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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27 09:12:42

스피드 배구

1. 소개2. 역사3. 전개4. 필요 조건
4.1. 선수 전원의 운동 능력4.2. 리시브가 거지같이 와도 흔들리지 마라4.3. 공격수 전원의 개인기4.4. 세터
5. 아시아권의 현황
5.1. 이란5.2. 일본5.3. 대한민국
6. 국내의 문제7. 기타

1. 소개

3인 리시브 4인 공격이 로테이션에 상관없이 항상 이루어질 수 있는 배구.[1] 쌍팔년도식 몰빵배구의 대척점으로, 현재 세계배구의 흐름이다.

로테이션에 상관없이 항상 전원 수비 전원 공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축구의 토탈 사커와 맥을 같이 한다.[2] 몰빵배구의 특징인 극단적인 역할분담과도 대치되는 부분.

스피드 배구라는 용어는 한국에서만 쓰이는 용어로 해외 배구 지도자에게 스피드 배구라고 해봤자 못알아 듣는다. 공격 속도가 빠른 배구라고 받아들이지 토탈배구 개념으로 이해하지 않는다. 스피드 배구는 네이밍을 잘못 한 것으로 보인다.

[매거진S] 현대캐피탈 '시스템'과 '스피드'가 만든 10년 만에 우승(2017)

2. 역사

배구 문서의 발전 항목에서 볼 수 있듯이 과거 배구가 서비스 포인트제에서 랠리포인트로 바뀜에 따라 수많은 전술 변화가 이루어졌고, 서브룰과 볼 교체(공기압 변화) 그리고 리베로 도입 등 각종의 변화들이 잇달았다. 여기에 스파이크 서브가 대세가 되면서[3] 경기 흐름에도 많은 영향이 있었다. 이러면서 배구 강국의 지도자들은 한 가지 결론을 내렸는데, 어차피 서브 파워가 더 향상되고 볼에 회전을 먹이는 테크닉과 볼 자체의 개량까지 급속도로 이뤄졌기 때문에, 이전처럼 리시브를 정확하고 완벽하게 코트 중앙의 세터 머리 위에 올려주면서 세터의 손놀림과 테크닉으로 운영하는 1980년대 이전 배구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실을 인정하여 서브 리시브를 정확하게 코트 중앙 세터 위에 올리는 것은 포기하고, 세터가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손놀림보다는 몸 전체를 이용한 힘 있는 토스로 공격수의 구미에 맞는 볼을 뿌리는 세터를 준비한 뒤, 정확하게 리시브하기 위해 리시브에 올인하는 공격수가 아니라 리시브 시작과 동시에 모든 선수가 공격 준비를 위해 뛰어드는 벌떼배구라는 개념을 고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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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배구의 아버지 '베르나르지뉴' 베르나르두 헤젠지('Bernardhino Bernardo Rezende)

이러한 개념을 가장 먼저 받아들인 것이 브라질이었고, 그 선봉장인 베르나르두 헤젠지(Bernardo Rezende) 감독이 이끌었던 브라질 배구국가대표팀은 2000년대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세계배구를 휩쓸었다.

3. 전개


스피드 배구의 꽃인 파이프 공격


스피드 배구를 처음으로 도입하며 2000년대 초중반을 제패한 브라질 국대와 주전 세터 히카르두

보통 V-리그에서는 공격포지션을 공격형 레프트와 수비형 레프트, 라이트로 나누는데, 공격형 레프트는 리시브에 가담하지 않고, 수비형 레프트는 완전히 리시브에 집중한 뒤 공격에서는 빠진다. 하지만 위 동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완전히 리시브가 코트 바깥으로 나간 정도가 아니라면 리시브가 일단 되면 너나 할 것 없이 코트로 달려들어 전원 공격을 준비한다. 리시브를 올린 선수도 바로 공격에 참여해 중앙 백어택, 이른바 파이프 공격을 준비한다. 이렇게 전원이 빠르게 공격에 들어가면 세터 토스는 빠르게 직선으로 쏘고, 전원 공격을 위해 세터와 함께 리베로도 세팅준비를 해서 구역을 나눠 준비한다. 이렇게 전원이 공격에 가담해 상대편 수비의 손과 눈보다 빠르게 공을 뿌려 공격을 성공시키는 것이 스피드 배구의 골자.


위 영상처럼 정상적인 스피드 배구가 기능하는 팀은 퍼펙트 리시브가 아니어도 선수 전원이 빠르게 이동해 리시브와 함께
(블로커) - (블로커) - (블로커)
네트
세터(위치 무관)
↑ 전위 레프트 ↑(파이프) ↑전위 센터(속공 점프) ↑ 라이트(위치 무관)
후위 레프트 (리베로)

이런 공격 대열을 만들어 4방향에서 공격할 수 있도록 달려드는 것이 스피드 배구의 핵심이다. 이론상 수비팀의 블로킹은 전위 3명만 가능하기 때문에 공격팀이 4인 공격이 가능하다면 항상 1명의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으므로 블로킹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고 공격방향이 산개되어(양쪽 날개, 세터 좌우 4방향) 있으면 수비팀이 토스가 심하게 느리지만 않으면 보고 쫓아가면서 1대1 블로킹 지정조차 불가능하다. 여기에 블로킹이 공격 방향을 간파하고 블로커들이 모일 틈을 주지 않도록 세터와 스파이커가 다소 불완전하더라도 빠르게 공격을 넣어 더더욱 공격에 유리한 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이 스피드 배구가 현시대 배구의 흐름이 된 원동력이다.

스피드 배구에서 리시브의 개념은 세터의 머리 위로 정확히 올리는 데 집중하지 않는다. 리시브를 세터 머리 위로 올리기 위해서는 온전히 리시브에만 집중해도 모자라기 때문에 당연히 공격 참여 속도가 늦어져 한 명이 제외되고, 토스가 조금만 불안해도 속공을 올리는 미들블로커가 공격을 못하기 때문에 공격수를 많아야 2명밖에 쓰지 못해 강제 몰빵배구가 되는 것이 과거의 배구이자 현시대 한국배구의 문제점이다. 스피드 배구는 대신에 공은 어택 라인 근처까지만 빠르게 띄워 놓고 그 단축한 시간만큼 리시브를 받은 선수도 공격작업을 하기 위해 바로 뛰어들 준비를 해서 공격수의 숫자를 한 명이라도 늘리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리시브가 기존처럼 완벽하게 올라오지 않는 그 범위만큼 세터가 커버해야 돼서 상대 블록이 진을 짜기 전에 빠른 C퀵성 플레이나 중앙속공, 또는 그에 연계된 파이프가 필요하고, 그에 반응하기 위해 공격수들 역시 스텝을 줄여 미리 떠야 하는 과정을 거친다.[4]

더욱이 서브가 나날이 강하고 지저분해지는 현대 배구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최대한 빠르게 사이드 아웃을 돌려 자기 팀 서브로 상대의 공격에 부담을 주고 그를 통해 약화된 공격을 수비로 받아내 또 다시 빠른 반격을 성공시키면서 서브 주도권을 가지며 최대한 리드를 벌리는 공식이 성립된다. 언뜻 들으면 단순 명쾌하지만, 빠른 공격 과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기술이 요구된다. 언제나 공이 치기 좋게 온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날개 공격수는 블록과 상대 수비진영을 감안하며 크게 틀어 쳐서 각을 만들어내는 앵글샷과 페인트, 블록아웃을 성공시킬 기교가 필수고, 미들블로커의 경우는 세터의 커버 범위만큼 자신의 공격범위도 넓어졌기에 그만큼 빠른 스텝으로 전방위에서 뛰어올라 공격을 성공시켜야 한다.[5] 스피드 배구는 단순히 토스가 빠르다고 성립되는 것이 아닌, 팀 전체의 기량 향상을 통해 이뤄야 하는 복잡한 시스템인 것이다.

