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구미 Weevil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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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명 | Curculionidae Latreille, 1802 |
| <colbgcolor=#fc6> 분류 | |
| 계 | 동물계(Animalia) |
| 문 | 절지동물문(Arthropoda) |
| 강 | 곤충강(Insecta) |
| 목 | 딱정벌레목(Coleoptera) |
| 과 | 바구미과(Curculionidae) |
1. 개요
딱정벌레목에 속하는 대부분 주둥이가 긴 곤충들을 이른다. 좁은 의미로는 바구미과에 속하는 곤충을 이른다. 국내에 존재하는 종류만 보더라도 쌀벌레로 불리는 쌀알보다 작은 쌀바구미에서부터 15~25mm에 이르는 왕바구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크기를 보여주며, 해외에 서식하는 종들은 이보다 더 크고 특이한 형태를 보여주며 프라에터바구미(Macrochirus praetor) 라는 종은 최대 85mm까지 나가기도 한다.화석상의 기록으로는 1억 3500만 년 전 백악기 초기에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련 영상(9분부터 내용언급)
딱정벌레목 바구미상과(Curculionoidea)에 속하는 곤충들의 총칭이고, 바구미과(Curculionidae) 단독으로도 6,800속 83,000종 이상이 기재되어 있어 딱정벌레목에서 종 수가 가장 많은 과다. 거위벌레과 등을 포함해 바구미상과 전체로 넓히면 5,800속 62,000종을 넘는다. 척추동물 전체 종수보다 바구미가 더 많은 것이다.
화석 기록상으로는 백악기 초기(약 1억 3500만 년 전)에 등장하는데, 분자 계통학 연구에서는 과(科) 수준 분화가 쥐라기(약 1억 6600만 년 전)에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본다.[1] 처음에는 소나무 같은 겉씨식물에 기생했다가 백악기에 꽃식물로 갈아타면서 지금의 어마어마한 다양성을 갖추게 됐다.
2. 특징
몸의 크기는 소형에서 중형 사이 정도이며, 성충은 머리의 이마가 길게 연장되어 있다. 긴 부리(구문상)이거나 바늘 모양의 매우 긴 주둥이 형태로 그 끝에 입이 있다. 하지만 일부 아과에 속하는 바구미들 중에는 주둥이가 짧은 친구들도 있다. 인후봉합선(gular suture)은 중앙의 1선에 모인다. 더듬이는 매우 긴 편이지만 밑마디가 입과 가까운 부위에 위치해 있는 데다가 도래마디가 전체 더듬이 길이의 1/2 내외를 차지하고 보통은 접혀져 있어서 언뜻 보면 더듬이가 짧아보이거나 눈 앞쪽에 나 있는 것처럼 보인다. 더듬이의 끝 부분은 곤봉 형태로 되어 있다. 대부분의 바구미들은 다리의 전체가 거의 같은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딱지날개가 단단하다. 너무도 단단한 나머지 왕바구미 같은 친구들의 경우 앵간한 표본침으로는 뚫리지 않거나 오히려 휘어버리기 때문에 바늘 정도 굵기의 표본침을 써야 겨우 뚫리는 수준이다. 그만큼 이 친구들은 풍뎅이들보다 더하게 딱지날개와 머리, 윗가슴등쪽판을 단단하게 발달시켜서 다른 곤충들로부터의 공격을 원천차단시키려는 노력이 보인다. 배 끝 부분이 다른 풍뎅이들처럼 날개에 가려지지 않았는데, 이마저도 배 끝부분 윗판이 경판으로 되어 있다.
