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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펜 Ropen |
<colbgcolor=#fff,#000><colcolor=#000,#fff> 존 콘웨이(John Conway)가 그린 로펜의 상상화. 《Cryptozoologicon》에 수록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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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로펜(Ropen)은 뉴기니 섬에 살고 있다고 하는 거대한 박쥐 혹은 익룡이다. 이 섬에서는 로펜이라는 단어가 날아가며 잠깐 동안 빛을 내는 거대한 야행성 동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밤하늘을 날아다니는 이런 빛은 원주민들 뿐만 아니라 서양에서 온 방문자들도 목격했다. 곤충학자인 에블린 치즈만(Evelyn Cheesman)은 1935년에 집필한 자신의 저서 “파푸아로 가는 두 길”에서 이 당황스러운 빛이 약 4~5초 정도 지속된다고 적고 있다.일반적으로 전설이나 동화 속의 존재이지만, 일부 원주민들은 로펜이 실제로 살아있는 동물이라고 믿는다. 몇몇 전승에 따르면 무덤을 파헤쳐서 사람 고기를 먹는다고 하나 보통은 물고기를 먹는다고 알려져 있다. 로펜의 정체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지금은 멸종해버린 익룡이라는 주장도 있고, Flying Fox라고 불리는 거대한 과일박쥐(날개를 펼치면 총 길이가 1.2미터에 달한다)를 착각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발광하고 있었다는 점에 주목해서 가면올빼미가 뽕나무버섯의 균사를 묻힌채 날아다니고 있는 것을 착각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호주에서 목격되는 미확인 발광체 'min min light' 를 촬영한 영상 중 일부는 가면올빼미로 밝혀졌다.[1]
최초 목격담은 제2차 세계 대전 중 파푸아 뉴기니에서 미군, 일본군 할 것 없이 "익룡을 목격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알려진 것이 시작이고, 1942년, 파푸아 뉴기니에 있던 일본군의 기지를 로펜이 습격해 큰 피해를 입히기도 하였다. 안에 있던 병사 몇 명이 밖으로 나와 총을 쏘자 로펜은 도망쳤으나 이미 수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후였다. 소식을 들은 병사들이 로펜을 쫒아 어느 동굴입구까지 가게 되었고, 동굴 주변에 몇 시간 동안 집중포화를 퍼부은 뒤 사격을 하고 동굴 입구를 막아 놓았다고 한다.
1944년, 미군 병사 드웨인 호지킨슨과 그 동료가 파푸아 뉴기니의 숲 속에서 하늘을 나는 10~15m 길이의 로펜을 목격하는 일도 있었다.
2. 특징
빛을 낼 수 있다고 하며, 이것으로 물고기를 끌어 모은다. “로펜을 찾아서”라는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남서 태평양에서 비행하는 깃털 없는 생물이며, 꼬리의 길이는 날개를 펼친 길이의 25퍼센트에 달한다.” 또한 밤에만 목격된디고 한다.3. 허구성
로펜의 존재 가능성을 검증한 유튜브 영상. 본 단락의 내용은 전부 이 비디오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사실 이 비디오는 "로펜의 존재여부" 자체보다는 로펜이 진짜로 현대까지 살아남은 익룡이라는 주장을 반박하는 영상에 가깝다.
- 만약 로펜이 익룡이라고 가정한다면 생김새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다. 로펜의 전체적인 생김새는 로펜이 발견(?)됐을 당시의 익룡의 복원도와 별 다를 바가 없다. 따라서 현대의 복원도에서 나타나는 익룡, 특히 프테라노돈[2] 고유의 특징(공기낭, 둥근 익단, 피크노섬유, 사족 보행[3])이 묘사된 적이 한번도 없다. 고생물계열 크립티드와 마찬가지로 발견됐을 당시의 해당 생물로 추정되는 고생물의 복원도와 현대 시점의 복원도 차이의 괴리감이라는 약점을 피해가질 못했다.
