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메이저 구단들의 관심
강정호가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 피츠버그 파이리츠로 이적하여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하자, 강정호 앞 타순에 들어오는 박병호 역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매의 눈으로 바라보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사실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쇼케이스였던 2013 시즌~2014 시즌 동안 박병호도 강정호 못지않게 스카우터들의 눈에 띄게 되면서 관심을 가져왔던 선수였던 건 당연했다.박병호는 파워 하나만큼은 KBO 리그 역대 최강이라고 해도 손색없을 정도이며, 이런 파워배팅이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보이기에 당연하다. 2012 시즌부터 2015 시즌 동안 매년 타격 메커니즘이 발전되는 모습을 보여줬고, 이제는 몸쪽에 바짝 붙인 공도 팔을 완전히 펴지 않은 상태에서도 홈런을 만들어낼 만큼 여러 투구에 대처하는 능력 또한 발전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고 파워만 대단한가? 그것도 아닌 것이, 본인의 존재를 각인시킨 2012 시즌부터 현재 2015 시즌까지 3할 안팎의 타율을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2015 시즌에는 최다안타 1위에 조금 더 분발을 한다면 시즌 200안타도 가능할 정도로 컨택 능력도 나름 향상된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 그 성적은 KBO 리그에서 기록한 성적들에 비해 어느 정도 낮아지겠지만, 박병호 본인이 가진 파워배팅을 잘 살려준다면 강정호 못지않게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다행히도 2015-16 오프시즌 FA 시장에 눈에 띄는 1루수가 많지 않다는 점도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희망을 갖게 한다. 크리스 데이비스, 마이크 나폴리에 바이아웃 옵션이 걸려있는 에드윈 엔카나시온, 저스틴 모노 정도가 눈에 띄는 예비FA.
다만 약간 아쉬운 점은 수비. 박병호의 1루수 수비는 크보에서는 나무랄 데가 없지만, 문제는 1루수라는 포지션이 파워포지션이라 수비에 큰 가중치를 두는 자리는 아니라는 점이다.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강정호와는 달리, 1루수만 볼 수 있는 박병호는 수비 측면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국내의 많은 팬들이 지명타자를 채택한 AL 팀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래도 2015 시즌 전 스프링캠프 때 염경엽 감독의 지시로 수비능력 향상을 위해 3루 수비를 소화했다는 점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물론 박병호가 3루수로 갈 확률은 거의 없다. 그러나 3루 수비를 연습한 이유가 1루 수비 향상이라는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그리 이상한 것도 아니다. 최근 1루는 3루 못지않게 강한 타구가 자주 오는 자리인지라 1루수들의 강습타구 처리 능력이 과거에 비해 더욱 중요해지는 추세이고, 이와는 별개로 알버트 푸홀스를 비롯해 아메리칸리그의 풀타임 1루수가 인터리그에서 뚱보 지명타자한테 1루 비워준다고 스프링 트레이닝이나 시즌 중 짬을 내서 3루나 외야를 연습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페드로 알바레즈가 3루수 출신임에도 정신줄 놓은 1루 수비를 자주 보여주듯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의외로 수비가 영 좋지 않은 1루수들도 얼마든지 많다.
또한 나이 면에서 박병호가 2016 시즌에 메이저리그에서 뛴다면 만 30세에 첫 시즌을 뛴다는 점에서도 약간은 아쉽다. 참고로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인 2015 시즌에 만 28세였다. 다만, 박병호와 간혹 비교되는 마쓰이 히데키가 2003년에 만 29세의 나이로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보냈으니 단 1~2살 정도 나이 들어 늦게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고 크게 아쉬워할 만한 부분은 아니다. 오히려 매년 성장하고 있는 박병호의 모습을 본다면 나이도 그리 큰 장애물은 아닐 수가 있다.
미네소타의 스카우터는 "16살 때부터 박병호를 지켜봐왔다."며, 영입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으며, 피츠버그는 2000만 달러를 지를 수도 있다는 계획이 나왔다.
2. 본격적인 영입설
비단 메이저리그 뿐 아니라 NPB에서도 지켜보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영입을 위해 물밑작업을 준비했지만, MLB 진출로 물거품이 되어버렸다고 한다.#[1]그리고 2015년 11월 3일, KBO 사무국은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신청, 공시하면서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기사에 따르면 현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텍사스 레인저스를 비롯해 1루 공백이 심각하거나 오른손 거포가 필요한 팀들과도 링크가 된 상태.
3. 포스팅
그리고 2015년 11월 7일 아침, 1,285만 달러(약 147억 원)라는 포스팅 금액을 넥센 히어로즈에서 이적료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는 한국인 선수로서는 류현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포스팅 금액(3위가 500만 2015달러의 강정호)이다. 한편으로는 스즈키 이치로보다 27.5만 달러 부족하다는 보도에 깨알같은 개드립이 속출하고 있다.보스턴 레드삭스, 텍사스 레인저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LA에인절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등 기존에 예상되던 팀들이 모두 승리하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딩 승리팀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었다.