4. 필요 조건

4.1. 선수 전원의 운동 능력

스피드 배구는 축구의 토탈 사커와 유사한 전원 공격, 전원 수비 배구이다. 따라서 선수단 전체에 엄청난 체력과 운동능력을 요구한다. 전 포지션 공히 공격수라면 언제든지 공격에 가담해야 하므로 순발력과 부지런함, 수비 후 공격전환하는 반사신경, 기본 이상의 공격력이 필요하다.

세터는 코트 전체를 부지런히 뛰며 토스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은 물론이고 오픈 토스를 힘 있게 쏴 줄 몸 전체의 힘이 필요하다. 과거 쿠세식 토스는 손 움직임이나 상체만 받쳐줘도 무난했지만, 스피드 배구에서는 몸 전체를 활용해 강하게 토스를 쏴 줘야 빠르면서도 공격수가 힘을 실을 수 있도록 올라간다.

리베로의 경우 세터가 디그를 하여 세팅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언제든 세터 백업에 들어가야 하므로 리시브, 디그 못지않게 후위에서 나쁜 볼을 토스로 올려 줄 상황이 의외로 많다. 이 때문에 장거리 오버핸드 토스 능력은 물론, 언더핸드로 오픈 공격을 연결할 수 있는 이단연결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6] 거기에 전위의 센터 중 이단연결이 좋은 선수가 있다면 금상첨화. 심지어는 프랑스 대표팀의 에이스 에르벵 은가페처럼 윙스파이커임에도 프리롤로 뛰면서 유사시에 토스를 안정적으로 올리는 굇수들 또한 존재한다.

그러므로 제대로 돌아가는 스피드 배구에서는 주전의 중요성이 크지 않다. 모든 포지션에 로테이션을 돌려야 하며, 특히 리시브에 가담하는 레프트들은 주전으로 한 경기 풀로 돌리는 것조차 체력적으로 어렵다. 그만큼 많은 리시버를 확보해야 한다. 또한 미들블로커 역시 모든 공격에 가담하는 만큼 점프 빈도도 많아야 하므로, 부상 없이 미들블로커 단 2명으로 풀시즌을 돌리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공격력이 떨어지면 바로 티가 나므로 더 빠르고 속공을 잘치는 미들블로커가 필요하다.

한국 V-리그에서 제대로 된 스피드 배구를 보기 어려운데는 이런 현실적 측면도 있다. 단기전인 국제대회는 경기 밀집도가 있는 대신 일정은 짧지만 3~4개월 시즌 동안 매주 1회 경기하는 유럽 리그와 달리 경기수가 많고 휴식기간이 짧아서[7] 양질의 스피드 배구를 시즌 내내 구사하려면 선수단의 뎁스가 충실한 정도만으로는 부족하다.

4.2. 리시브가 거지같이 와도 흔들리지 마라

스피드 배구는 애초에 서브 리시브가 나빠도 어떻게든 해결한다라는 자세에서 출발한다. 스피드 배구는 리시브가 제대로 안 된 공도 개인 능력으로 만들어 토스를 올린 뒤 처리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배구 해설자들이나 현장 지도자들은 서브 리시브가 안 되면 아무것도 안 됩니다라고 세뇌 수준의 이야기를 한다. 그만큼 리시브가 완벽한 상태에서 공격전개를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공격의 시작점인 리시브를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는 아니다. 리시브 캐치를 잘 할수록 그만큼 찬스볼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감독과 세터의 의도된 패턴플레이를 시도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니까 말이다. 그러나 스피드 배구에서의 좋은 리시브는 몰빵배구의 퍼펙트 리셉션의 개념이 아니라, 어떻게 날아올지 모르는 더럽게 날아온 서브를 정확하게 받지 못하더라도 살려서 공격수에게 연결한다는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 즉, 서브가 어떻게 날아오건 공격을 아예 하지 못할 수준의 최악의 리셉션은 피하고 되도록 3단째에 공격수가 스파이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가능하면 세터가 이동가능한 전위 박스 내로 리시브를 해야 한다는 얘기. V-리그에서 세터의 세팅(패스) 기록은 리셉션이 된 공을 3보 이내의 거리에서 세팅한 것을 세팅 성공으로 보고 배드 리셉션이 된 공의 2단연결을 따로 기록하지는 않는다. 실질적으로 세터의 세팅 커버리지보다는 리시브가 정확하게 세터가 기다리고 있는 전위 중앙에 떠먹여주는 쪽이 훨씬 세팅 기록에 유리하고 이런 점 때문에 세팅 성공 타이틀을 여러 차례 받은 유광우염혜선이 고평가를 받는 게 V-리그의 풍토이다. 물론 이 둘 말고는 그나마 제대로 된 세터를 보기 힘든 게 V-리그인지라(...)

사실 이런 말이 나오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V-리그 전체 선수들의 평균적 서브가 애초에 강서브가 아니기 때문이다. 강서버는 아포짓 용병과 극소수의 국내선수 뿐이고, 플로터 서브로 꾸준히 배드 리셉션을 만들만큼 지저분하게 넣을 수 있는 선수도 많지 않다. 그나마 남자배구의 경우 세계의 대세가 된 오버리시브 덕분에 플로터 서브가 사장되어가고 있지만 여자배구의 경우 아직도 플로터 서브가 효율이 나쁘지 않아 에이스까지 나오거나 그것 만으로도 상대 리시브라인을 거지같이 만들 수 있다(...) 그 이유로 강스파이커까지 플로터서버로 개조되는 역주행 현상까지 나온다.[8] 정작 리시브가 깔끔하게 와서 전위 중앙의 세터 머리 위에서 마음껏 공격수 전원이 준비가 되었다고 해도 세터가 공격수에 대한 믿음이 없거나, 몇번 실수하면 이어지는 감독의 따가운 눈총이나 관중들의 반응때문에 멘탈붕괴해서 자기가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주공격수 1명에게 몰빵배구를 시전하면 스피드 배구는 무너진다. 선수 전원이 리시브에 참가하고 공격에 참가하고 수비에 참가한다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애초에 나날이 서브와 공격이 강해지기 때문에 리시브는 거지같을 수밖에 없다는 전제로 하는 것이 스피드 배구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세터의 피지컬이다. 모든 리시브가 정확하게 전위 중앙으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므로 세터도 그만큼 움직여 토스를 할 일이 많고, 자세가 무너진 채 토스를 할 일이 많다. 따라서 리시버가 어떻게든 올려놓은 공을 커버하려고 하는 세터의 운동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여기는 단순히 나쁜 리시브를 쫓아가는 퀵니스와 주력을 요구하는 것 뿐만 아니라 리시브 코스가 튀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쫓아가 토스를 해 내는 멘탈과 경기 집중력 및 시야, 그리고 토스를 힘 있게 올려 주는 강한 피지컬이 필요하다. 즉, 이단 연결에서의 세터의 커버리지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특히 옛날 배구에서 가장 취약한 것이 바로 이 부분. 과거에는 플로터 서브가 표준이다보니 리시브 자체가 어렵지 않아서 공격수를 따돌리는게 세터들의 몫이었고 어지간하면 전위 중앙에 편하게 올라오는 리시브가 대부분이라 편하게 세터들이 속임수를 위한 쿠세 토스만 하니 손목이나 팔 힘으로만 토스하는 습관이 들고, 오픈토스를 힘 있게 쏴 주는 기초부터 기르지 않아 피지컬이 약한 약골들이 매우 많다. 믿기 힘들겠지만 오픈토스를 힘 있게 쏴 주는 것은 되려 몰빵배구를 하면서 나아진 쪽이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옛날 배구를 벗어나지 못하거나, 당장 성적이 급한 감독들은 제대로 오픈 토스를 쏴 줄 수 있는 피지컬 좋은 세터보다 기교파를 선호하는 것이 문제이다.

