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Interactive Movie / Interactive Film시청자 또는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전개가 달라지는 영화 또는 게임을 말한다. '인터랙티브 필름', '인터랙티브 시네마', '인터랙티브 드라마'라고도 하며 흔히 과거 어드벤처 게임 장르에서 자주 보였던 방식으로 끊김없는 풀 모션 비디오를 사용하며 특정 상황에서 특정 버튼이나 커맨드를 입력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인터랙티브 무비의 초기 초기에는 1990년대에 비디오 게임과 비슷한 형태로 등장했다. 초반에는 기술적 한계로 인해 제한적이었으나 인터넷과 스트리밍 기술의 발전으로 복잡하고 다양한 스토리텔링이 가능해졌다.
1.1. 영화
아이디어 자체는 1967년 몬트리올에서 개최된 엑스포에서 라두스 친체라(Radúz Činčera) 감독이 관객 참여형 영화를 최초로 상영한 데서 기인했다. 이 영화는 중요한 순간에 관객에게 선택을 맡기고 그 선택에 따라 다음 스토리를 진행시켰다. 물론 실험적인 성격을 지녔을 뿐, 대중적인 영향력은 없었다.이후 인터랙티브 무비의 등장은 레이저디스크의 등장과 궤를 같이 하는데, 시작부터 끝에 일방향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 비디오 테이프와는 달리 레이저 디스크는 플롯의 진행이 비교적 자유로웠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거쳐 시청자가 직접 플롯 선택을 할 수 있는 장르였는데, '이런 게 있구나'하는 단기적 흥미를 불러일으켰을 뿐, 다른 영화에 비해 빈약한 내러티브, 조악한 품질 등 매력 요소가 거의 없어서 인터넷 초창기에 잠시 시도되다가 이후에는 미디어 아트 말고는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여전히 2020년대에도 시도되고, 게임과 결합하여 더 발전하고 있다. 전통적이자 보수적인 평론가들은 인터랙티브 무비 형식에 회의적이나, 그렇다고 이 장르에 가치를 평가절하하기에는 지극히 성급한 시점이다. 더군다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라는 상위 범주에 가면 더욱 그렇다.
근대적 내러티브가 완성되기 전 중세 연극에서도 유사한 방식은 발견할 수 있는데, 관객들 반응에 따라 즉석에서 후속 스토리를 결정하는 중세 연극이 대표적. 한국의 마당놀이도 관객의 피드백을 받고 즉석에서 내러티브를 구성하는 방식이 본래의 방식이기 때문에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이런 전통극들의 경우 훨씬 더 자유도가 높다.
1934년 연출작인 연극 《1월 16일 밤(Night of January 16th)》에서는 관객이 배심원으로서 마지막에 유죄 무죄를 투표할 수 있는데, 투표 결과에 따라 다른 엔딩이 연출되었다. 실험적인 추리연극에서는 이런 사례들이 꽤 있고, 최근에는 대체현실게임 형태로도 등장하고 있다.
미래전망: 인터랙티브 무비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더욱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가상현실(VR) 기술과의 결합 등으로 더욱 실감나고 몰입감 있는 경험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1.2. 게임 장르로서
FMV가 들어간 게임이래서 다 인터랙티브 무비인 건 아니지만, 영화에서와 달리 진행자 입장에서 자신의 선택에 따라 전개가 달라지는 것만이 아닌, 주로 FMV로써 표시되는 게임을 일컫기도 한다. 1981년에 프로토타입이 나오고 1982년에 출시된 레이저디스크 게임인 Quarter Horse, 2015년에 출시된 Her Story 등은 이미 녹화된 영상들을 찾아보는 형식이지만 그렇게 불리기도 한다.최초의 레이저디스크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은 1982년에 Apple II용으로 나온 '롤러코스터(Adventures in Videoland - Rollercoaster)'인데, 놀랍게 베이식(BASIC) 언어로 만들어진, 동명의 1977년 미국 장편 영화의 일부가 재생되는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이다.
