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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6-11 22:46:29

돌아가는 펭귄드럼/떡밥 및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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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떡밥2. 어린이 브로일러3. 이하 제대로 설명되지 않은 떡밥들 및 일부 해석4. 평가
4.1. 비판4.2. 반론4.3. 결론

1. 떡밥

9화에서 히마리가 도서관에서 찾던 개구리 군, 도쿄를 구하다는 실제로 존재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 그리고 무라카미 하루키는 옴진리교를 취재한 르포 '언더그라운드'를 출판한 작가이다.

작중 반복해서 나타나는 95란 숫자를 연도라고 가정한다면 (추정)1995년이 되는데, 이는 일본에서 고베 대지진옴진리교 사린가스 사건이 일어난 해이다. 이 사건은 마루노우치선 15번째 역에서 일어났다. 이것 때문에 14화나 15화쯤에서 시청자들을 경악에 빠뜨릴 전개가 예상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며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또한 위의 '개구리 군 도쿄를 구하다'도 작중 배경이 1995년 2월이다. 칸바와 쇼마, 그리고 링고가 태어난 해도 1995년이 된다.

12화에서의 급진전으로 인해 펭귄드럼은 인연의 끈과 관련이 있다는 설.

18화 타부키의 회상 중에 투명한 존재가 언급된다. 사카키바라 사건의 범행 성명문이 떠오르는 대목. 또한 2번째 PV에서도 쇼마의 목소리로 투명한 존재가 언급된다. 그리고 이 투명한 존재에 대해서는 동일 감독의 후속작인 유리쿠마 아라시에서도 '투명한 폭풍'이라는 이름으로 유사하게 등장한다.

작중 시점은 2011년 10월 중순부터 시작한다. 1화에 나오는 수업 장면에선 10월 15일이 토요일이라고 나오는데, 10월 15일이 토요일인 해는 2009년 이후 근래에는 2011년밖에 없다. 결정적으로 1화에서 쇼마가 유기농 양배추를 살때 평성 23년이란 문구가 나온다.

타카쿠라 히마리가 과거 트리플 H란 이름으로 아이돌 대회 신청을 하고 학교를 마지막으로 간 해는 2007년이다. 신청서를 쓸 때 평성 19년이란 문구가 나왔고, 그 2년 후라고 나온 과거 회상 장면 중 "아날로그 방송 종료 앞으로 2년"이라는 자막이 나오는데, 일본에서 아날로그 지상파 방송이 종료된 건 2011년이다.

칸바가 가는 라멘 집은 실제로 옴진리교가 운영하던 라멘 가게 '맛있고 저렴한 집(うまかろう安かろう亭)'을 모델로 만든 가게이다.

방영 종료 후 이쿠하라 쿠니히코 감독은 여러 인터뷰에서 옴진리교가 이야기의 모티브가 맞다고 인정하였다.

2. 어린이 브로일러

이 작품을 시청한 많은 이들이 어린이 브로일러의 정체를 궁금해하거나 뭔지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극적 장치 정도로 받아들이곤 한다

우선 브로일러라는 명칭. 브로일러(broiler)는 고기를 굽는 기계란 뜻도 있지만 아직 다 자라지 않은 닭, 즉 중병아리를 가리킨다. 대부분의 병아리는 중병아리 단계에서 더 자라기 전에 도축하여 육류로 가공한다. 사육에 들어가는 사료와 얻어지는 고기의 양을 저울질하여 최적의 비용 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시점에서 죽이는 것이다. 심지어는 수컷은 알을 낳을 수 없고 맛이 없다는 이유로 태어나자마자 갈아버리기도 한다. 살아있는 동물에게 "구이"(브로일러)라는 명칭을 붙이는 발상이 참 냉정하고도 섬뜩하다.

하지만 작중에서 브로일러라 불리는 것은 닭이 아니라 사람 어린이들이다(물론 사람 어린이를 중병아리마냥 육류로 사용하기 위해 도축하는 것은 아니지만). 브로일러라는 표현만 보더라도 "더 자라기 전에 죽인다"는 의미임을 강하게 암시한다. "아무 것도 될 수 없는 너희들"이란 말도 이를 가리킨다.

