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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06 03:42:02

잔도

1. 개요2. 예시
2.1. 진령 산맥의 잔도
3. 건설 과정4. 건설하는 이유5. 단점과 몰락6. 전환

1. 개요

파일:산시성 화산 잔도.jpg

중국 산시성 화산(華山/华山)의 잔도

棧道/Plank road

험한 벼랑 같은 곳에 낸 길. 선반처럼 달아서 낸다. 각도(閣道), 잔각(棧閣)이라고도 부른다. 고유어만 써서 벼랑길이라고도 부른다.

가장 유명한 잔도는 중국 지방에 있는 잔도지만, 세계 각지에도 비슷한 종류의 잔도가 많다.

잔도에 관한 역사적 일화로는 자치통감이나 초한지에 나오는'유방파촉으로 들어가며 잔도를 불태우다'는 고사가 있다. 중국 진나라 말기 초한전쟁 시대에 초나라 패왕 항우가 천하를 거의 제패한 후, 한나라 유방의 세력을 견제하기 위하여 한중을 포함한 촉 지방을 영지로 주고 한중왕으로 임명한다. 하지만 항우는 유방이 중원으로 다시 나와 자신에게 대항할 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한다. 그래서 당시 책사였던 장량은 이런 의심을 풀면서 안전도 도모하자며 잔도를 태울 것을 조언했고, 이에 유방은 파촉에 들어간 직후 파촉과 중원을 연결하는 잔도를 태워버린다.

역사책이나 역사 소설에서 잔도를 태우는 것은 퇴로를 차단해서 배수진을 치고 사생결단의 승부를 결심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카이사르주사위는 던져졌다는 것과 마찬가지.

삼국지 촉나라 장수이던 위연이 조정에서 위험 분자로 찍혀 비참한 최후를 맞은 이유 중 하나가 위연이 잔도를 태워서 촉군 본대의 퇴로를 끊어버려서다. 애초에 제갈량의 최후 명령을 무시하고 이탈했을 때부터 곱게 끝나는 건 물 건너간 판국에 팀킬까지 저질렀으니 그 말로는 뻔한 노릇이다.

2. 예시

2.1. 진령 산맥의 잔도



파일:attachment/a_plank_road/_00001.jpg
파촉 진령 산맥의 잔도 건설용 삽화

3. 건설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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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원 명월협 옛 잔도

1. 연결할 두 지역 간의 최단 거리 및 홍수 시 수위 등을 고려해서 잔도의 시작 지점과 종착 지점을 미리 결정한다. 보통 이 과정에서 잔도는 수면 위 100m 이상 되는 지점을 통과하도록 만들어지는데, 이는 홍수 시 휩쓸려가는 것을 막고 되도록이면 평탄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2. 잔도의 시작 지점부터 종착 지점까지 벼랑 측면에 일정한 간격으로 구멍을 뚫은 다음 지지대를 구멍에 단단히 박고, 그 위에 널빤지 같은 것을 덮는다. 공사 시에는 구멍 하나 뚫고 지지대를 박고 널빤지를 깐 다음 바로 옆 구간에 다시 구멍을 뚫는 방식으로 서서히 길을 완성하면서 전진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3. 종류에 따라 하부 지지대가 지속적인 압력으로 인해 구부러지거나 파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상부에도 비슷한 구멍을 뚫은 다음 지지대를 박고 두 지지대를 밧줄 같은 것으로 연결하기도 하며, 여기에 더해서 상부 지지대에 지붕을 덧씌워서 우천시에도 통행이 자유롭게 하는 경우도 있다.

4. 건설하는 이유

건설하는 방식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지만, 여러 건설 기법이 등장한 21세기에도 상당히 난도가 높은 공사다. 날씨가 쾌청하고 아무런 자연재해가 없는 상황에서도 원시적인 장비를 가지고 절벽에 구멍을 뚫는 일부터가 쉬운 일이 아니며, 보통은 절벽이라는 것 자체가 잘못 건드리면 산사태가 날 가능성이 높아서 구멍 뚫다가 절벽 붕괴로 비명횡사하는 경우가 많다. 절벽 밑에는 보통 급류가 있어서 시체도 찾기 어렵다. 이런 난점에도 불구하고 잔도를 건설하는 이유는 아래와 같은 장점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세계 각지에서 잔도 형식의 길이 많이 만들어졌다.

