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자신이나 자신도 관련된 얘기를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것처럼 남 얘기하듯 하는 말하기 방식. 즉, 듣는 상대방을 유체이탈을 시키는 화법이 아니라 말하는 사람이 자신과는 아무 상관 없는 이야기인 양 자신과 관련된 얘기를 하는 화법이다.주의할 것은 발언 시점과 발언 내용의 시점에서 모두 자기가 해당되는 상태여야 유체이탈 화법이라는 것이다.[1] 다시 말해서, 분명히 말하는 대상이 비판하는 대상도 지금 그 대상에 자신이 포함되어 있어야 '마치 자기도 포함되었는데 안 포함된 것처럼'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한다고 하는 것. 그 발언을 했을 당시에는 해당 없다가 나중에 해당된 것은 그냥 말 바꾸기이다.[2] 말을 자주 바꾸는 것도 비판의 대상이 되기는 하지만 유체이탈 화법과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말 바꾸기는 어떠한 이유로 말을 바꿨는지만 잘 설명한다면 오해를 막을 수 있다.
2. 용도
주로 토론, 토의, 기자회견과 같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책임 회피를 하는 데 쓰인다. 당연히 무책임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지만, 다들 비난하는 분위기인데 자기도 그 시류에 편승해서 자기는 해당이 안 되는 척 하고 있으면 물타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임권자가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도 쓰인다.3. 기타
박근혜 화법이 유명했기 때문에 이 단어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진 말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나 의외로 그렇지 않다. 딴지일보의 김어준은 본인이 이 표현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실제로 처음 썼는가는 확실치 않지만 나는 꼼수다 시절 당시에 대통령이던 이명박 전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자주 쓴 것은 사실이다. 미디어오늘 기사(2012.6.27.) 본인 말로는 이 단어가 이명박 정부 이후로도 계속 쓰일 줄은 몰랐다고 한다. 그러나 2020년대에 와서는 역대 한국 대통령 중 박근혜의 화법이 제일 특이한 탓에[3] 박근혜를 연상하는 이들이 많다. 박근혜 화법은 문서에서도 보듯 기본적으로 주술관계 이탈이 많아서 의도적인 책임회피 목적을 제외하고서도 본의 아니게 유체이탈이 된 문장도 상당히 많다.조선 14대 국왕 선조는 임진왜란 당시의 기록에서 유체이탈 화법을 자주 사용한 것이 기록에 잘 남아있다. 칠천량 패전 이전과 이후의 기록들을 살펴보면 같은 사람이 맞는 게 의심이 들 정도로 자기가 내렸던 명령이나 지시를 비난하고 있다. 전쟁이라는 상황은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판단을 수정해야 할 일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긴 해야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그 특유의 예측할 수 없는 성격은 부하들을 매우 긴장시켰다.
4. 유사 개념
자기는 해당 인물이 아닌 듯이 유한 잣대를 대는 점으로 이중잣대, 내로남불과 비슷한 면이 있다.'주어는 없다'는 일단 진짜 남 얘기를 하는 것이므로 다르다. 남 얘기를 하는데 그 '남'을 지칭할 수가 없어서 주어를 쓸 수 없는 경우이다.
실제로 영혼이 빠져나갈 듯이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은 정줄놓이나 멘탈붕괴라고 한다. 정작 정말 유체이탈이 일어날 만한 이런 상황에서는 유체이탈 화법을 잘 쓰지 않는다. 혼이 빠져서 제대로 된 판단을 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애초에 위의 유체이탈 화법은 책임 회피라는 고등적인(?) 정신 작용이므로 넋이 나갔을 때는 사용하기 어렵다.
4.1. 3인칭화
화법 가운데 자기 자신의 일이면서 3인칭을 써서 말하는 3인칭화가 있다. 자기 일인데 3인칭이 주체인 것처럼 말한다는 점에서 논리적으로만 본다면 유체이탈 화법처럼 보이지만, 실제 3인칭화는 그런 용도로 쓰이지 않는다. 아래에 소개할 3인칭화의 사례들은 '말로는 3인칭이지만 실제로는 화자를 지칭한다'라는 것을 화자/청자 모두 전제하고 있다.만화 캐릭터가 자주 쓰는 3인칭화는 1인칭 대신 자기 이름을 쓰는 것으로 엄밀히 말하면 3인칭으로 말한다기보다는 '1인칭을 쓰지 않고 자기 이름을 쓴다'에 가깝다. 아직 인칭 활용이 미숙한 어린이의 화법이라는 인상이 있어 귀여움을 주려는 목적이 강하다.
국가 지도자들이 3인칭을 쓸 때가 많은데,[4] 이는 자기 자신의 일을 국가의 일처럼 발화한 것이다. 이는 자신의 행동을 객관화하려는 목적에서 3인칭을 쓴 것이지 3인칭을 썼다고 자기 자신이 포함이 안 되는 것은 아니므로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볼 수는 없다. 비슷한 목적에서 1인칭 복수를 쓰기도 하는데 이는 '장엄적 복수'영어 위키백과(majestic plural / pluralis majestatis)라고 한다. 한자문화권의 짐(대명사)하고 비슷한데 해당 위키에서도 짐을 비슷한 사례로 들고 있다.
자신이 한 일을 남이 한 일처럼 얘기하며 칭찬으로 포장할 때에도 3인칭을 쓰곤 한다. 이 역시 "나라는 걸 말하곤 싶은데 자화자찬하면 없어 보이니까 그렇게 말을 안 하는 것"이므로 자기자신은 해당이 안 되는 것처럼 말하는 유체이탈 화법과는 다르다.
5. 관련 문서
- A적A
- 네요체: '-네'는 보통 자기 일에 쓸 수 없기 때문에,[5] 자기 일에 '-네'를 쓰면 자기 일이면서 남 얘기를 하는 것처럼 들린다.
- 방귀 뀐 놈이 성낸다
- 아는사람 이야기
- 언행불일치
- 이율배반
- 이중잣대
- 주어는 없다
- 책임전가
- Mamihlapinatapai
[1] 이는 내로남불이나 이중잣대도 마찬가지이다.[2] 예를 들어, 과거에는 김성근 감독이 본 문서의 예시에 들기도 했고, 실질적으로 감독의 발언만 가져오면 꼭 유체이탈 화법으로 자기 자신과 싸우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실상 김성근 감독의 발언은 발언 당시에는 자기는 분명히 제외되었으니 나중에 말을 바꾼 것에 가깝다.[3] 다른 대통령의 화법은 놀림감이 된 정도지만 박근혜의 말은 정말로 못 알아듣는 사람이 많았다.[4] 가령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기나 내란기를 보면 마치 제 3자가 카이사르에게 대해 표현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저자는 자기 자신이다.[5] 문서에서도 설명하지만 '-네'는 의외성(mirativity)를 표현하는 어미인데, 자기가 한 일이 의외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