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Venatosaurus
피터 잭슨 감독의 영화 킹콩에 등장하는 가상의 공룡으로, 이름의 뜻은 "사냥꾼 도마뱀"이다.
베나토사우루스속(屬)에는 두 종류가 있으며, 해당 문서에서는 영화와 게임 등 여러 매체에 모습을 자주 비춘 베나토사우루스 사이비디쿠스 위주로 설명한다.
2. 설정
베나토사우루스 사이비디쿠스(Venatosaurus saevidicus, 맹렬한 사냥꾼 도마뱀)몸길이: 5~7미터
해골섬의 밀림에서 무리 사냥을 하며 지내는 중대형 육식공룡. 백악기 후기의 드로마이오사우루스류에서 진화한 종이다. 티라노사우루스에서 거의 달라지지 않은 바스타토사우루스 렉스와는 달리 완전 다른 공룡 수준으로 달라진 것이 특징.
2.1. 해부학적 특징
전체적으로 해골섬에 적합하게 진화한 것이 특징. 뼈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얇고 속이 빈 형태의 골격을 갖추고 있으며, 내부는 마치 벌집같은 형태로 지지되고 있다. 또한 신체구조상 매우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데, 덕분에 밀림에서도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으며, 유연한 고관절 덕분에 바닥에 배를 최대한 붙인 뒤 기습할 수도 있다.
머리의 구조도 유타랍토르를 연상시킬 정도로 매우 두껍게 진화한 것이 특징인데, 덕분에 날카로운 이빨과 합쳐져서 어지간한 초식동물의 피부도 뚫을 만큼 무는 힘이 강하다. 또한 눈의 위치도 높은 곳으로 올라가 건너편을 보는 것도 가능하며, 세로동공의 눈도 가지고 있기에 어두운 곳을 잘 볼 수 있다.
늑골의 길이는 줄어들었지만 포유류처럼 앞쪽으로 밀집되어 있어 허리의 유연성도 높으며, 근육을 늘려서 앞다리 힘을 더 세게 만들어 먹잇감을 강하게 붙잡을 수도 있다.
2.2. 사냥
[1]
주로 숲이 우거진 지역에서 발견되며, 탁 트인 지역보다는 울창한 밀림을 더 선호한다. 사냥에 도움을 주는 엄폐물과 둥지 및 새끼를 숨길 공간이 많기 때문이다. 다만 숲 가장자리에 영토를 만든 무리는 때때로 탁 트인 지역으로 사냥을 나가기도 하는데 보통 어둠을 틈타 활동한다. 특히 이러한 지역에는 주행성 포식자 바스타토사우루스가 활보하기 때문에, 이 작은 포식자들은 울창한 밀림과 어둠을 이용하여 경쟁과 위험을 피한다. 지능이 높고 사회적이라 6~12 마리의 성체와 아성체가 함께 소규모로 무리를 짓는다.
베나토사우루스 무리는 해골섬의 거대한 용각류인 브론토사우루스 박스테리의 성체를 주기적으로 사냥하는 유일한 사냥꾼이다.[2] 베나토사우루스 무리는 교활한 솜씨를 통해 브론토사우루스 성체를 최소한의 피해로 사냥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냈다.
섬 곳곳에 무너져 내리는 고대 유적들이 산재해 있는데, 베나토사우루스가 이러한 지형지물을 아주 영리하게 이용한 것이다. 계산 능력이 뛰어난 이들의 지능은 이빨과 발톱을 능가하는 치명적인 무기다. 고대 유적의 길목에 위치해 있는 브론토사우루스 무리를 막다른 지역으로 몰아놓은 뒤, 추격전이 시작되면 고대 유적 사이사이의 통로나 골목길을 이용하여 사냥감들을 따돌리거나 공격한다. 이러한 전술은 소수의 무리 구성원을 요구한다. 또한 유적 곳곳에는 무너져내린 땅이나 협곡 등도 있어 브론토사우루스 무리의 발목을 붙잡는 효과적인 덫이 되기도 한다.
사냥 도중에 무리는 슬쩍 두 집단으로 나뉘지는데, 한 집단은 자신들을 노출시켜 브론토사우루스 무리를 혼란에 빠뜨리고, 나머지 한 집단은 자신들만의 코스를 이용하여 먹잇감을 측면에서 괴롭혀 막다른 지형으로 몰아넣는다. 이렇게 브론토사우루스 한 마리를 사냥해 내면 그 무리는 족히 1주일은 먹이 걱정을 안 해도 된다.
