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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쏜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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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현
홍동균
방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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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음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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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쏜애플/음반#컴필레이션 《bright \#1》|brigh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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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0. 04.]]
[ 관련 문서 ]
||<tablewidth=100%><width=10000><tablebgcolor=#fff,#1f2023> 음반 ||<width=33%> 사건 사고 ||<width=33%> 노래방 수록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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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1집
[[난 자꾸 말을 더듬고 잠드는 법도 잊었네|
난 자꾸 말을 더듬고 잠드는 법도 잊었네
]]
2010. 07. 17.
정규 2집
이상기후

2014. 06. 12.
미니 1집
[[서울병|
서울병
]]
2016. 05. 19.
<colbgcolor=#000><colcolor=#3886aa> 이상기후
THE 2nd ALBUM
파일:이상기후(쏜애플).jpg
발매일 2014년 6월 12일
가수 쏜애플
기획사 주식회사 MPMG
유통사 RIAK
곡 수 10곡
재생 시간 49:23
타이틀곡 낯선 열대

1. 개요2. 앨범 소개3. 수록곡
3.1. 남극3.2. 시퍼런 봄3.3. 피난3.4. 백치3.5. 살아있는 너의 밤3.6. 낯선 열대3.7. 암실3.8. 베란다3.9. 아지랑이3.10. 물가의 라이온
4. 여담

[clearfix]

1. 개요

전집의 몽환적인 분위기가 조금 죽고, 대중성을 가져간 듯한 느낌을 주는 앨범이다. 때문에 1집이 듣기 불편했던 사람들도 듣기 편해지기는 했으나 쏜애플만의 색깔이 조금 죽었다는 평가도 받는다.

2. 앨범 소개

거대한 세계에서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저 살아남기 쏜애플 두 번째 앨범 “이상기후”

다른 사과다. 이 사과가 4년 전의 사과와 얼마나 다른지,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하는 것은 참으로 구차하다. 그저 가득 베어 물고, 또 베어 물고.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감성의 가사와 몽환적인 사운드를 가진 밴드 쏜애플(THORNAPPLE)은 2010년 데뷔 앨범 “난 자꾸 말을 더듬고 잠드는 법도 잊었네”를 별도의 홍보 없이 ‘음악 그 자체의 힘’만으로 자신들이 설 땅을 굳건히 만들어 냈다. 주축 멤버들의 입대로 3년간 중지됐던 활동을 재개한 2013년, 쏜애플은 ‘뷰티풀 민트 라이프’와 M.net ‘밴드의 시대‘ 출연으로 대중들과 음악 관계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고, 그 관심은 해피로봇 레코드와의 계약으로 이어졌다. 이후 ‘지산 월드 락 페스티벌’,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등 대형 페스티벌 출연은 물론, 독특한 연출과 구성을 통해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단독 콘서트를 연이어 매진시키기에 이르렀다. 단연, 현재 씬에서 가장 주목받는 밴드임에 분명한 쏜애플. 이들이 주목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는 영리함이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적 질료를 토대로 고유의 형상을 구축한다. 치열한 낱말들은 뜨거운 피의 온도로 청자에게 스며든다. 이는 냉소와 무관심이 ‘멋짐’으로 받아들여지는 시대인 지금, 우리가 쏜애플의 음악을 듣고 이들에게 깊이 투영되는 이유다. 4년 만의 신작, 결코 가볍지 않은 두 번째 앨범, “이상기후”와 함께 쏜애플이 돌아온다.

