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한국이나 일본, 핀란드, 노르웨이, 그리스 등 세계 각국의 전설 속에 존재하는 마법의 물건으로, 어떤 물건이든지 나오라고 주문하면 쏟아져 나오는 신기한 맷돌이다. 특히 소금이나 금, 보석 등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흔하다. 대부분의 설화에서 마지막에 맷돌을 상실하는 전개가 등장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것도 특징이다.2. 내용
옛날에 한 임금이 아주 신기한 맷돌을 가지고 있었다.[1] 그 맷돌은 금이건 은이건 나오라고 하면 그만 나오라고 할 때까지 계속 나오는 요술 맷돌이었다. 어느 날 밤, 도둑이 들어 그 요술 맷돌을 훔쳐 달아났다. 도둑은 맷돌을 들고 바다 건너 멀리 달아나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배에 탔다. 얼마 갔을 때 쯤 문득 맷돌을 시험해 보고 싶은 생각에 무엇을 나오게 할까 고민하다가 "소금아 나와라"라는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맷돌에서 소금이 쏟아져 배에 쌓이기 시작했다.도둑은 배에 쌓여가는 소금더미를 보면서 벌써부터 돈방석에 앉을 생각에 정신줄을 놓쳐서 소금을 멈추게 하는 것도 잊어버렸다. 그 바람에 배는 삽시간에 불어나는 소금 더미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기우뚱거렸다. 그제서야 도둑은 소금을 그만 나오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바다 한가운데서 도둑을 구해줄 이는 아무도 없었고, "소금아 그쳐라"라는 주문을 외우기도 전에 배가 뒤집혀서 도둑은 물고기밥이 되었고 맷돌도 깊은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2] 한편, 도둑과 함께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요술 맷돌은 계속해서 소금을 쏟아내어서 바닷물이 짜다고 한다.
3. 그 외
- 오늘날과는 달리 옛날엔 소금이 귀했다. 바다에서 소금을 얻는 현재의 우리나라와는 달리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암염에서 소금을 얻었는데, 암염이 비교적 흔한 광물이기는 해도 채굴을 해야 해서 생산성이 떨어지고, 무게가 무거워 운반하기도 어려웠으며, 무엇보다도 사람이 반드시 먹어야 하다보니 소모량이 많았기 때문이다. 봉급이라는 뜻의 salary는 소금이란 뜻의 로마어에서 나왔으며 로마의 도로중 가장 먼저 만들어진 길이 소금 산지들과 로마를 잇는 살라리아 가도(소금길)다. 중세 시대 중동 지역 상인들은 아프리카 내륙 지역과 무역을 해서 금과 암염을 교환했다. 게다가 이 동화 내용대로라면 바다에도 소금은 없었다. 우리나라는 암염이 없어서 바닷물로 소금을 만들었는데 바닷물에 소금이 없었으니 당연히 소금은 더 비쌌을 것이다. 마르코 폴로가 쓴 동방견문록에서도 소금이 비싼 게 나오는데, 어느 산악마을로 가니 거기 마을 사람들은 금니가 가득하여 금을 돈으로 주니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들은 소금을 뭉쳐서 이걸 돈으로 쓰고 있었다. 그만큼 소금이 금보다 비싼 곳도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 당연하지만 이것은 설화일 뿐이며 바닷물이 짠 건 주로 강이 흘러가면서 지표면의 염분이 녹아들고 이것이 농축되면서 짜게 되는 것이다.
- 구전에 따라서는 멈추는 주문을 몰라서 소금이 계속 나왔다고도 하며, 오른쪽으로 돌리면 스스로 돌아가면서 물건이 나오고 왼쪽으로 돌리면 멈춘다는 구전도 있다.
- 배추도사 무도사의 옛날 옛적에에서는 맷돌이 부채로 바뀐 걸 제외하면 결말 내용은 동일하다. 그 외에 한국 신화에서 요술 맷돌과 비슷한 물건으로는 화수분 바가지나 도깨비 방망이 등이 있다. 대전의 보문산이 화수분 바가지에 바가지에 흙이 들어간 상태에서 엎어져서 생겼다는 전설이 있다.