디아블로사우루스의 반격에 나가떨어지는 베나토사우루스 |
포식자답게 다른 포식자의 새끼를 노리는 경우도 있는데 해골섬의 생태계 정점의 서있는 바스타토사우루스의 새끼도 이들에겐 간편한 간식거리다. 그러나 브이렉스의 새끼가 다 자라면 천적관계는 뒤집어진다. 그 외 메가프리마투스 콩의 새끼를 노리곤 한다. 장성한 성체는 베나토사우루스 무리도 쉽게 못 건든다. 크기도 크기지만 지능이 높고 군집생활을 하며 영장류 특유의 손발을 이용한 테크닉을 자유롭게 활용하기 때문에 브론토사우루스처럼 쉽사리 공략할 수 있는 동물이 아니다.
2.3. 사회 및 행동
베나토사우루스의 성공 열쇠 중에는 튼튼한 사회 구조도 있다. 구성원 간의 의미 있는 의사소통으로 사냥 무리의 구성원을 조절하고 비효율적인 경쟁과 갈등을 최소화했다.무리는 기본적으로 알파 암수의 지배를 받는다. 번식 자체에는 큰 제한이 없지만, 엄격한 계급제 아래에 태어난 새끼는 자기 부모의 지위를 물려받는다. 난태생으로 태어난 새끼들은 무리가 다같이 돌보고, 새끼들은 나무 뿌리 아래에 위치한 굴 속의 둥지에서 성체들이 가져다 주는 먹이를 사냥 무리에 합류할 만큼 성숙해질 때까지 먹고 자란다. 새끼들의 안전은 항상 낮은 계급의 구성원이 담당하며, 이 보초들은 다른 구성원들이 사냥을 나설 때도 보금자리에 남아 새끼들을 지킨다.
하나의 무리는 명확한 경계선으로 둘러싸인 영역을 소유하고, 나무에 발톱으로 남긴 흔적이나 배설물을 통해 영역을 더욱 확고히 강화시킨다. 서로 다른 무리의 영역이 충돌하는 경우, 각 영역의 구성원들은 특정한 자세를 취하거나 시끄러운 소리를 내서 긴장을 완화시켜 문제를 해결한다. 이들의 영역 다툼이 폭력적으로 바뀌는 일은 드물다.
베나토사우루스는 민첩한 손가락과 앞발톱으로 무언가를 움켜쥘 수 있는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자신이 처한 환경을 유리하게 조작하기 위해 손을 사용할 수 있으며, 자신의 몸을 숨기기 위해 엄폐물로 사용하는 초목의 위치를 바꾸거나 염탐할 구멍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구애 중에 암컷은 꼬리를 우아하게 흔들면서 얼굴을 마주보는 것으로 관심을, 꼬리를 떨어뜨리고 얼굴을 마주보지 않는 것으로 무관심을 나타낸다. 수컷은 가슴을 움켜쥔 채 꼬리를 휙휙 흔드는 것으로 애정을 표현한다.
라이벌이나 다른 위협적인 요소를 향한 공격적 행동은 보통 포효[3]와 땅을 긁어대는 것으로 표현한다. 이때 꼬리를 높이 들어 경직시키고, 앞발톱을 곧게 뻗으면서 동시에 뒷발의 갈고리발톱으로 땅을 긁어댈 것이다. 이는 서열이 높은 개체가 낮은 개체의 순종적인 모습을 보기 위해 취하는 자세이기도 한데, 올바른 반응이 나오지 않는다면 포효와 땅을 긁어대는 소리가 점점 거세진다. 서열이 낮은 개체는 머리와 꼬리를 낮추고 앞발을 가슴에 밀착시키는 것으로 순종적인 자세를 표현한다.
2.4. 친척종
사이비디쿠스만 있어도 충분히 위험한데 이걸로도 부족했는지 이 공룡은 베나토사우루스 임파비두스(Venatosaurus impavidus, 겁 없는 사냥꾼 도마뱀)라는 종이 하나 더 존재한다. 임파비두스는 사이비디쿠스보다 덩치가 조금 작지만 그에 못지 않게 인상적인 사냥꾼이자 청소동물이다.