세터가 고질적인 문제인 팀은 그래서 한국 배구 특성상 양산되는 기교파 세터들의 공통적인 문제를 매년 겪고 있다. 첫째, 낮고 느린 토스를 속공이나 시간차 시도 때조차 하거나,[9] 둘째, 나쁜 볼 처리 몇 번 하다 보면 그새 등짝과 허리, 발목에 무리가 가서 주저앉는 것. 과거 김호철이나 이경석정도만 해도 상당히 단단한 체격에 힘도 좋아서 이런 문제가 부각되지 않았었지만, 90년대에는 상대적으로 피지컬이 떨어지는 세터들이 많이 나오면서 신영철[10],최태웅[11]유광우[12]등이 대표적. 스피드 배구의 핵심은 낮더라도 빠른 토스를[13] 언제든지 최상의 상태로 뿌려주는 것이다.

4.3. 공격수 전원의 개인기

전원이 공격수이자 수비수이자 미끼이다.

나는 키가 작고 수비를 잘 하니까 리시브를 잘 하면 공격에서 빠진다? 그런 마인드라면 차라리 리베로로 전향해라. 리시브에 성공했으면 즉시 중앙으로 달려들어 파이프를 시도하는 척이라도 해 상대 블로커를 유도해야 한다. 날개 공격수 역시 자신에게 공이 오지 않는다고 해서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그리고 키가 작다고 해서 공격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과거 브라질 배구의 에이스였던 지바 고도이 필류나 현재 지바의 역할을 맡고 있는 무릴루 엥드리스, 상기에 소개한 프랑스의 에르뱅 은가페, 2016 FIVB 월드리그 MVP인 세르비아의 마르코 이보비치 등은 키가 190cm 초반인, 현대 배구에서는 윙스파이커 치곤 키가 작은 축임에도 좋은 공격력을 가졌다. 이들은 공격수로서 기본적으로 탄력을 바탕으로한 점프력이 뛰어나기도 하지만, 한 템포 빠른 공격을 무기로 한다.

공격스킬로서, 스피드 배구에서는 언제나 자신의 입맛에 맞는 토스가 올라오는 것을 기대하면 안 되기 때문에 조금 부정확한 토스라도 개인기로 어떻게든 상대 코트로 밀어넣는 기술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현대 배구의 공격수에게 연타능력이 매우 중요해졌다. 과거에는 공기압이 높았기 때문에 갖다대기만 해도 공이 짝짝 감겼지만 현대 배구는 그런 거 없기 때문에 나쁜 토스를 연타로 처리하는 기술이 모든 선수에게 필요하다. 즉, 나쁜 토스의 공은 연타로 처리하여 일단 상대편 코트로 넘긴 뒤 블로킹으로 점수를 얻거나 상대팀의 공격을 다시 수비해 내어 공격을 성공해내는 것이 연타가 가지는 중요성이다.한 마디로 개개인의 모든 능력을 필요로 하는 것 혹은 이단 연결된 공이 윙스파이커가 처리하기가 나쁘지 않다면 연타가 아닌 강타로 곧바로 연결할 수 있는 능력 또한 중요하다. 이런 능력을 가진 선수라야 그 팀에서 에이스가 될 수 있다.

여기에, 미들블로커들도 절대 놀면 안된다. 한국 배구계의 약점중 하나가 장신 공격수의 육성능력이 부족하다보니 대부분의 센터,미들블로커들이 발이 느리고 공격력이 떨어지며, 몰빵배구에 익숙하다보니 애초에 공격기회가 잘 안오는데다 세터들의 속공토스 능력도 엉망이라 공격의도 자체도 부족해서 국제대회에서 중앙 속공을 믿고 맡길 선수가 거의 없다. 스피드배구의 센터들은 모든 공격상황때 속공을 억지로 때린다는 느낌으로 공격에 가담해 점프를 뛰어야지, 그냥 훼이크인걸 보이게 되면 상대 블로커들도 바로 제외하고 유효한 공격수에 집중하므로 점프를 대충 뜨면 안된다.

또한, 스피드를 살리기 위해 스피드 배구를 하는 팀의 공격수들은 리시브 전부터 공격수들을 좌우로 넓게 분산하여 블로커들의 시선을 돌리고, 동선은 최대한 짧게 그 자리에서 일직선으로 달려들어 공격하는 것이 스피드 배구의 기본이다. 이 때문에 분업배구와 달리 자신이 좋아하는 위치에서 공격하는 것이 매우 제한적이며, 좌우스윙은 오히려 비효율적이다. 위에 링크된 두 동영상을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모든 영상에서 헤젠지식 스피드 배구는 선수들의 움직임이 일관성있게,
①상대 서브 시작과 동시에 각자의 수비 레인지에 맞춰 3~4방향으로 리시버들이 산개한 뒤,
②리시브가 올라감과 동시에 모두가 그자리에서 앞으로 빠르게 일직선으로 전진해 다른 선수간 간격을 유지하면서,
③적은 스텝숫자로 뛰어올라 세터 손에서 공이 뜨자마자 스파이크를 넣을 수 있게 다음 동작을 준비해야한다.

분업배구는 로테이션 상황에 따라 주공격수를 정위치에 보내기 위해 좌우스윙을 시키는 사례가 많은데[14] 이 과정에서 수비 방해는 물론 스윙하는 동안 공격에서 제외되므로 스피드 배구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잘 나타나지 않는 편이다.[15][16]

특히 중요한 것이 스텝인데 스피드 배구는 통상적인 백어택이나 오픈 공격이라 할지라도 세터가 공을 올리면 투 스텝만에 바로 떠서 스파이크를 찍는 것이 중요하다. 2015-16 시즌 V-리그에서 오레올 까메호가 파이프 공격으로 다른 팀을 털어제꼈는데 이게 가능했던 이유가 다른 선수보다 한 템포 빠른 공격이라 블로커들이 따라가질 못해서 프리로 열어줬기 때문이다. 파이프가 프리로 열리게 되면 거기에 연계되어 속공이 활발히 전개될 수 있고 그렇게 블로커가 분산되면 자연스레 사이드 공격에서도 길이 열리게 되면서 시간차, 오픈 등 모든 공격 전개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미국을 상대로 한 경기에서 아예 전담 블로커를 일일이 지정한 적도 있다. 이러면 결국 투 블록 이상 세우긴 힘들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상대 공격 중에 반드시 노 블록인 상황이 벌어질테니까 이런 식으로 절충안을 내놓은 것이다.

