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이후의 삶, 사후세계는 존재할까? | 기묘한 그알 |
1. 개요
임사 체험(臨死體驗)은 죽음 전에 일어난다고 주장되는 기이한 현상이다. 간혹 임사 체험과 유사하지만 다른 개념인 유체이탈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2. 상세
임사 체험에 대한 실험은 불가능하다. 왜냐면 죽기 직전에 일어난다는 현상이기 때문.[1] 따라서 사람들의 증언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다만 임사 체험과 관련되었다고 여겨지는 현상들, 수술 중 각성이나 기억 조작 혹은 의식과 인지 능력 그 자체에 대해 연구하는 것은 가능하다.보통 심근경색으로 인한 급성 심장 마비, 외상에 의한 뇌 손상, 갑작스런 과다 출혈, 질식으로 인한 의식 소실 등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위급한 상황에서 이런 임사 체험이 일어난다고 한다.
현재 의학이 발달하면서 죽음 문턱에서 사람을 살리는 일이 많아지고 있어 이 같은 현상이 더 잘 발견된다고 한다. 연구 결과 인종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심장이 멈추고 뇌사 상태에 도달했는데 저런 임사 체험이 일어나는지라, 의학계에서는 처음엔 환각이다라고 했지만, 그 후 목격담들이 나오고 있어 연구 중이라고 한다.
일단 의학계에서는 산소 부족, 과다한 이산화 탄소, 측두엽 간질 발작[2], 약물 효과[3], 신경 호르몬의 부조화, 자각몽, 환각, 심리적 필요에 따르는 일시적 환상 등이 제기되지만, 저게 모든 사람에게 일어나는 게 아니라서 오리무중이기도 하다. 심지어는 뇌파가 없는데도 저 임사 체험을 경험하기도 한다고 한다. 물론 어차피 임사 체험을 했다는 증거 자체가 환자의 증언뿐이기 때문에, 정말 뇌파가 없는데 경험했는지에 대한 진실은 저 너머에...
임사 체험을 의식이 깨어난 후에 만들어낸 환상 정도로 부정하는 학자들도 있고, 임사 체험을 '기구론 제대로 측정되지 않는 의식의 영역이 있다' 정도로 보는 학자들도 있다.[4] 오랜 시간 잠들어 있다 깨어난, 의학적으론 분명히 의식이 없다고 진단되었던 사람이 '난 누워있는 동안 멀쩡하게 주위를 의식했다'고 증언하는 사례가 있는 것처럼 뇌의 영역은 아직 모르고 있는 부분이 많으니까. 그러나 이런 식의 주장은 결국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임사 체험을 긍정하는 쪽에서도 개인적 경험담 이상의 과학적인 근거를 대지는 못하고 있고, 그냥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정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선 사후세계의 간접 체험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일부 있지만, 애초에 그 정도까지 나가면 그냥 종교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이에 대해 제한적인 실험이 시도된 적이 있다. 응급실의 소생실 천장에서 10cm쯤 떨어진 곳에 위쪽에서만 볼 수 있는 글귀가 써진 판을 설치해 둔다. 만일 이 소생실에서 CPR을 받고 소생한 사람이 임사 체험 중 자신의 몸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구도를 경험했다고 주장하며 글귀의 내용을 기억한다면, 영혼의 존재에 대한 증명은 안 되겠지만 죽음에 근접한 인간에게 알려지지 않은 인지 능력이 있다는 증명은 될 것이다. 그러나 아직 정확한 결과가 나온 적은 없다. 또한 이 실험은 자신의 치료 과정을 내려다보는 형태의 임사 체험에만 유의미하다는 단점도 있다.
학계의 소수설이긴 하지만 임사 체험을 양자 역학적으로 설명하는 시도도 존재한다. 스튜어트 하메로프 미국 애리조나대 마취과 교수와 호킹과 비견되는 과학자이자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로저 펜로즈 경이 주장하는 조화 객관환원 이론이다. 의식이 양자보다 작은 단위인 뇌의 미세 소관에서 발생하는데, 뇌 기능이 멈추면 의식을 이루는 양자 정보가 복잡하게 얽혀 우주 공간에서 영혼으로 존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양자 영혼'으로 환생이나 근사 체험을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윤회의 가능성을 긍정한다는 점에서는 불교와 유사하다.
