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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21 13:35:34

초학습법

「超」학습법
「[ruby(超, ruby=ちょう)]」[ruby(勉強法, ruby=べんきょう ほう)]
파일:초학습법 표지.jpg
<colbgcolor=#dddddd,#010101><colcolor=#373a3c,#dddddd> 장르 자기개발서, 공부
작가 노구치 유키오
번역가 김용운
출판사 파일:일본 국기.svg 코단샤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중앙 M&B
발매일 파일:일본 국기.svg 1995. 12. 04.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1996. 07. 20.
쪽수 264
ISBN 9788946103160

1. 개요2. 저자 소개3. 방법
3.1. 통암기법3.2. 외국어에의 통암기법 적용3.3. 수학3.4. 사회과학 계열3.5. 국어
4.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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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超」勉強法. 원제는 초'공부'법이라는 뜻인데 번역한 김용운 교수가 적절히 초'학습'법으로 의역했다. 도쿄대학 경제학과 명예교수인 노구치 유키오(野口悠紀雄)가 쓴 공부법에 관한 책이다.

2. 저자 소개

저자인 노구치 유키오[1]도쿄대학 공학부를 졸업하고 일본 대장성(한국의 기획재정부와 같은 역할)에서 엘리트 공무원으로 재직했는데, 잘 나가던 대장성을 때려치고 홀연히 도미 유학길에 올라 예일대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도쿄대학, 와세다대학, 히토쓰바시대학, 스탠퍼드 대학교 등에서 교수로 재직하였다. 이런 독특한 이력 때문에 일본 내에서도 기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노구치 본인도 초학습법 저서에서 "나는 종(縱)적 사회를 횡(橫)으로 걸어왔다"라고 자평하기도 한다. 2021년에는 “G7에서 일본 빼고 한국 넣자고 해도 할 말 없어”라고 일본 경제계에 일침을 날린 적도 있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책으로는 이 문서에서 말하는 초학습법 외에도 '노구치 유키오의 부자발상법'이 있으며, 일본 현지에서는 초학습법의 인기를 타고 '컴퓨터시대 초 능률법'같은 책도 나왔다. 한국의 일반적인 직장인들이 읽으면 '뭐 이런 게 책으로 쓰여 팔리지?'싶은 기초적인 컴퓨터 사용법이지만, 문자 체계와 결부되어 PC의 사무 보급률이 매우 낮았던 일본이라는 나라의 특수성 때문에[2] 충분히 먹혀들어갈 수 있었다.

저자는 인쇄술이 발달하기 전의 시대에 비해서 현대인들이 기억하는 것에 '뇌를 너무 안 쓰는 것'을 염려하고 있다. 커리큘럼적으로 어려운 영어독해는 할 줄 알면서도, 아주 쉬운 일상표현을 할 줄 몰라서 성인이 되어서야 회화학원에 다니고, 고대의 역사는 잘 알면서도 근대의 역사는 모르는 이 현상을 만든 정규교과과정의 커리큘럼이 단순한 타성에 의해 짜였다고 비판하고 있으며 이 책을 쓴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 개념은 21세기 들어 실제로 '디지털 치매'로 불리는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나타났다. 이 책이 1995년에 탈고되었음을 생각해 보면 꽤 시대를 앞서간 생각이었던 셈.

참고로 한국에 번역한 분이 수학계의 본좌 중 하나인 한양대 김용운 명예교수이다. 김용운 교수가 도쿄에 출장가서 키노쿠니야[3]에 들렀는데 이 책이 팔리고 있는 것을 보았고, 그 자리에서 서서 다 읽었다고 한다. 초판의 경우 1990년대 중반에 나왔기 때문에 그 당시 갓 도입되었던 (6차 교육과정의) 수능과 일본의 입시를 비교하는 주석이 달려있기도 하다. 당시 일본 입시에는 듣기평가가 아예 없었기 때문.

3. 방법

초학습법에서 제시하는 기본 3원칙은 다음과 같다.
따라서 이 책의 팁은 일반적인 공부법과는 다르다. '나는 기초가 안돼서 다음 파트로 진도를 못 나가겠어요' 라고 말하는 학생이 많고, '기초가 중요하다'며 앞부분만 죽어라 가르치는 교사도 많다. 하지만 저자는 '어차피 한번 쭈욱 암기하고 다시 처음부터 암기할 것이니, 앞부분의 이해가 뒤떨어짐에 두려움을 갖지 말라'고 강조하고 있다. 노구치 교수는 이를 백과사전식 공부법이라고 표현했다. 위키질인데? 취소선을 쳐놓았지만 실제로 백과사전을 보며 조감적으로 파악해 나가며 재미있는 항목부터 학습하는 방법은 위키덕질과 닮았다.

