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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7:46:26

외근비서

수행비서에서 넘어옴
1. 개요2. 배치3. 업무
3.1. 출장
4. 수행비서 이후5. 기타

1. 개요

밖에 직접 나가서 일을 해야 한다는 특성상 남비서들의 비율이 매우 높다. 외모는 별로 중요하지 않지만 대신 신들린 능력이 많이 요구된다.

주로 전무급부터 붙는다. 대기업의 비서실은 보통 10명이 넘는데 이 중 절반가량이 수행비서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경우 보통 1~2년마다 교체, 한창때는 비서를 몇 달에 1번씩 교체했다고 한다. 통설은 워낙 해외 출장이 많다 보니 체력이 좋은 남자 비서들이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일정을 따라가지 못할 지경이었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우중 회장의 수행비서를 6년 해본 사람에 의하면 그것은 낭설이고, 수행비서로 오래 부리면 직원이 발전할 기회를 놓치기에 회장 스스로의 불편을 무릅쓰고 교체[1]한 것으로 보았다.

수행비서는 사생활, 주 5일제, 휴식, 휴일이 전혀 없다. 출퇴근길, 해외출장, 주말의 골프 약속, 퇴근 뒤의 술 약속이나 회식 등에도 따라다녀야 한다. 한 대기업에서는 수행비서 2~3명이 교대근무하면서 회장을 24시간 보좌한다.

높으신 분들이 남성일 경우, 수행비서는 불필요한 오해나 다툼을 피하고, 오랜 시간 동안 붙어있기에 불편하지 않도록 남자가 수행비서를 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고위직이 여자라면 여자 비서가 수행비서가 되는 경우도 많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미란다 편집장의 비서 앤드라가 대표적이다.

수행비서를 둘 정도의 고위직은 대개 중년층 이상이므로 수행비서는 상사의 건강 위험에 대해 파악하고 위급상황에 구급법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심근경색 같은 경우 병원에 5분만 늦게 가도 큰일 나기 때문에 스케줄을 모두 취소하고 병원에 방문해야 하는데 이때 판단을 수행비서가 임기응변으로 스스로 내릴 수 있어야 한다[2]

경호원이나 운전기사는 대체로 따로 고용하므로 이쪽 업무에 능숙해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전략기획, 인사 등 상급자가 직접 결정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고 있어야만 한다. 심한 경우 그 회사의 연구개발의 현업부서 상황을 파악해 보고하는 역할까지 수행비서가 맡아야 한다. 수행비서가 대체로 문과라는 것을 고려하면 매우 어려운 일이 맡겨지는 것이다.

수행비서는 상사나 상사 가족의 사적인 일을 담당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상사 자녀의 결혼식이 있으면 비서가 청첩장을 보내고 참석 확인, 축의금 정리, 답례품 전달, 감사 편지 발송 등을 처리하기도 한다. 상사 자녀가 고3이면 입시설명회에 참석해서 자료를 받고 분석하고 보고하는 등을 하기도 한다. 상사가 컴맹일 경우 압축 파일이 열리지 않는다며 화를 내거나 PDF 파일 수정을 지시하기도 한다. 달력이 넘어가지 않았다고 비서에게 화내는 상사도 있다. 그리고 상사가 좋아할 만한 간식이나 음식 메뉴를 추천해야 하기도 한다.

인간 지식인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상사가 관심 갖고 있는 주요국의 환율, 외국으로 소포 보낼 때 싸게 보내는 방법, 거래처 외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한국 선물이나 음악 등의 의전, 옷에 밴 냄새 제거하는 방향제 추천 등 별의별 잡다한 것을 생각날 때마다 물을 수 있다.

수행 중 옷차림은 양복으로 한다. 추워도 외투를 입지 못 하기 때문에 수행비서들이 겨울에 힘들어한다.

2. 배치

대개 기업 내의 대졸 사무직 사원을 쓴다. 신입사원 때부터 눈여겨보다가 2~4년 정도 경력을 갖춘 사람을 회사 내에서 부서 이동해서 쓰게 된다.[3] 비서실에 자리가 생기면 전체 계열사 직원 중 일을 가장 센스 있게 처리하는 직원을 추천받아서 채용한다. 따라서 조직에서 신입사원 때부터 눈치 빠르기로 인정받지 못하면 수행비서가 될 일은 없다.

