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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1-01 19:33:28

선달이 여행기

파일:634985704_343a2f29_97.jpg[1]

1. 개요2. 설정
2.1. 스폰서(?)의 등장2.2. 뚝갑이와의 만남2.3. 시작부터 꼬이는 여행
3. 등장인물4. 기타

1. 개요

만화가 길창덕 화백이 70년대 《새소년》 잡지에 연재한 만화. 이후 출판사 어문각에서 발행한 클로버 문고판으로 출판되기도 했다. 주인공 일행이 전국일주여행을 하며 각지의 문화재, 명승지, 야사(野史), 민담이나 전설 등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2. 설정

국민학생 선달이는 말썽꾸러기에다 멍청한 면까지 있다. 클로버문고 단행본 기준으로 1권 도입부가 바로 선달이의 말썽으로 시작한다. 간단히 요약하면, 선달이가 찬 축구공이 공중나선회전 끝에 어느 집의 유리창 박살→공이 집주인의 면상 직격→선달이 도주→집주인의 기마(騎馬)(?) 추격[2]→동네 한바퀴→절벽(?)→바다→서부(?)→산속→나무 위로 도망→도끼(?) 등 여러 부가 피해 발생→피해자에 대한 선달이 아버지의 사과와 손해배상 크리를 탄다. 이 와중에 선달이는 생각보다 고전(古典)이나 문학 등에 소양(素養)이 좀 있는[3] 듯한 임기응변을 보인다. 그러나 곧 다시 멍청한 짓을 한다.[4]

이런 선달이를 전국일주여행을 보내야겠다고 선달이 아버지가 결심한 이유가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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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버지가 배를 타고 온다는 말에, 선달이의 아버지는 선달이를 인천으로 마중을 보냈다. 그러나 선달이는 인천에 도착했지만, 큰아버지는 쪽배를 타고 직접 노를 저어(!) 오는 길이었기에 둘은 뱃길(?)이 어긋난다. 선달이는 부족 전통복장을 한 흑인 아이[5]와 만나는데, 그 아이는 태극기를 흔들며 서울 관광을 부탁해온다. 나름 최선을 다해 선달이는 아이를 안내하지만, 동대문을 보고파 하는 아이를 안내하다가, 길을 잃어 선달이는 질질 짠다. 눈치로 상황을 짐작한 아이는 선달이의 엉덩이를 한 번 걷어차 주고, 선달이를 이끌고 골목을 빠져나간다. 우연히 마주친 행인에게 선달이가 물으니, 동대문을 바로 저기 두고 뭐 하는 거냐며 핀잔을 준다. 결국 외국인 아이가 서울 토박이보다 더 동대문을 잘 찾은 셈. 그리고 그 흑인 아이는 혼자 동대문을 잘 구경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선달이의 큰아버지와 아들 달식이는 아무도 마중 나온 이가 없어서 당황한다. 더운데 불쾌지수 올라가는 걸 꾹꾹 참으며(이 회차 연재 당시는 여름), 행인에게 서울 가는 길을 마치 시험문제처럼, ‘다음 문제를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서울로 가는 방법을 논하시오’ 라고 물어보고, 그에 맞춰 행인은 ‘1번: 시간이 많을 때에는~’, ‘2번: 시간이 없을 때에는~’ 식으로 답을 해준다. 2번 답대로 인천에서 전철을 타고 서울로 오긴 왔지만, 초행길이니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몰라서, 머리를 짜내 이마에 선달이네 집주소를 쓰고 우체통 옆에서 우체부를 기다리는 잔머리를 쓴다. 우체부가 와서 편지 배달하듯 자신들을 데려다줄 거라고 생각한 것. 우체통의 편지를 회수하고 떠나는 우체부에게, 왜 우리는 안 가져가냐고 항의해보지만, 우체부는 더운 날씨에 짜증이 난다는 듯 침을 발라 이마의 주소를 문질러 지워버리고, ‘나 참, 오래 살다보니 별 우편물을 다 보겠네’ 하며 가버린다. 이런 고생 끝에 겨우겨우 자신의 동생, 즉 선달이 아버지를 만나지만….

