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의 위저드/소서러/클레릭 5레벨 주문. 초능력 기본서인 익스팬디드 사이오닉 핸드북(Expanded Psionics Handbook)에서 첫 등장한 주문으로, d20 SRD에 수록되어 있다. 단순히 수치로만 표현하긴 힘들기 때문에 직접 깎는 경우는 드문 주문 슬롯과 달리 초능력자의 파워 포인트는 완전히 수치화되어 있어서 능력치와 무관하게 파워 포인트 자체를 직접 깎아버리는 효과도 다수 존재하는데, 사이킥 터모일도 그러한 경우에 해당하는 대 초능력자용 주문이다.
5장의 플레잉 카드를 물질 시료로 시전[1], 시전 한 지점으로부터 짧은 거리[2] 내의 한 점을 지정하여 그 점을 중심으로 반경 40피트라는 상당한 넓이를 가진 초능력을 갉아먹는 보이지 않는 반초능력지대를 형성시킨다. 이렇게 형성된 반초능력지대는 시전자나 어떤 존재를 따라다니진 않고 지정된 점을 중심으로 계속 발산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반초능력지대는 시전자 레벨당 1라운드 유지된다.
초능력 시전 레벨을 가진 초능력자가 사이킥 터모일에 의해 형성된 반초능력지대에 발을 들여놓으면 초능력자로부터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Round Down) 초능력 시전자 레벨만큼의 파워 포인트를 빼앗는다. 즉, 라운드마다 초능력 1회를 공으로 날려버리게 만드는 것. 대신 반초능력지대에 처음 들어온 시점[3]에서 의지 기반의 내성 굴림에 성공하게 되면 빼앗기는 파워 포인트는 절반으로 줄어들며, 마법 저항[4]으로 막아낼 경우 아예 사이킥 터모일 자체가 먹히지 않는다.
일반 초능력자 캐릭터에게도 초능력 시전자 레벨만큼의, 즉 그 초능력자가 쓸 수 있는 가장 강한 초능력 한 개 분의 파워 포인트를 라운드마다 공으로 날려버리는 보이지 않는 마법장이라는 것은 위협적이지만, 이 사이킥 터모일이 진정으로 위협적으로 작용하는 상대는 초능력 마전사다. 초능력 마전사의 특성상 일반 초능력자보다 파워 포인트가 낮을 수밖에 없는 것도 있지만, 일반 초능력자 캐릭터는 그냥 반초능력지대가 없는 곳으로 도피한 후 원거리 공격을 하는 선택지도 존재하는 것에 비해 D&D에서 말하는 마전사는 흔히 말하는 '원거리에서는 마법, 근거리에서는 칼질'과 달리 마법이나 초능력으로 스스로를 버프 한 후 뛰어난 BAB와 근접류 능력치로 근접전을 벌이는 것이 주요 전술이기 때문에, 이러한 초능력 마전사는 상대가 반초능력지대에서 뻐길 경우 위험을 무릅쓰고 반초능력지대에 들어가는 것이 불가피해진다.[5]
돌격(Bull-Rush)을 이용해 상대를 사이킥 터모일 바깥쪽으로 밀어버린다고 해도, 상대가 돌격으로 밀어낼 수 있는 범위보다 내부에 있다면 일단 한 라운드는 반초능력지대에 들어가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돌진으로도 풀 어택을 먹일 수 있는 초능력 마전사의 공격을 정면으로 받아내려고 뻐길 정도의 상대라면 상대가 돌격에 저항하는 힘이나 맞돌격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고. 혹은 동료 초능력자가 먼저 반초능력지대 중앙에 토네이도 블래스트를 때려 박아서 먼저 쓸어놓는다는 전략을 세울 수도 있지만, 토네이도 블래스트로 적들을 밀어내는 범위는 10~40피트, 그것도 랜덤 한 방향이기에 깊숙한 곳에 있던 적은 반초능력지대에 잔류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사이킥 터모일에 의해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태로, 탈출할 타이밍을 잘못 계산하고 무모하게 행동하거나 적들의 방해를 받아서 반초능력지대에서 나가는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해 파워 포인트가 완전히 바닥날 경우 초능력을 쓸 수 없는 것은 물론, 집중력(Psionic Focus)을 모으는 것도 불가능해지고, 파워 포인트를 요구하는 피트와 상위직은 모두 선결 조건이 어긋나서 작동이 불가능해진다. 강력한 초능력 전투원 하나가 저레벨 NPC 조력자만도 못 한 상태가 되는 것.