- 맷돌 대신 요술항아리로 나오거나 혹은 못된 형과 착한 아우로 나오는 구전도 많으며, 아우가 선행으로 맷돌을 얻자 형은 맷돌이 탐나거니와 배도 아파서 맷돌을 훔쳐 먼 바다로 배를 타고 나간다. 이후의 전개는 동일하다.
- 형제지간으로 나오는 이야기일 경우 형이 맷돌을 빌려달라고 하자 동생이 착한 마음에 빌려주기도 한다.
- 맷돌을 빌려간 형이 새참으로 먹을 수프를 만들어냈다가 무한정 쏟아져나오는 수프 파도를 피해 도망치면서 동생과 머슴들에게 수프를 퍼먹을 수 있을 만큼 퍼먹어서 자신을 구해달라는 버전도 있다. 이 버전에서는 동생이 돈을 받고 맷돌을 빌려주며, 또 돈을 받고 수프를 멈추게 한 후 맷돌을 되찾아온다.
- 못된 형이나 도둑이 맷돌을 훔쳐가는 것이 아니라 장사꾼이 거액을 주고 맷돌을 사가서 바다 한가운데서 소금을 만들어내는 버전도 있다. 마지막엔 소금 무게로 인해 배와 같이 가라앉는 건 동일.
- # 바다가 짠 이유가 요술 맷돌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집단도 나타났는데, 이들은 상술한 지표면의 염분이 농축된 결과라는 주류 학계의 주장이 틀렸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당연히도 실제로는 요술 맷돌 이야기를 진지하게 믿는게 아니라, 한국창조과학회와 창조좀비들이 벌이는 각종 만행과 반지성주의적 행보를 패러디하느라고 그러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의 행적에서 그 대상만 맷돌과 바다 이야기로 바꿔놓는 식으로 창조설자들을 조롱하고있다.
- 한국프뢰벨주식회사에서 출판한 그림동화책 중 '황금으로 변한 보리'가 있으며 이야기 구성이 이 문서의 내용 섹션의 이야기와 비슷하다. 줄거리는 어느 날 한 늙은 스님이 누더기를 입고 욕심쟁이 부자 영감의 집에서 구걸을 하다가 물 한 바가지를 맞고 쫓겨난 뒤 착한 농부의 집에서 구걸을 했을 때 보리밥 한 그릇을 대접해 주자 그 보답으로 작은 보리 씨앗을 건네주고 '이 보리 씨앗을 심으면 좋은 일이 있을 것입니다.'라는 말을 남긴 채 어디론가 떠났다. 착한 농부는 늙은 스님에게서 건네받은 보리 씨앗을 텃밭에 심었는데 다음날 밭에 황금으로 된 보리가 넘쳐나면서 부자가 되었다. 이 소식을 들은 욕심쟁이 부자 영감이 배아파하면서 그 때 늙은 스님을 매몰차게 내쫓은 것을 후회하다가 그 황금보리를 훔치기로 마음먹고 그 날 밤 자루를 가져와서 착한 농부의 집에 있는 황금보리를 몰래 한 가득 쓸어담은 다음 집으로 돌아와서 잠을 자려 하는데 황금보리가 벌떼로 변해 욕심쟁이 부자 영감을 마구 쏘아대자, 옷도 못 입고 도망치다가 강을 발견하고 뛰어들었을 때도 벌떼가 계속해서 부자 영감을 쏘는 거로 끝난다.
- 디즈니 동화책에 마술 맷돌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관련 자료.[3]
- 도를 아십니까에도 등장한다. 맷돌을 이용한 기술들이 나오는 게 특징.
- 핀란드 신화에도 이와 비슷한 삼포라는 물건이 등장한다. 이 녀석도 바다에 빠져서 소금을 만든다고. 그리고 이 녀석은 금도 만든다고 한다.
[1] 판본에 따라 평범한 나무꾼 또는 농부로 나오기도 하며, 맷돌도 어떤 노인이 자신을 도와준 것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주는 것으로 나오기도 한다.[2] 판본에 따라 멈추는 법을 몰랐다고 하기도 하거나, 혹은 끝까지 정신 팔려서 외칠 생각도 못했다고 나온다.[3] 여기서는 요술 맷돌이 커피 그라인더 형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