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모에 미러 (일반/밝은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5-02-14 00:28:32

브룬츠비크



1. 개요2. 상세
2.1. 모험을 떠나다2.2. 하얀 사자와의 만남과 우정2.3. 이국에서 얻은 황금 검2.4. 귀환과 유산
3. 기타

1. 개요

Bruncvík, Brunclík

체코의 전설 속 영웅. 자료 출처: 위키피디아: 브룬츠비크, 프라하의 신화와 전설, 페피코브: 브룬츠비크

2. 상세

2.1. 모험을 떠나다

브룬츠비크는 프라하의 왕자였는데, 부왕 지브리드(Žibřid)가 승하하자 그 뒤를 이어 왕위에 올라 현명하고 정의로운 통치를 할 것을 선언함과 동시에 아버지가 얻어낸 독수리 문장 대신 새로운 문장을 쓰기로 결정한다. 거기에 쓰일 짐승을 찾으러 대규모의 수행원들과 함께 세계 각지로 모험을 떠나곤 했는데, 아내 네오메니아(Neomenia)가 걱정하며 말려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프라하를 떠나지 말아달라 간곡히 부탁하는 아내의 부탁에 브룬츠비크는 반지를 끼워주며 7년 후에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반지를 보면 자신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며, 제때 돌아오지 않으면 자신이 죽었다는 뜻이니 재혼하라고 말하며 말을 탄 50명의 기사들과 함께 여행길에 올랐다. 곧 바다에 도착한 이들은 배를 타고 바다로 향했는데, 몇 달 동안 잠잠하던 바다에 폭풍우가 몰아치자 번쩍이는 노란 빛과 함께 휩쓸리고 만다. 뱃사람들을 해안으로 빨아들이는 마경, 호박색 섬(Amber Isle)에 당도한 것이었다.

섬에 조난당한지 2년이 지나자 브룬츠비크와 일행 중 제일 나이가 많은 노인을 제외한 모든 사람과 말이 죽었다. 노인은 브룬츠비크에게 탈출 방법을 알려주었고, 브룬츠비크는 이에 감사해하며 고향에 돌아간다면 노인의 가족을 돌봐주겠다고 약속했다. 때마침 섬을 빠져나올 수 있게 해줄 만큼 커다란 새 한 마리가 날아오자, 노인은 브룬츠비크를 탈출시키려 말 가죽으로 덮어 새의 먹이로 위장시켜주었다. 기회를 놓치지 않은 브룬츠비크는 새끼들의 먹이를 구하러 온 새에게 잡혀가면서 섬을 떠났고, 둥지에 도착하자 적당히 빈틈을 타서 빠져나오는 데 성공했다.

2.2. 하얀 사자와의 만남과 우정

새의 둥지를 떠나 야생의 숲을 헤매던 브룬츠비크는 하얀 사자가 머리 아홉[1] 달린 드래곤과 싸우는 것을 봤다. 사자는 용맹했으나 매우 지쳐 있었는데, 브룬츠비크는 그 모습에 고귀함을 느끼고 사자를 도와 드래곤을 물리치기로 했다. 그렇게 사자와 기사는 이틀을 내리 싸우다 사흘째 되던 날 최후의 공격을 감행하기로 결정, 드래곤에게 있는 힘껏 덤벼들었다. 드래곤은 브룬츠비크가 내려친 검이 사자의 꼬리를 반으로 갈라버리게 만드는 수작을 부리지만, 그럼에도 둘은 끝끝내 드래곤의 목을 베고 쓰러트리는 데 성공한다.

싸움의 끝에서, 지칠대로 지친데다 자신의 실수 때문에 다쳐 쓰러진 사자를 보고 미안해하던 브룬츠비크는 신에게 기도를 올리며 친우의 상처를 낫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그러자 신이 그 우정에 감명을 받아 사자를 살려주었다. 비록 꼬리가 여전히 세로로 갈라진 채긴 했지만, 격전에서 얻은 영광의 상처로 남게 되었다. 이후 사자는 지친 브룬츠비크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 주고 곁을 지켜주었는데, 결국 사냥과 토벌로 문장에 그려질 짐승을 정하겠다던 브룬츠비크는 우정으로 하여금 문장을 정하게 된다. 꼬리가 두 갈래로 갈라진 하얀 사자는 그렇게 프라하와 체코의 상징이 되었다.

2.3. 이국에서 얻은 황금 검

고국으로 돌아가려 하는 브룬츠비크와 하얀 사자의 여정은 3년 동안 이어졌다. 낯선 땅을 전전하던 브룬츠비크는 외딴 섬에 도착했는데, 그곳은 올리베리우스(Oliverius)[2]라는 괴물과 그 부하들[3]이 도사리고 있던 곳이었다. 이들에게 아끼던 딸을 빼앗긴 왕은 프라하로 가는 길을 알려줄테니 제발 도와달라고 애원했고, 브룬츠비크와 사자는 이를 수락해 공주를 구출하고 명령만 내리면 알아서 적의 목을 베어오는 마법의 황금 검까지 손에 넣어 돌아온다.

