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모에 미러 (일반/밝은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3-05-11 08:59:19

수청무대어

고사성어
맑을 없을 물고기

1. 겉뜻2. 속뜻3. 출전4. 유래5. 동의어

1. 겉뜻

물이 맑으면 큰 고기가 없다.

2. 속뜻

물이 너무 맑으면 물고기가 그 몸을 감출 곳이 없어 그곳에는 살지 않음과 같이, 사람이 너무 똑똑하거나 엄하면 남이 꺼려 가까운 벗이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비슷한 속담으로는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아니 모인다'가 있다.[1]

3. 출전

후한서(後漢書)》반초전(班超傳)출전(出傳)

4. 유래

후한 시대 초엽에 반초(班超)라는 무장이 있었다. 『한서(漢書)』를 저작한 반고(班固)의 아우이기도 한데, 형이 문학 쪽에 조예가 깊은 것과 달리 그는 어릴 때부터 장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고 그 꿈을 이루었다. 그는 명제 때 서북쪽 변경 일대의 오랑캐 50여 부족을 힘으로 다스리거나 설득하여 투항시킴으로써 한나라 세력을 더욱 확장시켰고, 그 공으로 화제 때 정원후(定遠侯)에 봉해지는 영광을 입었을 뿐 아니라 서역도호부(西域都護府)의 도호(都護)에 임명되었다.

그의 주임무는 자기 관할에 산재해 거주하는 오랑캐들을 잘 다독여 다스려 그들이 엉뚱한 생각을 품거나 한나라에 적대하는 행동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 오랑캐들은 지난날 직접 복속시킨 부족들이라서 인간적인 유대감이 형성되어 있었고, 또한 그가 그들의 형편과 처지를 십분 이해하는 방향으로 다스렸기 때문에 한번도 말썽을 일으키지 않았다. 반초가 십 년 동안이나 척박한 변방에서 임무를 잘 수행하자, 조정에서는 그 공을 가상하게 여겨 내직으로 불러들여 주었다. 드디어 교대자가 도착했는데, 임상(任尙)이라고 하는 무장이었다.
"장군께서는 이곳에서 오랫동안 오랑캐들을 상대하셨으니 누구보다도 그들의 성정을 잘 아실 겁니다. 어떻게 하면 이 사람이 장군처럼 하등의 문제 없이 그들을 잘 다스릴 수 있겠는지, 그 비결을 좀 가르쳐 주십시오."

"비결이라고 할 것도 없지요. 간단하게 말한다면, 그들을 오랑캐로 보는 시각부터 고치는 게 좋을 거요. 비록 미개할망정 그들 역시 사람 먹는 것 먹고 가정을 이루어 자식 낳아 기르는 백성들인 겁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인(仁)과 덕(德)의 다스림'이라고 아시면 될 게요."

"그렇지만 과연 그게 먹혀 들어갈 수 있을는지 모르겠군요. 그들은 미개한 족속이잖소. 그들이 인이 무엇이고 덕이 무엇인지 알기나 할까요? 예(禮)까지는 바랄 것도 없겠지만. 장군처럼 그들의 사정에 통달했다면 몰라도, 나처럼 생소한 사람이 섣부른 태도를 보였다간 무시하고 기어오르지나 않을까 걱정이오. 따라서, 힘을 보여 주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소."

반초는 그렇게 말하는 임상을 찬찬히 바라보더니 정색하고 말했다.
"보아하니 장군은 성격이 좀 급하고 엄한 것 같구려. 강의 물이 너무 맑으면 큰 고기가 살지 못하는 법이오. 백성을 다스리는 것도 너무 원리원칙만 따져 혹독하게 하면 아무도 진심으로 복종하지 않지요. 간곡히 부탁하거니와, 저들을 다스릴 때는 사소한 잘못은 눈감아 주고 너그럽게 대하시오."

그렇게 당부하고 반초는 서울로 올라갔는데, 임상은 그의 충고를 무시한 채 자기 식대로 밀고 나갔다. 그러다 보니 변방 부족들의 반발이 생기기 시작하여 말썽이 끊이지 않았고, 5년 뒤에는 50여 부족 모두 한나라를 등져 서북쪽의 정세가 풍전등화처럼 급박해지고 말았다.

5. 동의어


[1] 사람이 너무 청렴결백하면 주위에 사람이나 재물이 따르지 않는다는 뜻.

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