선달이는 민망했지만, 마침 흑인 아이가 배가 고픈지 배에서 꼬로록 소리를 내어 선달이는 돈을 톡톡 털어 빵을 사준다. 그런데 그 아이는 바닥에 앉은 선달이의 반바지 아래의 맨다리를 보며 입맛을 다시고는, 선달이의 종아리를 들어 빵 사이에 넣어 씹어 먹으려 한다. 딱 샌드위치 꼴이라, 식인종임을 깨달은 선달이는 놀라서 아이를 걷어 차[6] 다리를 빼내고, 풍선을 사주는 등 아이를 달래고 대책을 궁리한다. 그러다가 흑인 아이의 아버지와 흑인 통역관을 만난다. 아이의 고자질을 겁내어 달아나던 선달이를 붙잡은, 아이의 아버지는 한 종족의 족장이었고, 선달이에게 10만원이라는 거금을 건넨다.[7] 이를 사례금으로 생각한 선달이는 방송국으로 가서 수재의연금으로 전액 기부[8]하는데, 이게 TV를 통해 방송되어 가족들도 보고 다들 놀란다. 이때는 큰아버지 일행도 고생 끝에 선달이 집에 도착한 후였다. 귀가한 선달이의 설명을 듣고, 흐뭇해진 아버지는 날 닮아 이리 똑똑하다며 선달이를 자랑한다. 그러나 큰아버지는 우리 집안의 자손이나 결국 날 닮은 거 아니냐며 우긴다. 하지만 이후 선달이의 착각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어찌 보면 장난이나 사기(?)였음이 TV에 나와 울며 사연을 전달한 족장 가족에 의해 밝혀지고, 큰아버지는 역시 널 닮아 멍청하다며 비웃는다. 결국 선달이와 선달이 아버지는 방송국까지 찾아가서, 그 거금에서 10원을 제외하고 족장 부자에게 돈을 전부 배상해야만 했다.[9]

전후사정을 모두 알게 된 선달이 아버지는, 서울에서 동대문을 못 찾아 질질 짜다가, 서울에 처음 온 식인종 어린이의 도움을 받다니, 한탄하고, 콜럼부스의 만행업적을 얘기하면서 선달이를 한심해한다.[10] 선달이는 잠시 풀이 죽지만, 콜럼부스도 처음부터 미(美)대륙에 간 건 아니었다며, 자신은 집안탐험부터 시작해서 전국탐험→세계탐험→우주탐험으로 가겠다고 나선다. 그리고 시작한 집안탐험에서, 큰아버지 부자(父子)에게 대접하려고 어머니가 마련한 도우넛[11]을 몰래 찾아내어 먹기 시작한다. 이를 발견한 어머니가 쫓아간다.

선달이는 그 와중에도 그걸 먹으며 달아나고, 둘은 동네를 휘저으며 서점을 거친다. 선달이는 《새소년》이 나왔나 싶어 들어갔다가 막 새로 나왔다는 잡지를 들고, 《시관이와 병호의 모험》을 보며 낄낄댄다. 그때 어머니가 쫓아 들어왔지만, 잡지가 새로 나온 걸 알고, 어머니는 《유리의 성》을 보겠다, 선달이는 《선달이 여행기》를 보겠다고 다투다가 잡지를 찢어먹는 등 소동을 일으키는데(중략…). 찾아온 지 한참 지났는데도 찬물 한 그릇 안 내주는 야박함에, 큰아버지 부자는 서로 섭섭함을 토로하고, 이를 마당에서 듣고 민망해진 선달이 어머니는 선달이를 혼내고 도우넛 500원어치를 사오라고 심부름을 보낸다.
큰아버지 부자는… 간식 줄 걸 기다릴 게 아니라, 우리가 직접 만들어먹자며, 단팥죽을 만들기로 한다. 그런데 팥죽 가마솥에, , 마늘, 꽁치, 번데기 등 별의별 재료를 다 집어넣는 바람에, 도저히 먹을 수 없는 괴식으로 변해버린다. 버릴까하다가 음식을 버리면 천벌 받는다는 달식이의 말에 선달이네 개, 바둑이에게 먹으라고 줬는데, 처음에는 질겁하여 도망간 바둑이는, 이런 감동적(?)인 음식을 줬는데 보답도 안 한 자신을 반성하면서 조용히 되돌아가더니, 있는 힘껏 큰아버지의 엉덩이를 물어버린다.