피의 온도로 쓰여진 열 알의 가시사과

한꺼번에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폭발력, 갈증과 열망으로 가득 찬 쏜애플의 음악을 음반 한 장에 담아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프로듀서 서상은과의 만남은 이러한 쏜애플의 음악이 음반이라는 매개체 안에서 최대한으로 표현되도록 정제되었다. 쏜애플 2집 ‘이상기후’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생존’이다. 모든 곡들이 한 단어 아래에서 다각적인 형태로 드러난다. 장중하고, 과잉된 사운드의 인트로 트랙을 기대했을 청자가 처음으로 마주하게 되는 건, 극한의 미니멀리즘으로 표현된 ‘남극’이다. 앨범의 프롤로그라 할 수 있는 이 곡은 담담한 목소리로 치열한 단어들을 뱉어낸다. 이어서 라이브가 기대되는 ‘시퍼런 봄’에서는 이전과 다른 쏜애플의 가사와 에너지 넘치는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 무대에서 선보인 바 있는 곡 ‘피난’과 ‘boy meets girl’의 뻔한 주제를 예리한 통찰력으로 노래하는 ‘백치’까지. 우리는 이들이 결코 동어반복을 하지 않음을 알게 된다. 2013년, 민트페이퍼 시리즈 앨범 “bright #1”에 수록된 ‘살아있는 너의 밤’은 재녹음을 거쳐 특유의 그로테스크함이 한층 농밀해졌으며, 타이틀 곡인 ‘낯선 열대’는 쏜애플이 그동안 거쳐왔던 변증이 축적된 종합적 결과물임을 증명한다. 싸이키델릭한 사운드 텍스쳐와 드라마틱한 전개, 매혹적인 멜로디 그리고 무엇보다도 ‘삶’을 갈구하는 노랫말까지, 쏜애플의 매력이 극대화되어 녹아 들어있다. 그 뒤를 잇는 ‘암실’은 이번 앨범에서 가장 실험적인 곡으로, 이들의 광기와 우울, 문학성의 극한을 보여준다. 앨범 후반부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베란다’에서는 덥(dub)이라는 상상치도 못한 낯선 소재 위에 쏜애플의 익숙한 정서가 흐른다. 내적 완성도에 있어 최고조에 이른 곡이다. 내가 지금 여기에 살아있음을 노래하는 ‘아지랑이’와 새로운 송가가 될 ‘물가의 라이온’까지, 2집 “이상기후”는 지금 쏜애플의 생존을 이야기한다.

거대한 세계에서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저 살아남기

앞서 말했듯 “이상기후”는 일종의 콘셉트 앨범이다. 하나의 주제로 쓰인 단편 소설집이자, 각각의 챕터가 유기적으로 얽혀 직조되는 하나의 큰 ‘이야기’이다. 곡의 훅이 훌륭하다거나, 음악 구조적 유사성을 통일성 있게 가져가는 앨범은 많다. 그런 앨범 또한 훌륭한 앨범이다. 하지만 지금 밴드 씬에서 이렇게 ‘촌스러울’ 정도로 하나의 주제를 백퍼센트의 에너지로 통렬하게 노래하는 밴드는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이렇게 백치와도 같은 이들은 이 거대한 세계에서 ‘생존’을 웅변한다. 여기에서 ‘생존’이란 어떤 의미도, 가치적 잣대도 들이밀 수 없는, ‘그저 살아있음’이다. 던져진 존재, 생(生) 그 자체의 숭고.

익숙했던 것들이 노스탤지어의 저편으로 저물어가면서 우리가 흘러 들어오게 된 낯선 열대, 나쁜 날씨, “이상기후”. 아무것도 하지 말고, 식어버린 말을 하지 말고, 그저 살아남기.

3. 수록곡

||<-5><tablebordercolor=#000><tablebgcolor=#fff,#1f2023><tablewidth=100%><bgcolor=#000> The 2nd Album 〈이상기후〉 ||
2014. 06. 12. (목)
<rowcolor=#3886aa> 트랙 곡명 작사 작곡 편곡
01 남극 윤성현 윤성현
02 시퍼런 봄 윤성현 윤성현, 심재현
03 피난 윤성현 윤성현
04 백치 윤성현 윤성현
05 살아있는 너의 밤 윤성현 윤성현
06 낯선 열대
{{{#!wiki style="display: inline-block; padding: 2px 3px; border-radius: 5px; background: #000; font-size: 0.75em"
윤성현 윤성현
07 암실 윤성현 윤성현
08 베란다 윤성현 윤성현
09 아지랑이 윤성현 윤성현
10 물가의 라이온 윤성현 윤성현

3.1. 남극

남극 01
[ 가사 보기 ]

뜨거운 물을 살이 다 부르틀 때까지
가만히 서서 맞던 저녁에
혀끝을 물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는 아직 죽고 싶지 않아

아직까진 싫어하는 게
좋아하는 것보다 더 많지만
비가 그친 뒤에 부는
바람은 좋아한다 생각해

언젠가는 숨을 오래
참을 수 있는 어른이 될 테지만
난 오늘은 숨을 쉴래요

비어버린 별자리에다 기도를 올려도
날은 점점 무더워지네
이 세계의 끝은 아직 한참 멀었는데
땅은 점점 더 녹아만 가네

내 안의 불에 마음이 다 타버릴 때까지
기적 따위는 없던 새벽에
손톱을 먹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는 아직 죽고 싶지 않아