최초의 레이저디스크 플레이어용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은 1982년에 출시된 Maze Mania이고, 최초의 상업적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은 1983년에 아케이드 게임으로 나왔는데, 일본의 세가에서 낸, 스프라이트와 결합된 아스트론 벨트, 미국의 시네마트로닉스에서 유통한, QTE가 도입된 Dragon's Lair(드래곤즈 레어, 용의 굴)[1] 등이 있다.[2] 상업적으로 보면 '드래곤즈 레어'의 압승. 또, 1992년에 나온 나이트 트랩도 있다.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의 주요 개념을 (영화적 의미의) '컷신'에 두고 승패 및 선택에 따라 각기 다른 컷신이 나오는 장르로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영화적 연출 기법이 사용된 컷신 사이에 게임적 요소를 집어넣는 장르(또는 게임 사이에 영화를 집어넣는 장르)'를 인터랙티브 무비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1994년 출시작인 윙커맨더 3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1990년대 중후반부터 쇠퇴하면서 현재도 줄곧 비주류로 평가된다. 다만, 게임이 꾸준히 출시되며, 21세기에 출시된 대표 게임으로는 워킹 데드와 헤비 레인,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등이 있다. 모션 캡처 기술의 발달로 연기자들의 몸짓과 목소리, 외형을 본뜬 3D 캐릭터를 게임 내에서 구현할 수 있게 된 것도 이 장르의 발전에 한몫했다. 또한 게임 업계 전반적으로 개발 가용 예산이 증가하면서 보다 수준 높은 연기자들을 고용할 수 있는 것도 있다.
2000년대부터는 주어진 옵션뿐만이 아닌 자연어 입력을 통한 더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이 나오기 시작했다. 초창기에는 façade가 이 방식을 썼으며, 나중에는 ChatGPT 등의 인공지능 모델을 사용해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 그런지 대사가 부자연스럽거나 동문서답인 경우가 많다.
1.3. 비주얼 노벨로 계승
동일 장르에 제약받지 않는다면, 비주얼 노벨이나 사운드 노벨은 인터랙티브 무비의 특징에서 영상을 동영상에서 일러스트로 대체해 제작 비용을 절감하고, '플롯의 비선형성' 개념만 받아들여 특화해 발전시킨 것이다. 물론 세월이 흐르면서 인터랙티브 무비와 비주얼 노벨의 경계선이 점점 희미해질 정도로 다양해지고 있다.2. 장점
인터랙티브 무비가 처음에 나온 1980~1990년대 대부분의 게임은 2D 그래픽에 머물고 있었다. CD-ROM 용량이 옛날에는 매우 컸던 덕에 동영상을 넣어 인터랙티브 무비를 만들 수 있었고, 그덕에 당시 게임 영상으로서는 충격을 가져다 주었다. 그래서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은 그래픽이 꽤 화려했고, 정밀하고 재빠른 조작이 필요없어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표현하는 영상과 음향, 내용에 몰입할 수 있다.또한 게임 플레이가 스토리의 선택과 결과에 치우쳐 있다 보니 플롯 구성 완성도가 매우 높다. 일반 게임의 게임 오버 장면은 플레이어의 실패, 사망으로 게임이 끝난 단순 사실을 보여주거나 서비스격으로 데스신을 추가하는 정도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인터랙티브 무비는 게임 오버라도 개연성 있게 스토리가 종결되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정식 엔딩이 아닌 게임 오버라도 나름대로의 스토리가 완성된다.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 개발자들은 플레이어의 선택과 인과 관계를 고려해 플롯을 구성한다.
게다가 소설이나 영화의 단방향성 플롯과 달리 인터랙티브 무비는 플롯 구조가 비선형적이기 때문에, 서사의 플롯을 공부하고자 한다면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은 좋은 교재가 될 수 있다.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 플롯의 비선형성과 높은 완성도에 대한 예로 1998년에 출시된 THE X-FILES 게임의 게임 오버 장면 모음집이 있다.
