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영어 : Afghan Breakdown
러시아어 : Афганский излом
1990년에 소련에서 제작된 전쟁 영화.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배경으로 한 작품 중에서 꽤나 수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으로 고증 면에서 제9중대보다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영화는 매우 강력한 반전주의 메세지를 담고 있는데 이런 반전 영화가 소련 공산당이 한창 집권하고 있었던 1990년 소련에서 제작되었다는 점이 매우 놀라울 따름인 영화.
내용은 소련군이 철수하기 시작한 1988년, 사단장의 아들인 니키타 스테클로프 소위가 아프가니스탄에 소대장으로 오면서부터 시작된다. 아직 초임 장교였던 스테클로프는 경험 많고 뛰어난 지휘관이자 대대장이였던 미하일 반두라 중령으로부터 아프가니스탄 생활과 전투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갈고 닦는다. 그러던 도중 사단으로부터 사단이 철수하기 위한 통로에 무자헤딘 마을이 있다는 첩보를 받고 반두라와 스테클로프는 사단장[1]으로부터 무자헤딘 마을의 수색 및 파괴를 하라는 임무를 부여받는다. 해당 마을에는 아딜 이라는 노련한 무자헤딘 사령관이 살고 있었기 때문에 반두라의 부대원들은 모두 긴장한다.
아프가니스탄 민주 공화국의 장교인 굴리칸의 안내를 받은 반두라와 스테클로프, 이하 부대원들은 아딜에게 들키지 않고 아딜의 마을로 접근하여 그를 사살할 작전을 벌이나 이미 매복하고 있던 아딜의 부하들로부터 습격을 받아 큰 피해를 입고 이 습격으로 그만 스테클로프가 전사하고 만다. 알고보니 굴리칸은 아딜의 부하 중 하나였고 무자헤딘이 공산 아프간군 내에 심어놓은 첩자였다. 그는 일부러 소련군들을 속여 소련군들이 무자헤딘들에게 섬멸하도록 만들려고 했던 것이다.
화가 머리 끝까지 난 반두라는 굴리칸을 처형하려다가 그만두었고 회의감을 느낀 그는 아무 의미도 없고 인민들의 민심도 다 잃은 이 전쟁에 그깟 임무가 무슨 소용이겠냐며 다리를 다쳤다는 핑계를 삼아 임무를 포기하려고 한다. 이에 아들을 잃어 그만 이성을 잃은 사단장은 반두라의 의견을 깔끔하게 묵살하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아딜과 그의 부하들을 모조리 섬멸하고 그렇지 않으면 원대 복귀는 꿈도 꾸지 말라고 반두라를 일갈한다.
하는 수 없이 반두라는 다시 임무에 투입되었고 다시 아딜의 부대와 전투를 벌인다. 그러나 아딜의 부하들은 엄청난 고도의 훈련을 받은 정예 무자헤딘들이였고 반두라는 많은 부하들을 잃고 만다. 그 와중에 역전의 용사였던 반두라는 고군분투 끝에 아딜의 집을 찾아가 그를 사살하려 하였으나 이미 아딜은 자신의 부하에게 배반당해 살해된 상태였고 임무의 목적을 잃은 반두라는 더 깊은 실의에 빠진다. 그러던 도중 그는 아프간 민간인 부부를 오인사격으로 사살하고 말았고 부부의 아이는 반두라를 원망하는 눈초리로 바라본다. 부하들을 대부분 잃고 임무에 대한 필요성마저 잃어버린 그는 삶에 대한 의욕도 상실하고 만다. 그 때 반두라가 오인사격으로 죽인 부부의 아이가 AK-47을 꺼내들어 반두라를 죽이려고 하였고 AK-47의 노리쇠 후퇴 장전 소리를 반두라는 이미 들어 충분히 반격할 수 있었지만 그는 반격하지 않고 아이가 자신의 목숨을 거두도록 허락한다.