이쿠하라 감독은 이것이 무엇인지 정확한 1:1의 정답을 주지 않으나 작중의 표현을 보면 결국 사회에서 소외된 채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하고 무의미하게 어른으로 성장해 비참한 인생이 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고 말 그대로 핑포스 측에서 정말로 쓸모없는 애들을 죽인다고 해석할 수 있고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확실한 건 별로 좋은 게 아니고 절망적인 이미지의 무언가라는 것으로 이것만 알고 있으며 작품 이해에는 큰 문제가 없다.

극 중에서 타카쿠라 부부가 어린이 브로일러를 없애려다 죽은 것으로 나온다.

3. 이하 제대로 설명되지 않은 떡밥들 및 일부 해석

4. 평가

4.1. 비판

위처럼 핵심적인 떡밥 중에 해명되지 않고 넘어간 게 너무 많았고, 도서관, 어린이 브로일러처럼 이야기 전개에 중요한 배경이었던 장소도 일언반구 없이 슥슥 넘어간다. 이렇듯 설명되지 않고 넘어간 요소 때문에 세계관의 이해나 떡밥의 의미에 주의를 기울이며 감상해 온 시청자들은 낙담했다.

초반부를 병에 걸린 히마리나 주문에 대해 이야기하느라 늘어졌단 평이 많다. 4화부터 반복되는 링고의 이야기 때문에 초반부에 많은 팬들이 떨어져 나가, 결국 후반부에서는 초반의 입소문에 비해 시청자가 많이 줄어들어 버렸다. 2쿨로 나눈 건 좋은 선택이었지만 그것과 별개로 10화까지 너무 질질 끌었단 의견들이 보편적이다.

반대로 후반부는 호흡이 너무 거칠었단 평이다. 초중장 부분의 지나치게 전위적인 연출과 맥거핀 분량을 조절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문제로 보여 아쉬운 부분이다.

또 주제부터 연출까지, 지나치게 전위적이었다는 평가가 커뮤니티 기존 애니팬들에 의해 제기되기도 한다. 이는 해당 작품이 동화적 분위기와 은유, 상징이 도드라져 보이도록 의도한 탓에 기존 애니팬들과 안 맞았던 점이 크다.

이러한 여론에 대한 답변인지, 돌아가는 펭귄드럼 제작진 측에서 공식적으로 가이드북을 낸다고 발표했다. 2012년 3월 28일 공식 가이드북이 발매되었다. 다만 그 서적은 배경 설정에 대해 이야기를 돕기 위한 내용이지 정답이 적혀있는 서적이 아니다.

4.2. 반론

다만 위의 비판들은 작품에 대한 오해로 인해 빚어진 부분이 많다. 이 작품은 아방가르드이다. 우선 펭귄드럼에 떡밥이라고 불리는 것, 즉 이야기 전개를 위한 복선은 많지 않다. 비판이 그런 요소들을 떡밥이라고 보는 것은 애초에 첫걸음을 잘못 내딛은 것이다. 펭귄드럼 내의 설명이 안 되는 요소들은 떡밥이 아니라 상징 또는 은유가 대부분이며 이는 딱 맞아떨어지는 설명이 도리어 있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다.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풍부한 해석을 의도한 작품 내 상징들을 떡밥으로 파악하고 단선적인 설명이 되어야 할 것으로 파악하면 작품의 성격을 완전히 오해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린이 브로일러를 현실에 어떤 하나에 대응시켜야 할 필요가 있는가? 어린이 브로일러는 작품 내내 이것이 현실의 어떤 것을 일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님을 몽상적 연출과 투명하게 된다는 문장으로 보여주고 있다. 물론 어린이 브로일러를 어린이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틀린 해석이라고 볼 수 있지만 어린이 브로일러를 실존하는 어떤 시설에 끼워 맞추어 해석하긴 힘들다. 사랑과 관심을 박탈당한 어린이의 심성 또는 처지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작품 내 장치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며 현실의 구체적인 사건과 일대일 대응하려는 것은 편향된 감상 방식이다.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작품의 표현 방식이 분명하게 일정한 노선을 걸을 경우 그 노선에서 지나치게 벗어난 감상은 옳지 않다.

