에 개가 없다. 왜냐면 다 때려잡아서(...) 타구봉법의 마지막 변초가 되는 절초. 천하의 구양봉도 다른 초식들은 어렵지 않게 받아 냈으나 이 천하무구만은 오랜 시간 끝에 받아냈다.
4. 미디어에서
비뢰도의 등장인물 중 하나는 주인공인 비류연의 삼복구타권법에 깊은 감명(...)을 받아, 익히고 있는 타구봉법을 삼재구타봉법으로 바꾸는 만행(?)을 저질렀다.
주성치의 식신에서는 요리 대결을 빙자한 무공 대결을 벌이는 주성치가 최종보스의 항룡십팔장에 맞서 타구봉법을 외치며 해삼을 프라이팬에 옮겨 담는다. 국자를 휘두르는 테크닉인 걸까(...).
갓 오브 하이스쿨에 나오는 서한량의 전노협 품바 기술의 모티브로 보인다.
천룡팔부: 교봉전에서 소봉이 이 무공을 쓰는 장면이 나온다.[11]
소봉(견자단 분)이 타구봉법을 시전하는 장면 (영화 '천룡팔부: 교봉전'에서) |
[1] 한국어 뿐만 아니라, 중국어에서도 개(狗)는 단순히 동물을 뜻하는 경우도 있지만 비칭으로도 자주 사용된다. 유명 사례로 동탁이 여포에게 통수를 맞자 외친 이 개 같은 놈이 있으며, 사조영웅전에서도 양강이 우연히 타구봉을 얻어 개방 방주 행세를 할 때, 일대 개방의 신물인 법장이 '타구봉'이라는 상스러운 이름을 가지고 있냐며 안 믿다가 결국 밑천이 드러나서 개방에서 쫓겨나듯 도망가게 된다.[2] 작품마다 묘사의 차이가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책이나 문서로 된 비결로 전수를 안하고 입으로 전수하는 묘사를 하고 있다.[3] 하지만 황용은 짧은 시간만에 이것을 연성해서 홍칠공을 놀라게 했다. 사실 황용은 머리 좋기로 작중 최고라서 가능했던 것. 나중에 후임 방주가 된 노유각과 야율제는 황용을 사사했으나 그녀의 수준에 한참 못 미쳤다.[4] 작중 최강자 중 한 명인 구양봉이 여자아이가 휘두르는 몽둥이에 신나게 두들겨 맞는 장면은 개그스럽지만 동시에 타구봉법이 얼마나 강력한 무공인지 독자들에게 각인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실재로 김용 소설 전체를 통틀어 수위급에 들어가는 강력한 무공이다.[5] 다만 양과는 한 팔을 잃고 독고구패의 검술을 익히면서 타구봉법을 잘 쓰지 않게 되었다. 외팔이가 되어 봉법을 펼치기 어려운 탓도 있고, 독고구패의 검술이 워낙 강력해서 예전처럼 타구봉법에 의지하지 않아도 된 까닭이 크다. 대신 양과는 타구봉법의 진수만을 뽑아서 자신의 독문무공인 암연소혼장에 접목시켰다.[6] 원래 차기 개방 방주 이외에는 타구봉법을 전수해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 있지만 1. 이미 양과가 홍칠공에게 타구봉법을 배웠고, 2. 당시의 싸움은 절대 져서는 안 되는 싸움이었기에 할 수 없이 규칙을 깨고 양과에게 타구봉법의 요결을 가르쳐줬다.[7] 소오강호의 독고구검이 아닌 신조협려의 검총에 있는 독고구패의 무학, 소오의 독고구검과 구별하기 위해 독고검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8] 사실 묘사 부분이 달라서 소오의 독고구검과 신조의 독고검법이 다르다라고 보는 견해가 있었으나 작가가 인터뷰를 통하여 양과가 익힌 것도 독고구검이라 평한 바가 있다. 그래서 그냥 독고구검이라고도 한다. 여기서의 독고구검은 현철중검술과 목검승철검의 수련에 해당하는 검술로 봐야 한다.[9] 허죽은 소무상공을 익혀 한 시진만에 쉽게 습득했다.[10] 다만 재질은 작품에 따라 다른데 주로 대나무나 녹옥 등 녹색 재질이다[11] 전술하였듯이 원작에는 소봉이 타구봉법을 직접 쓰는 장면은 없다. 구마지와 싸움 장면 자체가 영화에서의 오리지널 설정이다. 물론 액션에 대해서는 견자단이 소봉 연기를 한 만큼, 기존 작품에서의 타구봉법 연출과 비교해서 대체로 평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