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어떤 단어를 축약하여 표기한 형식을 말한다.준말(축약어)과는 다소 다른 개념인데, 준말은 이러한 축약이 일상화되어 별개의 어휘가 된 것이다. 그러나 축약형은 아직 개별 어휘의 지휘를 획득하진 못한 상태로, 특정 상황(주로 격식적 상황)에서는 본말을 쓰는 것이 권장되곤 한다. 넓은 의미에서 두문자어 등의 축약어들을 축약형이라고 부를 때도 있다. '준말'이라는 표현은 이 둘을 모두 포괄한다.
필수적 축약형과 수의적 축약형으로 나눌 수 있다. 필수적 축약형은 말 그대로 축약이 필수적인 것으로, 본말 형식대로 쓰는 것은 비문법적으로 여겨진다.[1] 이러한 것은 대체로 그 언어의 음소 배열 제약으로 인한 것일 때가 많다. 한편 수의적 축약형은 본말 형식으로 써도 되고 축약형으로 써도 되는 것으로, 이 경우 축약형은 대체로 비격식적 상황에 쓰인다.[2] 수의적 축약형이 대중성을 얻으면 어휘화의 과정을 거쳐 축약어가 된다. 혹은 필수적 축약형이 쓰이다가 시간이 흘러 축약이 필수적이지 않게 되면서 축약형이 고어로 남게 되는 예도 있다.
언어에 따라서 축약되었음을 나타내는 표기를 덧붙이곤 한다. 서구어에서는 '나 . 등이 축약 표기로 자주 사용된다.
2. 언어별 양상
- 영어: contraction을 축약형이라고 번역한다. '(어퍼스트로피) 기호로 축약형임을 나타낸다. 대체로 be 동사들이 많이 축약되는 편이다. # be 동사 축약형, 조동사 부정형 등은 격식을 막론하고 일상적인 구어에서 대체로 통용되나 문어에서는 지양되는 편이다.
- be 동사: I'm(am), he/she's(is), you/we/they're(are)
대체로 현재형만이 축약되며 과거형은 축약되지 않는다(I was, you were 등). - have: I've, you've, we've, they've(have), he/she's(has)
he/she's는 위 be 동사 is 축약과 형식이 동일하나 후행 문장의 성분이 달라 구별할 수 있다. - 동사 부정형: be 동사와 조동사의 축약형이 존재한다.[3] 대개 not이 n't로 축약되어 붙는다.
- be 동사: aren't, isn't
특이하게 am not은 격식적 축약형이 없다. 미국 흑인 영어 등 비격식어에서 ain't가 쓰인다. - 조동사: don't, doesn't, haven't,[4], hasn't, can't, won't, shouldn't, couldn't, wouldn't, needn't
- 개별 어휘
- let's: let us의 축약형으로, 드물게 명사가 축약된 예이다.
- -ing → -in': 이 경우 발음도 [ŋ]이 아닌 [n]으로 나타나곤 한다.# loving은 동사 어간도 약간 바꾼 luvin'이라는 표기가 흔히 보인다. 맥도날드는 I'm lovin' it이라는 문구를 오랫동안 슬로건으로 사용해왔다.
- mo' fuckin': motherfucking의 발음을 흐리다시피 하면서 축약된 것으로, 캐주얼하게 쓰이는 줄임말이다.
- mo': more의 축약형. 미국의 뮤지컬 영화의 제목 mo' better blues가 대표적인 예이다.
- ma'am: madam(마담)의 축약형이다. 대개의 축약형의 경향과는 달리 축약형 ma'am이 남성형 대응형 sir에 대응하는 격식어로 쓰이고 본말 madam은 용례가 더 적다.#
- o': of의 축약형이다. 다소 고어형에 가깝다. 잭 오 랜턴(Jack-o'-lantern)이 대표적인 예이다.
- 프랑스어: 모음이 충돌할 때 모음 축약이 흔하게 발생하고 어퍼스트로피로 표기한다. 예를 들어 S'il vous plaît의 S'il은 si와 il이 합쳐지면서 두 i의 모음 충돌을 방지하고자 생겨난 축약형이다. 프랑스어에서 대명사 대격은 흔히 동사 앞에 나타나기 때문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동사들은 대격 대명사와 함께 축약형으로 나타날 때가 많다(예: Je t'aime).
그밖에 전치사 à + le → au가 되는 것을 정관사 축약이라고 부르곤 하는데, 이는 음이 탈락한 것이 아니라 별개의 음으로 변화한 것이므로 언어학적으로 보자면 축약이라기보다는 융합에 가깝다. 영어 동사 축약형에도 will not → won't처럼 융합형에 가까운 예가 몇몇 있다. - 일본어: 일본어에서는 각종 단어들의 활음조 현상을 음편(音便, 온빈)이라고 하는데, 그 중에는 축약형처럼 보이는 것들도 몇 개 있다.
- 한국어
3. 관련 개념
- 융합(fusion): 2개 이상의 형태소가 결합한 뒤 별개의 음으로 변동하는 것이다. 상술했듯 편의상 축약형으로 분류하는 것 중에도 융합에 해당하는 예가 있다. 별개의 두 단어가 절단 후 합성되는 혼성어가 형성되는 과정에서도 종종 일어난다. 아울러 전혀 별개의 형태소였던 것이 보충되어 들어간 것도 이 부류로 넣곤 한다.
음 변동으로 인해 형태소 분리가 어려워지므로 의미 투명성이 낮아지는 편이다. - 영어 won't
- 영어 going to → gonna, want to → wanna, out of → outta 혹은 outa
- 프랑스어 전치사 축약
- 표기 축약
[1] 아래 프랑스어의 모음 축약이 그 예로, Je t'aime은 언제나 Je t'aime으로 쓰며 Je te aime 식으로 쓸 순 없다.[2] 예를 들어 아래에서 영어로 '로 표기되는 축약형들은 비격식적 영어 방언인 미국 흑인 영어에서 매우 자주 보인다.[3] 표준 영어에서 일반 동사는 don't/doesn't를 앞에 붙여 부정형을 만들며 축약은 일어나지 않는다.[4] 현재완료형에서 조동사로 쓰이는 have의 부정형으로, 본동사로 "가지다"라는 의미로 쓰일 때에는 don't have로 쓴다.[5] ㅈ, ㅉ, ㅊ 다음의 이중 모음에서 보듯 현행 표기법에서는 한국어에서 형태소를 분리할 수 있는 경우에만 ㅈ, ㅉ, ㅊ 다음의 이중모음 표기를 인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