다만 저자인 노구치 교수는 한 가지 중요한 단서를 같이 제시하고 있다. 80%를 이해하면 다음으로 넘어가고 공부에 흥미를 돋우게 하기 위해 득점력을 기르거나 하는 방편은 실제로 성과를 낼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언젠가는 다시 돌아와 나머지 20%를 끝마쳐야 완성된다는 것이다.

3.1. 통암기법

통암기법이란 일반인들이 학교를 통한 정규교육과정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분해법[4]의 반대개념인 학습방법이다.

의외로 세간에 통하는 학습법이나 솔루션은 '가장 우수한 방법론'이 선택되기 보다는 '현실에서 적용하기 쉬운 방법론'이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 분해법이 사용되는 이유 또한 그것이 가장 학교 수업에 적용하기 쉽기 때문이며, 특히 일본의 경우 유럽(특히 독일)의 Pandekten 체계의 영향을 받아서 하나하나 분설하여 가르치는 방법론이 분야를 막론하고 일반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면에서 통암기법은 가르쳐주는 선생이 있는 교수법보다는 독학에 주로 쓰이게 된다.

노구치 교수에 따르면 통암기법의 강점은 '헷갈릴 수가 없는 것'이라고 한다. 통째로 완전히 외워서 체득하고 있기 때문에 설령 잊어버렸더라도 입 속에서 웅얼거리다 보면 되살아나게 마련이라는 것. 따라서 역설적으로 통암기법의 단점은 오래 걸린다는 것이고, 이 때문에 벼락치기가 힘들며 꾸준히 습관적으로 공부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사범대나 교육학계열의 교수님들에 의하면 사실 제일 좋은 학습법은 통암기법이지만, 배우는 학생들이 '내가 이걸 어떻게 외워'라며 시작하기도 전에 겁을 내기에 시도조차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노구치 교수의 견해에 따르면 오히려 외워야 할 것이 많아질수록 기억이 쉽게 특정되어 금방 되살아난다고 한다. 이를테면 "삼성물산 다니는 김길동 씨"는 명함을 쉴새없이 주고받는 비즈니스 사회인의 경우 '그런 사람이 있었던가?'하고 잊어버릴 수 있지만, "안경 끼고 코 옆에 점이 있는데 킨텍스에서 명함 교환하고 그날 점심식사로 곰탕을 같이 먹은 삼성물산 김길동 씨"는 오히려 쉽게 기억난다는 것이다.(번역자인 김용운 교수는 이를 두고 '대추나무에 연 걸리듯 기억이 되살아난다'고 평역했다.) 이런 기억법의 사례로 저자는 안티오크 대지진 당시 공회당에서 건물에 깔려죽은 피해자들을 테이블 착석 위치로 기억해냈던 생존자의 증언을 예시로 들었다.

EBS 공부의 왕도에서 통암기법이 등장하기도 했다.

3.2. 외국어에의 통암기법 적용

일반적으로 많이 이루어지는 단편적인 암기는 하지 말라고 한다. 예를 들어, 영단어장에는 I - 나, make - 만들다, mistake - 실수 이런 식으로 1:1매치를 해놓고 암기를 하라고 설명한 단어장이 많다. 그러나 통암기법에 의하면, 1:1로 암기를 하면 안되고 I made a mistake 처럼 한 뭉텅이로 외워야 한다.
왜냐하면 인간의 기억구조상, 단편적인 것들은 오래 기억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다른 예로 Spire(첨탑)라는 단어가 있을 때, Spire - 첨탑 이라는 단순 묶음으로 암기를 하면 잊어버리기 쉽지만, 비슷한 의미인 Spire and Tower 라는 뭉텅이로 외우면 잘 기억될 것이다.
저자인 노구치 유키오 교수는 1:1매칭방식으로 된 영어단어장을 다 외웠다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측은하게 여겨진다고 한다. 너무나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flee - 도망가다 - 끈이 '플리'어서 '도망가다' 같은 방식으로, 영어를 다른 나라의 언어나 이미지에 강제로 끼워 맞춰 암기하는 단어장도 비효율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암기를 한다고 해도 실제로 사용하기는 사실상 힘들기 때문이다.
노구치 교수는 한술 더 떠서 아예 "단어보다는 문장을, 문장보다는 문단 전체를, 문단보다는 아예 한 작품을 통째로 외워버려라"라고 주문하고 있는데, 실제로 트로이 발굴로 유명한 하인리히 슐리만이 그리스어를 이런 식으로 6개월만에 뗐다고 한다. 특히 영어 내신시험의 경우는 교과서에서 출제되므로 통암기법의 독무대이며, 문법시험 또한 통암기법으로 학습하면 틀릴 수가 없다고 한다. 머리로 생각하기 이전에 이미 감각적으로 어떤 것이 맞고 어떤 것이 어색한지(틀린 보기인지) 알아차리기 때문. 다만 노구치 본인 말로는 학교 교과서는 너무 재미가 없어서 지금은 다 잊어버렸다고 하며, 대신 영어로 된 고전은 재미있어서 아직도 외우고 있다고 한다.

