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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24 13:31:37

약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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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약사와의 차이점3. 과거4. 대중매체5. 유랑극단에서6. 현대의 약장수7. 희화화8. 외국에서

1. 개요

Charlatan / mountebank

무허가로 을 파는 사람.

약사 면허도 없이 정상적인 의약품을 부정 취득해 판매하는 경우도 있고, 의약품으로 정식 승인되지도 않은 정체 불명의 해괴한 물질을 약이라고 속여서 파는 경우도 있다.

대학에서 해당 분야를 전공한 뒤 정식 면허를 취득하고 당국에서 공식적으로 허가와 검증을 거친 약을 조제하는 전문직인 약사와는 전혀 다르며, 약사와 약장수의 차이는 의사돌팔이의 차이만큼 상당히 크다. 그러나 약팔이와 마찬가지로 정식 약사를 비하하는 표현으로도 약장수라는 표현을 쓸 때가 있다.

2. 약사와의 차이점

전술했듯 약사와는 전혀 다르다. 일단 약사는 먼저 약학대학에 진학한 뒤 졸업 직전 혹은 졸업 후에 약사 국가시험에 합격하면 공식 면허증을 취득하고 개업해서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을 조제하거나 약학지식을 통해 일반의약품 등을 판매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지만 약장수는 무자격 상태로 대개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면서 검증도 되지 않은 야매 혹은 가짜 약을 화려한 말빨로 환자를 속여넘겨서 판매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쉽게 얘기해서 사기꾼.

3. 과거

놀랍게도 국가가 약장수를 약국처럼 관리하던 시절도 있었다. 1954년 ~ 1965년 약사법에 따르면 "매약 청매상"이라고 하여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으면 합법적으로 매약을 할 수 있었다. 이와 비슷하게 정식 약사가 아닌 사람에게 약재와 한약재 판매 면허를 주는 제도도 있었는데 이들의 가게를 '약종상', '한약종상'이라고 불렀다. 후진국 시절 병원과 약국이 충분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물론 이후 의료체계가 제대로 정비되면서 폐지되었고, 매약과 매약청매상은 사어(死語)가 되었다.

4. 대중매체

소설이나 영상매체에 나오는 약장수의 스테레오타입은 서커스 내지 광대처럼 요란하게 차려입고 화려한 공연, 음악 연주나 차력, 묘기 따위로 주위의 이목을 끈다. 거기다가 단골 레퍼토리인 "날이면 날마다 오는게 아닙니다!", "애들은 가라!", "이 약으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한 번 잡숴봐!"까지 덧붙이면 금상첨화. 이런 약장수의 쇼는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는 특성으로, 서양에도 약장수 하면 차력이나 묘기 등으로 이목을 끈다는 스테레오타입이 널리 퍼져 있다.

연작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 수록된 단편인 '뫼비우스의 띠'에서 전형적인 약장수의 모습이 묘사된다.

단오제에서 하는 공연 <추억의 단오>에서는 각종 묘기를 보여주면서 관객들에게 비타민음료를 판매하는데 막판에 단속안내 방송이 나오면 짐을 챙겨서 퇴장한다.

5. 유랑극단에서

비단 약을 파는 것 외에도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악기연주, 기예, 차력, 판소리 설화 등과 같은 볼거리를 선보이는 유랑극단의 약장수들도 있다.[1]

6. 현대의 약장수

현대에는 만병통치약 같은 건 아무도 속지 않으니 없어졌을 것 같지만 어르신들을 모아서 이런저런 공연을 보여준 뒤에 건강기능식품이나 옥장판, 찜질기 등의 유사 의료기기를 이런 저런 효험이 있다며 비싸게 팔아먹는 방식으로 장사하는 약장수가 남아 있다. 품목이 품목이다 보니 다단계 판매 업체들이 손을 많이 댄 분야 중 하나다. 그런데 어르신들이 약장수들을 옹호하는 일도 많다. 물론 실제로 말빨에 넘어갔다기보다는 알면서도 속아주는 사람들이 많다. 볼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물건 강매는 그 푯값 정도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불만제로에서 악덕상술 취재를 할 때에도 한 영감님이 그런 요지의 말을 하기도 했다. 게다가 자식들은 그런 쓸데없는 거 사온 거 알고서 화내러 오는 것 아니면 얼굴도 잘 안 비추고, 본인 돈을 거짓말로 가져다 퍼 쓰는 건 똑같으니 자식보다 낫다고...

7. 희화화

아예 비유법으로 사기(꾼)를 직접 뜻하기도 한다. "어디서 약을 팔어?" 등.

8. 외국에서

재밌는 것은 비단 과거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서구권에서도 medicine show라고 거의 100% 동일한 약장수들의 공연이 있었다는 거다. 레드 데드 리뎀션에 나오는 미국 서부개척시대의 사이비 약장수 캐릭터를 보면 이러한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메디슨 쇼 자체가 일본청나라를 거쳐 구한말 대한제국으로 넘어온 것으로, 이후 일제강점기 내내 유행했다. 오죽하면 유한양행의 첫 신문광고에는 이런 약장수스러운 부분이 없다고 칭송받았을 정도다. 미국의 메디슨 쇼는 서부영화 같은 데에서 간혹 볼 수 있다. 영어 위키백과medicine show버스터 키튼 참조. 엘튼 존의 히트곡 Your Song에 나오는 a man who makes potions in a travelling show라는 가사도 "떠돌이 쇼를 하며 약을 만들어 파는 사람"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여기서 potion은 사랑의 묘약을 뜻한다. 가에타노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 역시 이런 떠돌이 약장수가 만들어 파는 약에서 비롯된 재미있는 사건사고를 다룬 희가극이다.


[1] 대전중앙시장에는 종종 일본원숭이를 데리고 다니면서 만담개그를 하며 약을 파는 약장수도 가끔 나타난다. 문제는 대한민국에서는 사람을 제외한 영장류들은 개인이 사육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