그리고 심부름 가던 선달이는… 선달이를 보고 지름길로 앞질러가 만날 때마다 변장을 바꾸어가면서 구걸하는 거지에게 속아 선달이는 불쌍하다며 100원씩 세 번, 300원을 준다. 그러나 똑같은 목소리에 똑같은 바이올린임을 뒤늦게 눈치 채고, 선달이가 거지에게 달려들지만, 거지는 도망가 버린다. 결국 가게에 도착하여 도넛 200원어치를 달라고 해서 가게주인은 4개를 봉투에 넣어준다. 그러나 선달이가 주고 간 돈은 100원뿐. 이게 얼만지 똑똑히 보라며 붙잡는 가게 주인에게, 오히려 선달이가 ‘왜 100원밖에 없죠?’ 하며 가게주인에 묻지만, 가게주인은 역정을 내면서 줬던 200원어치에서 100원어치를 회수한다. 아마도 선달이가 도중에 흘린 듯. 할 수 없이 100원으로 도넛 두 개를 사서 오다가, 예전에 감을 나눠준 우정에 금이 가게 할 참이냐며 하나 내놓으라는 동네 친구에게 하나를 준다. 친구가 그걸 먹는 모습을 보며 선달이는 군침을 삼키지만, 맹자의 말씀을 떠올리며 참으려든다. 그러나 불량식품 뉴스를 떠올리며 불량식품 아닌가 확인하는 거라며 자신을 합리화하고, 선달이는 남은 도넛 한 개의 반쪽을 먹어버린다. 다녀온 선달이가 내미는 도넛 반쪽과 이어지는 선달이의 설명에 어머니는 울분과 눈물을 삼키고, 할 수 없이 그거라도 아주버님에게 대접한다. 바둑이에게 물려 엉덩이에 붕대를 감고 있던, 선달이의 큰아버지는 ‘어머머~! 겨우 도우넛 반쪽’ 하며 어이없어하다가 혼자 날름 먹어버리고, ‘아버지, 저도 좀 주셔야죠’ 하고 달라붙는 아들 달식이를 ‘저리 비켜’ 하며 팔꿈치로 쳐서 날려버린다(명랑만화다!). 달식이는 울음을 터뜨리고, 이 울음소리는 퇴근하여 귀가하던 선달이의 아버지에게까지 울려 퍼진다. 자초지종을 들은 선달이의 아버지는 형님께 사과하며 저녁에는 진수성찬으로 대접하겠다고 하지만, 큰아버지는 애를 선달이처럼 저렇게 키워서는 못쓴다고 꾸짖고, 달식이도 옆에서 동감이라며 수긍한다. 다른 건 하나도 나무랄 데가 없지만, 딱 한 가지! 멍청한 게 옥에 티라며, 귀한 자식일수록 여행을 보내는 법이라고 충고한다.

선달이와 선달이 아버지의 합작(?)의 결과랄 수 있는 서울의 선달이네에 오기까지의 고생 + 선달이의 멍청함을 TV 방송 등의 도움(?)으로 목격 + 간식을 둘러싼 소동 등을 겪은 끝에 나온 선달이의 큰아버지의 말인 셈이다.