3.3. 수학

고등학교 수능 수준의 수학에서는, 원리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면 우선 문제에 대한 풀이방법을 외우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대학의 몇몇 교수들은 대학교 수준의 수학에서도 이런 방법을 쓰라고 하기도 한다. 이는 앞서 언급한 80% 원칙의 응용이다. 일단 풀이방법을 암기하여 "익히게" 되면, 나중에 내공이 쌓인(?) 뒤 풀이를 다시 들여다보게 되면 완전히 이해가 된다는 것이다.[5] 노구치 교수는 "일단 시험에서의 득점력을 높여 주기 때문에 학생이 수학이라는 과목에 흥미를 잃지 않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라고 말한다. 이 파트에서 예시로 삼각함수의 간단한 증명법을 실어놓았다.

3.4. 사회과학 계열

사회과학 계열의 경우, 중학교나 고등학교 즈음이 되면 사회과학적인 면모보다는 그저 사회적인 내용 중심으로 서술을 해놓는다. 즉, 과학적 방법을 통하지 않고 일어났던 일이나 이론 등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다. 이 경우에도 이해나 부분암기보다는 통암기가 효율적이며, 통암기를 했을 때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특히나 국사, 세계사 등 역사과목의 경우 순차적으로 어떠한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이야기처럼 서술되어있는데, 이를 그저 이야기책 읽듯이 쭉 읽는 것을 3~4번 반복한다. 그러면 서사 자체가 통암기가 되어, 어떠한 일이 일어나는 인과에 대해서도 동화나 옛날이야기 읽듯이 이해가 잘 간다.

여담으로 이 책에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법학을 배울 때 접하게 되는 "판덱텐(Pandekten)" 체계가 초학습법과 비슷하다. 특히 과거 법대 1학년들이 배우던 민법체계에서 이것이 도드라지는데, 총칙-물권-채권으로 이루어진 체계를 총칙부터 배우면 개념정립에 애를 먹다가 채권까지 끝내고 나면 갑자기 도를 깨닫듯(...) 개념이 정립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과거 서울대학교 법학부에서는 민법을 아예 2학년부터 가르쳤고, 일부 교수들은 법학개론을 가르친 후 민법총칙으로 넘어가기 이전에 채권법부터 먼저 가르치는 경우도 있었다. 반면 헌법에서는 이런 통사적 시견이 그다지 필요없다고 여겨지는데, 이는 과거 헌법 권위자였던 권영성 교수의 교과서 체계도 그렇지만 헌법 자체가 권리의 관계성이 주가 되는 민법과 달리 인간의 권리에 대하여 정의해놓은 규정화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3.5. 국어

국어 교과상에서 다루는 기본적인 읽기/쓰기에 대해 실용적으로 다루고 있다. 예컨대 쓰기 파트에서는 글자 수 분량에 따른 여러 가지 작문법에 대해 다룬다.[6] 여기에서도 상술한 80% 원칙이 적용된다. 일단 열 번 정도 써 보면 그 다음부턴 쉬워진다는 것. 특히 이 책이 나오던 90년대 중반은 수능+논술[7] 체제에서 글쓰기의 중요성이 부각되던 시점이었다.

이외에도 일본에서 나온 책인지라 일본어 특유의 애매한 글쓰기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있다. 예컨대 "이 열차는 교토, 신오사카에 정차합니다"라는 안내방송[8]은 대상 객체가 두 역 중 정확히 어느 곳인지 알 수 없는데도 일본어에서는 그럴듯하게 통용되고 있다는 것.