5. 단점과 몰락

파일:attachment/a_plank_road/_00002.jpg
스페인에 있는 왕의 오솔길. 아주 오랫동안 방치되어 일부 구간이 붕괴된 모습을 담은 사진이다. 2015년 이후에는 대규모 보수 공사로 인해 더 이상 볼 수 없는 광경이다.[3]

하지만 잔도에는 단점도 많아서 기술의 발전으로 산악지대에도 도로를 뚫고 험준한 구간에 터널과 다리를 건설할 수 있게 된 이후에는 대부분의 잔도가 그냥 버려졌다.

6. 전환

파일:attachment/a_plank_road/_00003.jpg
중국 황산의 잔도

반대로 (비교적) 경관 훼손이 적다[5]는 이점이 있어, 험준하지만 경관이 좋은 곳에 있는 잔도들은 관광용으로 재이용되거나 신축되기도 한다. 특히 벼랑 같은 경우에는 육상으로 접근하기에는 전문 산악인도 제대로 준비하기 전에는 도전하기 힘든 밧줄타기 같은 것을 해야 하고, 벼랑 밑의 강물에서 보려고 해도 상기된 대로 급류와 암초가 많아서 안전한 관광을 하기 힘들다.

그래서 이런 곳에 오랜 시간과 인력을 투입해 콘크리트 잔도를 만들어 접근 편의를 높이면 이보다 많은 관광객들이 다녀갈 것이다. 콘크리트는 과거의 목재나 철근보다 강도 및 내구성이 좋아서 하중을 잘 버틸 뿐 아니라 유지보수도 적게 들어간다.

다만 현대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잔도 공사는 여전히 매우 험난하고 위험하다. 극한직업에서도 중국 잔도 공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방송된 적이 있는데, 현대 건축물 공사에 비해 너무나 부실한 안전장치 몇 개에 몸을 의지하며 깎아지를 듯한 절벽 위에서 공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잔도 공사 인부들이 일하는 곳이 천 길 낭떠러지다 보니 안전지대 역할을 하는 아시바 배관이나 철근 위에서 잘못하여 벗어나게 되거나 로프가 끊어지면 위험해질 수 밖에 없다.

국내에는 중국 명산마다 설치된 잔도들이 유명하며, 그 웅장함과 난이도 때문에 대륙의 기상에 끼워넣기도 한다. 최근에는 위에도 써놓았듯 강화 유리로 바닥을 만들어놓은 관광용 잔도도 있다.


[1] 해당 영상의 Dislike 수가 유난히 많다. 다른 줄로 넘어갈 때 후크를 하나씩 걸지 않고 두 개를 한꺼번에 잡아 걸었는데, 영상에서도 확인 가능하다시피 높고 좁은 길에서 의존하고 있는 후크 두 줄을 모두 끊는 것은 추락의 위험이 굉장히 크기 때문이다. 댓글도 미친 짓이라고 욕하는 유저들의 댓글이 많다. '그 옆엔 "후크 두 개 동시 해제"란 이름의 유명한 묘지도 있어'가 압권[2] 부주의하게 카라비너 두 개를 동시에 풀었다가 떨어져 죽는 사람이 계속 나오다보니, 해당 코스의 안전장치는 아예 풀 수 없는 고정형 카라비너 1개를 주는 것으로 바뀌었다. 새로운 카라비너에는 얇은 틈이 있어서 카라비너를 풀지 않고도 그 틈으로 납작한 앵커를 넘어갈 수 있다.[3] 밑의 사람은 내려가는 것이다.[4] 제갈량이 만들었다는 목우유마도 본래는 이런 잔도에서 이동이 가능한 바퀴 1개짜리 손수레였다는 주장이 있다.[5] 구멍을 뚫고 길을 고정하는 선에서 지형을 이루는 암반의 일부를 파손시키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길을 내고 고정하는 수준까지만 파손시키기에 산 뚫고 도로 내는 것보단 파손이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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