국내에서 스피드 배구를 할 때 제일 애먹는 게 이 부분이다. 전술 특성상 세터가 공을 낮고 빠르게 올려줘야 하니까 거기에 템포를 맞추면서 투 스텝만에 빠르게 처리해야 하기 때문. 그래서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가 오레올의 대각에 후위 레프트로 송준호보다 박주형의 활약이 더 좋았던 건, 파워나 운동 능력의 부족에도 불구하고 현대 배구에 걸맞은 스텝과 템포 등에 잘 맞춰나가기 때문이다.[17] 반대로 문성민이 2015-16시즌 정규시즌 MVP를 받고도 사람들의 호불호가 갈렸던 건 MVP를 받을 정도로 잘했는가에 대한 의문도 있지만 그보다도 문성민이 아직도 경기대 에이스시절의 배구[18]에 익숙하다보니 최태웅식 스피드 배구의 동선을 따라가는 적응 속도가 많이 더디었고, 때문에 국내 최고의 선수 치고는 비효율적 공격이 많았다는 문제점이 있다.[19]

4.4. 세터

스피드 배구에서 세터는 핵심 자원이다. 퍼펙트 리셉션을 포기하는 만큼 세터가 뛰어다니면서 커버해야 하고 리셉션 즉시 공격 작업에 들어가서 똥볼이 올라오더라도 가장 공격이 원활해보이는 포지션으로 낮고 빠르게 쏴주는 것, 달리 말하자면 공격 작업에서 세터의 커버리지가 좁다면 아무리 전원의 운동 능력이 좋은 공격수들을 배치해도 템포가 확 죽어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스피드 배구에서 세터는 운동능력도 중요하지만 멘탈도 상당히 중요하다. 세터가 멘탈 흔들려서 믿을맨한테 공격을 몰아준다거나 에라 모르겠다 하고 떠맡기듯이 주는 순간 와장창… 이렇듯 세터의 중요성이 대두되다보니 현대캐피탈이 스피드 배구를 천명하며 가장 먼저 한 것은 팀 레전드인 권영민을 쌩신인이던 노재욱과 트레이드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정규시즌 압도적인 질주를 하며 왜 그래야만 했는지를 확인시켜주었다. 그리고 챔결에서 세터가 멘탈 무너질 때 어떻게 되는지도 느끼게 해줬다.

세터가 커버가 되지 않는다면 리베로나 다른 포지션의 선수가 제2세터 역할을 해줘서 공격수에게 공을 토스해 줘야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선수들은 언더토스로 높고 느리게 공을 전달하며 이마저도 잘 안되는것이 문제이다.

한유미 해설은, 공이 코트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야 스피드 배구라고 한다. 즉, 상대편이 블로킹을 준비하기도 전에, 공격작업을 끝낸 뒤 공격에 들어가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리시버(Receiver) 및 디거(Digger)는 동선을 최소화 하면서 공을 받아서 적당한 높이 및 빠르기로 세터에게 공을 넘겨주고, 세터는 점프 토스를 시도하여 좀 더 높은 위치에서 공을 컨트롤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공이 코트에 머무는 시간이 짧다는 것은 동시에 세터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다음 플레이를 생각할 시간 없이 바로 정해진 패턴대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전술 숙지가 중요하며, 자신의 플레이에 대한 확고한 믿음으로 빨리 결정하고 실행해야 머뭇하는 사이에 이루어지는 실수를 줄일수 있다. 세터뿐 아니라 팀원 전체의 멘탈이 중요한 이유는 여기에도 있다.

5. 아시아권의 현황

5.1. 이란

이란의 경우 2002년부터 2005년까지 박기원이 대표팀 감독을 역임하면서 1990년대까지 아시아에서 배구 변방국이었던 이란을 스피드 배구 시스템으로 잘 묶어 아시아 선수권 메달권에 올렸고, 2002 부산 아시안 게임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는 등 나름의 성과를 남겼다. 이후 후임 조란 가이치, 훌리오 벨라스코 등 유럽 명장의 영입으로 성적을 올리며 이란 남자배구는 사실상 세계권에 들어섰고, 2016년 리우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였다. 그리고 2018 아시안 게임의 남자배구 결승에서 대한민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 핵심 인물 중 하나가, 이탈리아 클럽 Emma Villas Siena 및 이란 국가대표의 주전 세터 Saeid Marouf였다.

5.2. 일본

일본의 경우 스피드 배구가 퍼지기 시작한 후에도 여전히 15점 서비스 포인트제를 쓰고 있었다. 그러나 경기력 하락으로 1996, 2000, 2004년 3회 연속 올림픽 진출에 실패하는 등 국제대회에서 계속 졸전을 거듭하자 일본 배구계는 위기의식을 가지게 되었다. 이후 우에다 타츠야가 대표팀 감독으로 취임하여 본격적으로 스피드 배구를 도입하면서 일본 남자배구는 다시 아시아권 상위권으로 도약하였다. 그 결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본선진출에 성공했으며 2020년대가 되면서 남녀 모두 다시금 부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5.3. 대한민국

Q. 본인 생각에 세계 배구와 한국 배구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요.
A. 플레이스타일에서 큰 차이가 있죠. 한국 배구는 공격수 한둘에 의존하는 반면 세계배구는 세터 한 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다섯 명 모두가 공격수로 대기하는 식이에요.
- 2018년 11월 인터뷰 (타이스 덜 호스트)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은 타국에 비해 스피드 배구를 매우 늦게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이며, 여전히 몰빵배구가 주류인 상황이다.

가장 큰 이유로, 2000년대 초반 혁신적인 전술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 때 국제대회 참가에 매우 소홀했기 때문이다. 그 기점은 2002년으로, 2002 부산 아시안 게임은 최고권위 대회인 아르헨티나 세계선수권대회와 일정이 겹쳤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남자선수들의 병역 해결이 최우선 과제였던 대한배구협회는 국제배구연맹(FIVB)에 세계선수권대회 불참 통보라는 최악의 병크를 저지른 상태였다. 만약 배구협회가 정상적인 마인드로 국가대표팀을 운영했다면 A팀·B팀으로 나눠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에 각각 파견하여 이와 같은 사달을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20] 실제로 같은 아시안 게임 참가국인 중국일본, 카자흐스탄 3개국은 1진을 세계선수권으로 보내고 2진을 아시안 게임으로 보냈다. FIVB는 세계선수권 참가국 전체에 당시 지역예선에 출전한 선수 중 9명 이상이 참가한 A대표팀을 보낼 것을 지시했고, 아예 불참한 한국은 FIVB 1년 출장정지라는 징계를 받았다. 이후 대한배구협회의 로비로 간신히 경감되기는 했지만 배구협회의 바보같은 대표팀 운용으로 인해 국제대회 출장정지로 국제경쟁력이 박살나 버리고 한국배구가 갈라파고스화된 주 원인이 되었다.