갈색 줄무늬가 있고 꼬리 끝이 파래서 사이비디쿠스와 확연히 구별되는 임파비두스는 어두운 계곡과 산골짜기 환경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며, 흔히 해골섬 가우르와 리고크리스투스가 몰려있는 강길을 따라 사냥을 나선다. 또한 이들은 사냥감을 몰래 덮치기 위해 거대한 나무 줄기나 통나무 위로 슬그머니 도약하여 조용히 먹잇감을 노린다. 저광성 시력도 매우 뛰어나 주행성 초식동물이나 여전히 반광 환경에 취약한 야행성 동물을 잡아먹는 황혼의 사냥꾼으로 만들어준다.
푸른색 꼬리는 성적 과시용으로 사용되며 푸른색이 더 선명할수록 짝을 이룰 가능성이 높아진다.
"암불라쿠아사우루스"라는 해골섬의 수각류도 베나토사우루스와 친척 관계이다. 자세한 내용은 등장생물 문서의 '늪지대'에 서술되어 있다.
3. 매체별 등장
3.1. 영화
영화판에서는 브론토사우루스들을 사냥하기 위해 무리를 지어 덮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사냥 도중 목표를 잭 일행으로 바꿔 추격하는데,[4] 추격과정에서 한마리가 돌더미에서 깔린채로 브루스를 덮친다던가, 브론토사우루스에게 겁 없이 덤비다가 오히려 나가 떨어져 골골대다 달려가던 헤이즈에게 발로 까인다던가, 칼 덴험을 잡아먹으려다가 잭의 몸빵에 균형을 잃고 넘어지고, 그 직후 브론토사우루스에게 머리를 밟혀 죽고 인간들이 연사한 기관단총에 맞아 죽는 등의 안습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끝까지 잭 일행을 추격하여 가파른 길로 올라가는 덴험의 카메라맨 허브를 발을 물고 질질 끌고 내려가서 먹어치우는 맹수다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삭제된 장면 중에서는, 베나토사우루스 한 마리가 한 선원을 낚아채고 물려있던 선원이 총을 베나토사우루스의 머리에 쏴서 벗어났다가, 뒤이어 오던 다른 베나토사우루스에게 다시 물려가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은 확장판에서도 나오지 않는 완전히 삭제된 장면이다.
후일담이 포함된 설정집에 따르면, 해골섬 자체의 천재지변으로 인해 해골섬의 생물들을 비롯하여, 살아 있었던 베나토사우루스들도 모두 사라졌다.
올랜도의 유니버셜 스튜디오 올랜도의 킹콩 놀이기구에서도 등장한다. CG가 완성도가 높아 영화 본편을 보는 것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리얼하게 구현. 극중에서는 한 무리가 밀림을 돌아다니다 투어카 관람객의 휴대전화 벨소리를 듣고 투어카를 공격하려다 갑툭튀한 바스타토사우루스 무리에게 몇 마리가 요깃거리로 잡아먹히는, 영화판보다 더한 안습함을 보여준다.
3.2. 게임
게임판에서도 주요한 적으로 등장하며, 잭 드리스콜이든 킹콩이든 어느 시점에서 플레이해도 성가신 존재다.
그나마 초반에 나오는 베나토사우루스는 몸이 어두운 색에다 크기도 작기 때문에 투창 한두방이면 죽지만, 이후에 나오는 녀석들은 영화에 나온 모습과 비슷하며 크기도 초반에 나왔던 작은 녀석보다 더 크다.
큰 녀석들은 인간 플레이에서는 일반몹 중에서 가장 체력이 많은데, 투창 3~4개, 산탄총은 2~3발, 기관총은 20발 이상 갈겨야 죽을 정도이다. 공격 시 일정 확률로 다리를 물고 늘어지기도 한다. 킹콩으로 플레이할 시 등에 올라타기도 하고, 킹콩에 비해 많이 작은 덩치임에도 평타로는 두 방을 맞아야 죽는다.
플레이어와 싸우는 것 외에도, 메가페데나 테라푸스모르닥스와 마주치면서 서로 싸우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후반부엔 새끼 바스타토사우루스와 만나 싸우는데, 새끼 브이렉스의 가공할 맷집 때문에 높은 확률로 패배해 죽는다.[5] 이후 극후반부의 해골섬 탈출 직전까지 지독하게 나온 뒤, 등장이 완전히 끝난다.