3. 생태
성장 과정은 번데기 과정을 거치는 완전 변태를 하며, 성충, 유충 모두 종에 따라 다양한 식성을 보여주는데 성충이 쌀바구미처럼 쌀을 파먹는 종도 있고, 왕바구미처럼 수액을 먹는 종, 꽃가루를 먹는 종, 나뭇잎을 먹는 종, 과일을 먹는 종 등 다양한 식성을 보여준다. 유충은 어미가 산란한 부위를 먹고 자란다. 일부 유충은 종에 따라서 쌀, 나무, 밤, 도토리, 나뭇잎 등을 먹는다.성충, 유충 모두 작물에 피해를 주는 식성 때문에 해충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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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야자바구미 (Rhynchophorus ferrugineus) |
과거 보존식품이 발전하지 않았을 때 흔히 이용되었던 건빵도 오래 보관하면 바구미가 들끓곤 했는데, 이 이유 때문에 차라리 어두운 곳에서 먹으면 건빵 먹다가 바구미 씹어도 맛 차이가 그다지 없었다고 한다. 남북 전쟁 당시에는 아예 이 건빵을 커피에 담가 놓으면 바구미가 커피에 둥둥 떠 다닌다는 수필도 있었다. 하지만 역시 아무 맛도 안 났기에 그냥 다들 먹었다고. 또한 선상에서 생활하던 선원들이 일부러 바구미가 보존식품에 번성하게 방치하기도 했는데, 이빨이 부러질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딱딱한 건빵을 바구미가 파먹으며 구멍을 뚫으면, 그 구멍 덕분에 바삭바삭 먹을만해졌기 때문이다.
4. 해충이 아닌 바구미들
바구미 하면 해충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꽃가루를 옮기는 종들도 꽤 된다. 약 250종의 식물(72속)이 약 300종의 바구미와 '산란지-꽃가루 매개 공생(brood-site pollination mutualism)'을 맺고 있는데,[3] 이게 무화과-무화과말벌 수준의 고도로 전문화된 관계다. 어떤 곤충 그룹보다도 이런 공생을 맺는 식물 종이 많다. 소철이 대표적인 사례다. 소철은 겉씨식물인데 바람이 아닌 바구미한테 수분을 맡긴다. 소철 종마다 바구미를 부르는 휘발성 화합물이 달라서, 가까운 소철 종끼리도 유인하는 바구미 종이 따로 분리된다. 사실상 식물이 바구미마다 다른 암호를 써서 자기 수분자를 골라 부르는 셈이다.[4]특정 식물만 먹는 바구미의 습성을 역으로 이용해 침입 잡초를 잡는 데도 쓴다. 부레옥잠(Eichhornia crassipes)은 전 세계 수계를 뒤덮는 최악의 침입 수생식물인데, Neochetina bruchi와 N. eichhorniae 두 바구미 종이 이걸 먹는 천적으로 수십 개국에 방사됐다. 두 종 모두 부레옥잠 생장을 실제로 억제하는 효과가 확인됐다.[5] 엉겅퀴, 등대풀 같은 다른 침입 식물 방제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바구미 종들이 활용된다.[6]
5. 한국에 서식하는 바구미
대한민국에는 약 400여 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쌀바구미: 통칭 쌀벌레로 불린다.
- 밤바구미: 구멍 뚫린 밤은 이 녀석이 파 먹었다 해도 무방하다. 가끔 밤을 까다가 작고 통통한 애벌레가 튀어나와 식겁하기도 한다.
- 도토리밤바구미: 과거에는 밤바구미로 분류되었으나 최근에 다른 종으로 밝혀졌다. 이 바구미의 유충은 이름처럼 밤뿐만 아니라 도토리도 먹는다. 비슷한 벌레인 도토리거위벌레와의 차이는 도토리밤바구미는 나뭇가지를 잘라내지 않는다는 점이 있다.
- 벼물바구미: 볏잎과 뿌리, 그리고 이삭을 갉아먹는 애들이다. 습하거나 물이 많은 곳을 좋아하는 별난 바구미 종이기도 하다.
- 사과곰보바구미
- 배자바구미: 호랑나비의 1령부터 4령 애벌레처럼 몸 색깔이 검은색과 흰색 무늬의 새똥처럼 보이는 보호색을 띠고 있으며, 칡넝쿨에서 서식한다.
이외에도 많은 종류의 바구미들이 국내에 서식한다.
만약 집에서 바구미가 발견된다면 매우 큰 확률로 집에서 보관 중인 쌀이나 잡곡에서 번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여름에는 최대한 밀봉해서 보관해야 한다.