3. 단점
이미 촬영된 장면으로만 진행될 수밖에 없는 특성상은 게임치고는 조작할 부분이 매우 적다. 좀 심한 경우 선택지가 몇 개 있는 정도에 그친다. 이 때문에 FPS나 RTS 장르 같이 정밀하고 재빠른 조작을 요구하는 게임에 익숙한 사람들에게서 게임성이 떨어진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북미 지역 게이머들은 조작 요소가 선택지에 불과한 인터랙티브 무비나 비주얼 노벨 같은 장르의 게임을 게임으로 취급하지 않는 경향이 짙다. 예를 들어 AVGN으로 유명한 제임스 롤프는 "만든 데서 게임이라고 하니까 게임으로 부르긴 하는데, 대사를 일일이 읽어야 한다면 나한테는 게임이 아닙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또다른 문제점은 게임 제작 비용이 매우 비싼 것이다. 통상적인 게임 개발 비용과 영화 제작 비용, 둘다 필요하다. 게임 개발 비용에 더해 배우와 감독을 섭외하고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스태프를 비롯한 추가적인 인건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래픽 파트 일부를 배우가 연기한 영상으로 대체하기 때문에 보통 게임보다 그래픽 아티스트의 작업량이 적어[3] 이쪽에서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지만, 절감한 그래픽 아티스트 비용보다 배우와 감독, 스태프의 비용이 훨씬 비싸다.
게다가 보통 유명하고 연기력이 검증된 톱급 배우의 출연료는 최소 수억 원 이상이며, 이정도 금액이면 웬만한 탑급 인디게임 개발비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다. 배우 한 명 섭외하는 비용이 어지간한 게임 개발비와 비슷한 셈이다. 그렇다고 제작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출연료가 저렴한 배우 지망생이나 신인 또는 무명 배우 등을 고용하면 연기력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무명 배우가 운 좋게 엄청난 연기력을 발휘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발연기에 그친다. 게다가 좋은 배우와 더불어 감독과 스태프 역시 좋아야 하는데, 감독과 스태프 역량이 부족하면 명배우를 섭외하고도 싸구려 연출과 연기 지도로 배우의 명성에 먹칠할 수 있을 정도로 엉터리로 만들 수 있다. 그렇기에 검증된 감독과 스태프도 채용해야 하는데, 이러면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일례로 1994년에 메가 CD용으로 출시된 <그라운드 제로: 텍사스>의 제작 비용은 3백만 달러에 달했는데, 이는 당시 저예산 영화의 저것과 맞먹었다. 더욱이 촬영한 영상을 메가 CD 성능에 맞게 마스터링해 넣어야 했는데, 기껏 영화급 카메라로 찍은 고화질 영상이 메가 CD의 저화질로 이식되는 참사(?)가 빚어졌다.
결국 초기 인터랙티브 무비는 무명 배우들과 초짜 감독이 만든 저질 영화를 게임으로 둔갑시킨 끔찍한 물건에 불과했다. 여기에 같은 시기, 날로 발전하는 3D 그래픽 기술이 결정타를 날렸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배우와 감독, 스태프들을 섭외하지 않아도 훌륭한 동영상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결국 실사 인터랙티브 무비는 실패해 소수 장르가 되었고, 인디나 실험적 성향의 게임에 그쳐 있으며[4], 저예산으로 제작되고 있다.
다만 3D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의 경우 영화적 성향은 매우 흐려졌지만, 게임 제작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심심한 조작감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한 자본이 투입되면서 성공한 게임이 간간이 나오고 있다. 사실 현대에서 웬만한 극실사풍 대형 게임은 배우를 고용해 모션 캡처 등의 기술로 촬영하고 있는데, 어찌 보면 인터랙티브 무비의 기술이 다른 게임들에 계승되었다고 할 수 있다.
2010년대 후반 이후 스팀 등에서 정통 실사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이 꽤 많이 나오는 추세다.