2015년 11월 9일 현재 포스팅에 불참여부가 알려지지 않았거나, 포스팅에 실패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지 않은 팀은 8팀. 미네소타 트윈스를 제외한 NL중부지구와 필라델피아, 세인트루이스 등.
공개 시간이 임박했는데도 행선지가 오리무중이자 엠팍, 디시 등에서는 각종 드립의 향연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은 없어진 브루클린 다저스, 몬트리올 엑스포스가 비딩에 승리했다거나 NFL 팀인 피츠버그 스틸러스가 비딩에 승리했다거나 축구 팀인 유벤투스와 계약을 했다거나 심지어 존 시나가 비딩 위너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와중에 두산 베어스에서 뛴적이 있던 크리스 니코스키가 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최종 승리자가 된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려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으나 곧바로 반박하는 메이저 언론 기자들의 트윗들에 의해 결국 묻혔다.[2]
각종 메이저 관련 기자들의 트윗이나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야구팬들은 심지어 이런 것까지 만들어 내며 추리를 진행했다. 입찰 직전 올라온 입찰 상황 정리 글.
4. 포스팅 낙찰팀은 미네소타 트윈스
그리고 11월 10일 새벽, 미국 야후스포츠의 칼럼니스트인 제프 파산과 CBS스포츠 저명 칼럼니스트 존 헤이먼과 메이저리그 시절 뉴욕 메츠에서 서재응 통역을 맡았던 KBS N 스포츠 대니얼 김 해설위원 등이 일제히 미네소타 트윈스가 1285만 달러에 포스팅 경쟁에서 승리했다고 밝혔다.그리고 MLB.com에 미네소타 트윈스가 포스팅에 승리했다고 오피셜이 떴다. 이제 정식 계약만 마치면 엄연한 미네소타의 선수가 된것.
다만 험난한 길이 예상되는데 거포 유망주 미겔 사노, 한때 MLB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한 포수였던 1루수 조 마우어와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하기 때문.
물론 조 마우어가 지명으로 전향하고 미겔 사노가 외야수로 안착하게 되면 아마 1루수 붙박이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지만 안 될 경우[5] 이승엽이 그랬듯이 좌익수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공격에서는 미겔 사노와 중심 타선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
미네소타 측에서는 조 마우어를 1루에 그대로 두고 지명타자를 맡았던 미겔 사노는 외야로 돌리면서 박병호를 지명타자로 두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노를 도미니칸 윈터 리그로 보내서 좌익수 수업을 시키면서 내년에 모두를 써 먹을 수 있도록 함이라고## [6] 결국 사노를 2016년에는 우익수로 기용할 것임을 밝히면서 조 마우어, 박병호, 미겔 사노의 활용방안에 대한 교통정리를 마쳤다.###
WBSC 프리미어 12 종료 후 11월 29일 협상을 위해 미네소타로 출국한다. 출국 전 간단한 기자회견을 나눴다.
다음 날 30일 미니애폴리스-세인트 폴 국제공항에 도착했으며, 가장 먼저 반겨준 건 현지 교민 팬이라고 한다.
5. 계약 체결
사진 출처2015년 12월 2일, 4+1년간 옵션 포함 총액 185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포스팅비가 절반 수준이었던 강정호와 별 차이가 안 나는 규모의 계약인데, 세금 차이와 KBO 리그의 FA 과열 현상을 감안하면 한국에 남아 2년 후 FA를 노리는 것만도 못 할 수 있는
특히 5년차 클럽 옵션이 제일 문제. 이것은 물론 에이전트의 능력 부족일 수도 있지만, 불발되면 무조건 국내로 되돌아와야 한다는 제약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 일본처럼 포스팅 후 계약 불발시 타팀과의 협상도 허용하도록 포스팅 시스템 관련 협약을 고쳐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
그걸 다 감안한다 하더라도, 앨런 네로라는 에이전트가 무능하다는 걸 부정할 순 없다. 앨런 네로가 비판받는 점은 협상 결과를 떠나서, 협상 자체를 최선을 다 해서 하지 않았다는 의심이 들기 때문이다. 일례로, 유명한 이야기지만 류현진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류현진의 요구조건인 마이너 강등 거부권에 대해서 구단이 난색을 표하자 협상을 마감시간 1분 전까지 끌고 갔다. 마감 1분이 되어서야 구단이 '알았어 줄께. 그럼 이제 사인하면 되지?' 라고 하자 보라스의 대답은 '뭔소리? 아직 연봉 이야긴 꺼내지도 않았어.'였다. 그에 반해 앨런 네로는 협상 마감일까지 1주일을 남겨 놓은 상태에서 이런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물론 보라스 정도로 구단을 상대로 뜯어내는 건 좀 무리라 하더라도, 기한을 이렇게나 남겨두고, 이렇게 싼 계약을 맺었다면 에이전트로서 최선을 다 했다고 보기에는 좀 힘든 게 사실이다.
