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 범위에 따른 해군의 분류 | ||
연안해군 | 지역해군 | 대양해군 |
1. 개요
지역해군(地域海軍 / Green-water navy)은 자신의 나라 연안 및 이웃한 타국에서 작전을 수행할 정도의 해군을 말한다. 이는 연안 해군(brown-water navy), 대양 해군(blue-water navy)과 함께 베트남전 당시 도입된 해군 구별 개념이다. 대양 항해가 가능한 대형 함선을 갖추고 있으나, 군수 지원 능력이 부족한 해군을 이렇게 부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활동범위에 따라 세계해군-대양해군-지역해군-연안해군의 4분류를 적용할 때가 많으며, 혹은 세계해군-대양해군-연안해군의 3분류를 사용하기도 한다. 보통 대양해군이라고 보기엔 부족하지만, 자국 주변 해역은 안정적으로 통제하는 해군들이 보통 이 범주에 들어갈 때가 많다.[1]전세계 해군에는 1등급부터 10등급까지 분류가 있으며, 이 중 5등급과 6등급이 지역해군이다.[2]
2. 한국 해군에 대한 지역해군론의 주장
2.1. 대양해군론에 대한 비판
한국의 상황에 대한 진단은 연안해군론과 비슷하지만, 그 처방은 많이 다르다.현재 해군을 대양전력으로 육성하거나 유지하는 국가들의 공통점을 살펴 보면 기존의 전력을 크게 감축해도 큰 문제가 없는 경우(유럽)나 지상군과 공군 등 기존 전력이 충분한 경우(러시아, 중국, 인도, 미국)가 대부분이다. 러시아의 경우 내실은 별로 없다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그렇다 해도 미군을 제외하면 러시아 지상군과 공군을 상대할 수 있는 국가는 현재로서는 없고, 미래에도 중국이나 인도 등 몇 나라에 지나지 않는다. 이외 유럽연합이 대륙의 지상전력을 전부 합치고 전시체제로 전환한다는 전제 하에 러시아를 상대할 가능성이 있는데 현재 유럽연합은 연합군 구성이 문제가 아니라 연합 자체의 존속이 왔다갔다 하는 상황이니 논외로 치는 게 현명하다.
반면에 한국은 북한이라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존재하고 있다. 거기다 잠잠히 있는게 아니라, 2000년대 들어서도 제2연평해전, 대청해전, 천안함 피격 사건, 연평도 포격전, 핵실험 등 굵직굵직한 도발을 반복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함부로 육군을 줄일 수 없는 형태다. 거기다 지금도 승조원이 부족하다는 형편에, 큰 배를 더 늘리면 승무원은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한국의 저출산 추세는 회복될 기미가 없다. 게다가 지상군의 반발도 문제인 것이 한국 지상군이 최근 화력덕후화, 자주화하는 가장 큰 이유가 최근의 저출산 추세로 병력이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에서[3] 가장 싼 값에, 가급적 적은 병력으로 적의 대규모 제파공격을 때려잡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이기 때문인데 해군이 저러는걸 곱게 볼지도 의문이다.[4]
또한, 한국은 동으로는 일본, 서로는 중국, 남으로는 오키나와와 대만으로 둘러싸여 있어 일본과 중국의 감시를 받지 않고 대양으로 진출할 수 있는 통로가 없다. 대양 너머에 중차대한 국익이 걸린 식민지나, 동맹국, 전략적 요소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대양해군론자들은 시레인 보호를 주장하나 만약 중-일 두 나라가 한꺼번에 한국을 봉쇄하면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으며, 반대로 한 나라만 실력행사에 나서면 다른 나라의 해역으로 우회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에 실제적인 명분은 되지 못한다. 중국과 일본은 지정학적 특성상 서로 적대시할 가능성이 크고 특히 일본은 여러 망언과는 별개로 대한정책이 적대적이지는 않으므로 두 나라가 힘을 합친다는건 한국이 전 인류의 공적 정도가 되어야 가능한 이야기인데 그건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되는만큼 한국은 이를 잘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5] 미국이 손을 뗀다고 해도 이는 변하지 않는다.