등 뒤를 맡길 수 있었던
아이들은 하나 둘 사라지고
난 혼자서 어지러져요

비어버린 별자리에다 기도를 올려도
날은 점점 무더워지네
이 세계의 끝은 아직 한참 멀었는데
땅은 점점 더 녹아만 가네
쏜애플 '남극'-영화 [프랭크] MV

3.2. 시퍼런 봄

시퍼런 봄 02
[ 가사 보기 ]

아무것도 하기 싫어
우리는 그늘을 찾았네
태양에 댄 적도 없이
반쯤 타다가 말았네

밤에 잠드는 남들은
돌고 도는 네 개의 계절
우리는 끝이 없는
기나긴 하나의 계절
지글지글 끓는 땅 위에
이름도 모를 꽃들이
피어나네

식어버린 말을 지껄일 바엔
아무 말도 하지 말아요
어쨌거나 달아나진 말아요
오늘 하루를 살아남아요

우리가 길을 헤매이는
시퍼런 봄의 날들은 아직 한가운데
멈추지 말고 몸부림치며 기어가
쏟아지는 파란 하늘과
아득하게 멀어지는 길

너무 멀리까지 왔나
돌아갈 순 없을까 망설이던 찰나에
이글이글 타는 땅 위에
새까만 점이 되었네
아찔해져

시든 꿈을 뜯어먹지 말아요
머뭇거리지도 말아요
어쨌거나 달아나진 말아요
오늘 하루를 살아남아요

우리가 길을 헤매이는
시퍼런 봄의 날들은 아직 한가운데
멈추지 말고 몸부림치며 기어가
쏟아지는 파란 하늘과
아득하게 멀어지는 길

우리는 이 몸에 흐르는
새빨간 피의 온도로만 말하고 싶어
차가운 혀로 날 비웃지는 말아줘

이를 물고 참은 하루와
끊어질 듯 이어지는 길

우리가 길을 헤매이는
시퍼런 봄의 날들은 아직 한가운데
멈추지 말고 몸부림치며 기어가
쏟아지는 파란 하늘과
아득하게 멀어지는 길

3.3. 피난

피난 03
[ 가사 보기 ]

갈라진
혀를 말고
우리 속에 숨은 지도 오래
새까맣게 잊었던
잠드는 법을 다시금 배웠다

가죽을 뒤집어쓴
내 사람 얼굴에 속았던 넌
청하지도 않았던
손길로 내 등을 어루만졌다

눈도 피하지 않고
내 진짜 이름을 말하는 널
입을 크게 벌려선
머리부터 남김없이 삼켰다

오 내 잔인함을 탓해봤자 뭐해
오 이미 일어나 버린 일을 어째

이게 뭐야 나 그동안
잘 숨겨 왔다 했는데
구태여 왜 날 비집어 열었나

이게 뭐야 나 이제야
너를 만났다 했는데
정들었던 모두가 나를 쫓고
살기 위해 오른 도망 길

어디 한 번 잡아볼래
어디 한 번 잡아볼래

오 내 어리석음을 탓해서 뭐해
오 이미 녹아버린
네 몸을 어째
이게 뭐야 나 사람의
말을 기껏 배웠는데
어째서 넌 아무 말도 없나

이게 뭐야 나 이제야
너를 만났다 했는데
꾸물거리는 몸속에
너를 가득 담고서

달아나는 중
달아나는 중

꾸불꾸불 꼬인 뱀이 가는 도망 길
도중에 부르는 사람의 노래
어디 한 번 잡아볼래
어디 한 번 잡아볼래

3.4. 백치

백치 04
[ 가사 보기 ]

