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의고주의(擬古主義, Archaism)옛것 즉 고대의 전형(典型)을 숭배하여 모방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2. 상세
주로 예술 분야에 쓰이고 의식주, 종교, 문화, 언어 등의 다른 분야에도 쓰이는데 특히 상당 수준으로 표준화가 이루어진 언어는 간혹 본고장에서 멀어지면 더 보수적으로 변화에 저항하기도 한다.3. 예시
특히 언어쪽으로는 몇 가지 예시가 있다.- 미국식 영어: 영국 본토의 영국식 영어는 자신의 언어라는 자신감에 급격한 변화도 과감하게 수용한데 비해 미국의 미국식 영어는 그렇지 못했고, 되레 옛 영국 영어 방식을 고수하기도 했다. 그 결과, 지금은 오히려 영어의 본고장인 영국의 영어보다 미국 영어가 약 200여년 전의 영국 영어와 더욱 비슷하여, 미국식 영어는 근세시대 영어의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다.[1]
이는 미국 독립 전쟁 때부터 이미 나타나기 시작한 현상으로, 전쟁이 끝나고 미국인이 아닌 영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선택하고 본토로 귀환한 식민지 주민들이 '그동안 왜 이렇게 영어 본토 발음이 많이 바뀌었느냐'고 크게 놀랐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한국인에게 영국식 영어의 특징으로 잘 알려진 r 발음의 약화는 이미 18세기에 남잉글랜드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던 현상이었다.[2] - 퀘벡 프랑스어: 마찬가지로 1600년대 프랑스인들이 이주해서, 본토 프랑스어에 비해 옛스러운 느낌이 있다. #
- 개신교 성경: 구한말시기 번역된 성서의 옛스러운 어조를 간직하고 있고, 반대로 천주교 성경은 현대인이 읽기 쉽게 현대언어로 번역되어 있다.[3]
- 한자: 이 문자의 원류인 중국 본토에서는 간체자를 사용해 원래 모습과 크게 다른 한자를 사용하지만, 반대로 대만, 홍콩, 마카오 및 화교 사회와 한국[4]에서는 번체자 및 정자로 표기하고 신자체 일본에서도 중국의 간체자에 비해 전통적인 한자의 획을 유지하는 모습도 보였다.
- 각 나라들의 방언들: 방언들은 옛 언어의 흔적이 있어서 특히 언어관련 역사학자들에게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 한국어: 마찬가지로 각 지역의 방언에서 옛 언어의 흔적이 있다.
- 경상도 방언: 여시같은 단어나, "덥어라", "뜨겁어라", "귀엽어라"처럼 ㅂ 불규칙 활용의 흔적이 있다.
- 제주도 방언: 이 방언 특히 중세 한국어의 특징이 많이 담겨져 있는 걸로 유명하다.
- 미주 한인어: 서울 방언의 흔적이 남아있어 80~90년대 사람과 대화하는 기분이 든다는 이야기가 있다.
- 조선시대에도 이런 특성이 있는데 헨드릭 하멜이 조선에 표류했던 시기인 17세기에 한양을 비롯한 중앙 방언의 경우 이미 16세기 후반 자료에서부터 ㅅ계 합용병서와 예사소리 표기의 혼동이 나타나기 시작해서 어두자음군이 소멸한 반면, 서남 방언은 ㅅ계 합용병서가 아직 있어서 하멜 표류기에선 ᄯᅥᆨ, ᄲᅡᆷ > ᄲᅣᆷ을 각각 Stock, Spaem으로 표기했다.
- 일본어: 칸사이벤이 일본어의 제일 최근 형태이고 칸사이 지방에서 가장 먼 거리인 큐슈 남단이나 도호쿠벤을 비롯한 도호쿠 북단 지방의 일본어가 가장 오래되고 옛 일본어의 형태를 가장 잘 간직한 방언이라고 알려졌다.
- 하치조 방언: 상대동국방언(상대 동부 일본어)의 흔적이 남아있다.
- 중국어: 특히 광둥어를 비롯한 대부분 방언들은 중고한어에서 분화되어 표준 중국어에 사라진 -k, -m, -p, -t이 보존되어 있다.
4. 기타
중국 문화에 관련해서 이런 농담이 있다.한 외국인 역사학자가 중국의 역사학자에게 "본토에 연구차 방문할 수 있냐"고 묻자 중국인 역사학자가 답했다.
"그렇게 연구거리 찾아서 방문하지 않아도 됩니다. 당나라는 일본에서[5], 송나라는 베트남에서, 원나라는 몽골에서[6], 명나라는 한국에서[7], 청나라는 홍콩에서, 중화민국은 대만에서,[8] 마오주의는 네팔에서,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은 북한에서 연구하면 됩니다."
"그렇게 연구거리 찾아서 방문하지 않아도 됩니다. 당나라는 일본에서[5], 송나라는 베트남에서, 원나라는 몽골에서[6], 명나라는 한국에서[7], 청나라는 홍콩에서, 중화민국은 대만에서,[8] 마오주의는 네팔에서,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은 북한에서 연구하면 됩니다."
[1] 심지어 일부에서는 발음 한정으로 200여년 전 근세 영어를 넘어서 아예 중세시대로 회귀되었다는 표현까지 있을 정도로 중세 영어와 비슷하다는 가설까지 제기했다.[2] 영국 왕실이 독일계로 교체된 시기와 정확하게 일치한다.[3] 재밌게도 개신교의 시초로 평가받는 마르틴 루터가 활동하던 시기에 기존 라틴어판 불가타 성경이 원본을 해치지 않을 의도로 거의 그대로 직역한데다가 따라서 문장도 꼬여서 이해하기 어려운 편이라서 루터가 새로 번역할 때 민중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이들이 쓰는 말들을 들으면서 단어를 새로 만들면서 번역했다. 당시 독일과 현대 한국과 비교해서 천주교 / 개신교 성경의 포지션이 뒤바뀐 셈이다.[4] 다만 한국에서는 현대에 들어 한자에서 한글로 완벽하게 대체했기 때문에 한자를 쓸 일이 거의 없어서 약자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 #[5] 17세기 에도 막부 설립 이전까지 매우 긴 세월동안 일본의 수도 역할을 한 교토가 당나라의 장안을 벤치마킹했다고 할 정도였다.[6] 애초에 원나라는 몽골 제국이 중국 지역에 세운 국가이다. 비슷한 예로 슬라브 지역에서는 킵차크 칸국이 몽골 제국의 후예국가로 세워졌다.[7] 조선 왕실이 명나라를 황제국으로 대접하며 명나라의 관습을 받아들인 것 때문.[8] 하지만 어폐가 살짝 있는데, 중화민국이(당시 중화민국 국민정부) 국공내전에서 패퇴하여 대만 섬으로 도망치는데 1970년대에 소련과 중공이 압박 넣어서(2758호 결의안) 지금의 대만이 된 것이다. 말 그대로 대만의 정식 국호는 중화민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