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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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가 야구장에서 투구할 때 밟고 올라서는 투구판을 중심으로 한 다른 곳보다 조금 높은 지형. 문자 그대로 언덕처럼 생겼기에 언덕(mound)이라 부른다.
2. 상세
KBO 공식 야구규칙 1.04에 따르면 마운드의 위치와 규격은 다음과 같다.90피트(27.431m) 평방의 내야를 만들려면 먼저 각 베이스 라인 및 홈 플레이트를 동일 수평면상에 설정하고 이어서 내야의 중앙 부근에 본루부터 10인치(25.4cm) 이내의 높이가 되도록 흙을 쌓아올려 그곳에 투수판을 설치하고 투수판 앞 6인치(15.2cm) 되는 지점부터 본루를 향해 60피트(18.28m) 되는 지점까지 완만한 경사가 지도록 해야 하며, 기울기는 1피트(30.5cm) 당 1인치(2.54cm)로 일정해야 한다.
가장 큰 특징으로는 다른 곳보다 비교적 넓다는 특징이 있다. 2022년 KBO 프로야구 소속구장에는 다 잔디가 깔려 있지만 사회인 야구 경기용 구장 중 대부분은 전체가 흙인 경우가 많고 프로야구단이 국내 프로야구단이 쓰는 경기장도 옛날에는 대부분이 흙이었다. 대구 시민 야구장[2], 광주 무등 야구장, 대전 한밭 야구장, 인천 숭의 야구장, 부산 구덕 야구장[3] 등등[4].. 잠실이라면 아주 최신식으로 보였던 시절. 일본에는 한신 고시엔 구장처럼 내야 전체가 흙인 경기장도 있다. 고전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려는 목적. 마운드는 흙이다.흙도 프로팀 구장의 경우는 메이저 리그에서 쓰는 흙을 쓰거나 특정 지역에서만 나는 고급 흙을 주로 쓴다.
마운드 중앙에는 투수가 투구시에 밟고 던지는 투구판이 있으며[5] 마운드 뒤쪽에는 로진백과 흙털개[6]를 놓아두며 프로구장의 경우 대부분 홈 팀 로고[7]가 그려져 있는데, TV에서 가장 오래 보이는 부분이라는 특성상 몇몇 MLB, 일본프로야구 팀은 여기까지 광고를 받아서 팀 로고 대신 광고를 넣기도 한다.
본래 처음 규정이 생길 당시엔 15인치[8]였으나, 이후 지나친 투고타저를 해소하기 위해 10인치[9]로 낮추었고, 이것이 이후 표준이 되었다. 그러나 리그마다 조금씩 규정이 달라서 투고타저, 타고투저에 때라 리그 차원에서 유동적으로 높이규정을 조절하기도 했으며 일반적으로 마운드가 높을 경우 공의 낙차가 커져서 정통파 투수에게 유리하기에[10] 팀컬러에 따라 규정 이내에서 홈구장의 마운드 높낮이를 조절하기도 했고 이것이 지금의 구장마다 다른 외야 넓이와 같이 일종의 홈 어드밴티지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2010년대에 들어서는 야구 국제대회가 활성화됨에 따라 국제표준을 맞추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10인치에서 변동없이 고정되어 가는 추세.
높이뿐만 아니라 재질도 다른데, 주로 메이저리그는 비교적 딱딱한 마운드를, KBO와 NPB에서는 주로 부드러운 마운드를 사용한다. 단단한 마운드는 어느 상황에서 투수가 등판하더라도 항상 일정한 감각으로 공을 던질 수 있으며, 지면을 발로 박차는 반동을 이용해 공에 힘을 더 많이 실을 수 있다. 반면 부드러운 마운드는 흙이 충격을 흡수해주어 선수의 관절에 무리가 덜 간다. 각각 일장일단이 있는 셈. 이 마운드 환경도 투수에게 영향을 주어, 비교적 지면의 반발력을 이용하기 힘든 동양투수는 하체까지 몸 전체를 이용하는 투구를 하는 경우가 많고, 반면 딱딱한 마운드로 충분히 반발력을 얻을 수 있고 오히려 지나치게 힘을 실으면 부상의 위험이 있는 MLB투수들은 상체 위주의 피칭을 하는 선수가 많다.
물론 선수들 개개인에 따라 취향은 갈리는데, 일본의 경우 주전 투수진의 취향에 따라 마운드의 경도를 조절하는 편이라 구장마다 단단하기가 다르다. 미국이라고 딱히 흙배합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라 구장마다 경도가 다르긴 한데 일본보다는 구장마다 차이가 좀 덜한 경향이 있다. 전반적으로 한국과 일본이 MLB에 비해 부드러운 편이다. 한국은 넥센 히어로즈처럼 MLB와 똑같은 마운드를 쓰는 경우부터 부드러운 마운드까지 다양한데, 콜로라도 로키스의 오승환이 더그아웃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마무리 투수로 등판하면 앞선 투수들이 투구한 영향으로 인해 마운드가 파여 있어서 투구할 때 불편했지만 메이저 리그에 진출하니 마운드가 많이 파여있지 않아 좋다는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오승환 시절 삼성은 부드러운 마운드를 사용한 듯.