또한, 감동을 추구한 동화적인 면과 전위적 연출에 박수 치는 시청자도 있는 편.
애초에 애니메이션을 주로 감상하는 사람들은 플롯이니, 이야기 전개느니 하는 것보단 연출에 신경 쓰는 경향이 있는데, 이 펭귄드럼은 변신씬도 상당히 파격적이고 군데군데 영화를 찍는 듯한 카메라 앵글 세팅으로 묘한 '공기'가 작중에 흐르도록 만들었단 평이 이 작품을 긍정하는 쪽의 평가이다. 애초에 노리고 나온 판타지, 동화적 작품이니만큼 지나치게 논리적으로 해석하려 들지 말자는 입장이다.

4.3. 결론

정리하자면 "100% 뭔지는 모르겠지만, 감동적이었던 것 같아." 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작품이 내용을 아예 모르게 구성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예로 어린이 브로일러의 경우는 1:1로 해석할 순 없지만 버려지는 아이, 안락사, 인간을 소외시키는 사회, 절망 등으로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으나 어떻게 해석하든 대체로 이미지는 비슷하다. 투명은 사회적 소외, 절망, 고립 같은 걸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역시 대체로 비슷한 것이다. 그리고 이쿠하라 감독은 이걸 작품 내내 반복해서 보여준다. 난 이 이미지를 이런 용도로 쓰고 있다고 시청자에게 학습을 시키는 것이다. 시청자는 이런 작중의 이미지를 정확히는 몰라도 대충 어떤 것인지는 인식할 수 있다.

이렇게 100% 어떤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대략적인 이미지는 비슷하며 이런 막연한 이미지만으로 해석해도 작품의 서사를 이해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100% 뭔지는 알 수 없지만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이쿠하라 쿠니히코 작품의 특징이다. 이미지를 이미지나 은유로 봐야 하는데 그걸 떡밥으로 여기고 1:1로 대응하는 정답을 원한다면 당연히 만족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다만 상기 제시된 "풀리지 않은 떡밥"이 모두 "풀려야 했던 것"인지는 견해가 대립되며, 이것에 대해 응답을 요구하는 측과 응답을 요구하지 않는 측이 비판과 옹호를 가르는 축이자 감상법의 차이라 하겠다. 이를테면, 와타세 사네토시타카쿠라 부부의 과거 관계 같은 경우 작품을 해석하는 데 있어 아무런 문제가 아니지만(사네토시는 모모카에 대비되는 파괴적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상징적 행위자일 뿐 그 이상이 아니다), 스토리의 개연성을 요구하는 측에서는 이를 요구하는 식이다.

결론적으로 이는 감상법에 의한 차이로 볼 수 있으며, 미스터리 스릴러처럼 보였지만 알고 보니 아방가르드, 드라마였다는, 장대한 장르적 낚시가 낳은 부산물이라 하겠다. 특히 이 작품은 초반 8화까지는 다른 이쿠하라 작품과 다르게 전위적 세계가 별로 나오지도 않았고 8화 이후부터 이런 묘사가 나오기 시작하는데 이러한 것이 오해를 불렀다고 할 수 있다. 다른 이쿠하라 작품은 아예 1화부터 전위적인 연출을 넣기 때문에 이런 논란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1] 참고로 얼음의 세계는 이노우에 요스이의 곡 제목이기도 한데, 이 곡 가사에는 사과 팔이가 등장한다. 일본 쪽에서는 이 때문에 요스이의 동명 곡과 연계해서 해석하기도 한다. 펭귄드럼 본편에서 쇼와 뮤지션 인용이 많다는 걸 생각해보면 일리있는 추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