2.1. 스폰서(?)의 등장

전국일주여행을 한다는 말에 선달이는 신난다며, 아버지도 같이 가시죠? 하며 기뻐하지만, ‘아니, 너 혼자’ 라는 아버지의 말에 기겁한다. 선달이의 아버지는 내가 그래서 이렇게 지도를 그려주잖냐며 지도를 열심히 그린다. 잘 될까, 하며 고개를 외로 꼬는 선달이와 좀 걱정이긴 하다는 아버지. 그런데 마침 전국일주여행에 데려갈 조수를 모집한다는 광고방송(?)이 동네에 울려 퍼진다. 광고방송의 주인은 웬 할아버지와 그 꼬맹이 조수.

이에 선달이가 응시하니, 시험 응시료 500원을 요구해온다. 응시료를 냈더니 그걸로 군고구마를 사서 먹으며, 체력 시험과 지식 시험을 칠 거라고 한다. 선달이는 이를 무난히(…) 통과[12]하고, 그 할아버지를 따라 대 재벌 그룹인 으스대 그룹 회장님의 집으로 간다.

2.2. 뚝갑이와의 만남

회장님께 보고하러 김박사가 들어가며 잠시 기다리라고 했는데, 누가 선달이 아니랄까봐 거기서도 사고를 친다. 회장의 집이 어마어마한 대저택이라, 역시 이 집에 처음 와보는 김박사의 조수 아이와 함께 그 안을 구경하며 연못의 비단잉어를 낚을 궁리를 하거나, 그네를 타는 등 돌아다닌다. 그러다가 도중에 길을 잃어 울고불고 하다가, 저택에서 일하는 사람을 만나서, 사라진 둘을 찾아 소리쳐 부르던[13] 김박사와 재회한다.

그 회장님은 선달이의 관상(…)을 보고, 생긴 걸로 봐서는 별로 신통치 않아 보이지만[14], 김박사(선달이를 뽑은 사람)님 시험에 합격했다니 믿어보겠다며, 선달이에게 자신의 외동아들 뚝갑이를 소개시킨다. 뚝갑이는 차로 학교와 집만 왔다 갔다 해서 세상물정을 너무 몰라서, 이번에 전국일주여행을 시키기로 했는데, 선달이가 조수로 뽑혔다는 것이다.

2.3. 시작부터 꼬이는 여행

그런데 이 뚝갑이가 어느 정도로 게으른가 하면, 선달이가 그 집에서 같이 자고 일어난 그 다음 날 아침, 뚝갑이는 선달이를 깨워서 세숫물을 대야에 떠오게 하고, 칫솔과 치약, 양칫물까지 떠오게 한다. 물론 자신은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운 채로(…). 이런 게으름뱅이는 처음 봤지만, 선달이는 그래도 시키는 대로 해준다. 하지만 그것도 정도껏이지, 칫솔에 치약을 짜라고 해서 그렇게 했더니, 이불을 뒤집어 쓴 채로 입만 이불 밖으로 내밀고 이를 드러내더니, 선달이에게 자기 이를 칫솔질하라고 한다. 이에 선달이는, "철부지도 아닌, 대학생이!" 하며 마침내 폭발하여 "기상~!" 하고 고함을 지르고, 이에 놀란 뚝갑이는 (만화답게) 하늘로 솟았다가 바닥에 떨어진다. 그리고 선달이는 "자신의 일은 자신이 합시다" 하고 따끔한 일침을 날리고는,[15] 조수가 할 일은 해야 할 일을 돕는 것이지 이런 게 아니라고 덧붙인다.[16] (누가 대학생이고 누가 국민학생초등학생이야?)