다만 일부 종교인이나 사기꾼들이 사후 체험을 사적 이익을 위해 악용하면서 종교와 같이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3. 내용물들
보통 임사 체험의 공통적인 부분은 자기 자신을 떠나는 유체이탈을 경험하며 자기 자신과 주변 상황을 3인칭으로 바라보는 것, 육체적인 고통이 없어지며 편안한 상태에서 아득한 멀리서 밝은 빛이 비치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죽은 가족들을 만나는 것 등으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고, 마지막에는 결국 어떤 경계를 느끼고 되돌아오게 된다. 이런 걸 겪고 나면 삶에 좀 더 가치를 두고 죽음에 대한 걱정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세부적인 내용은 문화권마다 다르거나 기존에 접한 내용들로 재구성되는 경우가 많아서 회의적인 시선을 받는 경우가 많다.심지어 아이들도 사후 체험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육체적으로는 살아있는데 현실의 고통을 조금도 견딜 수 없는 상황에 이르면 사람에게는 말할 수 없으니 신에게 기도하는 방식으로 하기도 한다.
한국에서 어느 정도 알려진 임사 체험의 케이스로는 어디인지 모르는 곳에 강을 건너 도착했는데 그곳에서 돌아가신 부모님이나 조부모님 등 이미 사망한 친족을 보고, 그 사람이 "넌 아직 여기 들어올 때(강이나 문)가 아니니 다시 돌아가라"란 말을 하여 다시 강을 건너 도로 돌아가거나, 돌아가는 도중 강에 빠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플롯은 전설이나 민담에도 많이 나올 만큼 정형화된 구조이다. 또한 염라대왕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흰 강아지를 주어 임사 체험자를 이승으로 안내하게 했다는 이야기도 많다.
일본의 경우는 따사로운 햇빛이 가득한 평화로운 꽃밭을 거닐면서 고양이들과 함께 노니는 등의 내용이 적지 않다. 일본의 저널리스트 타치바나 타카시는 임사 체험자들의 경험을 인터뷰하여 《임사 체험》이라는 논픽션을 내기도 했다. 웹툰 늘 푸른 찻집에서도 이와 같은 내용이 등장한다. 한국 등 동아시아 쪽의 불교나 무속 신앙, 전통 종교 신자의 경우에도 서구권에서처럼 절대자가 부처나 보살 등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검은 도포를 입은 저승사자, 삼도천, 돌아가신 조상님 등이 많이 목격된다는 듯하다. 서양의 고전 플라톤의 국가에도 임사 체험이 나타나는데, 서양 철학에서도 불교식 환생을 주장한 학자가 많았다.
선천적인 시각 장애인 임사 체험자도 다른 비장애인 임사 체험자와 유사한 묘사를 했다는 것이나, 사후세계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잡혀있지 않은 어린아이 임사 체험자도 성인 임사 체험자와 유사한 답변을 했다는 사례 등이 있어 앞으로 더욱 연구해야 할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4. 관련 인물
- 레이먼드 A. 무디[5] 주니어[6]
임사 체험 관련 최고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Life after Life[7]』의 저자. 임사 체험이라는 말을 처음 만들었다. 다만 이 사람은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 출신인데 임사 체험 실험 방법에 상당히 문제가 많다고 회의론자[8]와 과학적, 의학적인 접근론을 추구하는 임사 체험 연구자들에게 비판받고 있다. 게다가 최면을 통한 전생 퇴행까지 긍정하고 있다.
- 알프레드 줄스 에이어
거물급 분석철학자이자 회의론자이자 무신론자이었던 이 사람도 임사 체험을 겪은 뒤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다는 기고문을 남기기도 했다. 이후 사망 직전 임사 체험을 긍정하고 유신론으로 전향했다는 떡밥이 돌고 있다. 에이어의 가족들은 그런 거 없다라고 부정하고 있지만 에이어의 주치의가 임사 체험 긍정과 유신론 전향이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
- 이븐 알렉산더
신경외과 의사로서 의식은 뇌에서 나온다고 확신하며 사후세계를 부정했던 사람이지만, 그 본인이 임사 체험을 겪고 난 뒤 열렬한 임사 체험 긍정론자가 되었다. 이를 다루는 저서로 '나는 천국을 보았다'와 '나는 천국을 보았다: 두 번째 이야기'가 있다.
- 제프리 롱
종양학 의사로서 생사를 넘나든 여러 환자들에게서 임사 체험에 대한 사례들을 수집해 오다 아예 임사 체험 연구 재단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인물.
-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그 유명한 죽음의 5단계의 창시자이며 무디와 더불어 임사 체험 초기 연구자이다.
- 팸 레이놀즈
간단히 말해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임사 체험자. 참조(영어 주의)
- 핌 반 롬멜
네덜란드의 심장 전문의. 근사 체험자들에 대한 심층 면접을 통해 근사 체험이 일반적인 환각 작용과 차이가 있음을 논하였다.# 임사 체험에 대한 학술적 논의를 다룬 EBS 다큐멘터리 참조에도 등장하니 참고.
