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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1-08-19 11:09:28

삼수 분화의 세계관


1. 개요2. 1, 3, 9, 81의 상징적 의미
2.1. 1과 32.2. 92.3. 81
3. 기원과 확산4.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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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三數 分化의 世界觀
영문: The World View of Trichotomy

1. 개요

숫자 3과 그 제곱수인 9, 다시 그 제곱수인 81을 성수(聖數)로서 신성시하는 문화를 의미한다. 한국항공대학교 우실하 교수가 처음 만든 개념으로서, 우실하 본인은 스스로의 저서에서 음양론2, 4, 8, 64 등을 신성시하는 문화를 ‘이(2)수 분화의 세계관’, 성경수메르 문화에서 7, 49 등을 신성시하는 문화를 ‘칠(7)수 분화의 세계관’이라 칭하며 서로를 비교하기도 한다.
숫자 3, 9, 81을 신성시하는 문화는 동서양에 넓게 고루 분포한다. 대표적인 곳으로 몽골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있고, 북유럽 바이킹 문화권 및 서유럽 켈트 문화권에서도 두드러지며, 중국도교선도 사상이나 중국 북방 샤머니즘 문화, 인도 문화권, 중동 문화권에도 녹아 있다. 또한 성리학삼재론 또한 3수 분화의 세계관이 적용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한국의 전통문화 및 민족종교에서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심지어는 남북아메리카 원주민 문화권에서도 일부 등장한다. 3과 9는 한국과 중국에서, 9와 81은 북유럽에서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
재미있게도 '3'수 분화인데, 3제곱수인 27은 신성시하는 경향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2. 1, 3, 9, 81의 상징적 의미

2.1. 1과 3

첫 시작은 ‘1’의 ‘3’으로의 분화이다. 하나 안에는 셋이 내재되어 있으며 셋이 모여야 비로소 하나가 된다는 것이다.
'1'은 '절대자', '유일신', '황제' 등을 상징한다. 이는 전세계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공통적인 현상인데, 이 하나의 신이 세 부분으로 기능적 분화를 한 경우가 종종 발견된다. 북유럽 신화의 신들이 대부분 이 '삼일신' 개념을 차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북유럽 신화의 운명의 여신 ‘노르느스(Norns)’는 세 자매로, 생명의 실을 잣는 ‘우르드(Urd)’, 실의 길이를 재는 ‘베르단데(Verdande)’, 실을 자르는 ‘스쿨드(Skuld)’이다. 세 자매는 석상 등에서도 하나의 석상에 함께 묘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3'은 '변화의 계기'를 상징한다. ‘1’이 ‘3’이 되는 순간 무언가 변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속담들에 이것이 잘 드러나는데, 대표적으로 ‘좋은 말도 세 번 하면 듣기 싫다’, ‘정월 보름에 발을 3번 씻으면 1년 동안 재수가 좋다’ 등이 있다. 같은 것이 3회 반복되면, 그것이 좋았던 것이라도 나쁘게 되고, 나쁜 것은 좋은 것이 되는 ‘변화’인 것이다. ‘한두 번 해봐서 알아? 세 번은 해봐야 알지.’ 등의 말도 ‘변화의 계기로서의 3’이라는 개념을 내포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몽골비사에는 ‘3일 밤낮을 갈 거리’, ‘3일(사흘)’ 등 3을 이용한 거리 및 시간 개념이 굉장히 많이 등장한다.

2.2. 9

'9'는 '변화의 완성'을 상징한다. 변화의 계기(3)가 3(변화의 계기)번 반복되었으니 변화가 완성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속담에서 ‘시집살이는 벙어리 3년, 봉사 3년, 귀머거리 3년이다’ 등으로 발견되고, 구미호가 꼬리를 9개 달아야 사람으로 바뀐다는 것도 이러한 상징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몽골비사에서는 2권 80장에서, 적에 쫓기던 테무친이 동굴에 숨어 3일, 다시 3일, 다시 3일을 기다리다 나왔는데도 적이 기다리고 있자 다시 숨거나 반항하기를 포기하고 순순히 잡혔다는 일화로서 발견된다. 또한 몽골족이나 만주족 등 중국 북방 민족들의 예절인 삼궤구고두례도 이 상징성을 내포한다. 북유럽 신화에서도 곳곳에서 9가 등장한다.