수행비서의 경우 워낙 힘들기 때문에 비서실로 옮겨갈 때는 '2~4년 근무 후 원하는 부서로 보내준다'라는 조건이 보너스로 붙어있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수행비서를 그만두더라도 요직으로 갈 수 있다. 거기다 수행비서 근무 중 자연스럽게 생기는 인맥에 의해 회사 내에서 출세하게 된다. 그리고 수행비서는 사원에 불과할지라도 뒤에 높은 사람의 힘이 있기 때문에 기업 내에서 과장급 이상의 대우를 받고 있다. 사람들이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 거기다 상사에 따라서는 용돈을 챙겨주는 경우도 있다. 이런 모든 장점에도 불구하고 일이 너무 힘들기 때문에 그리 선호하는 자리는 아니다.

3. 업무

3.1. 출장

외국 출장을 수행하거나 외국인 내빈을 접객할 일이 많기 때문에 해당 회사에서 자주 쓰이는 외국어 학습이 필수적이다. 상급의 영어회화가 필수적이다. 그 외에 쓰이는 언어로는 주로 일본어, 중국어 등이지만 회사의 사업이 독일어권이나 프랑스어권에 걸쳐 있을 경우 그쪽 언어를 할 수 있는 수행비서는 상당한 경쟁력이 된다.

해외 출장을 갈 때 일정이 많으면 호텔에 묵더라도 세탁 맡길만한 기회가 없다. 이럴 때는 각자 알아서 양말과 속옷을 빨고 드레스 셔츠를 다려야 한다. 짐을 많이 가져간다면 이럴 일이 없지만 공항에서 수속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려면 각자 기내에 들고 들어갈 수 있는 작은 가방 하나만 휴대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렇다 보니, 호텔에 코인 건조기가 도입되기 전에는 빨래 문제도 수행비서들을 힘들게 했다.

더 심한 경우 6박 8일씩 출장 가는데도 수행비서 자신의 짐은 하나도 없는 경우가 있다. 옷은 입고 가는 양복 한 벌뿐이다. 와이셔츠나 속옷은 현지에서 사 입는다. 트렁크는 상사의 옷가지와 생활용품만 담는다.

4. 수행비서 이후

수행비서는 직속 상사도 조심해야 하지만 실무부서 관리자들도 조심해야 한다는 이중고가 있다. '업무 개선'과 '지적질' 사이에는 괘씸죄 외에는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상사가 퇴직한다면 수행비서는 '거만해서 관리자들에게 지적질을 하고 다녔다'면서 비난받기 십상이다. 또 '효율적인 보고를 위해 핵심 용건만 전달'하는 것과 '냉정하고 무례한 사람'으로 비치는 것 역시 괘씸죄 외에는 차이가 없다. 그래서 오너 수행비서를 할 때와 전문경영인 임원 수행비서를 할 때는 처신에 차이가 있다. 오너의 수행비서는 기업이 망하지 않는다면 죽을 때까지 평생 가는 경우도 있지만 전문경영인의 수행비서라면 언제 해당 전문경영인이 좌천당한다 해도 이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커리어패스 또한 문제가 된다. 고위직의 높은 신임을 얻을 정도의 비서들은 평범한 사람 3명 정도의 일을 해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바꿔 말한다면 3명의 노력으로도 대체할 수 있는 업무에 머무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비서가 전문적인 기술이나 영업 능력을 지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비서로서 출세했다고 하더라도 다른 부서에 배치되거나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각고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비서를 오래 하다가 고위직이 좌천되었을 때는 다른 고위직의 비서 자리로 옮기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5. 기타

공무원, 군대에서의 수행비서는 비서, 비서실장, 전속부관 문서로.


[1] 아무리 경영원리에 따라 이익을 우선시하는 기업일지라도 결국 사람이 모인 집단이다. 우수한 직원을 등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원을 교육해 더 우수하게 만드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다. 면접 때 직원 스스로발전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 파악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2] 의사에게 물어보거나 인터넷 검색을 하면 늦고, 상사 스스로는 정신이 혼미해져서 그런 결정을 할 수 없다.[3] 전무급 이상에 붙는 수행비서의 경우 그래서 대부분 정규직이다. 일반 사무직 비서들은 계약직이 많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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