- E. 일라이어스 메리지
미국의 영화 감독. 19세 때 교통사고를 당하고 임사 체험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비가튼이라는 영화를 제작했다.
- 염경엽
국내 프로야구 감독 중 유일하게 살아있는 임사 체험자.
- 정현채
前 서울대 내과 교수(소화기 내과). 근사 체험에 대한 고찰을 바탕으로 2007년부터 죽음학 강의를 이어오고 있다. 참조 다만, 영혼 에너지나 영계 등 기존 과학적 통념과 괴리되었으며 객관적 증거가 없는 주장을 함께 전개하고 있어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있다.죽음학 강의 참고
- 전우원
2022년의 자살 시도 이후 자신이 죽을 뻔한 경험으로 인해 지옥과 악마의 존재에 눈을 떴고, '예수의 은총으로 인해 살아났다'고 하며 이후 독실한 개신교도가 되었다.
- 조지 포먼
미국의 복서. 28세 때 열사병을 앓아서 죽기 직전까지 갔을때 임사 체험을 했다고 하며 이 이후로 냉혹하고 말 없기로 유명하던 복서에서 활발하고 유머러스한 성격으로 완전히 180도 뒤바뀌었다.
- 21 Savage
과거 갱단에서 활동할 시절 6발의 총알을 맞은 후 제3자의 시점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임사 체험을 겪었다. https://youtube.com/shorts/oWm8eVLFr4o?si=vO8AXQFzf5f33kJr
5. 같이 보기
[1] 사람을 강제로 심폐 정지 시킨 다음에 회복시킬 순 있지만 윤리에 매우 어긋나는 방법일 뿐더러 심폐 정지 후 제대로 회복할 가능성도 낮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실험은 불가능하다. 더군다나 한다 해도 임사 체험 자체의 선험적 특성상 몇 번의 실험만으로 단정 지을 수도 없다.[2] 이 경우는 세상 만물과 물아일체가 되면서 깊은 깨달음을 얻는 등의 종교적 체험이 많다고 한다.[3] 특히 수술 전 전신 마취제 투여 후 임사 체험이 자주 보고된다. 이 경우는 약물의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4]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임사 체험이라 불리는 팸 레이놀즈의 사례만 해도 긍정적으로 보는 쪽에선 진짜 임사 체험으로 보고 있지만, 부정적으로 보는 쪽에선 수술 중 각성의 일종으로 보기도 한다. 다만 수술 중 각성의 경우 청각이 살아 있어서 의료진의 대화를 들은 경우는 설명할 수 있지만, 팸 레이놀즈의 경우에는 깨어나서 독특한 수술 도구까지 자기 눈으로 본 것처럼 그대로 묘사했다는 반박이 있다. 물론 그렇게 자세한 주변 상황에 대한 묘사를 처음부터 한 게 아니라 한참 나중에 한 것이라서, 중간에 인위적인 요소가 개입 가능한 상황이었기에 그다지 신빙성 있는 근거는 못 되긴 한다.[5] Raymond A. Moody. 우리말로 '레이몬드 A. 무디'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6] Jr., 즉 '2세'라는 뜻으로, 부친과 성명이 같을 경우 구별을 위해 성명 뒤에 붙이는 말.[7] 1975년 작. 국내에서는 '잠깐 보고온 사후의 세계'(1977년 및 1992년(개정판)), '이 세상 후의 세상'(1988년), '어느날 갑자기 죽음이 찾아왔다'(1992년), '삶 이후의 삶'(1995년), '다시 산다는 것'(2007년) 등 여러 제목으로 번역 출판되었다. 2021년 현재 이들 모두 절판됐으므로, 새로 번역서가 출간돼 나오지 않는 한 중고책으로 사 보거나 도서관에서 빌려 봐야 한다. 그런데 도서관에도 흔치는 않다. 2021년 기준으로는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 대학도서관을 제외하고 볼 수 있는 곳은 부산(시민, 기장, 반송, 영도, 부전, 구포도서관), 서울(남산도서관, 영등포평생학습관, 강남도서관), 대전(한밭도서관), 전주(서신도서관) 및 경기도 여러 도서관(경기사이버도서관 검색 참고) 정도로 검색된다.(전남 강진군도서관엔 1992년판이 있긴 한데 관외 대출은 불가다.) 다만 이 책은 최초로 임사 체험을 체계적으로 연구했다는 의의가 있을 뿐, 그 후 다른 좋은 임사 체험 관련 책도 많이 나와 있으니 너무 실망하지는 말자.[8] 까놓고 말해 회의론 월드에서는 초특급 네임드 사이비 취급이다. 참고로 오늘날의 심리학은 오히려 방법론적으로 굉장히 엄격한 학문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