2000 시드니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남자배구 국가대표팀은[21] 5대회 연속으로 본선 진출조차 못하고 있는데,[22] 그때가 바로 스피드 배구가 대세가 된 시기이다. 그 결과 세계무대는 커녕 이젠 아시아에서조차 밀려나고 있다. 2014 인천 아시안 게임에서 피지컬에서 우월했던 한국 배구팀이 일본에게 준결승에서 관광당했고, 2015 월드리그에서도 일본에게 밀리는 결과가 초래되었다. 박기원 감독이 LIG 감독 시절 스피드 배구를 해 보려고 했으나 이동엽, 황동일, 이효동 등 주전 세터의 역량부재로 시도만 해 보다 결국 이도저도 아닌 결과가 나왔다.

2014-2015 시즌의 김세진 감독이 스피드 배구를 한다고는 하지만, 엄연히 따지면 스피드 배구라 보기는 어렵다.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의 시스템은 송희채가 과거 석진욱과 같은 역할을 맡아 리베로와 리시브를 전담하고, 그로 인해 생기는 날개 쪽의 공격 부족을 센터인 로베르틀란디 시몬이 라이트도 도맡아 상쇄하며 상대 블록진을 혼란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국내 공격수들의 공격 순도가 높아지고 토스도 분명 빨라지기는 했으나 동선과 시간을 근본적으로 줄이지 못하고, 송희채를 공격보다는 리시브에 묶어 두는 등 몰빵을 줄인 밸런스 배구라 할 수는 있어도 스피드 배구라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이겨야 하는 경기가 많아질수록 시몬과 송명근에게 부하가 걸리는 몰빵배구에서 좀체 벗어날 수 없었다.

2015년 4월, 성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김호철의 후임으로 세터 최태웅이 급작스럽게 현대캐피탈 감독으로 취임하며 스피드 배구를 선언하였다. 2015-2016 시즌 개막 이후 아직 본격적인 스피드 배구라고 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경기를 거듭할 수록 스피드 배구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단 과거 같은 외국인선수에게 집중된 몰빵배구는 확실히 아니다.

그리고 2015-2016 시즌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의 최태웅 감독은 2년차 세터 노재욱을 중심으로 리베로 여오현, 라이트 문성민, 센터 최민호, 레프트 오레올 까메호를 이용한 스피드 배구를 보여주고 있으며, 결국 시즌 막판 18연승을 달성하면서 V-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이는 한국 배구에도 스피드 배구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최태웅 감독은 2월 25일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후 인터뷰에서 "일본은 10년이 걸렸는데, 이렇게 빨리 될 지 몰랐다"라는 평을 남겼다.

그러나 2016-2017 시즌 들어서는 신영석, 최민호 등 미들블로커들을 날개에 세우는 등 이리저리 실험을 하는 양상을 보이는 등 팬들에게도 이것도 스피드 배구냐는 비판이 조금씩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23] 그리고 애초에 문성민을 중심 축에 놓은 것부터가 에러라는 지적은 현대캐피탈 팬들 사이에서도 적지 않다.[24][25]

2017-2018 시즌엔 트라이아웃에서 라이트 공격수 바로티를 지명하면서 문성민을 레프트로 이동시켜 리시브 부담이 생겼지만 과거 오레올 까메호의 역할을 해주길 바랬으나, 아르파드 바로티가 부상으로 이탈하고 대체 외국인 안드레아스 프라코스가 레프트 포지션인 바람에 문성민은 다시 라이트로 돌아갔다. 거기다 최민호의 입대로 센터진도 헐거워진 평가를 받으며 시즌을 시작했고 세터 노재욱, 박주형, 문성민 등 전년도 우승의 주역들이 흔들리며 초반 주춤했으나 차영석의 발견과 안드레아스의 적응, 문성민과 노재욱의, 박주형 세 선수의 부활로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하게 되었다. 또한 송준호의 재발견과 세터 이승원의 가능성과 기타 젊은 선수들 또한 향후 현대에 큰 힘이 될 가능성을 엿보았다.[26] 챔피언결정전에서 지긴 했지만 상대 감독이 이란을 스피드 배구로 묶어 아시아 주류로 끌어올린 그 감독이라는 것과 상대 팀의 플레이 스타일인 강서브에 무너진 것이라는[27] 것을 생각하면 큰 물 오래 먹은 사람에게 진 것이지, 한국에서 스피드 배구는 안 된다는 말은 할 수 없다.

2018-2019 시즌 트라이아웃에서 크리스티안 파다르를 지명하고 FA로 전광인을 영입하였지만 스피드 배구의 핵심 중 한 명이었던 노재욱이 보상선수로 한국전력으로 이적하고 주전 세터가 된 이승원이 역량부족을 보이자 다시 파다르 중심의 몰빵배구로 변해가고 있다. 하지만 챔피언 결정전에서 이승원이 대 각성하면서 잠시 스피드 배구를 보여주었고, 그 결과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그 외에 따져 본다면 2014-2015 시즌 강만수 감독의 아산 우리카드 한새가 여기에 부합된다고 볼 수 있지만, 노답 성적+막장 프런트+병풍 외국인 선수+똥손 세터라는 외부요인으로 인한 반강제 스피드 배구인 것이 문제였는데 김상우 감독 부임 후 16-17 시즌부터 스피드 배구를 시도하고 있다. 일단 15-16 시즌 7승 29패로 꼴찌를 차지했던 팀이 16-17 시즌 3라운드 기준으로 9승 9패로 3라운드에서 작년 승수를 이미 넘어섰다. 이걸 보면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는 있는 듯. 다만 세터가 기복이 상당히 심한 김광국이라 향후 스피드 배구에 적합한 세터를 키워내는 것이 과제로 보인다.[28]

그래도 2017 여름 FIVB 월드리그를 기점으로 남자대표팀에도 조금이나마 스피드 배구를 시도하고 있다. 국대팀의 주축인 문성민, 전광인, 서재덕, 송명근이 부상으로 로스터에 오르지 못한 가운데 2그룹 잔류도 언감생심인 상황이었지만, 소속팀에서는 계륵이었지만 막상 대표팀에서는 백조가 된 라이트 이강원의 재발견, 공수에서 에이스 역할을 한 정지석, 조커로 깜짝 활약을 한 박주형 등의 활약으로 빠른 공격을 전개할 수 있었다. 거기에 세터진이 이민규, 노재욱, 황택의로 대폭 바뀐 상황인지라 향후 남자대표팀에서도 완벽하지 않지만 괜찮은 스피드 배구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는 대만에게 풀세트로 발목잡힌 것 빼면 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 2006년 도하 이후 12년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전광인-정지석-문성민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삼각편대와 세터 한선수의 좋은 토스웍, 최민호를 중심으로 김규민김재휘와 쏠쏠한 센터진, 조커로서 아주 결정적인 활약을 펼치는 서재덕 등의 활약과 더불어 강서브도 틈틈이 터져주면서 좋은 경기를 보여주는 중. 그러나 플로터 서브에서 범실이 많고 서브 리시브가 많이 흔들리는 건 흠이다.

