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사도행전 10장에 나오는 카이사레아의 백인대장. 개신교 성경에선 고넬료라고 나오며 가톨릭 성경에서는 코르넬리우스라고 한다. 보통 '백인대장 코르넬리우스(Cornelius the Centurion)'로 알려져 있다.2. 특징
고대 로마 귀족 코르넬리우스 가문의 후손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보통 평민 출신들이 맡는 백인대장 직을 맡은 것으로 보아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가 대숙청의 행동대원으로 동원한 대신 자유를 주고 코르넬리우스라는 가문명 사용을 허락한 해방 노예의 후손으로 보는 것이 정설이며, 사도행전에 나온 내용대로라면 당시 로마의 식민지였던 유대 지역 카이사레아[1]에 주둔한 제2 이탈리카 대대[2]의 백인대장(백부장)이었다.3. 성경 속에서
3.1. 사도행전
다른 점령군 군인들과 달리 하느님에게 항상 기도하는 경건한 태도와 현지인들 중 불쌍한 사람들을 구제하는 미덕을 가져 유대인들 사이에서도 존경받는 인격자였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날 그가 기도할 때 천사가 나타나서 “너의 구제와 너의 기도를 하느님께서 들으셨다. 사람을 보내어 베드로를 데려오라”고 전해주어 코르넬리우스는 하인 둘과 병사 하나를 베드로에게 보냈다.한편, 예수의 수제자이며 초대 사도 중 가장 중요한 사람인 베드로가 기도하는 중 배가 고파하던 참에 하늘에서 동물들 수십 마리가 내려오며 “베드로야 이것들을 잡아먹어라.” 하는 목소리가 하늘에서 들려왔다. 그런데 그 동물들이 다 유대교의 율법으로는 잡아먹는 게 금지된 동물이라 베드로가 부정한 것을 어떻게 먹을 수 있느냐고 대답하자, 역시 하늘에서 "하느님께서 이미 깨끗하게 만든 것들을 부정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라는 목소리가 들리고 동물들은 사라졌다.
베드로가 방금 본 이 환상이 무슨 의미일까 하고 한참 고심하고 있는데, 마침 그때 로마인 백부장 코르넬리우스가 보낸 사람들이 도착해 베드로에게 가르침을 받길 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베드로가 코르넬리우스에게 찾아가자 코르넬리우스는 무릎을 꿇었는데 이에 베드로가 그를 일으켜 세우며, 본래 유대인은 다른 민족과 교제하거나 찾아다니지 못하게 되어 있으나 하느님은 어떤 사람이라도 속되거나 불결하게 여기지 말라고 이르셨기에 찾아왔다며 무슨 일로 불렀냐고 물었다.
이에 코르넬리우스가 자신이 겪은 일을 말하자 베드로는 환상의 의미를 깨닫고 복음을 전하며 "나는 하느님께서 환상으로 보여준 동물들이 율법에서 금지하는 동물이라 잡아먹는 걸 거부했지만, 하느님의 음성은 하느님께서 이미 거룩하게 만든 동물을 아직도 부정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당신 코르넬리우스 일가는 유대교에서는 받아들이길 거부하는 이방인(외국인)이지만, 하느님께서 당신을 거룩하게 만들었으므로 당신은 이방인이 아닌 하느님의 자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성령이 내려왔는데 베드로와 함께 온 일행들(물론 유대인들)은 이방인인 코르넬리우스에게 성령이 내려온 것에 모두 놀랐고, 베드로는 성령까지 임하셨는데 어찌 세례를 안 줄 수가 있냐며 세례를 내렸다. 그리하여 코르넬리우스 일가는 그리스도교로 개종하고, 초기 그리스도교의 신실한 사실상 첫 이방인 신자들이 되었다.[3]
4. 기타
