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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10-29 02:19:14

연봉조정



1. 개요2. MLB의 사례
2.1. 연봉 조정 이전 선수들 보상책
3. NPB의 사례4. KBO의 사례

1. 개요

Salary Arbitration

야구(한미일 프로야구)에서 쓰이는 연봉협상 방식으로 북미 4대 프로스포츠의 다른 종목들에도 이와 같은 제도가 있으나 야구에서의 연봉조정이 가장 유명하다.

원래 국내외를 막론하고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들어봄직한 말이지만, 이 항목에서는 스포츠에서 말하는 연봉조정에 대해 서술한다.

2. MLB의 사례

MLB 서비스 타임[1]이 3년이 안되는 선수들은 대개 구단에서 정해주는대로 MLB 최저연봉이나 그보다 조금 넘는 금액을 받게 되지만, 3년이 넘은 선수들은 구단이 정해주는 연봉 대신 단년/장기 계약에 대해 상호 간 협의를 하게 된다.(예외사항은 서비스 타임 항목의 슈퍼2 문단 참조) 이 자격이 있는 선수들을 연봉조정 신청 자격자라 일컫는데, 이 자격이 있는 선수들은 대개 최저연봉[2]보다 많은 연봉을 받을 것을 주장하며 에이전트를 앞세워 구단과 협상에 들어간다. 대개는 avoiding arbitration의 형식으로 단년계약을 맺거나 다년계약을 맺고, 성적이 영 좋지 않은 선수들은 논텐더로 방출되거나 마이너리그 계약, 혹은 최저연봉 계약을 맺게 된다.

하지만 연봉 합의에 실패하는 경우, 연봉조정신청을 하기 전에 선수들(의 에이전트가 거의 모든 일을 도맡아서 하지만...)은 선수노조(MLBPA)에 문의를 하고 시작한다. MLB Labor Relations Department는 구단의 입장을 대변하고, 선수노조는 선수의 입장을 대변한다. 중재 시작 당시 양측이 교환한 서로간의 연봉 제시액은 수정될 수 없다. 물론 중간에 합의 보고 원만하게 끝내는 경우가 상당수지만, 패널들에 의해 불가피하게 한 쪽의 연봉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왕왕 있다. 이 때는 다음 다섯 가지 조건이 고려된다.#
① 커리어의 기간과 꾸준함
② 지난날의 기록
③ 신체적인, 혹은 멘탈적인 요소에서의 결함
④ 리더십과 평판
⑤ 구단의 최근 성적과 관중동원

이런 과정에서 벌어지는 합의 시도에도 기한이 있는데, 특정 기한을 넘기면 협상이고 뭐고 없이 패널들이 어느 한 쪽으로 정해주는대로 계약해야 한다. 만약 구단이 졌는데 불복하며 계약 안하겠다고 배째라 하면 선수는 당연히 FA로 풀린다. 대개 이 기간은 2월 1일부터 20일 사이로, 스프링 트레이닝 시범경기가 시작하기 전에 마무리된다.

연봉조정 청문회 진행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선수 측 발표. 왜 이 연봉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 (1시간)
2. 10분 휴식
3. 구단 측 발표. 왜 선수가 원하는 연봉을 줄 수 없는지에 대한 설명 (1시간)
4. 45분 휴식
5. 구단 측 발표에 대한 선수 측 이의 제기 (30분)
6. 10분 휴식
7. 선수 측 대응에 대한 구단 측 이의 제기 (30분)
8. 종료 (총 4시간가량 소요)

참고로 2018년 제이크 오도리지의 연봉조정 청문회에 놀러간 잭 그레인키는 “연봉 중재가 얼마나 재미없는지 보고 놀랐다”며 그다운 대답을 내놓았다.#

2013 오프시즌에는 연봉조정 재판까지 간 사례가 한 명도 없었다. 역대로 보면 약 6:4 정도로 구단의 승률이 조금 높은 편이다.

야구관련 서적 Where No One Knows Your Name에 의하면 구단은 왠만하면 재판까지 가기전에 합의하려고 한다고 한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큰 이유중 하나는, 재판에서 선수는 왜 자기가 큰 연봉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 즉 자기 자랑을 해야하지만 반대로 구단은 왜 그 선수가 큰 연봉을 받을 자격이 없는지 깎아내리는 설명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일단 연봉조정을 한 선수라면, 어느정도 팀에 필요한 선수라는 의미인데 좋지 않은 평가를 해서 선수의 사기를 깎아내릴수도 있고, 선수가 구단에 악감정을 가지게 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팬그래프에 따르면 중재 위원회의 패널은 올드스쿨 성향이라 투수의 승수, 타자의 타점 등 클래식 스탯을 고려한다고 한다.