스테파노 라바리니가 여자배구 국가대표 팀에 부임하면서, 여자부의 경기 방식에 변화가 보일 것 같다.

2020 도쿄 올림픽/대한민국/배구 4강전에서 브라질의 스피드 배구에 0:3으로 패배했다. 한국 팀은 전위에서 공격을 시도했는데, 브라질 팀은 파이프 등 후위공격도 능숙하게 구사하여 한국의 수비진을 혼란스럽게 했다.

2021-2022 시즌,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가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 하에 스피드 배구를 시도하는 중이다. 국내팀 중에서 가장 두터운 뎁스를 자랑하는 대한항공이기에 스피드 배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변수는 뛰어난 세터지만 85년생인 유광우, 한선수의 나이가 체력을 받쳐주느냐가 변수이다. 코보컵에서는 합을 맞춘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아직은 완성되지 않은 모습이다. 또한 OK금융그룹과의 경기에서 주축 선수인 정지석이 경기 도중 부상으로 이탈하자 급속도로 무너지며 패배하게 되었다. 링컨과의 호흡이 점점 맞아가고 정지석이 돌아온 3라운드부터 스피드배구의 모습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6. 국내의 문제

사실 스피드 배구란 말은 국내에서 만들어진 단어에 가깝다. 해외에서는 딱히 스피드 배구에 특별한 명칭을 붙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 김상우(배구) 감독은 스피드 배구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으며, 템포 배구가 더 맞다고 생각한다.

이 단어의 문제는 헤젠지 감독의 전술이 단순히 속도만 빠르게 한 전술로 보일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강성형, 김종민 감독이 스피드 배구를 단순히 속도만 빠른 전술 식으로 해석하는 인터뷰를 한 적 있고 언론에서 김세진 감독의 OK저축은행의 전술을 스피드 배구라고 소개한 적이 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최태웅의 현대캐피탈 정도를 제외하면 전제부터가 틀렸다. '빠른' 배구로서의 의미로선 맞지만 베르나르두 헤젠지의 배구로 보기엔 문제가 많다.

헤젠지 감독이 창시한 이 배구 전술은 단순히 토스 속도가 좀 빠르게 하고, 속공 몇개 섞고 이런게 절대 아니다. 위에서 줄곧 설명해왔지만 이 전술은 21세기 들어 제도적인 변화와 경기 흐름의 변화로 인해 만들어진 것이다. 요컨대 그동안의 배구가 20세기 배구라면 스피드 배구는 21세기 배구인 것이고 수많은 변화에 맞춰 선수들의 포지션에 대한 재해석과 공격 전개에 있어 무수히 많은 변화를 요구한다.

무엇보다도 헤젠지 감독이 창시한 스피드 배구의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은 퍼펙트 리셉션을 포기하는 대신 많은 공격수들이 공격작업에 참가하는 토탈 배구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최태웅을 제외하면 레프트의 윙 리베로화를 피한 감독이 없다. 즉 여전히 퍼펙트 리셉션에 집착한다는 것인데 어떻게 스피드 배구가 되는가? 그리고 스피드 배구는 퍼펙트 리셉션의 포기 이후에 상태가 안좋은 토스를 빨리 공격으로 연결하기 위해서 어떻게든 모든 공격수가 공격을 가능하도록 해야하고 자연스레 후위 공격수들에게 중앙후위공격 즉 파이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파이프를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팀 전원이 최대한 심플한 동선을 따라 부지런히 움직이며 공격 한번에 두명 이상이 다른 위치에서 페이크 모션을 뜨면서 공격에 가담하는 토탈 배구를 하게 된다. 그런데 정작 국내에선 스피드 배구라고 하면 대부분 중앙 속공을 강조하는 뉘앙스의 말들이 많으며, 실제 경기에서도 대부분의 팀들은 파이프 공격을 거의 쓰질 않고, 조금만 경기가 늘어지면 주포 외 나머지 공격수들은 주포의 공격을 멀뚱멀뚱 쳐다만 본다.

이렇게 된 이유는 김세진 감독의 OK 저축은행이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를 격파하는 과정에서 리시브 라인의 정비와 세터를 손보며 비교적 공격 면에서 밸런스 잡힌 배구를 구사하게 되고 그중 특히 부각된 게 로베르틀란디 시몬 아티스의 중앙 속공이었다. 이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게 애초에 시몬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센터이며 쿠바 국가 대표팀에서도 시몬의 중앙속공은 중요한 공격루트이다. 맨날 뻥오픈 몰빵만 하는 외국인들만 보다가, 가운데서 블로킹도 하고 무시무시한 속공을 수시로 날려대는 시몬이 나타나니 너무나 신선하게 다가온 것이다.

김세진 감독의 OK저축은행이 선보인 것은 토탈 배구라고 볼 수는 있을 지언정 세계적 흐름인 헤젠지의 배구와는 무관하다. 문제는 그렇다 할지라도 김세진의 위업은 분명 대단했고[29] 그가 보인 배구의 일부분이 비슷해보였기 때문에 이리 된 것이다. 그 전에 김호철 감독의 전술을 C퀵 많이 쓴다고 스피드 배구라고 했던 적도 있었던 걸 감안하면 국내언론이나 배구계가 정말 헤젠지식 배구에 대해서 관심을 가진 적이 있었나 싶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언론의 태도에 상당히 불편한 사람도 많다. 그래서 국내의 모 블로거는 이 전술의 이름을 '헤젠지식 배구'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실제로도 다수의 배구 팬들은 스피드 배구와 헤젠지식 배구를 함께 쓰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국내에서 이상하리만치 스피드 배구를 외국만의 것, 우리는 할 수 없는 것으로 여기는 풍토가 강했다. 당연하지만 이 풍토를 주도한 건 前 삼성 감독 신치용. 헤젠지 배구, 스피드 배구와는 정반대인 외국인 오픈몰빵으로 V-리그를 평정한 신치용 감독은 자신의 몰빵배구를 합리화하기 위해서 국내선수들은 "'피지컬과 스피드의 한계 때문에 스피드 배구는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끊임없이 했다. 대표팀 감독으로 월드리그에 출전해서 다른 국가의 스피드 배구에 막혀서 졸전을 하면서도 전가의 보도처럼 "아시아권에서 스피드 배구는 힘들다"는 변명을 시전하였다. 이 때문에 악질 삼엽충들이 줄곧 스피드 배구는 피지컬이 중요하니까 할 수 없고 몰빵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는 주장이 강했다.

그러나 어느 전술이건 피지컬의 영향을 안 받을래야 안 받을 수 없다만 몰빵배구야말로 주포인 용병의 피지컬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전술이었고 스피드 배구야말로 나머지 팀원들의 페이크 모션으로 시선을 분산하여 주포의 피지컬 영향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는 전술이다. 다 떠나서 이 글만 보면 대한민국이 서양 떡대들한테만 털린 걸로 보이는데 아시아에서도 털리고 있다. 그리고 아시아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국가가 바로 이란과 일본인데 이들의 피지컬이 그리 우월해보이는가? 심지어 리우 올림픽은 대만한테 지면서 최종 예선에도 진출하지 못하고 떨어졌다.