사도헌장(Constitutiones Apostolorum)[4]에 의하면 훗날 카이사레아 지역의 주교가 되었다고 한다. 정확히 사도헌장에는 자캐오(Zacchaeus, 개신교에서는 삭개오)의 뒤를 이어 (어떤 코르넬리우스인지는 나와 있지 않지만) 코르넬리우스가 카이사레아의 주교가 되었다고 기술되어 있다. 그런데 분명 정통 로마인의 성씨인 코르넬리우스가 극초기 그리스도교 신자 중에 흔할 리가 없으니 바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코르넬리우스일 가능성이 많다는 것. 아무튼 천주교에서는 이것이 공식 입장으로 그를 카이사레아의 주교였다고 소개하고 있다.또 다른 전승으로는 코르넬리우스가 세례를 받은 이후 군대를 제대하고, 베드로와 함께 스켑시스(Skepsis, 현 아나톨리아의 북서쪽)라는 도시에 선교를 하러 갔다고 한다. 그런데 이 도시의 군주인 데메트리오스는 고대 그리스 종교의 신자이면서 철학자였는지라 코르넬리우스가 선교 활동을 하자 그를 제우스 신전에 제물로 바치려고 끌고 갔다. 제우스의 신전에서 코르넬리우스가 하느님께 기도를 올리자 지진이 도시를 덮쳐 신전을 무너뜨렸다고 한다. 이를 보고 더욱 화가 난 데메트리오스는 코르넬리우스를 감옥에 집어넣고 하룻밤을 보냈는데, 이때 아내와 아이가 붕괴된 신전 잔해에 갇혀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이에 감옥에 가둔 코르넬리우스에게 달려가 제발 가족들을 살려달라고 부탁하여 코르넬리우스가 신전에 가서 기도를 올리니 가족들이 무사히 빠져나왔다고 한다. 이에 데메트리오스는 가족들과 함께 세례를 받고 기독교로 개종했다고 한다. 이를 본 베드로는 코르넬리우스를 스켑시스의 주교로 임명했다. 코르넬리우스는 남은 생애를 도시 사람들이 기독교로 개종하도록 힘썼고 평온히 나이 먹어 죽은 뒤에 무너진 제우스 신전 근처에 묻혔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정교회 쪽에 전해지고 있다. 출처
진위 여부와는 별개로 그리스도교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다. 그 전까지 유대인에게만 포교되던 초기 그리스도교에서, 최초로 이방인을 신자로 인정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코르넬리우스가 세례받지 못했다면 매우 극단적으로는 오늘날의 그리스도교가 유대교처럼 유대인들 사이에서만 믿어지는 종교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이후 천주교에서는 성경에서 성령까지 내려왔다고 하니 당연히 성인으로 인정받았고, 직업이 직업인 만큼 주로 군인들의 성인으로 여겨졌다. 성축일은 2월 2일. 이후 다른 성서의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서양 세계에서 흔히 쓰는 이름 중 하나가 되었다. 영어로는 코넬리(혹은 코네리). 숀 코네리나 크리스 코넬 또는 제니퍼 코넬리가 생각날 것이다. 여기선 성이지만. 여성 이름인 코넬리아도 여기서 따왔다.
정교회 기준 축일은 9월 13일. # 이 날이 생일인 대천사 미카엘 군단의 초대 지도자 코르넬리우 젤레아 코드레아누의 이름도 이 사람에게서 유래되었다.
[1] 가이사랴, '카이사르의 땅'이란 뜻.[2] 정식 명칭은 Cohors II Italica Civium Romanorum. 번역하자면 '로마 시민권자들의 이탈리아 제2대대'. 레기온이 아닌 보조병(아욱실리아) 부대로 분류된다. 킹 제임스 성경에서는 the Italian band, 개신교에서는 이달리야, 천주교에서는 이탈리아로 번역되었다. 이름이 이탈리아인 건 처음 군단이 만들어질 때 이탈리아 지방에서 모집된 병력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며 Civium Romanorum은 보통 속주민으로 이루어지는 다른 보조병 부대와 달리 로마 시민병으로 창립되었음을 의미한다.[3] 사도행전 8장에 등장하는 에티오피아인 내시가 첫 이방인 신자라는 설도 있다.[4] 초기교회 법정집. 역사서인 사도행전과는 다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