싹수가 보이는 유망주들 중 최저연봉 서비스타임 기간에 확 노예장기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예를 들면 라이언 브론, 에반 롱고리아, 맷 무어 등이 있다.

한편으로 2012년판 CBA(노사협약)가 발표되기 전까지 A/B 타입 FA로 구분하는 선수들을 상실하는 과정에서 보호픽을 얻기 위한 픽장사 방법으로 연봉조정이 사용되었다. 예를 들어 엘리아스 랭킹에서 A타입 FA로 분류된 선수에게 구단이 연봉조정을 신청하였는데 선수가 거절할 경우 그와 계약하는 타 구단의 1라운드 픽(물론 상위 15개팀은 보호되고 2라운드픽을 상실...했지만 새 제도에서는 그마저도 상위 10개 픽으로 보호범위가 감소)이 선수를 잃은 원 소속팀에게 돌아가고 추가로 1~2라운드 사이의 서플먼털 라운드 지명권이 배정된다. 물론 지금은 퀄리파잉 오퍼제도가 실시되고 있지만.

2.1. 연봉 조정 이전 선수들 보상책

연봉 조정 이전 선수들 중 성적이 좋은 선수에 대한 보상 문제가 대두되었고, 새로운 CBA에 따라 2022년 12월 서비스타임 3년차 미만의 연봉 조정 이전으로 시즌을 시작하여 아직 슈퍼2 상태를 통해 연봉 조정 자격을 얻지 못한 선수들을 위한 특별 보너스 분배가 시작되었다.
여기에서도 WAR는 큰 기준이 된다. 자세한 분배 방법은 다음과 같다.[3]

이 보너스는 총액 5000만 달러 규모로 일단 수상자에게 먼저 돈을 분배한다.

5000만 달러에서 위 금액을 제외한 뒤, ‘합동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Joint WAR)’에 따른 줄 세우기로 100명을 선정하여 그들 각자의 WAR 비율대로 해당 금액을 나눠 먹는다.[4]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합동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Joint WAR)’는 “필드에서 선수가 생산하는 기여도를 가능한 한 포괄적이고 정확하게 반영하도록 디자인하였으며, 공개적으로 이용 가능한 WAR 메트릭스와 높은 수준의 상관 관계를 달성하도록 만들어졌다.”

타자는 4개의 카테고리에서 가치를 생산한다.
투수 WAR는 기본적으로 bWAR와 fWAR의 조합을 기초로 하며, 불펜의 경우 하이 레버리지 투구 시 가산점을 받는다.#

실제 분배된 결과에 대해서는 MLB distributes first bonuses through Pre-Arb Pool Program 혹은 부분 번역 기사를 참조.

3. NPB의 사례

일본프로야구가 MLB의 경우와 다른 점은, 구단과 선수 간의 연봉협상에서 이견이 발생할 경우 중간 금액을 산정하여 접점을 마련해주는게 가능하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다만 실제로는 거의 실효성이 없는 제도인 점은 KBO와 마찬가지. 제도 자체는 1970년대 이전부터 있어 왔지만 실제로 선수가 연봉을 더 받은 경우는 수십 년 동안 단 3건에 불과하다. 1992년 요코하마의 다카키 유타카(선수 제시액 1억0263만 엔/구단 제시액 9330만 엔 → 조정액 9840만 엔, 다음해 전력외 통고), 2000년 닛폰햄의 시모나야기 츠요시(선수 제시액 1억5000만 엔/구단 제시액 1억 3750만 엔 → 조정액 1억 4000만 엔, 2년 뒤 트레이드), 2010년 세이부와쿠이 히데아키(선수 제시액 2억7천만엔/구단 제시액 2억 2000만 엔 → 조정액 2억 5300만 엔, 3년 뒤 FA).

보면 알겠지만, 실질적으로 앞의 2건은 조정액 자체도 매우 적었고, 선수들이 구단에 찍혀서 방출, 트레이드 된 경우라 선수로선 오히려 손해본 경우고, 실질적인 성공 사례는 와쿠이 히데아키 한 건뿐이다. 와쿠이의 경우도 5년 연속 10+승, 3점대 방어율을 기록한 에이스치고는 구단이 정말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낮게 연봉을 잡아서 그런 거였다.[6]

또한 G.G.사토의 경우 구단과 5차례나 연봉협상이 결렬되어 결국 연봉조정을 신청했지만, 조정위원회에서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냥 구단과 협상하라고 돌려보낸 사례도 있는 등 일본에서도 선수가 연봉조정을 신청하는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가 흔하다. 약 50년간 실제 연봉조정심사까지 받은 선수는 7명에 불과하고, 대부분 임의은퇴나 트레이드 되었으며, 2010년 이후 연봉조정심사에 들어간 선수는 한 명도 없다.