또 막상 보내려하니 한겨울인데 뚝갑이는 잠옷바지에 배낭을 메고 나오고, 선달이는 반바지 차림으로 나온다. 회장이 이를 야단쳤더니, 이번엔 중무장을 하고 나왔는데, 똑갑이는 석유난로를 들고 나오고, 선달이도 갖가지 난방장비를 메고 나온다. 다시 야단을 쳐 난로 등은 내려놓게 하고 출발시킨다. 하지만 뚝갑이는 몸에 밴 버릇을 못 버리고, 운전기사인 김기사를 소리쳐 부른다.[17] 그 버릇을 고치려 보내는 거라며 회장은 걸어서 가라고 내쫓는다. 할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출발하지만, 도중에 뚝갑이는 또 사고를 친다. 춥다고 겹겹이 껴입고 갔는데, 그 옷 무게를 이기지 못해 중간에서 퍼져버린 것. 할 수 없이 선달이는 도로 위에서 텐트를 치게 되고, 이로 인해 도로가 막히게 되자 경찰이 회장을 찾아와 아드님을 치워달라고 통보한다.

그런데 이게 웬일! 회장 비서가 뚝갑이를 업어서 옮기려고 하니, 껴입은 옷으로 인한 부피 때문에 불가능했고, 지게차를 불러와 들어 옮기려 하니, 지게차가 옷을 껴입은 뚝갑이를 못 들어 올린다.[18] 말도 안 된다고? 명랑만화잖아. 명랑만화입니다 그냥 넘어가 주시죠

선달이가 나서서 뚝갑이가 껴입은 것을 하나씩 벗기는데, 이게 기가 막히다. 머리에 쓴 것만 해도, 털모자, 방한모, 방한복면, 마스크, 귀마개 등등 예닐곱 개나 되고, 이를 다 벗겼더니, 찬바람 들어갈까 봐 귓구멍에 고무마개까지 끼워놓았고, 찬바람에 치아 상할까봐 마우스피스까지 하고 있었던 것. 발에 씌운(…) 것만 해도 방한화, 긴 양말, 덧신 등등, 옆에서 지게차 운전수가 계수(計數)를 하고 회장님은 수첩에 적어가며 벗기는데도, 이게 16~17여개에 달해서 중간에 헷갈릴 지경이었다. 몸에 걸친 것들을 다 벗기고 나니, 도로에 옷이 거의 언덕처럼 쌓인다. 지나던 엿장수가 이걸 보고 반색하며 달려와 저 넝마 버리는 거냐고 물을 지경이었다. 회장님 역시 처음엔 맞장구를 치다가 정신을 차리고 "떽!"이라고 외치자, 엿장수가 손수레와 함께 하늘높이 날아가면서, 당시 인기 있던 외화인 원더우먼의 당시 국내방영제목, ‘날으는 원더우…’[19]를 외치다가, ‘아니, 참! 엿장수’라고 외친다. 그리고 바닥에 떨어져 손수레는 박살난다. 회장님은 불난 데 선풍기 트느냐며 투덜대고, 이런 소동에 뚝갑이가 무슨 일인가 아버지인 회장님에게 물으니, 네 옷을 넝마로 사려했다는 말에 역시 "떽!"을 외치지만, 추위에 떨고 있어서 모기소리 정도로 밖에 안 나온다…. 이를 어이없어 한 회장님이 한심해하며 핀잔을 주는 것은 덤이다.

이런 소동 끝에 옷을 재정비하고 둘은 출발한다.[20] 단행본 기준으로 7권 정도에서 대충 경기도를 다 돌았다고 뚝갑이가 말하자, 선달이는 울릉도나 제주도 같은 해외(…)로 가보는 건 어떠냐고 해서, 역시 온갖 소동과 우여곡절 끝에 제주도까지 가는 등 전국 각지를 다닌다.