4. 기타

본문 중간중간에 여담 격으로 'Coffee Break'라는 잡담집이 실려 있는데 이게 일본 사회를 좀 아는 사람 입장에서는 상당히 골때리는(?) 얘기가 많이 실려 있다. "도쿄대학 졸업한 은퇴자들이 평생교육 차원으로 도쿄대에 다시 시험보고 입학해서 계속 들어가면 도쿄대가 교양강좌 수준이 되어 결국 학력평준화가 되지 않을까?"라든가, 대기업에서 경력직을 구하는데 어떤 중년 남성이 "어떤 경력을 쌓았습니까?" "당신의 장점은 무엇입니까?" 라는 평범한 면접 질문에도 "어쨌거나 도쿄대를 나왔습니다"란 얘기만 반복했다는 내용이라든가...[9] 물론 영어 파트에서 "미국 출장시 TV에서 험프리 대통령 후보가 미니앰프스에서 연설을 했다는데 여기가 대체 어딘가?"하는 평범한 경험담도 실려 있다. 이외에도 코네티컷이 커내디커가 되는 것이라든가... 재플리쉬의 영어 발음이 뭉개지는 현상을 언급한 대목. 예컨대 일본어에서 맥도날드가 "마쿠도나루도"로 표기되는 것에 저자는 비판적이다.[10]


[1] 하필이면 성이 노구치인데다 이름도 3음절이라 노구치 히데요랑 한국 웹에서는 가끔 헷걸리는 모습도 보인다.[2] 초능률법이 출판된 것은 1990년대 중반인데, 시기를 감안하더라도 일본의 PC 활용도는 한국 사무실에 비해 현저하게 낮았다. 이는 한자를 많이 활용하기 때문에 수기문서+FAX를 선호하는 일본의 사무 환경도 한 몫한다.[3] 일본 도쿄의 대형 서점[4] 영어의 경우, '명사'부터 시작해서 분사구문, 가정법 등 파트별로 정리되어 학습하는 방식[5] 이 때문에 '80% 원칙은 나머지 20%를 안 해도 된다는 말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언젠가는 돌아와서 나머지 20%도 완결지어야 한다는 것이다.[6] 일본어 글자 기준. 그러나 한국어의 경우도 일본어와 크게 차이가 없으므로 그대로 적용 가능하다.[7] 현재의 자료제시형 논술과는 다르다. 그야말로 한 편의 글을 제한시간 내에 써내려가야 하는 것으로, 미국 대학의 에세이나 언론사 채용의 작문시험과 닮았다. 다만 언론 작문과 다른 점은 글의 논리적 구조나 완결성을 더 중시한다는 점.[8] 노구치 교수가 실제로 들었던 것이라고 한다.[9] 이 일화는 신문에 실린 실화로 알려져 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망해버린 야마이치 증권사 직원이 다른 외국계 증권회사에 입사하려고 인사부장에게 전화를 하였다.
“야마이치 증권의 직원입니다. 귀사에 취직하고 싶습니다.”
“무슨 일을 하실 수 있습니까?”
“도쿄대학 출신입니다.”
“학벌을 묻는 것이 아니라 그 동안 무슨 일을 해 왔으며 앞으로 어떤 일을 하실 수 있는지 묻는 겁니다.”
“도쿄대학 법학부를 나왔습니다.”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영어 회화에 자신 있습니까?”
“영어는 못하지만 도쿄대 법대를 나왔습니다.”
파생상품에 대해서 잘 아십니까?”
“그런 것은 잘 모르지만 도쿄대 법대를 나왔습니다.”
PC는 다룰 수 있습니까?”
“그런 것은 잘 모르지만 도쿄대 법대를 나왔습니다.”
“도쿄대 얘기는 빼고 이야기 합시다.”
그 남자는 말이 없다가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출처: 김지룡 저 나는 '일본 문화가 재미있다')
[10] 다만 한국인 입장에서도 이 책에서 현지 발음에 최대한 가깝게 써놓은 것도 좀 이상하게 읽히는데, 이는 가타카나로 쓴 현지 발음을 다시 한글로 옮기면서 또 뭉개져버렸기 때문이다. 일례로 본문에서 예시를 든 코네티컷 주는 캐너디커가 아니라 커내디컷 정도로 표기할 수 있는데, 이게 일본식으로는 코네티캇토가 되는지라 벌어진 일. 여담으로 일본 우익들은 재플리시는 생각도 안 하고 한국인의 영어 발음을 이상하다며 비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