물론 대양해군을 갖출 경우 일본 후방 지역을 강습하거나 남중국해로 진격하여 중국 해군의 주력을 정면으로 공격. 제해권 장악을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으므로 그 필요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고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나을 것이다. 하지만 "해양감시란 건 생각 이상으로 어려운 것라서, 대양함대는 대양의 광대함 속에 숨을 수 있다는 근본적인 어드밴티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A2·AD 등 연안세력의 해양거부능력을 극복할 수(도) 있다." 는 것은, 미국 해군에게는 적용되어도 대한민국 해군에게는 적용이 안 된다. 말 그래도 저 어드밴티지는 대양에서만 적용되고, 어드밴티지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전세계에 걸친 해양감시 네트워크의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 한반도는 중국과 일본과 지나치게 가깝고, 수 백~수 천 km 너머의 해양을 감시할 수 있는 수단도 없다.
중국과 일본을 상대로 한국 본토의 방어력을 확실히 확보하고 대양함대의 머리 위를 확실하게 엄호할만한 항공 방어 능력을 갖춘 뒤에야 생각해 볼 문제다. 그 이전까지는 적의 해군이 활동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한 잠수함 전력 등 제한적인 보강에만 힘써야 할 것이다.
대양해군론자들은 대양해군을 추구하는 다른 국가들과 한국은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 또한 간과하고 있다. 서방 국가들이 하나같이 대양해군을 추진한다고 하기 전에 한국이 그 나라들과 같은 상황인지를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전면전 가능성이 전무한 유럽 국가들이 군대를 소수정예 및 평화유지 위주로 개편한다고 해서 우리도 그럴 수는 없지 않은가. 대양해군 육성이 필요하다고 해도 이는 충분한 군사력을 건설하여 국가 방위에 문제가 거의 없는 수준까지 올려놓은 다음 추진해야 할 것이다.
대양해군에 집착해 이지스함을 건조하는 동안, 한국 해군은 80년대 건조된 포만 잔뜩 단 포항급과 울산급을 제대로 대체하지 못했고,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인 북한을 간과했다. 그 때문에 천안함 피격 사건이 일어났고, 인천급은 VLS를 업그레이드조차 할 수 없는 상태로 진수되어야 했다. 현재 해군의 대양해군론에 대한 반감이 강한 데는 이런 문제점이 존재하고 있다. 특히 공군의 상황은 KF-X 틀어지는 순간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편이라 해군에 대한 감정이 매우 좋지 않다고 한다.[6]
2.2. 연안해군론에 대한 비판
하지만, 그것이 대형함을 포기하고 고속정과 소형 잠수함으로만 해군을 편성해야 한다는 소리는 아니다. 스텔스 고속정 및 초계함과 소형 잠수함으로만 구성된 극단적인 연안함대는 다음과 같은 점들에서 대한민국에게는 맞지 않다.[7] 물론 연안해군이라고 해서 대형함을 포기하는건 아니지만 연안해군에서 최대 규모는 3천톤급 함정 수준이다. 게다가 연안해군 중심으로는 그러한 대형함은 사실 고속정이나 1500톤급 미만의 초계함을 지휘통제하는 역할수준이라 그렇게 많은 수량이 필요도 없다.[8]2.2.1. 잠수함