대재벌 그룹의 회장 외동아들의 전국여행이지만, 애초에 버릇도 고치고 세상물정도 배우라는 취지에서 보낸 것이니만큼, 선달이와 뚝갑이에게 단 한 푼도 지원해주지 않은 무전여행(無錢旅行)으로 보인다. 여행 초반부에는 선달이와 뚝갑이가 단체손님을 빌미로 은근슬쩍 묻어 들어가 호텔 종업원으로 일하며 손님들에게 팁을 받아 숙박비와 여행비를 버는 모습도 있다. 이후로도 차 한 번 얻어 타려고 애쓰다가 밀수범들과 엮이기도 하는 등 일체 지원은 없었던 듯하다. 다만 선달이와 뚝갑이가 부산에 갈 때, 우연이나 사고 등으로 선달이와 뚝갑이가 사소한 피해를 입는다→가해자가 깍듯이 사과하며 다소 과하게 피해를 보상, 그러나 비용은 실질적으로 비서진들이 몰래 지불. 이런 식으로 한 번 지원한 적이 있다. 이게 단행본 8~9권 정도쯤이다. 다만 회장의 지시인지, 비서진이나 부하직원들의 단독행동인지는 분명치 않다. 명랑만화이니 그냥 넘어갑시다.

3. 등장인물

4. 기타

어린이용 만화를 흥미+재미 위주, 그리고 교훈 위주 두 가지로 분류하는 시각이 있다. 전자를 주로 상업만화라고 한다면, 후자는 주로 학습만화라고 할 수도 있겠다. 길창덕 화백의 만화는 이 두 가지가 잘 섞여있어, 교훈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경우가 많다는 평이, 만화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많이 개선된 후, 뒤늦게 나온 적도 있다.

길창덕 화백의 다른 작품들에서도 간혹 보이지만, 《선달이 여행기》는 학습만화의 성격도 있다 보니, 고전(古典)이나 역사 등에 대한 작가의 지식과 교양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 잘 드러난다. 특히 남해 등지에서, 뚝갑이가 임진왜란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특히 두드러진다. 지금도 그런 경향이 완전히 없지는 않지만, 1970~80년대, 지식인들이나 식자(識者)층을 자부하는 사람들은, 만화를 저질, 하류문화 등으로 깔보는 경우가 많았는데, 《선달이 여행기》에 대해서는 놀랐다거나 만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는 평이 나오곤 했었다. 또한 명랑만화 작가들에게 가끔 제기되는, ‘작화(作畵)능력의 상대적 부족’이란 비판이 다소 무색해지게 하는 그림이나 연출도 나온다. 감탄사가 나오게 하기도 하는 동양화적 화풍의 그림이 등장하기도 하며, 양쪽 면이 아닌 여러 쪽을 전부 활용하는 연출이 나오기도 한다.

이렇듯 특정 지역의 문화재도 많이 다루면서, 각 지역의 전설과 민담(民譚), 우리나라의 역사, 특히 야사(野史) 쪽이 꽤 자세하게 설명되어, 재미있으면서도 꽤나 유익하여, 당시 만화를 부정적으로 보던 학부모님들 중에서도, 이 《선달이 여행기》만은 아이들에게 권하는 분들이 꽤 있었다.

연재 당시에도 인기가 좋아서, 독자들이 엽서나 편지 등으로, 선달이를 이 지역, 저 지역, 혹은 자신의 고장으로 보내서 그 지역을 널리 알려달라는 요청이, 《새소년》 편집부에 들어오는 일도 적잖이 있었다.