4. KBO의 사례

KBO에서 연봉조정제도는 1983 시즌 후부터 도입되었다. 1군 등록일수를 3년 이상 채운 선수들이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선수들과 팬들 사이에서는 유명무실한 제도로 취급받고 있다. KBO 자체가 각 야구단의 회비로 운영되고 있고,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당연히 이런 구단과 선수의 갈등에서는 구단 편을 들 수밖에 없다. 그리고 돈을 주는 쪽이 구단인 만큼, 객관적인 연봉 책정 근거 자료도 구단 쪽이 선수 쪽보다 많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팬들의 의식도 딱히 선수들의 연봉조정신청에 대해 긍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2010년 리그 MVP와 타격 7관왕에 빛나는 이대호는 팬들이 응원했으나 별 볼 일 없는 성적을 찍은 2011년 이대형이 연봉조정을 신청했을 때엔 LG 트윈스 팬들이 매우 분노했고, 결국 이대형도 여론에 떠밀렸는지 구단의 말을 듣고 말았다.

선수들에게 있어 더 큰 문제는, 이 모든 절차가 한해 농사를 결정하는 전지훈련 기간인 1월에 벌어진다는 것. 각 구단들은 미계약자에 대해 스프링캠프에 참여시키지 않는다는 초강수를 들고 나오기 때문에 에이전트 제도가 인정되지 않아 모든 협상을 홀로 감당해야 하는 선수들의 입장에선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한편으로 연봉조정 결과에 구단이 불복하면 선수는 계약해지 이후 자유계약으로 풀리고, 선수가 불복하면 임의탈퇴로 묶이는 것도 선수들에게 불리한 요인이다.[7]

실제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연봉조정신청까지 간 98차례 사례 중 단 21명만이 취소를 하지 않고 끝까지 연봉조정신청을 하였다. 그럼에도 연봉조정신청에서 이긴 선수는 단 두 명으로 2002년의 류지현과 2021년의 주권이다. 그나마도 류지현은 구단에 제대로 찍혀서 일찍 은퇴했다.

그렇게 2012년 이대형이 조정을 취소한 후 무려 9년간 연봉조정 신청자가 없어지면서 잊혀졌다. 그런데 2021년 1월 11일, 2020 시즌 홀드왕이자 무려 77경기를 등판한 kt wiz주권이 9년만에 연봉조정신청을 하였다. 구단과 선수 양 측의 금액차가 3,000만원밖에 나지 않아 팬들의 반응은 이대형 때와 다르게 주권에 호의적인 편이며 오히려 2020 시즌 연봉고과 1위에게 3천만원도 못 챙겨주는 구단이라며 구단에 분노와 실망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 동안의 사례를 봤을 때는 구단 측이 이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KBO도 2018년 2월부터 에이전트 제도를 도입했고, 세이버메트릭스도 보편화되면서 객관적으로 선수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게 됐을 정도로 2012년과 2021년의 야구 판도가 달라졌다. 이 때문에 선수 측이 이길 가능성도 예전보다는 높아진 상황이다. KBO에서도 그 전까지는 총재 임의대로 조정위원들을 선정한 것과는 달리 이번부터 선수와 구단 추천 인사 각 1명을 조정위원에 넣고, 구단 관계자와 선수(혹은 에이전트)를 직접 불러서 설명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변화를 했다. 또한 이때까지 규약에 없었던 조정위원 선정 기준과 절차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

2021년 1월 25일, 주권이 연봉조정협상에서 유지현 이후 19년 만에 구단을 상대로 승리하였다.
[1]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부상자 명단/출장정지 명단/etc에 들어있는 기간. 쉽게 말해 짬밥[2] 시간이 지날수록 물가의 변동 등에 따라 끊임없이 올라가고 있다. 2019년 기준 55.5만불. 10년동안 약 40% 증가하였다.[3] 아래 기준은 당연히 연봉 조정 미자격자만을 대상으로 한다.[4] 처음으로 시행된 2022년의 경우에는 1125만 달러가 개인상 수상 결과, 3875만 달러가 조인트 WAR에 따라 결정되었다.[5] 파크 팩터는 반영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6] 예를 들면 당시 와쿠이와 거의 비슷하거나 약간 더 잘한 활약을 한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에이스 스기우치 도시야의 연봉은 2010년 3억엔에서 2011년 3억 5천만엔으로 증가하였다.[7] 다만 2020년 12월부터 표준계약서제가 도입되면서 임의탈퇴 건도 개선될 여지가 생겼다. 선수의 의사 없이는 절대 구단이 일방적으로 임의탈퇴를 걸 수 없게 되었기 때문. 따라서 개정된 표준계약서제가 도입될 경우 선수가 불복할 시에도 계약해지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