스텔스 고속정으로 구성된 해군은 적 수상함대 및 항공세력에 대한 생존성 측면에서 대형함으로 구성된 해군보다 높을 수도 있다. 그런데 적이 수상함대나 항공세력만 보유하고 있을까? 잠수함은?북한은 이미 예전부터 잠수함 전력을 확충하고 있으며, 중국과 일본 역시 막강한 잠수함 전력을 구축해놓았다. 전시에 이들 적대 잠수함들은 대한민국 영해에 침입해 특수부대 및 공작원들의 침투, 주요항만 및 해로에 기뢰부설, 수상함대 및 상선에 대한 어뢰공격 등을 감행할 것이다. 이 글에서 말하듯이, 그리고 천안함 피격 사건이 보여주듯이, 한국 해군의 대잠전 능력은 향상되어야 한다. 그리고 군함은 크면 클수록 더 좋은 소나, 더 많은 대잠무기(어뢰, 대잠로켓 등)를 탑재할 수 있고, 대잠헬기 운용도 용이해진다. 바꿔 말하면 군함은 작으면 작을수록 대잠 능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고속정에 대잠장비를 달거나 헬기를 운용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그러나 저런 고속정, 초계함의 대잠 능력은 아무래도 호위함, 구축함보다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대잠 초계기를 늘리는 것도 방법이고 또 그래야 하지만, 항공기는 특정 지역에 계속해서 머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대잠전에서는 적 잠수함을 잡을 때까지 계속해서 목표를 추적하거나, 탐색을 위해 특정 지역에 계속 머무르는 것이 중요하며 따라서 수상함의 중요성이 높아진다. 요약하자면 수상함의 대잠 능력 역시 뛰어나야 하며, 최소한 호위함 정도의 배가 필요하다.
2.2.2. 평시 해상초계
21세기에 보유한 군함 대부분을 3직제라는 무리수까지 두며 해상 초계에 투입하는 나라가 어디있는가? 최소한 대한민국은 여태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수밖에 없다. 북한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북한/대남 도발 항목에서 볼 수 있듯이, 북한은 끊임없이 해상 침투 및 해상 도발을 벌여오고 있다. 때문에 대한민국 해군은 수십 척의 건보트들을 보유하고, 울산급과 포항급을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무리해서 운용해왔다. 전시에 살아남는 것 못지않게, 평시 해상 초계 역시 대한민국 해군에게는 중요한 임무이며, 소형 고속정과 초계함만으로 365일 24시간 초계를 펼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파도가 조금만 쳐도, 바람이 조금만 세게 불어도 배뒤집어진다고 항구에 처박혀 있어야 하는 게 참수리급과 포항급이다. 배가 커지면 커질수록 장병들의 편의 시설이 많아지고, 피로도를 줄일 수 있으며[9], 한 번에 출항해서 보다 많은 시간 동안 초계 활동을 벌일 수 있고, 험한 날씨에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다. 울산, 포항급을 대체하는 인천급이 저들보다 훨씬 큰 배라는 것을 생각해보자.2.2.3. 분쟁지역에서의 대치상황
대북 해상초계 외의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대한민국은 주변국, 그러니까 일본 및 중국과 해상분쟁을 겪을 가능성을 갖고있는 나라이다. 독도, 한중배타적경계수역 설정 문제, 한일간 제주도 남방대륙붕문제가 바로 그것들이다. 만약에 독도나 이어도 일대 해역 혹은 7광구에서 한국함대와 적대함대가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가정해보자. 고속정이나 초계함 등의 소형함정들은 이런 상황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크기가 작아 작전일수도 적고, 파도가 조금만 불어도 전복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가정이지만)대치 상황에서 심한 황천으로 인해 한국해군의 소형함정들이 모두 항구로 돌아가거나, 한 척이라도 뒤집어지는 막장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해군 수뇌부 및 정부인사들이 국민들에게 린치를 당하게 될 것은 제외하고)해당 대치 지역에서 제해권을 적대세력에게 넘겨주는 상황이 발생하고, 이는 외교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할 경우에 상당히 불리한 점이 될 것이다.게다가 해군도 이제는 해외파병을 나가 장기작전활동을하는 시대이다. 대표적으로 청해부대처럼 장기항해와 장기작전을 수행해야하는데 그럴때 필요한 함선 역시 중소형함이 아니라 5천톤급 이상의 대형함만이 독자적인 작전수행능력을 보장할 수 있다.