- 사실 로펜이 프테라노돈이라고 주장하기도 뭐한게, 로펜의 생김새 자체가 마치 그 당시의 알려졌던 모든 익룡의 특징을 몽땅 때려박은 것처럼 뒤죽박죽이다. 위 동영상의 제작자가 설명하길 "익룡계의 인도미누스 렉스." 람포링쿠스마냥 긴 꼬리가 달렸으면서 프테라노돈처럼 볏이 있다든가... 이게 문제가 되는 게 현재까지 발견된 익룡 중 프테라노돈처럼 볏이 달린 거대 익룡종들은 하나같이 아주 짧은 꼬리를 지녔다. 어떤 목격담에선 오히려 소르데스처럼 묘사되는 등,[4] 키메라가 따로 없는 생김새를 하고 있다.
- 고생물학적인면만 아니라 물리적으로도 문제가 있다. 로펜은 프테라노돈 같은 대형 익룡으로 묘사되면서 소형 익룡 특유의 긴 꼬리를 달고 있다고 묘사되는데 목격담에 따라 다르지만 꼬리길이는 약 7m 정도인데 머리와 몸통을 합친 길이보다 긴데다가 로펜의 날개 지름도 마찬가지로 약 7m다. 그야 말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 이게 실제로 존재한다면 날개에 모터를 달지 않는 이상 공기 저항이나 무게 때문에 공중에 뜰 수나 있을지 의문이다. 실존했던 거대 익룡이나 현대에 존재하는 조류를 봐도 꼬리가 몸 길이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긴 경우는 전혀 없다.
- 자체 발광을 한다는 것도 굉장히 의문스런 부분인데 현재까지 비행생물을 포함한 지상 척추동물(terrestrial vertebrates)중 자체 발광이 가능한 생물이 발견된 사례 자체가 없다. 해양 척추/무척추동물이나 지상 무척추동물이라면 모를까, 적어도 사지동물(tetrapods)중에서 자체발광이 가능한 생물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없다. 거기다가 자체발광의 존재 의의(ex: 의사소통이나 사냥)도 오리무중이다.
사실 이 부분은 영상이 8년이 된 영상이다보니 오류가 있는 듯 한데, 2019년에 하늘다람쥐에 자외선을 쬘 경우 핑크색 발광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2021년에는 태즈매니아 데빌과 같은 일부 호주의 동물들은 햇빛을 머금었다가 야간에 발하는 발광능력이 있다는 것이 보고된 바 있다. 물론 자체발광의 의미가 오리무중이라는 비판은 건재하다.
- 어떤 생물이든 생김새를 보면 대략 어떤 식습관을 가졌는지 대략 추정할 수 있는데, 로펜의 경우 무덤을 파헤쳐서 시체를 파먹었다는 목격담과 생김새가 전혀 맞질 않는다. 땅코뿔새나 아즈다르코처럼 육상생활을 하며 육식을 하는 비행생물의 경우 육상생활에 적합한 긴 다리, 평평한 발, 긴 목, 짧은 꼬리, 뼈를 부수고 땅에 닫기 쉬운 튼튼하고 거대한 부리, 그리고 익룡류의 사족 보행 등, 땅 위를 걷거나 땅을 파헤칠 만한 신체적 특징이 전부 결여되어 있다.
위의 내용은 전부 동영상 제작자가 베테랑 고생물학자이자 익룡 전문가인 Mark P. Witton 교수에게 이메일로 문의하고 받은 답장의 내용과도 일치한다. 메일에 따르면 위튼 본인도 로펜의 존재에 대해선 회의적이라고 한다.