꼭 악질 삼성 팬이 아니더라도 갑작스레 최태웅의 현대캐피탈이 새로운 전술로 정상에 오르게 됨에 따라 그에 대해 눈살 찌푸리며 짜증내는 타 팀 팬들도 분명 많다. 가장 대립하는게 OK저축은행 팬들. 이들 입장에선 챔피언 결정전에서 2번 연속 우승한 것도 자기들이고 V-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것도 엄밀히 말하자면 자기들이 먼저였기에 대립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간혹 타 팀 팬들이 스피드 배구를 현대만의 배구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위에서도 설명했지만 세계적으로 이 배구는 이제 하나의 전술이라기보단 기본적으로 배구 팀이라면 깔고 들어가는 부분이고, 현대가 그 흐름에 가장 먼저 따라가기 시작했다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갈 길이 먼 것은 사실이다. 아직도 스피드 배구 관련해서 국내에는 많은 편견이 남아있고 거기다 기나긴 몰빵강점기로 인해 세터들의 질적 저하가 심각해서 현실적으로 새 전술 도입이 힘든 부분이 많다.[30] 당장 OK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두 팀의 주전 세터들은 쌩 신인이었으니… 다른 나라들이 그랬던 것처럼 유소년 교육 과정부터 프로 이후까지 배구계 높으신 분들이 힘써야 할 일이 많으며 팬들 또한 자기가 응원하는 팀을 위해서라도 새 전술에 대해 편견없이 파악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가뜩이나 배구 쪽은 상하위 격차가 심하니까 전술적으로 타개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테니

우리카드 신영철(배구) 감독은 프로배구 컵대회/2021년 B조에서 대한항공 팀을 이긴 후(8월 15일), 스피드 배구는 낮고 빠르게 가는 플레이로 정의했다. 한편 2022년 하반기에 들어서도 국내 배구인들이 스피드 배구를 오해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

사실 더 큰 문제는 따로있는데, 지금의 선수 풀이 신치용의 몰빵배구도 따라가기 힘들정도로 무너져내렸다는 것이다. 30대 후반 선수들이 아직도 주전으로 뛰고 있으며 어느 순간 부터 후배한테 실력이 밀려서 은퇴한다는 개념이 아예 실종되고[31] 베테랑의 은퇴는 배구를 그만두고 싶어서 혹은 사고를 쳐서 은퇴하는 경우 밖에 없다. 특히 여자부의 경우 이 문제가 더더욱 심각해서 거의 모든 팀의 주축선수가 30대이거나 20대 후반인 상황이며 이미 한국식 배구를 프로에서만 10년 이상 한지라 바꿀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2023년 6월 1일 한국배구연맹(KOVO)가 연 통합 워크샵에서 이탈리아의 두 네임드 감독, 안드레아 가드리니(Andrea Gardini, 1965) 및 로렌조 베르나르디(Lorenzo Bernardi, 1968)를 초청했다. 이 둘은 개개인의 특성이 다르기에, 스피드 배구에서 속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 밝혔다. 오히려 스피드 배구에 집착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7. 기타