2.3. 해군의 전력 발전 방향
연안해군의 한계를 극복하되, 과도한 대양해군화는 지양하는 균형잡힌 해군력의 건설을 주장한다. 구체적으로는 대양해군론이 주장하는 대형화된 군함들(예: 이지스함, 중대형 항공모함, 핵잠수함)보다 중형 군함들(예: 인천급 FFX와 KD2 및 개량형), AIP 잠수함, 그리고 헬기 탑재 능력을 갖춘 경항모급 상륙함 등을 위주로 기본적인 상륙거부 및 유사시 제한적인 해외파병에 필요한 전력을 갖추자는 주장이다. 한마디로 소수의 슈퍼스타에 의존하기보다 다수의 평균급 유망주를 키우자는 것. 또한 주변 강대국의 해군력에 대응하기 위한 비대칭 무기로서 초음속 대함미사일의 개발, 그리고 이에 대비하기 위한 최소한의 개함방공능력을 강조한다.[10]3. 관련 항목
[1] 지역해군 개념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넓은 의미에서 대양해군 분류에 넣는 경우가 많다.[2] https://en.wikipedia.org/wiki/Blue-water_navy[3] 2070년 기준으로 하면 입영 대상 남자의 수는 현재의 절반 이하로 급감하게 된다. 물론 그 때의 전쟁 양상이 어떻게 변할 지는 알 수 없으니 이게 어떤 식으로 작용할지도 모르지만 일단 미래는 알 수 없는 만큼 현재 기준으로 하면 상당히 골치아픈 상황이 되는 것이다.[4] 지상군의 경우에는 한국판 마지노선 구축도 진지하게 거론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서부 전선 등 어느 정도 요새구축이 가능한 지역을 중심으로 북한의 대공세를 일정 기간 틀어막을 자동 방어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것. 당장은 예산 부족 및 북한에 대한 반격까지 감안하고 있어 고려 대상 밖이지만 만일 모병제를 실시하거나 저출산이 극대화되어 병력 규모가 30만명대. 지상군은 20만명대 초반으로 크게 줄어들 경우에는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5] 중립, 혹은 박쥐전략을 취한 한국을 양국이 불확실성 제거 차원에서 공격을 시도할 수는 있다. 역사적으로도 이런 사례는 꽤 많다. 이런 지경에 처하지 않는게 정부의 할 일이겠지만.[6] KFX가 잘못되면 대체재는 F-35밖에 없는데, 미군도 이제서야 겨우 갖가지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판이고 결정적으로 가격이 매우 비싸다.[7] 이스라엘 해군은 가진 전투함이 소형 고속정 정도가 전부라 해양 자원등을 보호하러 출동하기 어려웠다. 배가 작으면 작을수록 파도에 더 노출되며 승무원들도 힘들어진다.[8] 연안의 복잡한 해안선상 대형함의 활동이 제약받는데다가 어중간한 크기의 존재들의 함선은 연안작전을 하기 까다롭기 때문이다.[9] 장병들의 피로도는 해군 전력에 있어 중요한 요소이다. 수병의 피로도를 무시하다가 사보섬 해전 같은 일이 언제 일어날지 모른다.[10] 현재 대한민국 해군은 KD2의 부실한 레이더 성능을 KD3 이지스를 이용한 광역방위시스템으로 겨우 보완하고 있는데, 중국 등이 개발중인 초음속 대함미사일이 실전배치될 경우 KD3는 자체 방어에도 벅찬 입장이 되어 KD2의 생존성은 더욱 약화될 것이다. 대한민국 해군이나 일본 해자대가 최근 중형 방공구축함/호위함의 건조에 적극 투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지스함의 방공능력이 앞으로는 제한적인 용도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