4. 기타
- 포지션은 쥬라기 공원 시리즈의 벨로시랩터와 비슷하며, 디자인은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견종에게서 따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지배파충류 특유의 전안와창이 있는 점을 제외하면 단궁류인 디메트로돈과 두상이 상당히 흡사하다.
- 원작 킹콩에 등장하는 여러 생물들의 역할을 어느 정도 계승한 2005년도 영화의 여러 주역 생물들과 달리,[6] 베나토사우루스는 원작 영화에 대응되는 생물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그 외에 포이토돈이나 브루토르니스, 전갈지네 등의 원작에 대응되지 않는 생물도 등장하는걸 보면, 단순히 리메이크 수준에 그치지 않고 시각적 요소들을 철저하게 투입시킨 반증이기도 하다.
애초에 원작 영화가 개봉할 당시에는 공룡이 굼뜬 생물이란 인식이 있었고 현존하는 새조차 공룡으로 여기지 않았기 때문에 날렵한 공룡이 존재하지 않을거라고 취급했으며, 무엇보다 이러한 인식을 타파시킨 드로마이오사우루스류의 일종인 데이노니쿠스가 학계에 보고된 날은 영화 개봉으로부터 약 36년 뒤이다. 따라서 베나토사우루스란 캐릭터의 등장은 이런 공룡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보여주는 장치로 보면 된다. - 웨타 워크숍에서 한정판 공식 스태츄가 발매되기도 했다.
- 설정상 드로마이오사우루스류의 후손이라곤 하나 영화 개봉 당시에는 깃털 공룡에 관한 학설의 인지도가 부족했던 탓인지 쥬라기 공원 시리즈의 랩터처럼 깃털이 없고 매끈한 비늘을 가진 모습으로 나온다.[7] 이 때문에 베나토사우루스를 그린 팬아트 중 깃털 달린 모습으로 재해석시킨 작품이 여럿 존재한다. 예시[8]
[1] 브론토사우루스 무리 사이의 각룡류는 페루쿠투스로 추정.[2] 바스타토사우루스도 브론토사우루스 성체를 쓰러뜨리는 것은 가능하나 손쉽게 사냥할 수 있는 부상당한 개체나 어린 개체를 더 선호한다. 설정집에 의하면 건강한 성체 브론토사우루스는 바스타토사우루스가 일반적으로 노리는 사냥감에 비해 더 위험한 사냥감이라고 적혀있으니 리스크가 있을 뿐 못 사냥하는 것은 아닌 모양. 게임판에서도 바스타토사우루스를 피해 도망치는 브론토사우루스 무리를 볼 수 있으며 한 마리는 사냥당한 채로 나온다.[3] 바스타토사우루스 렉스 문서에서도 나와있듯, 공룡들은 성대가 없어 포효를 내지를 수 없었다. 그러나 해골섬에 정착한 공룡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진화하면서 발성기관을 만들어낸 모양이다.[4] 아무래도 사냥하기엔 부상 위험이 큰 브론토사우루스보다는, 인간들이 훨씬 작고 만만해 보여서 그런 듯하다.[5] 이 새끼 브이렉스도 처치 가능하다.[6] 킹콩과 브이렉스는 말할 것도 없고, 브론토사우루스 박스테리와 피라냐돈은 원작의 브론토사우루스, 페루쿠투스는 원작의 스테고사우루스, 그리고 테라푸스모르닥스는 원작의 프테라노돈의 역할을 계승하였다. 골짜기의 벌레들의 경우 비록 원작 킹콩에서 정식적으로 등장하진 못했으나 적어도 기획 단계에는 존재했었고, 이와 더불어 피터 잭슨 본인의 덕심 노력으로 이 벌레 골짜기 장면이 원작 킹콩에 어울리게 새로 만들어졌다. 또한 원작의 뱀같은 수장룡은 영화대신 게임에서 피라냐돈을 뱀으로 각색하여 만들었다.[7] 물론 베나토사우루스는 이들의 후손이라는 설정의 상상의 동물일 뿐이라서 쥬라기 공원의 랩터에 비하면 이렇다할 문제는 없다. 더운 기후 탓에 깃털이 퇴화되었다고 보면 그만이다.[8] 해당 링크의 일러스트를 그린 사람은 요수아 크뉘페(Joschua Knüppe)라는 팔레오아티스트로, 주로 고생물을 위주로 그리곤 하지만 가상 매체에 등장하는 생물들을 현실적으로 재해석시켜 그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