같은 잡지에서 연재되었던 이원복 화백의 《시관이와 병호의 모험》이 유럽을 소개하는 여행기식 만화였다면, 이 만화는 그것의 국내판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1] 잡지 《새소년》 연재 당시 별책부록으로 나왔던 시절의 표지인 듯. (…전략)선달이와 뚝갑이가 밀수범의 차를 얻어 탔다가 사건에 얽히는 내용의 연재인 듯하다. 차의 트렁크에는 동료 밀수범 두 명이 숨어있었다. 밀수범 입장에서는 정직한 사람을 좋아한다느니 구실을 댔지만, 아이와 학생을 태움으로써 검문을 피하려는 목적도 있었던 듯. 실제 경찰검문은 무사히 통과했으나, 한 박자 늦게 운전수의 인상착의 사진이 도착하여, 경찰이 뒤쫓고 뒤늦게 이들의 정체를 알아챈 선달이와 뚝갑이가 기지를 발휘해 경찰을 도와 체포하게 하는 내용으로 전개된다.[2] 카우보이 복장에 매미채를 휘두르며 추격하여, 이를 목격한 이웃들이 어리둥절해한다. 연재 당시는 1970년대였고, 서울이나 인근 도시에도 말이 끄는 수레가 아직 있던 시절이니, 아주 터무니없는 과장은 아니다.[3] 말을 달래고자 선달이는 남궁벽(1895~1922) 시인의 시, 말馬을 읊기도 한다. 이런 부분은 길창덕 화백의 만화 속에 적잖이 나오곤 하는데, 길화백 본인의 교양이 주인공을 통해 나왔다고 봐야 할 듯.[4] 이게 거의 첫 번째 연재분이다. 상당한 분량인데, 잡지 속 연재가 아닌, 별책부록으로 따로 나온 형식이었기에 가능했던 것. 길창덕 화백의 작업능력에 경의를![5] 배 옆에 붙어서 마치 밀항하다시피 왔다. 처음에는 시커먼 곳에 붙은 터라 눈동자 두 개만 희번덕거려 선달이를 놀라게 한다.[6] 폭력성 지적을 받았는지, 단행본에서는 그림을 어설피 수정한 흔적이 보인다.[7] 1975년, 하급 공무원의 봉급이 5만원이 채 되지 않았고, 1972년에는 짜장면 한 그릇에 30원이던 곳도 있었다. 단순한 계산으로, 2017년, 짜장면이 4~5,000원이니, 100,000x(5,000/30)≒1,667,000원.[8] 이 돈으로 아이스크림 등을 마구 사먹고, 얼음을 채운 수박 수십 통을 먹으면 좋겠지만, 결국 탈이 나 병원에 갈 거라는 등의 고민 끝에 선택한 것인데, 이로 보아 심성은 착하다. 당시 명랑만화 주인공들 대부분은 성적은 꼴등, 말썽은 일등이지만 심성은 은근 착하다는 설정이었다. 예외가 있다면 신문수 화백의 《도깨비 감투》 주인공 이혁 정도로, 늘 학교에서 1등을 하는 우등생이다.[9] 자세한 건 만화 참조[10] 당시에는 상당한 거금이었던 99,990원을 배상한 것에 대해서는 그 순간에만 놀랐을 뿐 그리 아까워하지 않는 것과, 외동아들을 전국일주여행을 보내겠다는 것, 그리고 극중 여러 단서들을 보면 상당한 능력자인 듯하다.[11] 단행본에 도우넛이라고 표기되어 있는 걸 그대로 옮김[12] 체력 시험은 턱걸이, 지식 시험은 상식 문제 한 문제였다. 턱걸이용 철봉이 없어서 선달이가 어디선가 가져온 철봉을 시험감독 할아버지(박사라고 나온다)와 그 꼬맹이 조수의 어깨 위에 올려놓고, 철봉대처럼 만든다. 하지만 선달이의 체중을 버티지 못한 두 사람은 선달이가 네 개째 턱걸이를 할 때, 우르르 무너져버린다. 좀 더 하자고 선달이는 재촉하지만, 두 사람은 포기하여 통과. 상식 문제는 발명왕 에디슨의 왼쪽 눈의 시력이 얼마냐는 황당한 문제가 나온다. 에디슨의 일대기를 달달 외우고 있을 정도로 에디슨에 대해 잘 알고 있던 선달이였지만, 이 문제에 크게 당황한다. 선달이를 비웃으며 떠나려던 두 사람은, 궁리 끝에 나온 선달이의 대답에 아연실색하여 정답이라 인정하고 합격 판정을 내린다. 