2. 등장인물
- 미하일 반두라 중령 : 이 영화의 주인공. 아프가니스탄에 6년 동안이나 복무한 역전의 노련한 용사로써 뛰어난 인망과 실력으로 병사들과 장군들에게 모두 인정받는 먼치킨적인 인물. 부대에 처음 임관하여 헤매고 있는 사단장의 아들 스테클로프 소위를 잘 가르쳐주고 보호하며 병영부조리를 일삼으며 후임병들을 괴롭히는 알셰네프 병장을 참교육 시키는 등, 인성도 매우 올바른 인물. 사실 그는 아프간 전쟁에 대해 호의적인 인물이 아니며 아무 의미도 없고 목적도 없는 불필요한 전쟁임을 늘 인식하고 있다. 굴리칸에게 속아 스테클로프와 자신의 병사들 일부를 잃고 나서 꼭지가 돌은 사단장으로부터 아딜을 무조건 사살하고 오라는 명령을 받고서도 다리가 다쳤기 때문에 그런 의미 없는 명령은 듣기 싫다고 대놓고 말할 정도.[2] 마지막 수색 및 파괴 임무에서 자신의 부하들을 대부분 잃고 무고한 아프간 민간인 가족을 죽이고 나서 더욱 회의감에 빠졌으며 자신이 죽인 아프간 민간인 부부의 아들 손에 사살당한다.[3]
- 니키타 스테클로프 소위 : 사단장의 아들로써 반두라의 대대에 소대장으로 임관한 신입 장교. 부대와 전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전형적인 초임 장교의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로 상당히 미소년적인 외모라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러나 굴리칸의 속임수에 넘어가서 아딜의 부하들에게 습격당한 첫 전투에서 전사하고 만다.
- 스테클로프 사단장 : 스테클로프 소위의 아버지. 반두라의 상관으로 매우 독선적이고 깝깝한 전형적인 군인. 아들을 잃고서 눈이 돌아가 반두라한테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아딜을 사살할 것이며 그 전에는 소련으로 돌아오지도 말라는 후퇴불가 명령을 내린다. 정작 그는 아들을 잃고서도 유유하게 소련으로 돌아갔다는 게 함정.
- 샤사 알셰네프 병장 : 아프가니스탄에 두 번이나 지원한 노련한 병사. 그러나 그는 병영부조리의 정점을 보이는 악독한 인물이다. 신병 이바노프를 집중적으로 괴롭히며 그에게 빨지 않은 양말을 주면서 입으로 그 양말을 핥으라고 시키거나 상습적으로 그를 폭행하거나 심지어 그가 원치도 않았는데 강제로 문신까지 새겨버린다. 이에 이바노프가 자살 소동을 벌이자 그 악행이 반두라에게 들켜 반두라에게 흠씬 두들겨 맞기도...
쌤통하지만 알셰네프 역시 병영부조리의 피해자라는 것이 씁쓸한 점.[4] 미개한 인성과는 별개로 개인적인 능력은 출중한 병사인듯 싶다. 마지막 수색 및 파괴 때에 알셰네프의 분대 내 병사들이 모두 그를 의지하고 군대가 적성에 맞다며 전쟁이 끝난 후에도 계속 군대에 남겠다고 한다. 마지막 전투에서 자신이 괴롭힌 이바노프가 무자헤딘들에게 끔찍하게 살해된 시체를 보자 그 때가서 자신이 했던 짓에 대한 참회를 한다.
- 이바노프 이병 : 성은 나오지 않고 이름만 나온다. 아프가니스탄에 새로 전입 온 신병. 성품이 온순하며 알셰네프 병장에게 수시로 괴롭힘을 당한다. 알셰네프의 양말을 핥고 그에게 상습적으로 구타를 당하고 심지어 강제로 문신까지 하게 된다. 이런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여 수류탄으로 자살하려고 하지만 반두라의 만류로 그만둔다. 하지만 안타깝게 마지막 전투에서 무자헤딘들에게 붙잡혀 눈이 뽑힌 채 참혹하게 살해당한다.
[1] 스테클로프의 아버지이다.[2] 그러나 사단장 입장에서는 자신의 아들이 죽었기 때문에 이성을 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긴 했다.[3] 사실 그는 아이가 총을 들고 노리쇠를 후퇴 장전 시킨 소리를 들어서 눈치를 챘기 때문에 충분히 대응 사격을 할 수도 있었으나 일부러 하지 않았다.자살[4] 알셰네프의 말에 의하면 그가 신병이였을 때 그의 선임병들이 그의 이빨을 부러뜨릴 정도로 심하게 구타를 했다고 한다. 반두라한테 그 때에는 자신을 변호해주지 않았으면서 왜 지금 자신이 신병을 괴롭힐 때는 자신만 질타하고 신병만 변호하냐면서 대드는 것이 압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