가지 말아요
나랑 좀 더 놀아줘요
빨간 해가 쏟아져도
어지러이 춤을 춰줘요
밤은 추워요

피를 좀 더 흘려줘요
내게 침을 뱉어줘요
앓고 있는 병을
내게 옮겨주세요

그대의 말투라든가 몸짓을
빠짐없이 흉내 내봐요
이로써 나는 한층 가벼워져
편안해져요
그러다 무심코 뒤돌아 보니
그림자가 없다

무시무시해
구해주세요
여긴 날씨가 나빠요
물이 자꾸 불어나요
누구보다 나를 먼저
건져내 줘요

그대의 버릇과 습관 따위가
나를 점점 옥죄어 와요
숨이 막히니 오늘 밤은
혼자 잠을 잘래요
그러다 무심코 뒤돌아 보니
너는 대체 누구

무시무시해
어차피 이 지구에선 모두 외톨이
나를 구해줘요 따윈 모두 헛소리
서로서로 잡아먹는 짐승의 놀이
알면서도 계속하는 나는 멍청이

저기 혼자 네가 떠내려가네
손을 높이 들고 뭐라 말하네
어렴풋 알아들을 순 있지만
난 너를 구해주지 않을래

저기 건너편에 닿은 그대가
몸을 벌벌 떨며 뭐라 말하네
어떤 말을 해도 이제 우린 그저
너와 내가 되어버렸네

3.5. 살아있는 너의 밤

살아있는 너의 밤 05
[ 가사 보기 ]

오늘 어쩌면 너를
어딘가에 묻고 올지도 몰라
너의 밤이 모자랄 만큼
먼 곳으로 데려갈게

깊숙이 박힌 네 손톱이
잘 빠지질 않아도
너와 나의 날들만큼의
흙은 덮어주고 갈게

그대는 다른 세상 속으로
가주길 바래
오늘도 너는 해가 지면
어김없이 필지도 몰라
나의 낮이 죽어 버리기
전에는 되돌아갈게

네가 잔뜩 묻어 버린
옷을 다 벗어 버리고
너의 하얀 몸 위에
불을 지르고 난 돌아갈게
그대는 다른 세상 속으로
가주길 바래

누군가 날 부르는 소리
네 몸이 살아나는 밤
누군가 날 부르는 소리
네 몸이 살아나는 밤
누군가 날 부르는 소리
네 몸이 살아나는 밤
누군가 날 부르는 소리
네 몸이 살아나는 밤

그대는 다른 세상 속으로
가주길 바래
그대는 다른 세상 속으로
가주길 바래
그만 그만

그대가 나지 못하게
오 아무리 애를 써도
기어코 나를 파먹고
그만 그만

나를 못 살게 해
오늘만큼은 참을게
그러니 부디 내일은
살아나지 말아줘

3.6. 낯선 열대

낯선 열대 06 TITLE
[ 가사 보기 ]

어질어질 길 따라
아른아른 달 따라
내가 났던 섬은 대체
어디였던가

모두가 꿈을 꾸는
나만 깨는 열대야
너와 나의 적도에서
신을 찾았네

내가 앓았던 낯선 열대
그대가 나를 두고 간 열대
쓸데없이 건강한
쓸모없는 사람들
거리에서 끼리끼리
입을 맞추네

네가 대신 아파줘
그럼 나는 살 거야
서러움에 제멋대로
치민 욕지기

내가 앓았던 낯선 열대
그대가 나를 두고 간 열대
그래도 어떤 이는
약을 건네주었네
삼키는 척하다 이내
뱉어 버렸어

이를 우짤꼬 이를 우짤꼬
이를 우짤꼬 이를 우짤꼬
이를 우짤꼬 이를 우짤꼬

오늘은 어제와
비슷한 수의 사람들이
길에서 죽어간 하루
오늘은 누구의
목숨도 내겐 의미 없는
힘겨운 열대의 하루

내가 앓았던 낯선 열대
그대가 나를 두고 간 열대
내가 앓았던 낯선 열대
그대가 나를 두고 간 열대
'낯선 열대' Official MV

3.7. 암실

암실 07
[ 가사 보기 ]

일기예보는 믿기 어려움
그대는 알지 못할 나의 종교는
잠겨진 상자 속의 두려움
눈 뒤의 눈을 감고 모른 척하네
가본 적 없는 곳의 그리움

아무도 찾지 않는 나의 나라는
아홉 걸음 반 잠긴 어두움
아무래도 손님은 오질 않았네
풀처럼 자라난 생각들은
기분 나쁜 꿈이 되고 깨어나

밤에게 말을 걸면
어느새 나의 방에
검은 물은 금세 차오르고
검은 물은 입 속을 채우고

늦지 않게 어두운 방에
배를 띄워요 늦지 않게
어두운 방에 배를 띄워요

물처럼 불어난 마음들은
입가의 멀미가 되고
오래전 멎어버린 바람을
목 놓아 기다리네

언젠가 숨이 멎을 가려움
온점은 찍지 못해

3.8. 베란다

베란다 08
[ 가사 보기 ]