선달이의 대답은 "당시에는 시력 검사표가 없었기에 에디슨은 시력 검사를 못 해봤다"였다.[13] 김박사가 아이들을 부르는 것으로, 조수 아이의 이름이 쫄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14] 그림 역시 어벙하게(…) 생긴 모습의 선달이가 나왔다.[15] 연재 당시, TV의 사탕 광고를 통해 유명해진 문구를 따왔다는 말이 있었다.[16] 그래서 뚝갑이가 그게 뭐냐고 했더니 선달이 왈(曰), 가령 뱀에 형이 물렸다고 하자고 하니, 똑갑이는 다리 부여잡고 방방 뛰고 생난리를 친다. 거기다 선달이가 잘못된 쪽의 다리를 잡고 있다고 하자 그럼 그렇다고 진작 말하지, 라며 선달이가 말한 쪽의 다리를 부여잡고 다시 난리 부르스…[17] 당시는 자가용이 굉장히 귀하던 시대였다. 역시 대재벌 그룹의 회장 집안답다고나 할까.[18] 뚝갑이는 이런 무게로도 걸어서 상당한 거리를 이동했다?!?![19] ‘날으는’이 아니라 ‘나는’이 맞는 표기이지만, 당시 방영제목이 저러했으니 틀린 표기라며 고치지 말자.[20] 단행본 기준 2권이 되어서야 출발한다![21] 당시는 국민학교였으니까.[22] 선달이 큰아버지도 극중에서 대머리로 보인다. 아마 집안내력일지도 모른다.[23] 강화도에 흘러들어갔을 때, 간첩으로 오해받아 조사받는 과정에서 나온다. 여러 사정으로 인해, 밤중에 수영복 차림으로 달랑 배만 타고 살살 숨어들어왔으니 오해받는 게 당연했다.[24] 당시는 놀이공원으로 전용(轉用)되던 시기였다.[25] 대재벌의 대저택답게 둘이 가위바위보로 이기면 한 칸씩 계단을 내려갔는데도 한참 걸릴 정도이기도 했지만, 전술(前述)했듯이, 춥다고 뚝갑이가 껴입은 옷이 너무 무거운 탓도 있었다.[26] 선달이가 어린이 배우 모집에 응시하여, 이를 자랑하려고 나 TV에 나온다고 집에 전화를 했지만, 결국 떨어져서 질질 짜며 걷다가 발을 헛디뎌 연못에 빠졌다. 연락을 받은 선달이 아버지는 동네 사람들을 모아 TV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찌 됐든 선달이는 TV에 나오긴 나왔다.[27] 이 말은 윤승운 화백의 잡지연재 단편 등에서도 만화의 주제가 되곤 했다. 만화잡지 《보물섬》에 단편연재된 윤승운 화백의 작품들 중, 자손이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쌀 한 말 가격의 돈을 쥐어주며 내쫓아, 먼 곳으로 여행을 다녀오게 하는 전통이 있는 집안의 말썽꾸러기 손자가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28] 다만 첫 등장에는 수염도 없고 30대 정도로 보이는 외모인데, 다음 연재분에서는 콧수염에 대머리를 한 장년인으로 나온다. 설정변경인 듯.[29] 선달이와 뚝갑이가 집을 나선 지 좀 지났을 때인데, 바둑을 두며 은근히 걱정+궁금해하는 회장에게, 아마 지금쯤 한강은 건넜을 거라고 김박사가 말하니, 그 정도만 갔어도 대견하겠다고 회장이 말한다. 그때 경찰에게서 아드님 좀 치워달라고 전화가 온다.[30] 조수가 되려면 몸이 튼튼해야 한다며 자신만만하게 상의를 탈의하고 알통을 과시하는데, 무슨 멸치 수준이다. 비웃음을 당하자 힘자랑을 하려고 바위를 들려고 하는데, 당연히 실패했음에도 좀 더 작은 걸로 바꾸어가며 다시 시도했다가 또 실패하는 등 망신을 당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