6. 기타
장 앙리 파브르도 이 바구미들의 생태에 대해 연구했다. 그 중 특별한 것은 사냥벌인 노래기벌들이 자신들의 애벌레의 먹이로 삼는 곤충 중 하나였던 바구미에 대한 연구인데, 파브르는 이 바구미들이 죽은 것이 아니라 벌에 의해 마취되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사냥벌이 마취시킨 바구미들을 방치해 두거나 전기충격을 가했다.이 일련의 실험으로 얻어낸 결과는 사냥벌 애벌레의 먹이가 되는 바구미를 비롯한 기타 곤충들은 살아있으며, 사냥벌들은 바구미처럼 신경이 한 군데로 집중된 먹이를 선호한다는 것이다.[7] 이 연구로 파브르는 벌이 방부제 물질로 먹이가 된 곤충의 부패를 막는다고 말했던 레옹 뒤푸르의 의견이 틀렸음을 알게 됐다.
미국 앨라배마 주의 엔터프라이즈(Enterprise)에는 이 바구미의 일종인 목화 바구미(boll weevil)를 기념하는 기념물이 있다. 이름은 Boll Weevil Monument. 그런데 이유가 좀 황당하다. 이 목화 바구미는 1915년에 앨라배마에 유입되며 이 지역의 목화 농업을 초토화시켰다. 이 때문에 농부들은 목화가 아닌 땅콩과 같은 다른 작물 재배로 전환했는데, 다행히 이는 성공하였다. 그래서 이 해충 덕분에 주민들이 목화 재배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른 작물 재배나 제조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며 기념물을 세웠다는 것. 앨라배마주 백과사전 링크
여기까지는 블랙 유머 정도로 넘길 수 있는데, 문제는 여기에 인종 차별 논란이 끼어들기도 한다. 앞서 말했듯이 앨라배마에서 작물을 전환한 부류 중에선 땅콩이 다수를 차지했다. 땅콩은 콩과 식물답게 지력 회복에도 도움이 되는 유용한 작물이었기 때문이다. 이 땅콩 농사 전환을 장려하고, 생산된 땅콩의 용도를 여럿 개발한 인사가 있었는데 당시의 농학자인 조지 워싱턴 카버(George Washington Carver)란 인물이었다. 땅콩 및 땅콩버터 문서에도 나오듯이 미국의 땅콩 농업에 큰 공헌을 한 인물이다. 그런데, 조지 카버는 바로 흑인이었다. 부모 역시 흑인 노예였고, 성인 카버도 주인이 자신의 성을 따서 붙여준 것. 즉 흑인인 카버의 공로를 알리기 싫어서 블랙 유머인 척하고 바구미 기념물을 세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앨라배마는 '딥 사우스'지역 답게 흑백 차별이 매우 극심한 곳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의심할 법한 부분이다. 이를 다룬 미국 언론 기사
이후 인터넷에서는 일종의 밈처럼 추앙받고 있다. 일명 'Snoot and Boots'[8]라는 별명이 있고, 바구미 사진이 올라오면 "바구미 시간이다!(Weevil time!)"이라고 댓글을 달아주는 관습이 있다. 아예 서브레딧도 만들어졌다.
[1] Farrell, B. D. (1998). Science 281:555-559.[2] 특히 쌀바구미와 흔히 밤벌레라 불리는 밤바구미(꿀꿀이바구미)가 악명 높다.[3] Salzman et al. (2021). Frontiers in Plant Science 12:639368.[4] Salzman et al. (2021). op.cit.[5] Heard, T. A. & Winterton, S. L. (2000). Journal of Applied Ecology 37:117-126.[6] 숙주 전문화 특성 덕에 다른 식물에 피해를 주지 않아 생물학적 방제에 쓰기 적합하다.[7] 바구미의 신경이 한 군데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내기 위해서 파브르는 바구미의 신경을 암모니아로 자극해서 직접 마취시켰다.[8] 뜻은 '주둥이와 장화들''. 길쭉한 입과 장화처럼 생긴 발 때문에 붙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