대니얼 김은 강정호의 에이전트이자 박병호의 에이전트인 네로를 디스하면서 박병호가 너무 손해보는 계약을 했다며 추신수가 괜히 네로를 해고하고 스캇 보라스와 계약한 이유가 있겠냐는 SNS를 남겼다. 엠팍에서 워낙 어그로를 많이 끈다고 까이는 그이지만 이번만은 맞는 소리를 했다고 동의를 얻을 정도. 여기에 과거 추신수가 엘런 네로를 해고하고 보라스와 계약할 당시의 인터뷰 내용까지 새로 발굴되어 더욱 네로를 무능한 에이전트라고 디스하는 목소리들이 강하다.[7]
다만, 구단 입장에서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최대한 연봉을 낮추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미네소타 경영진들은 박병호가 성공하고 칭찬받으면 자신들이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한 셈이고, 이에 따라서 국내 팬들이 미네소타 경영진 및 프런트진을 비난할 이유는 전혀 없다. 무엇보다 계약서에 사인하는것은 선수 본인이 강요없이 자발적으로 직접 하는 것이므로 박병호 본인이 그 금액에 만족했다는 사실 역시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국내 팬들 일부는 류현진의 계약 이후 스캇 보라스가 최고의 에이전트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조금 있는 모양인데, 실력이 매우 좋아서 드래프트 픽을 잃을 정도의 가치가 있는 선수라면 모를까 다른 선수들에게는 보라스가 오히려 피해일 수 있으며, 구단에 이것저것 간섭하려는 경향 때문에 선수와 구단 사이가 소원해지게 만들거나 구단의 사정을 생각 안하고 억지주장을 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박찬호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계약이 끝난 이후 보라스를 해고하고 제프 보리스를 새로운 에이전트로 임명하거나, 라파엘 소리아노나 카를로스 벨트란이 보라스를 해고하는 것은 이유가 있는 것이다.
다만, 미네소타 입장에서는 포스팅비 + 연봉 + 모든 옵션 비용 지불일 경우 연 평균 7백만불을 투자하게 되는 셈이기에[8] 결코 적은 돈을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연봉=출전 기회라는 점에서 걱정하는 부분도 많지만, 이미 미네소타 트윈스 내에서 박병호의 연봉은 야수 TOP 5에 들어가는 만큼, 위장입찰이나 헐값으로 긁는 로또 수준은 아님을 알 수 있다.
공식 입단식에서 넥센 시절에 달던 52번을 그대로 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박병호에 의하면, 본인이 요구한 것은 아니고 구단에서
이제 박병호 본인이 메이저리그에서 실력을 증명하는 일만 남았다. 물론 그게 가장 어려운 일이겠지만.
[1] 이 영입설에 대한 뒷 이야기도 있는데, 프리미어 12의 특별해설로 초청받은 이승엽이 이야기 하기를 오랜만에 도쿄 돔에 오니까 예전 동료였던 고쿠보 히로키 감독이 와서는 "저 친구 소프트뱅크로 데려오게 도와주면 안되겠느냐."라고 물었다고 한다. MLB에서 포스팅했다고 일러줬더니 꽤나 실망한 눈치였다고,.[2] 그 과정에서 니코스키는 과거 KBO 리그 선수들의 포스팅 관련 내용 트윗을 올렸으나 죄다 꽝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3] 한미 트윈스를 경험한 2호 선수다. 1호 선수는 2010년 LG 트윈스에서 뛰었던 투수 필 더마트레[4] 미네소타 트윈스의 팬이다. 거기다 LG 트윈스의 골수팬이기도 하다.[5] 조디 머서와 강정호와의 관계와 박병호의 팀내 경쟁을 동일하다 보긴 어렵다. 마우어와 머서의 팀내 위상은 차이가 크기 때문.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고액 연봉자의 포지션은 본인 동의 없이 조정하기 매우 어렵다.[6] 1루수를 제외하면 그나마 수비부담이 적은쪽이 좌익수이다.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1루수 마이크 나폴리가 틈틈이 좌익수로 출장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실패하긴 했지만 지명타자인 홍성흔이 롯데에 있었을때 수비수로의 활용을 위해서 1루에는 이대호가 있으니 좌익수로 출장을 한 적도 있었다. 비슷한 포지션으로 비교대상으로 나오기도 했던 LAD의 백업 1루수 스캇 반 슬라이크는 원래부터 외야수 경험이 상당한 선수.[7] 추신수는 네로는 인간적으로는 좋은 사람이지만 에이전트로서는 아쉬운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추신수가 클리블랜드에 있을 시절 네로는 추신수와 의견 교환 시도도 없이 5년 2500만이라는 호구 계약을 이끈 반면 보라스는 추신수의 최상의 계약을 이끌어내려고 많은 준비를 하여 훗날 추신수의 대형 계약을 만들어냈다.[8] 미네소타 지역지 기자가 트위터로 모든 옵션을 충족할 경우 5년 2300만불 계약임을 밝혔으므로, 포스팅비와 합산하면 약 3500만불이다.[9] 주로 중간 계투로 뛰었던 브라이언 듀언싱(Brian Duensing)으로 미네소타 마이너리거 시절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 미국 대표팀으로 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