그대의 살을
처음으로 만져봤던 날엔
앙상한 가슴
언저리가 가려웠었네

오늘은 그날처럼
마음이 자꾸만 파래
거리에 번져가는
불을 내려다보네

오늘도 밤이야 오늘도 밤이야
오늘도 밤이야 오늘도 밤이야

그들은 미지근한
온도의 철학을 말해
머리가 뜨거워진
나는 귀를 먹었네

그래도 어째선지
마음이 자꾸만 파래
까치발을 들고
절반의 나를 내미네

오늘도 밤이야 오늘도 밤이야
오늘도 밤이야 오늘도 밤이야
오늘도 밤이야 오늘도 밤이야
오늘도 밤이야 오늘도 밤이야

그대가 먼 곳에서
잠이 들 무렵 난 말해
사실 난 너와 눈을
똑바로 보고 싶어

그래서 이렇게나
마음이 자꾸만 파래
오늘도 식지 않은
나에게 밤이 오네

오늘도 밤이야 오늘도 밤이야
오늘도 밤이야 오늘도 밤이야
오늘도 밤이야 오늘도 밤이야
오늘도 밤이야 오늘도 밤이야

3.9. 아지랑이

아지랑이 09
[ 가사 보기 ]

녹아 흐르는 아스팔트 위에
귀를 기울여 들었던 소리
오늘도 지구는 나를 제쳐 두고
아무렇지 않게 돌아가

따가운 날을 피해서 다니다
만나 버렸던 많은 사람들
어딘가 멀리에 멀고 먼 나라에
모두 잠을 자러 돌아가

나는 얼마나 더 달아날 수 있을까
너덜너덜 헤진 몸뚱일 가누네
나는 얼마나 더
너의 까만 눈을 견뎌내야
제대로 설 수 있을까

나는 지금 여기에 살아있어
차는 숨을 내쉬며 살아있어
다신 그대와 느릿느릿하게
늘어져 가는 시간을
세어 볼 수 없어도

당신의 체온을 느끼려 해도
여전히 이곳은 나쁜 날씨
좋은 시절들은 항상 끝이 날까
마음만 잔뜩 커다래져

나는 얼마나 더 살아갈 수 있을까
헤아릴 수 없는 내일이 불안해
나는 얼마나 더
돌아가는 땅을 견뎌내야
제대로 설 수 있을까

나는 지금 여기에 살아있어
차는 숨을 내쉬며 살아있어
어지러워요 날 찾아내 줘요
꺼지지 않는 나의 두려움

새빨갛게 흐드러진 해 질 무렵 공기
하루만큼 늙어 버린 사람들의 냄새
무엇보다 숨을 참기 힘든 이 세계를
분명 나는
좋아한다 생각해

나는 지금 여기에 살아있어
차는 숨을 내쉬며 살아있어
그대도 어딘가에서 살아가
꺼지지 않는 나의 그리움
쏜애플 '아지랑이' X [위로공단] MV

3.10. 물가의 라이온

물가의 라이온 10
[ 가사 보기 ]

이제는 사막을 헤매이지 않으리
이 몸은 여기 땅이 끝난 물가에
다시는 이곳의 풀을 뜯지 않으리
오래전에 본 듯 만 듯했던 물가에

성난 짐승아 내 말에
귀를 기울일지어다
저 물길을 건너 대체
무엇을 구하려는 게냐
이 땅의 봄날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로다

나를 마시고 어둑어둑
잠을 청하려무나
해를 가려도 내 두 눈을 가려도
피어난 여름꽃을 보았다

이제는 사막을 헤매이지 않으리
이 몸은 발을 동동 굴러 물가에
다시는 이곳의 풀을 뜯지 않으리
성마른 뼈를 꾸짖으며 물가에
어리석구나 너는
발도 담그지 못할게다

저 시퍼런 물은
네놈의 몸을 삼켜버릴게다
어린 너는 빠져 죽으리
결코 뭍에 닿지 못하리
해를 가리는 내 두 눈을 가리는
신님의 목덜미를 물었다

이제는 달을 따러 가볼 수도 없죠
꽃잎도 셀 수 없고
손도 놀릴 수 없고
하지만 멈출 순 없어요

입술을 살 풋 물고
영락없는 한낮의 주민이 되어
쓰라려도 내 몸이 다 녹아도
한 걸음 앞발을 내딛는다

이제는 사막을 헤매이지 않으리
이 몸은 이미 넘실대는 물가에
다시는 이곳의 풀을 뜯지 않으리
별이 빠져 죽은 물가에
물을 건너네

4. 여담



[1] 푸를 청, 봄 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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