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서유견문은 유길준이 미국 유학 중 경험한 것에 대해서 국한문 혼용체[1]로 쓴 책이다. 목차는 20편이고 1편, 2편은 세계, 지구에 대한 설명 지리에 대해 서술되어 있다. 1885년 집필을 시작, 1889년에 완성되었으며 1890년에 고종에게 바쳐진 뒤 관원들에게 비매품으로 나눠주었고, 1895년에 정식으로 출간되었다.문학사적으로 근대 국문학이나 신소설에서도 커다란 영향을 끼쳤으며 당파를 만드는 버릇, 어린이를 양육하는 방법, 친구를 사귀는 법, 여자를 대접하는 예절 등 다양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서구 문화 전 영역을 포괄하는 한국 최초의 근대적 백과사전적 저술이다.
2. 내용
대개 속국은 복종하거나 섬겨야 하는 나라의 정령과 제도를 따라야 하고, 국내외의 여러 가지 사무를 자주적으로 처리할 권리가 전혀 없다. 증공국은 강대국의 침략을 면하기 위하여, 자기 나라가 대적하기 어려운 형세인 것을 스스로 헤아려 알고 비록 본심에는 맞지 않더라도 (강대국이 내세운) 조약을 준수하여 공물을 보내고, 그들이 누리는 권리의 한도에 따라 독립 주권을 얻는다. 그러므로 증공국이 다른 여러 독립국과 같은 여러 가지 권리를 행사한다면, 세계 가운데 당당한 하나의 독립 주권국이다. 속국은 조약을 체결할 권리가 없지만, 증공국은 다른 독립 주권국과 동등하게 수호조약, 항해조약 및 통상조약을 상의하거나 약정한다. 속국은 영사 및 무역사무관 외에 총영사도 파견할 권리가 없지만, 증공국은 그들이 체결한 조약에 따라 조약을 체결한 여러 나라에 각급 사절단을 파견하거나 초빙하고, 교전(交戰)이나 강화를 선언할 권리가 있다. 속국은 이러한 권리가 없다. 증공국은 이웃 나라끼리 군사 행동을 취할 때에 중립을 지킬 권리가 있지만, 속국은 자기 나라가 섬기는 나라에 대하여 이 권리를 행사할 수가 없다. 증공국은 공물을 받는 나라, 즉 수공국과 사절단이나 영사를 서로 파견할 권리가 있지만, 속국은 자기 나라가 섬기는 나라에 대하여 이 권리를 행사할 수가 없다.
《서유견문》(西遊見聞) 유길준
《서유견문》(西遊見聞) 유길준
3편부터 14편까지는 국정 전반에 관해서 논했고 증공국, 공물을 바치는 나라에 대해 서술되어 있는 건 중국과의 사대관계 때문인 듯하다. 이처럼 유길준은 증공국과 속국과의 차이점을 역설했는데 증공국은 자신들의 문제를 자신들이 결정 할 수 있지만 속국은 그럴수 없으며 증공국이 옛 법규를 잘 따르고 있는데도 침공하거나 간섭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는 여러 이목이 있기 때문이며 공법도 이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란 것이 유길준의 논지였다. 실제로 유길준은 1889년에 완성한 이 서유견문(西遊見聞)에서 당시의 조선 상황을 설명하기 위하여 조선과 중국의 관계를 증공국(贈貢國)이라는 개념으로 파악하면서도 조선이 (속국이 아닌) 자주독립국이라고 주장하였다.[2]
그 뒤로는 국민의 권리, 정부의 시초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데 주목할 점은 정부에 시초에서 정부의 종류를 <왕의 마음대로 하는 체제>, <왕이 명령하는 체제>, <왕과 국민이 함께 다스리는 체제>, <귀족이 다스리는 체제>, <국민이 다스리는 체제>로 말하고 있는데 각각 전제군주제, 입헌군주제, 귀족공화제, 민주공화제을 말한다. 그럼 <왕이 명령하는 체제>는 무엇이냐고 할텐데 법으로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관습적으로 신하들과 공론에 따라서 결정하는 체제라고 말했으며 귀족정과도 결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왕이 명령하는 체제>, <귀족정>이 섞이는 이유는 좋은 왕이 나오면 좋은 일이지만 그것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성군이 나올 수도 폭군이 나올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입헌제가 이상적이라고 말한다. 공화정에 관해서 사람들의 풍속이 다르기 때문에 옳지 않다고 말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제도에 관해서 소개했다기보다 그 제도의 운영에 대해 논하고 있다.
이는 조선 정치 제체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 육조, 의정부, 사헌부, 사간원, 경연 등이 자리잡고 있던 조선에서 서양의 정치 체제를 그대로 소개한다 해도 공화제 외에 관심을 얻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임금이 명령하는 체제>는 조선이 무엇이 필요한지 설명하기 위해서 왕이 명령하는 체제를 추가한 것이며 귀족정과의 결합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