2023-2024 시즌 시상식에 참석한 최재효 심판은 “비디오 판독이 도입돼 심판 판정의 실수가 지적되는 상황이 많아지고 최근에는 스피드 배구를 하는 팀까지 많아지며 판정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모든 심판이 매 시즌 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1]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2인+리베로의 리시브라인과, 아웃사이드 히터 2인, 아포짓 히터(라이트) 1인, 미들히터(센터) 1인의 공격 라인.[2] 그래서 그런지 현재 기사에서도 스피드 배구라는 명칭도 많이 쓰지만 '토탈 배구'라는 명칭도 많이 쓰인다. 그 이유로 토탈 배구로도 이 항목에 들어올 수 있다.[3] 한국의 경우 장윤창이 선구적이다.[4] 윙스파이커들 역시 빠른 공격을 위해 투 스텝으로 뛰어 간결하게 스윙을 하는 방법으로 스파이크 방법을 바꿨다.[5] 미들히터의 경우 점프-히팅의 2박자 타이밍으로 간결하게 공격을 전개한다. 세터의 토스 정점에서 빠르게 때리기에 상대편 블록라인이 알고도 못 잡아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세계 정상급의 미들히터로 쿠바의 로베르틀란디 시몬 아티스와 미국의 데이빗 리를 꼽을 수 있다.[6] 리베로가 후위에 있을 경우 오버핸드 토스로 길게 오픈 토스를 넣어줘야 한다. 좀 더 심화된 기술로는 전위에 있을 경우 언더핸드 토스로 미들히터에게 속공으로 연결해주는 이단연결이나 후위 어택라인 근처에서 빠르게 직선으로 뻗어나가는 오버핸드 토스 등이 있다.[7] 보통 V-리그에서는 불규칙적으로 3~4일 정도 휴식을 취하나, 극단적인 경우엔 하루 지나고 바로 경기가 잡혀있는 일도 있다. 그래서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인 3라운드 막바지나 6라운드가 되면 감독들은 무조건적으로 선수들의 체력을 관리하는 게 우선이다.[8] 다만 여자배구의 경우 아직까진 오버리시브 스킬이 세계적으로 강화되진 않아 세계적인 강팀인 미국도 플로터 서브를 고집하며 최상위 클럽 대항전인 CEV챔스에서도 플로터 서브가 등장한다. 사실 이미 남자배구와 여자배구는 신체 능력에 따라 다르게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혼용해서는 안 되며, 각각 다르게 분석해야 한다.[9] 낮은 것도 문제지만 느린 것도 문제다. 요즘 세계적인 미들 블로커들은 한국 세터들의 쿠세 토스를 압도하는 좌우 스텝 스피드를 가지고 있어서 세터의 손놀림에 속고 나서 공 보고 쫓아와도 막을 정도로 빠르다.[10] 말년에 무릎이 망가지면서 삼성화재때는 이미 전성기의 위용을 잃어버렸다.[11] 이쪽은 인하부고시절 혹사문제가 더 크긴 했으나, 대학교 1학년때 발목수술로 1년 쉬고나서 토스질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쿠세세터화 됐다. 정작 감독으로서는 스피드 배구를 앞세워 한다.[12] 수술사유만 치면 최태웅과 완전히 같은 케이스.[13] 높고 빠른 토스라면 높이를 살릴 수 있어 더 좋겠지만, 모든 팀이 드미트리 무셜스키로베르틀란디 시몬 아티스를 가지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팀 공격수들의 높이에 맞는 토스를 빠르게 뿌리면 된다. 다만 무턱대고 토스를 낮고 빠르게 주면 블로킹에 막히기 십상이니 주의할 필요는 있다.[14] 왼손잡이 주공격수가 로테이션상 왼쪽 코트에 있다면, 리시브 때 오른쪽으로 크게 돌아나오는 장면을 보게 될 것이다. 오른손잡이의 경우는 반대가 된다. 특히 직선 공격이 약한 스파이커일 경우 이 문제가 심한 편이다.[15] 좌우스윙이 적은 편인 선수가 V-리그에서 서재덕을 들 수 있다. 서재덕은 왼손잡이 아포짓임에도 서브 캐치 또한 좋아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로 기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본인의 자리가 아닌 왼쪽에서도 일정 이상의 공격력을 보여준다.[16] 반대로 좌우스윙이 심한 선수는 문성민을 들 수 있다. 현 V-리그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이지만, 아마추어 시절부터 쭉 라이트로 뛰면서 에이스 성향의 배구를 해왔기 때문에 좌우스윙을 습관적으로 하는지라 공간을 많이 잡아먹고, 이로 인해 스피드 배구의 핵심인 파이프 공격 시도 수가 적어 공격력을 100프로 활용하기 애매하다. 그렇다고 해서 스피드 배구에 활용이 어렵다는 선수는 아니다. 문성민은 좌우스윙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블로커를 속이는 스텝이 좋고, 스트레이트/크로스 모두 좋아 다양한 공격코스의 성공률이 좋은 데다 속공 등의 변칙적인 공격에도 능해 스피드 배구에 활용이 가능한 공격수다.[17] 박주형의 스윙을 보면 알겠지만 어깨 부상으로 인해 큰 스윙을 하지 못한다는 약점을 빠른 C퀵과 잔볼 처리 능력, 아예 없는 수준인 좌우스윙을 통해 상당수 극복했다.[18] 특히 오른손잡이 라이트 공격수를 보유한 국내 배구팀의 공통적인 딜레마다.[19] 이후 16-17 시즌에는 풀 시즌을 라이트로 뛰면서 용병급의 스탯을 찍으며 비로소 MVP급 성적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실제 MVP를 수상함과 동시에 10년만의 팀 우승과 베스트 7 라이트 부문에도 선정되는 등 16-17 시즌 이후에는 최태웅식 토탈 배구에 잘 적응한 상태.[20] 당시 대한배구협회와 삼성화재의 꼼수가 백미. FIVB에 불참 통보 전에 아시안게임에는 삼성화재 선수를 주축으로 한 국대 A팀을, 세계선수권대회에는 타팀의 주전급 선수를 주축으로한 국대 B팀을 파견하려 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배구협회의 예산문제를 운운하며 세계선수권대회를 불참하기에 이른다.[21] 남자부 한정[22] 추가적으로 1999년부터 2005년까지 6년간 FIVB 월드리그에 불참하기도 했다.[23] 그러나 이는 실제로도 다른 나라들에서 많이 사용되는 전술이다. 멀리 볼 것 없이 가까운 일본 같은 경우에도 주공격수 심지어는 외국인이 속공을 뜨기도 한다. 다만 OK저축은행의 시몬처럼 계획하에 뜨는 것보다는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라는 개념에 가깝다.[24] 그런데 현대캐피탈의 입장에서는 문성민을 무조건 안고 갈 수밖에 없다. 우승을 위해서 갖은 비난을 감수하면서 데려 온 선수니까.[25] 그럼에도 16-17 시즌 현대캐피탈이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데 있어서는 스피드 배구도 스피드 배구지만 최민호와 신영석의 날개 공격수 변신이라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가끔 시즌 중 문성민이 중앙에 있는 상황에서 변칙적으로 문성민에게 속공을 올리거나, 드물지만 개인 시간차 공격마저 올릴 때가 있었고 실제로 문성민이 웬만한 상황이 아니면 성공했다. 또 문성민은 15-16 시즌 도중 세터처럼 공을 셋업해줄 때도 있었다. 어떻게 보면 만능 선수로 보일 수도 있는 대목. 만약 문성민이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배구를 배웠다면 이런 에이스 스타일의 배구가 아닌 좀 더 나은 배구를 했을 지도 모른다. 문성민이 플레이로 비판을 받는 부분이 이런 부분. 게다가 센터들의 양 사이드에서의 공격 상황에서도 2016-2017 시즌 챔피언결정전 2차전 5세트에서 11-8로 지고 있던 경기를 최민호가 레프트 공격 자리에서 연속 득점으로 멱살을 끌고와 결국 12-15로 승리했다는 것을 보면 나쁜 영향만을 끼치지는 않았다는 걸 볼 수 있다. 포지션을 파괴한 것같아보이는 이런 시도도 결과적으로는 선수 누구든, 어디든, 언제든 유사시에 공격을 준비해야 한다는 스피드 배구의 대명제를 잘 따랐다고 볼 수 있다. 또다른 예시로는 배구에서 세터는 '공격수에게 공을 올려주는 포지션'인데 왜 가끔씩 2단 패스 페인팅을 하는지를 생각하면 간단하다.[26] 오히려 이승원은 젊은 선수들과의 호흡이 더 잘맞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시즌 초반 야심차게 주전으로 출전시켰던 김재휘가 부진으로 차영석에게 주전을 넘겨주었는데, 정규시즌 우승 확정 뒤인 3월 2일 대한항공 전에서 이승원과의 찰떡 호흡으로 전과는 비교도 안되는 속도의 속공을 여러차례 보여준 바 있다. 블로킹 능력은 덤. 김지한, 함형진, 허수봉 등과의 호흡도 아주 좋았으며, 안드레아스와의 호흡도 문제 없어 보였다.[27] 다시 말하지만 강서브로 조진다는 것은 세계 배구의 대세이다. 스피드 배구를 한다는 다른 나라도 강서브는 기본 장착.[28] 우리카드가 스피드 배구를 한다고 주장하기엔 크리스티안 파다르의 공격 점유율이 너무 높다. 최홍석이 있어도 파다르의 점유율이 40%를 가볍게 넘고, 최홍석이 빠지면 얄짤없이 50%를 찍을 때도 있다. 또한 신으뜸정민수의 리시브 점유율도 상당히 높고 김광국도 공격의 다양성을 추구한다고 보기 힘들다. 차라리 공격하라고 데려온 숀 루니가 수비만 잘하면서 다른 선수들에게 강제적으로(?) 공격점유율을 높일 수밖에 없었던 2013-2014 시즌이 스피드배구에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있을 듯?[29] 창단 2년만에 상위권이 고착화된 V-리그에서 자기만의 전술로 우승을 거둔다는 건 김세진의 감독 역량이 국내 감독 중에서는 뛰어난 것이 맞다. 다만 시몬의 이탈 이후 1년만에 OK저축은행이 최하위로 추락해버린 것을 보면 각종 사건들로 인한 최악의 팀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김세진의 감독 역량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약 계속해서 성적부진이 이어진다면 냉정하게 볼 때 그냥 시몬 덕분에 전술의 폭이 넓어진 것뿐이라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30] 사실 이것 못지 않게 심각한 건, 공격수들이 초, 중, 고, 대학교 때까지 분업배구를 해오는 데다, 그 이상으로 선수들의 개인기량 발전이 더디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 공격 쪽이 심각하다.[31] 팀에서 정리하는 경우는 있지만 바로 다른 팀을 구할 수 있고, 리빌딩을 시도한 팀이 부진에 빠지는 경우가 허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