그렇게 이상적인 경우에는 강력한 초능력자를 한순간에 고자로 만드는 것도 가능한 주문이다 보니 레벨당 1라운드로 짧은 편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논에픽 순수 사이언 기준으로 5레벨(25)부터 파워 포인트 총량이 레벨 제곱 이하의 수치가 되기 때문에 동CR전을 기준으로 사이킥 터모일을 한번 클린 히트시키면 초능력자의 파워 포인트를 바닥낼 수 있다. 다른 원인을 배제하고 사이킥 터모일에 의해 깎이는 양만 계산해도 18라운드면 20레벨(343)의 준 에픽급 초능력자 하나를 고자로 만들 수 있다. 물론 고레벨 초능력자일수록 기본 내성 굴림 보너스도 높아지고 깎아야 하는 시간도 길어져서 디스펠이나 텔레포트, 이도 저도 안 되면 아예 발로 뛰어서 도망치는 것으로 반초능력지대를 피할 기회가 늘어나기도 하지만. 특히 에픽 레벨까지 올라갈 경우 초능력 시전자 레벨은 계속 올라가는 데 비해 파워 포인트 한계치는 에픽 피트인 향상된 초능력 시전(Improved Manifestation)을 통해 따로 올려야 하기 때문에 사이킥 터모일에 더욱 취약해진다.
꼭 전투에서 초능력자를 방해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RP에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정보를 빼내야 할 필요가 있어 적측의 초능력자를 생포했을 때, 가장 기본적인 장비 압수 같은 것에 더해서 기절시키거나 마비시킨 후 사이킥 터모일을 끼얹어주면 상대가 초능력과 매직 아이템이 없어도 정상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는 기형적인 초능력자가 아닌 이상 거의 완벽하게 무력화시킬 수 있다.
다만 사이킥 터모일에 의해 파워 포인트를 빼앗기는 존재는 초능력 시전자 레벨을 가진 초능력자 뿐이라, 상대가 필요도 없는 초능력자 레벨을 억지로 얻는 비효율적인 세팅을 한 것이 아닌 이상 와일드 탤런트[6] 피트나 종족 특성에 의한 것과 같이 초능력자 레벨과 별개로 얻어진 파워 포인트는 깎을 수가 없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파워 포인트를 깎는 것 이외에 초능력을 시전하는 것 자체에는 어떤 방해도 가해지지 않기 때문에 시간의 정수나 디멘셔널 앵커 등의 다른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이상 디스펠 사이오닉 등에 맞으면 아무런 추가적인 저항 없이 디스펠 체크만 성공하면 해제되고, 텔레포트로 도망치면 그냥 쳐다보고 있어야 한다.
상위 호환으로 7레벨 주문인 그레이터 사이킥 터모일(Psychic Turmoil, Greater)이 존재한다. 다른 것은 모든 면에서 동일하지만 주문 레벨이 높으니 당연히 내성 굴림 난이도 또한 높아지고, 상대방의 파워 포인트를 깎아냄과 동시에 깎아낸 파워 포인트만큼 주문 시전자에게 임시 HP를 부여한다. 그야말로 파워 포인트를 흡수하는 것. 이렇게 흡수한 임시 HP는 1시간 동안 유지된다. 사이킥 터모일에 의해 깎이는 파워 포인트의 양은 초능력자의 초능력 시전 레벨, 즉 시전자의 능력이 아닌 상대방의 능력에 의해 결정되는데, 이는 XPH 이전에 등장한 주문 슬롯 제거 효과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초능력 하나에 초능력 시전 레벨만큼의 파워 포인트만 투자할 수 있는 초능력자에게서 초능력 시전 레벨과 동일한 양의 파워 포인트를 깎는다는 것은 그 초능력자가 시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초능력 하나를 그냥 날려버리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이 XPH 이전에 등장한 주문 슬롯 제거 효과인 인퍼널의 물기 공격과 에픽 주문인 주문 기생충 또한 해당 주문 시전자에게 남아있는 중 가장 높은 레벨의 주문 슬롯을 날려버리는 효과였던 것에서 유래한 것.
[1] 사용된 카드는 두 동강 난다.[2] Close Range. 25+시전자 레벨 2당 5피트.[3] 사이킥 터모일 하나당 한 번씩만 내성 굴림을 하고 나면 해당 사이킥 터모일에 대해서는 그 결과가 끝까지 유지된다.[4] DM이 의도적으로 마법-초능력 호환 규칙을 해제한 것이 아닌 이상, 마법 저항과 초능력 저항은 같은 것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초능력 저항으로도 막을 수 있다.[5] 물론 마전사라고 해서 원거리 공격 수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도 일반적으로 멀티클래스를 타게 될 마전사는 순수 초능력자에 비해 초능력 시전 레벨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서 원거리 공격력은 떨어지고, 근접전이 봉쇄된 시점에서 상당한 수준의 화력이 날아간다.[6] Wild Talent. 소유자에게 2의 파워 포인트를 부여한다. 물론 귀한 피트 슬롯을 겨우 2의 PP와 바꿔 먹는 데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 주로 초능력과 인연이 없는 캐릭터가 사이오닉 피트 같은 초능력 관련 능력을 써보기 위한 최소한의 파워 포인트를 얻는 데 이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