4. 인터랙티브 무비 목록
4.1. 게임(2D, 3D)
- As Dusk Falls
- Dragon's Lair
- Life is Strange 시리즈
- Life is Strange
- Life is Strange: Before the Storm
- Life is Strange: Remastered Collection: 위 두 편의 리마스터
- The Awesome Adventures of Captain Spirit
- Life is Strange 2
- Life is Strange: True Colors
- picka
- THE TOWN WITH NO NAME
- Twelve Minutes
- 더 캐스팅 오브 프랭크 스톤
- 도깨비 전래동화 깹!
- 레디 오어 낫(게임)
- 로드 블래스터 - 썬더스톰
- 몬스터 스트라이크 할렐루야 -운명의 선택-
- 슈퍼매시브 게임즈의 게임들
- 신비아파트 특별편: 하리의 특별한 하루
- 야루도라 시리즈
-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
- 워킹 데드 게임 시리즈
- 주디세이
- 쥬라기 월드 백악기 어드벤처: 숨겨진 모험
- 카르멘 산디에고: 훔치느냐 마느냐
- 퀀틱 드림의 게임들
- 타임 걸
4.2. 실사
게임이여도 실사(FMV)인 경우는 여기에 기재.- Wales Interactive의 게임들
- American Laser Games 社에서 만든 모든 건슈팅 게임
- As Dusk Falls
- Dark Nights with Poe and Munro
- Death Come True
- Depression Quest
- Double Switch
- Her Story
- Lost Angel
- MADE: Interactive Movie – 01. Run away!
- Press X to Not Die
- She Sees Red
- Super Seducer : How to Talk to Girls
- Telling Lies
- The Insider – interactive movie
- U&I 우리도 사랑일까
- 과몰입금지
- 나이트 트랩
- 백 년의 봄날은 가고
- You vs. Wild
- 러봇
- 모태솔로
- 블랙 미러 특별편 밴더스내치
- 신도불량탐정 (神都不良探 Underdog Detective)
- 언더테이커의 저주받은 저택
- 제발~내 공부를 방해하지 마
- 젠장! 미녀들한테 포위당했어!
- 청춘향전
- 황천~악몽의 아일랜드~
- IMMORTALITY
- 배관공은 넥타이를 매지 않는다
- 세가 GP 월드: 달리는 기체는 2D 픽셀로 만들어졌지만, 배경은 실제 경기장이다.
- Maze Mania
- 하숙생이 전부 미녀입니다만?
- 인생 2회차:연애의 신
- 천년의 환생:후궁의 저주
[1] AVGN에서 나왔던 그 게임이긴 한데, AVGN에서 까인 건 하드웨어의 한계로 아케이드판의 좋은 요소는 다 빼고 단순한 횡스크롤 게임으로 만들어 버린 NES판이다.[2] 다만 아스트론 벨트는 1982년에 프로토타입이 나온 데다가 일본 정식 출시는 드래곤즈 레어 미국 정식 출시보다 한 달 가량 빠르다. 1984년에 MSX용으로 이식됐는데, 가정용으로 이식된 첫 번째 레이저디스크 게임이기도 하다. 후편으로 스타 블레이저가 있다. 북미판 제목은 '갤럭시 레인저'.[3] 인터랙티브 무비도 보통의 게임에 필요한 2D 스프라이트나 3D 모델링 리소스가 작업량은 적더라도 필요하다. 또한 UI를 비롯해 그래픽 작업도 마찬가지다.[4] 반대로 그때에 비해 동영상 압축 기술이 대폭 향상되고, 디지털 시네마 카메라가 등장해 보급되면서 영상 기술이 상당히 좋아졌기 때문에 게임 수준 대비 제작 비용은 확실히 줄었다.[5] 에피소드 5 막바지 선택에 의해 엔딩이 갈린다.[6] 시즌 2와 마찬가지. 단 엔딩을 보는 마지막 장소는 모두 동일.[7] 실제 극장에서 관객들의 실시간 투표를 통해 과반수를 차지한 선택지로 엔딩을 보여주며, 나중에 게임으로도 발매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