하지만 공주가 자신을 구해준 브룬츠비크에게 푹 빠지게 되면서 피할 수 없는 참사가 터진다. 공주는 그가 조국으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그리하여 자신과 결혼하도록 붙들어 매달라며 아버지에게 졸라댔고, 한시라도 빨리 아내에게 돌아가고 싶은 브룬츠비크는 집착이 거세지자 하는 수 없이 공주와 왕을 죽인 후 사자와 함께 배를 만들어 바닷길을 통해 고향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4]

2.4. 귀환과 유산

겨우 프라하에 돌아온 브룬츠비크는 궁정이 한창 결혼식 준비로 바쁜 것을 보고 네오메니아가 약속대로 재혼을 진행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 기회인 셈 치고, 브룬츠비크는 끼고 있던 맹세의 반지를 그녀의 술잔에 몰래 넣은 뒤 성을 떠났다. 그의 기대에 부응하듯 네오메니아는 포도주를 마시다 남편이 살아돌아온 것을 알게 되었고, 당장 재혼을 취소할 것을 선언했다.

허나 구혼자는 그런다고 가만히 있을 작자가 아니었다. 구혼자는 하객으로 와준 친구 50명과 함께 브룬츠비크를 찾아내 죽여버리려고 들었다. 물론 용맹한 친우와 마법의 검이 있는 브룬츠비크는 손쉽게 구혼자와 하객들을 참수하고 상황을 정리한다. 파토난 결혼식의 현장에서, 브룬츠비크와 네오메니아는 극적인 재회를 축하하며 서로를 껴안았다. 다시는 이 나라를 떠나지 않겠다는 맹세와 함께. 하얀 사자도 이를 축하하듯 부부의 곁을 떠나지 않다가, 그대로 궁정에 눌러앉아 살게 된다.

브룬츠비크는 나라를 잘 다스렸고, 천수를 누리다 세상을 떠났다. 사자는 7일 동안 그의 무덤에서 포효하며 앉아 있다가 상심에 빠진 끝에 친구를 따라 죽게 되었다.[5] 죽어서도 사랑받은 브룬츠비크는 훗날 프라하를 수호하는 기사가 되었고, 체코가 위기에 처했을 때 블라닉 산에 잠들어 있는 기사단을 이끌고 되살아난 영웅, 바츨라프 1세에게 황금 검을 내어준다고 전해진다.

황금 검은 브룬츠비크가 죽은 후 흔적도 없이 사라졌는데, 어디로, 어떻게 모습을 감췄는지에 대해서는 카를 다리의 기둥에 박혀 있다거나,[6] 블타바 강에 던져졌다거나 하는 등 여러 판본이 존재한다.

3. 기타


[1] 세 개나 일곱 개의 머리를 지녔다고도 하고, 머리는 하나지만 세 마리의 드래곤이 있었다고도 한다.[2] 눈이 얼굴에 하나, 뒤통수에 하나 달려 있었다.[3] 절반은 희고 절반은 회색인 피부를 지녔거나, 사람의 머리 대신 개의 머리를 지녔다거나 하는 묘사가 있다. 생긴 게 포모르마냥 제각각이었던 모양.[4] 한편 브룬츠비크가 도착한 섬이 아프리카이고, 공주의 구혼을 받지만 단호하게 거절만 하는 선에서 끝나는 판본도 있다.[5] 죽지 않고 체코의 수호수(獸)로 화했다고도 전해진다. 새끼 열두 마리와 함께 비셰흐라드 언덕 지하에서 보물을 지키고 있으며, 일년에 여러 번 자정 즈음 밖으로 나와 이상이 없는지 체코 전역을 둘러본다. 체코의 적이 나타나면 새끼들을 대동한 채로 물어뜯고 찢어발긴다고.[6] 실제로 1890년 홍수가 일어난 후 다리를 수리하던 중 기둥에서 녹슨 검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게 진짜로 브룬츠비크의 검인지는 불확실하다고. 오히려 기독교 도래 이전 페룬 신앙의 흔적이라 보는 게 신빙성이 높다고 한다.[7] 예루살렘으로 가던 기사가 주인공으로, 드래곤과 싸우던 사자를 돕고 보살핀 끝에 평생을 함께하게 되었다고 한다. 인기가 좋아 독일과 체코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헝가리, 러시아에서도 각색되어 전해졌다. 하인리히 사자공도 무척이나 좋아했던 전설이라 권력도 과시할 겸 거금을 써서 청동상으로 만들게 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