2.3. 81

'81'은 '우주적 완성'을 상징한다. 변화의 완성(9)이 9(변화의 완성)번 반복된 것으로서 세계, 우주가 완성된다는 것이다. 몽골의 단오 격에 해당하는 ‘나담 축제’에서는, 현대에 와서는 조금 달라졌지만, 전통적으로 1등에게 81가지의 상, 혹은 9가지의 상을 9개씩 주었다고 한다. 또한 몽골의 천막집인 ‘게르’의 서까래에 해당하는 ‘우니’는 중형 및 대형은 무조건 81개이다. (소형 게르는 72개인 경우도 있다.) 그리고 몽골의 전통적인 형벌에 ‘구구벌’이라는 것이 있는데, 죄를 지었을 경우 그 경중에 따라 상대방에게 가축을 9마리씩 몇 종류를 갚아야 했다. 그런데 최고 형벌이 9마리씩 9종류로 총 81마리를 갚는 것이었다.

3. 기원과 확산

우실하 교수는 이 세계관의 기원이 환일현상에 있다고 보았다. 하나가 셋으로 분화하고 다시 합쳐진다는 생각이 철학적으로 자리잡으려면, 고대인 혹은 원시인들의 뇌리에 박힐 만한 충격적인 현상이 있어야 한다. 우실하 교수는 그 현상이 바로 환일현상이라고 보았다.
환일현상은 일종의 기상현상으로, 추운 아침 공기중에 뜬 얼음 알갱이에 태양빛이 굴절되어 태양이 여러 개로 보이는 현상이다. 영어로 ‘Sundog’, 혹은 ‘Mock Sun’이라고 하며, 순우리말로는 ‘무리해’라고 한다. 이론적으로는 10개까지 보일 수 있다고 하는데, 보통 세 개로 관측된다.
이 환일현상이 제대로 관측되려면, 기온이 낮아 공기중에 얼음 알갱이가 자주, 많이 있어야 하며, 가짜 태양이 가려지지 않는 평지 지역이어야 한다. 실제로 1년 중 북극과 남극에서 가장 많이 관측된다. 그런데 극지방은 사람이 거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배제하고 따지면, 위도 40도 이상의 평야 지대는 만주~헝가리 일대의 초원벨트가 해당된다. 해당 지역에서 살던 중국 북방 소수민족, 몽골족, 게르만족 모두 현재까지 삼수 분화의 세계관을 공유한다.

우실하 교수는 삼수 분화의 세계관이 초원벨트 지역에서 발원하여 각지로 퍼져나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중동과 인도 지방으로 내려간 것은 우랄산맥 남단에 살던 고아리안족의 이동에 따른 전파로 본다. 이들이 기후 변화에 따라 남하하면서 페르시아를 세우고 인더스문명 지역을 점령하고 지배하면서 확산된 것이다. 중국의 경우는 북방 유목민과의 계속되는 전쟁과 교류를 통해 내려온 것으로 보며, 아메리카 원주민의 경우 몽골리안 루트를 통해 전파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북아메리카도 로키산맥을 제외하면 평야가 많으니 독자적으로 생성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4. 비판

우실하 교수는 이 사상이 홍산문화 시기에 해당 지역에서 정립되어 세계로 확산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는 정설에 위배되는 주장으로, 현재 주류 학계에서는 홍산문화를 포함한 요하 지역을 중심으로 상고사를 설명하는 형태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환일 현상이 이 사상의 기원이라는 우실하 교수의 주장을 받아들여 최초 발원지가 위도 40도 이상의 북쪽 지역이고 문화교류에 따라 점차 남하한 것이라고 인정하더라도, 홍산문화가 아닌 다른 문명에서 발원했다고 보거나, 해당 사상이 존재하는 넓은 지역에서 각자 독자적으로 발전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정설에는 더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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