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공연에 나오는 배우가 갑자기 대체되어야 할 경우를 대비하여 똑같은 배역을 연습해놓는 사람.2. 상세
영화나 드라마 촬영 등은 배우에게 갑작스런 건강 이상, 교통사고같은 불상사가 생길 경우 촬영을 연기한다. 하지만 공연은 그런 게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있는 것이 언더스터디다. 특정 배우의 배역을 거의 똑같이 연습하고 대기하다가 이런 일이 생기면 대신 무대에 오르는 것.예를 들어,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공연 오픈 2일 전, 부상으로 무대에 오르지 못하게 된 여주인공 ‘도로시’를 대신하여 언더스터디 ‘페기 소여’가 무대에 오른다. 언더스터디가 메인 배우가 될 수 있었던 단 하루의 공연을 보여주는 뮤지컬로, 언더스터디(understudy)는 배역을 맡은 배우가 부득이한 사정이 생겼을 때 대신 투입되는 배우를 말한다.
긴 공연 기간동안 배역을 맡은 배우에게 돌발 상황이 생기지 않는다면, 언더스터디는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던 결과물을 무대 위에서 펼쳐보지 못하고 공연이 막을 내리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명, 신인 배우에게는 배역을 맡거나 연습을 통해 실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무명, 신인의 배우가 주연으로 무대에 서볼 수 있다면, 그야말로 천금같은 기회라 할 수 있다.
비슷하면서도 좀 다른 개념으로 '스윙'이 있다. 출연 배우들의 신분에 변화가 생기거나 공연에 출연하지 못하게 될 때 그 자리를 채우는 사람인 것은 비슷하지만, 언더스터디는 정해진 배역이 있어 그 배역만 연습을 하면 되지만 스윙은 정해진 배역 없이 거의 모든 배역을 소화해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보통 앙상블 배역의 결원을 대체한다.
2.1. 국내외 체제
뮤지컬의 본고장이라 불리는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에서는 장기간 공연을 한 명의 배우가 맡아 이끌어가는 게 일반적으로 즉, 원캐스트가 사실 뮤지컬의 오리지널 체제이며, 주연 배우의 회차를 소수 나누는 얼터네이트(Alternate)나 배우를 대체하는 언더스터디는 신인 발굴을 위한 체제이다. 제작의 관점에서 원캐스트 시스템은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구조이며[1] 해외 공연은 원캐스팅으로 공연하기 때문에 얼터네이트, 언더스터디 투입이 일어날 수밖에 없고 관객들에게는 공연 할인의 기회가 무명, 신인 배우에게는 배역을 맡거나 주연으로 무대에 오를 기회가 부여된다.근래 한국 연극, 뮤지컬 계에서 언더스터디 개념이 희박해졌다. 해외 공연은 원캐스팅이 일반적이나 국내는 멀티캐스팅이라서 특정 배우가 무대에 서지 못할 경우, 캐스팅된 같은 역의 배우가 대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 마저도 공연을 못할 경우 그 회차를 취소하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조연도 원캐스팅이 아니라 멀티 캐스팅이 이루어지고 있어 언더스터디가 설 수 있는 자리가 사라졌다.
한국에서는 스타 마케팅을 당연시하여 원캐스트는 하나의 큰 모험 혹은 파격적인 시도로 여겨지며 시도되지 않고 있으며 무대에 오르지 않는 배우들에게까지 페이를 지급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여겨 언더스터디를 두지 않고 있어 단기 수익을 내기에만 급급하다 보니 배우를 키우려 하지 않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공연계의 다양성이나, 신인 발굴 등 여러 측면에서 언더스터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계속 제시되는 이유다.
2.2. 국내 예시
국내 공연에서도 예전에는 언더스터디로 기회를 얻은 배우들이 많았다. 박건형 같은 경우, 무명시절 데뷔작 뮤지컬 '더 플레이'에서 조연을 맡았을 때 연출자가 언더스터디로 미리 배정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주연배우의 대사, 동선, 안무까지 모두 외우고서 언더스터디 준비를 했다고 한다. 무대에 서보지 못해도 성실하게 연습을 하는 모습이 미래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김태리는 <넙쭉이>에서 언더스터디를 맡았을 때, 사실상 무대에 오를 일이 없었지만 연습실에서 한 시간 반 분량의 모노드라마 연기를 하는 것을 좋게 본 연출가가 실제 무대에서 연기할 기회를 주었다고 한다. 홍광호도 데뷔 초인 2006년 미스 사이공 초연 땐 마이클 리의 언더스터디였다.팬텀의 여주인공 크리스틴 배역은 2015년 초연 때 특유의 높은 난이도[2], 특정 배우에게 과도하게 몰린 캐스팅, 배우들의 컨디션 조절 실패 및 타 공연 겹치기 출연 등으로 인해 크리스틴이 공연 도중 전혀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그것도 하루 낮/밤 공연이 전부. 일명 6/27 참사로, 팬들의 환불 및 항의 러시가 이어졌다. 이로 인해 6월 28일, 언더스터디인 김지유 배우가 무대에 올랐다. 마치 작품 속 크리스틴처럼 극적으로 무대에 설 기회를 얻은 김지유 배우는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앞에서 언급한 홍광호도 종막을 1주일 남겼을 무렵인 어느 날, 공연이 한창 진행되는 도중 갑자기 메인 캐스트 마이클 리가 목에 이상이 생겨 극 중간에 배우가 교체되며 무대에 서게 되었고[3] 이때를 계기로 서서히 빛을 보기 시작했다. 비슷한 사례로 박은태는 2010년 모차르트! 초연 당시 본래 언더스터디였지만 조성모가 예능 촬영 중 심각한 발목부상으로 하차하면서 조성모의 자리를 대신해 당당히 쿼드러플 캐스팅 중 한 명인 주연이 되었다. #
[1] 많은 캐스트들이 함께 연습을 소화하기란 무리라 계속해서 일정이 쪼개지니 배우들도 100%의 몰입을 끌어낼 수 없다. 또한, 무대 위에서 호흡을 맞추는 상대가 매일 달라지고 각각의 배우들이 해석한 캐릭터가 있기 때문에 빠르게 몰입해 장단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2] 넘버 특성상 고음이 많고 성악 발성과 기교를 요구하는 편이다. 이지혜의 '비스트로' 시츠프로브 영상을 보면 단번에 이해할 수 있다.[3] 이때 포인트는 공연하던 중에 배우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여주인공인 킴이 방금 전에 마이클 리의 크리스와 약혼을 하고 다음 장면에선 난데없이 배우가 바뀌어 홍광호의 크리스와 결혼을 하게 된 상황. 당시 본인의 기억으로는 관객들 머리 위에 '쟨 뭐야?'하는 수백 개의 물음표가 떠 있는 것 같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