- 로펜의 존재에 대한 보고는 대부분 위에서 나온 『로펜을 찾아서』라는 서적인데, 문제는 책의 저자라는 조나단 데이비드 윗컴(Jonathan David Whitcom)이라는 자는 열렬한 개신교인이자 어린 지구 - 창조설 신봉자라는 것이다! 심지어 "로펜을 찾아서"의 영어 제목이 "Searching for Ropens and Finding God (로펜과 하느님의 존재를 찾아서)"이다. 한마디로 조사의 목적부터가 상당히 불순했던 것이다. 물론 저명한 고생물학자이면서 독실한 기독교도인 로버트 바커같은 사례가 있긴 하지만 애초에 조나단 윗컴은 바커와는 비교가 불가능하다.[5]
심지어 조나단 윗컴은 성서무오류설을 내새우며 "로펜이 성경에도 등장한다"고 주장했다. 로펜이 나오는 내용은 이사야서 14장 29절로[해당구절] 윗컴은 여기서 나오는 "날으는 불뱀"(fiery flying serpent)이 빛나는 하늘을 나는 파충류, 그러니까 로펜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건 히브리어 원문을 보면 얘기가 달라지는데, 우선 "불뱀"의 "불"로 번역된 부분은 사실 "빛"이나 "불"과는 아무 상관도 없고 "불타는 듯한 느낌"이라고 한다. 즉 "불뱀"이란 말은 무슨 "불타는 뱀"이나 "빛나는 뱀"이 아니라 "불타는 듯한 고통을 느끼게 해주는 독을 지닌 뱀," 즉 그냥 "독사"를 묘사한 것이다. "날다"는 부분도 문자 그대로 "날다"라고 번역할 수도 있지만 사실 "도피하다," "숨다" 같은 의미도 있다.[7] 여기에 위 동영상 제작자는 해당 단어의 어원이 새가 "깃털 달린 날개"로 날아가거나 자신의 새끼를 날개 아래에 숨기는 데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날다"라고 쓰일 때는 "새"가 "깃털 달린 날개"로 날 때를 묘사할 때 쓰는 단어라며 깃털이 없는 로펜을 묘사하는 단어는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뱀"은 말 그대로 기어다니는 뱀, 주로 독사를 뜻하는 말이다. 만약 히브리인들이 "날개 달린" 정체불명의 생물을 묘사하고 싶었으면 마찬가지로 "새"처럼 날개 달린 동물과 비교했겠지, 왜 하필 "뱀"으로 묘사했을까? 여기에 익룡은 조류가 아니라 파충류니까 새보다는 뱀으로 묘사하는 게 더 적절하다고 반박할 수도 있는데, 포유류인 박쥐도 날개가 달렸다고 새라고 부른 고대 중동 사람들한테 그런 자세한 생물분류를 바라는 건 무리다. 성경학자들은 뱀이 문자 그대로의 뱀이 아니라 남 유다의 10대 왕인 우찌야와 그 이후의 왕들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즉 해당 구절은 불레셋(팔레스타인)의 적수였던 남 유다의 왕이었던 우찌야의 죽음을 기뻐하는 불레셋 사람들에게 우찌야의 후계자들은 불레셋에게 더 큰 위협이 될 거라고 경고하는 문구라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중동 사람들이 목격했다던 로펜이 어떻게 뉴기니로 이동했는지도 설명이 불가능하다.
[1] 그 외에 발광 벌레의 무리이거나, 호주 내에 존재하는 몇몇 발광 유대류들의 목격담이 섞인것으로 추정되고 있다.[2] 목격담에선 하나같이 프테라노돈 특유의 볏을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신비동물학에선 로펜이 익룡 중에서도 프테라노돈이라고 주장한다.[3] 목격자들은 로펜이 오래된 복원도의 프테라노돈처럼 이족보행을 했다고 한다.[4] 특히 소르테스는 익룡 특유의 피크노섬유가 발견된 최초의 익룡인데, 목격담에선 옛 복원도마냥 털 없는 가죽 투성이의 생물로 묘사된다.[5] 조나단 왓컴은 저서에 로펜을 찾는 이유가 미국에 신앙심을 부흥시키기 위해서라고 당당하게 써넣을 정도이니 이런 사람한테 이성적, 객관적인 조사를 바란다는 게 무리다.[해당구절] 모든 불레셋 사람들아, 너를 치던 지팡이가 부러졌다고 기뻐하지 마라. 뱀의 그루터기에서 독사가 나오는 수도 있고 그 종자는 날으는 불뱀이 되는 수도 있지 않느냐? (Rejoice not thou, whole Palestina, because the rod of him that smote thee is broken: for out of the serpent's root shall come forth a cockatrice, and his fruit shall be a fiery flying serpent.)[7] 때문에 성경의 영어 번역에서 도주, 도피하다는 말을 문자 그대로 "fly"라고 번역해놓은 사례가 많고 영어 고전문학에서도 도주, 도피라는 단어에 "fly"라는 단어가 많이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