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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5-03-22 17:29:43

열반


1. 개요2. 역사3. 명칭4. 여담

1. 개요

산스크리트어 니르바나의 한자 독음으로, 번뇌가 소멸된 상태[1] 또는 완성된 깨달음의 세계[2]를 의미하는 불교의 교리.

2. 역사

《열반경》에서 유래되었는데, 여기서의 열반은 '부처의 죽음'[3]을 의미한다. 쿠시나가라성 인근의 사라쌍수 사이에서 음력 2월 15일[4] 하루 동안 설한 내용을 담은 도서[5]인데, 주로 '대열반'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대열반이란 부처로 하여금 부처화되게 하는 것[6]으로, 법신(法神)[7], 반야(般冶), 해탈(解脫)로 구성되며, 이를 열반의 삼법 내지 삼덕이라고 지칭한다. 이 세 요소는 상호의존적 관계이며, 단계적 의미를 갖지 않는다. 또한 열반의 사덕은 상·락·아·정(常·樂·我·淨)인데, 사덕이 발현된 열반이 부처의 참모습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열반경》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불신상주설·일체중생유불성론·(열반의)사덕·천제불성론, 총 4가지 대의는 모두 불성을 전제로 설한 것이고, 그 불성이 현현된 것이 바로 열반이다.

3. 명칭

<colbgcolor=#f5f5f5,#2d2f34> 언어별 명칭
한국어 열반
산스크리트어 निर्वाण
영어 Nirvana
팔리어 निब्बान
네팔어 निर्वाण
티베트어 བདེ་བར་གཤེགས་པའི་གནས།[8]
한자 [9]
베트남어 Niết-bàn
베트남어 นิพพาน
만주어 Nirwan[10]
고대 인도 사상가들은 평안은·안락·행복·피안 등과 같은 이상을 목적으로 하여 이에 도달하는 것을 모크샤(Moksha)라 칭하였다.[11] 이를 산스크리트어로 निर्वाण(니르바나)라 한다. 어원에는 많은 설이 있는데 '(을) 불어서 끄다 또는 그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설과 '소멸한다'라는 뜻의 니르바(nirva) 또는 '뚜껑을 없앤다'라는 뜻의 니르브리(nirvr)라는 설 등이 유력하다.

한자음차해서 열반나(涅槃那), 열반(涅槃), 니원(泥洹)이라고도 한다. 원래 涅는 '녈'이라고 읽고 두음법칙으로 단어의 앞에 올 때는 '열'이 된다. 산스크리트어 '니르바나'였던 것이 → 중국에서 한자어 '녈반'으로 음차되고 → 한국에서 두음법칙으로 '열반'이 된 것이다. 산스크리트식 '니르바나'와 한자를 거친 '열반' 모두 옳은 표기다. 사실 열반나(涅槃那)는 중고한어로 net-ban-na 혹은 niet-buan-na로 읽히는 음차 표기다.[12]

의역할 때는 '적멸'이라고 한다.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곳을 '적멸보궁'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적멸'이 열반을 뜻한다. 모든 번뇌를 태워 버리고 기쁨도 슬픔도 없는 마음이 지극히 고요한 상태를 의미하며 멸도 등으로 쓰기도 하는 참으로 불교의 궁극적인 실천 목적이다.

4. 여담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가장 처음 담아낸 책인 '디가 니까야'의 첫 번째 경인 범망경에서 이에 대해 아주 짧게 나온다. 디가 니까야는 팔리어로 쓰였으며 제1차 결집아난다 존자를 중심으로 석가모니의 직계 제자 약 500여 명이 만장일치를 통해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고 써낸 책이다. 범망경이란 '견해의 그물'이라고도 하며 이런 견해에 집착 또는 머물면 열반에 들 수 없다 하고 '잘못된 견해'에 대해 설명한다.

[1] 본래 (불을) 불어서 끄는 행위 또는 그 상태를 의미한다. 즉, 번뇌의 불길이 꺼져 이를 더 이상 체험하지 않는다는 것.[2] 단, 이것은 어떤 영롱한 실체로서의 참마음·불성을 깨치면서 이르는 오묘한 상태와는 다르다.[3] 중생의 죽음은 '고(苦)'라고 칭한다.[4] 시기는 기원전 480년경으로 추정.[5] 부처의 입멸을 통지받은 대중들이 슬퍼하는 모습, 사라쌍수 나뭇잎이 학처럼 하얗게 변하는 모습, 무변신(無邊身) 보살이 부처에게 공양하는 모습 등, 당시의 상황 역시 상세하게 묘사되었다. 심지어 부처에게 독사나 악업을 행한 자들조차 그에게 찾아와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물론 비종교인의 입장에서는 과장된 속설로 취급하는데, 《열반경》 편찬 당시 기존 불교의 심각한 위기 및 힌두교의 급성장 속에서 어느 정도의 입지를 지켜야 했기에 교단의 통합을 위해 신화적인 내용을 첨부해야 했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석가모니 본인은 살아생전 열반이라는 표현을 설한 적이 없다.[6] 쉽게 말해, 부처가 되게 하는 부처의 본질.[7] 시공간을 초월하는, 세계의 보편적인 이법.[8] 국제음성기호로는 bɑde̞ːbɑʁɑːɡɑʃe̞ɡɑsɑːpɑʔiːˈɡɑnɑs 이다. 직역하면 '죽은 이의 처소'라는 뜻이다.[9] 표준 중국어 발음으로는 nièpán, 광둥어로는 nihppùhn이라고 발음된다. 일본어로는 ねはん[10] 만문 금강경에서는 gasacun ci duleke doro(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난 도)나 mukiyebume doobuhangge(불이 꺼져 건너가게 하는 것)으로 의역하였다.[11] 현재도 시크교는 열반을 모크샤라고 한다.[12] 석가모니를 뜻하는 释迦牟尼도 산스크리트 shakyamuni를 중고한어로 sjek-kia-muw-ni로 옮긴 음차 표기다.[13] 19세기 지성인들의 영향이 크며, 1960년대 히피들이 마약 복용으로 얻었던 환락을 이에 빗대면서 불교를 유입시킨 것도 영향이 있다.[14] 유한적인 욕구를 넘어서서 얻는 큰 기쁨.[15] 무상정등각(anuttara­samyaksambodhi)은 한중일 불교에서 유독 중요시되는 감이 있는 표현으로, 인도 철학으로 접근한다면 엄격한 의미 구분보다는 그냥 하나의 이해를 돕는 수사 표현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아 보인다. 사실 해탈과 열반도 원래는 엄격하게 구분되지 않는 단어였다.[16] 물론 실생활에서는 자주 혼용된다. 일례로 첫 수능시험에서 열반의 의미를 묻는 문제가 출제되었는데 '열반에 들다'와 '입적하다'를 같은 의미로 판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