이 마운드 경도 차이도 투수에게 영향을 줘서, 미국에서만 뛰던 용병들이 한국이나 일본 등 아시아 리그에 와서 제 실력을 못 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경기 외적으로는 해외생활에 따른 익숙하지 않은 식사나 외로움 등의 고충과 미국보다 많은 단체훈련시간 등이 있다면 경기내적으로는 진흙을 바르지 않아 미국과 그립감이 다른 야구공과 상대적으로 푹푹 파이는 동양식 마운드에 적응할 수 있느냐가 선수의 적응력 면을 평가하는 큰 기준점 중 하나. 보통 시범경기를 뛰며 적응을 끝마치지만 간혹 끝까지 이것에 적응을 못 하는 선수들이 있어 이런 선수들은 분명 AAA보다 수준이 낮다고 평가되는 KBO리그임에도 불구하고 AAA에서보다 더 떨어진 성적을 기록하고 짐을 싸고는 한다.
투수가 자리잡고 공을 던지는 투수만의 장소이기 때문에 투수의 대명사처럼 쓰이기도 한다. 구원투수진을 싸잡아 불펜이라고 부르듯이 팀의 투수진을 마운드라고 부르는 것. 팀의 투수력을 보강할 때 '마운드를 높이다'라고 표현하거나, 투수진이 좋은 팀에게 '마운드가 단단하다' 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식.
[1] 투수는 마리아노 리베라. 뉴욕 양키스 42번에 영구결번되어있다.[2] 1994년 인조잔디가 설치되기 직전에는 마운드와 홈플레이트 구역 사이에 잔디가 있었다. 1993년 한국시리즈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다.[3] 이 구장은 아예 내외야가 잔디가 하나도 없었다. 철거 직전에는 인조잔디가 깔려 있지만 2000년대 중반이 돼서야 설치된 것이다.[4] 전주 야구장은 의외로 엉성하지만 내야가 잔디라 80년대~90년대 초반 당시로써는 대단히 고급 야구장이었다.[5] 투수가 투구를 시작했을 때 중심발이 어떻게든 투구판에 닿아있어야 한다. 이 판을 밟고 던져도 되고 발끝에 대기만 해도 되며 투구 동작 후 떨어지는 것은 용인한다. 투구판을 밟지 않고 포수에게 투구를 하거나 투구판을 밟은 채로 규정을 위반한 견제구를 던지면 보크가 된다. 반대로 투구판을 밟지 않은 투수는 야수로 취급되며 이때 던지는 공 또한 단순한 송구로 취급된다.[6] 사진에 보이는 네모난 물건. 뾰족한 침이 여러 개 박힌 발판처럼 생겨서 신발을 대고 비벼 스파이크에 낀 흙을 뺄 수 있게 되어있다. 맑은 날에는 잘 안 쓰이고 비가 와서 마운드의 흙이 진흙이 되어 스파이크에 자주 끼는 날에 많이 사용되는 물건. 스파이크에 진흙이 끼어 있으면 마운드에 스파이크 징이 잘 박히지 않아 디딤발이 고정되지 않고 미끄러지게 된다. 그러면 투구 또한 안정되지 못하고 심지어는 부상까지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놓아둔다. KBO 리그에는 흙털개 도입이 꽤 늦었는데 이것이 없던 시절에는 덕아웃에 숟가락(!!!)을 가져다 달라고 요구를 해서 숟가락으로 스파이크 밑에 낀 흙을 털어내기도(...) 했다.[7] 대부분 이니셜 로고[8] 1968년까지[9] 1969년부터[10] 반대로 언더핸드 스로 투수들에게는 낮은 마운드에서 던질 때 공이 밑으로 더 깔려가다가 떠오르기 때문에 낮은 마운드가 유리하다. 이 점을 교묘하게 써먹은 지도자가 김성근이다. 1990년대 중반 그가 감독을 맡은 쌍방울 레이더스의 투수진에는 성영재, 김현욱, 김기덕 등 언더핸드 스로 투수가 주축을 맡았다. 그래서 전주종합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리는 홈경기에 앞서 쌍방울에 유리하도록 마운드를 거의 평지에 가깝게 깎아놓기도 했다. 하술된 대로 이 당시엔 이 마운드 높이조절이 일종의 홈 어드밴티지처럼 받아들여졌던지라 크게 문제되는 일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