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의 일곱배를 살아온 내 최후의 일이 될겁니다. 인생을 건 싸움이 되겠지요.
나는 되고 싶지 않은 것이 되고 말았지? 너도 마찬가지야.
그러나 죄인은 용과 춤춘다의 등장인물.
7도시동맹 출신의 거물 투자가로, 허수아비처럼 비쩍마른 체형과 말라비틀어진 당근처럼 축 늘어진 매부리코를 한 노인이다.
워드 신탁기구의 회장이며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거부이다. 세계의 재계를 쥐었다 폈다 할 수 있을 만한 유력가이지만, 사람을 사귀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성격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개인인터뷰를 한 일이 없어 투자가가 되기 이전의 이력은 모두 베일에 가려 있었다. 대규모의 투자회담을 위해 에리다나에 오며 수많은 황국계 기업들을 인수한다. 다리오네트에게는 이번의 기업 매수 또한 평소와 같은 일반적인 투자의 하나였지만 취업난이 극도에 달해 있던 에리다나는 다리오네트의 기업 매수로 인해 또 다시 수많은 실직자들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에리다나의 황국계 지역에는 반 다리오네트. 반 7도시동맹의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게 된다.
자신이 출자하여 세운 건물인 템페리온 빌딩의 낙성식에 참가했다가 그의 출현을 듣고 대규모로 집결한 시위대에 의해 봉변을 당할 뻔 했지만, 마침 시위에 참여한 프류를 찾기 위해 현장에 있던 가유스와 기기나에게 도움을 받아 위기를 모면한다. 이 일의 은혜를 갚는다는 의미로 가유스와 기기나를 자신의 은신처로 초대한다. 이 때 다리오네트를 취재하고자 가유스와 기기나를 따라온 아젤에게 난생 처음으로 자신의 이력을 밝히게 된다.
7도시동맹의 변방지역에서 출생한 그는 부모를 사고로 잃고 고아가 된다. 이후 데릴사위로 결혼하여 여러번 이름을 바꾸고 브라카이마란 성도 우연히 보게 된 집 문패에서 따온 것이었다. 그는 소규모의 상점을 시작했지만 실패하여 막대한 빚을 지게 된다. 재기를 위해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북방의 소국으로 떠났지만, 여기에서도 실패를 거듭하고 그 곳에서 아내와 아이는 추위와 굶주림, 질병으로 사망하고 만다. 그는 주변의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했으나 그들은 입을 모아 "돈이 없어 당신의 가족이 죽은 것은 당신의 잘못이지,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우리에게 세상의 모든 사람을 구원할 의무따윈 없다."면서 냉정히 외면할 뿐이었다. 다리오네트는 이 사건 이후 동방으로 이주하여 경제학을 다시 배운 뒤, 세계의 경제를 좌지우지 하는 거대투자가로 변모하게 된다.
다리오네트의 경제관은 냉철하고 날카로운데, 이러한 관점은 그가 북방에서 겪었던 가혹한 체험이 바탕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는 것은 자신이 기업들을 매수하는 탓이 아니라 보다 더 나은 생산성을 추구함으로써 기술 수준이 상승하고, 그에 따라 소요 인력의 양이 감소하는 것이다. 다리오네트 자신이 하지 않더라도 또 다른 누군가에 의해 그러한 일들이 벌어지게 되어있다고 한다. 즉 세계적인 흐름이라는 뜻이다. 또한 총수요에 비해 과다공급이 이루어 지면서 상품의 가격은 더욱 더 내려가고, 기업체는 그에 따른 손해를 무마시키기 위해 잉여인원들에 대한 정리해고를 감행한다. 더욱더 최악인 점은 이러한 정황이 경제가 발전하고 성공하면서 더욱 심화된다는 점이다. 즉, 그의 논리에 따르면 실업 등은 투자가나 기업주 등 개인의 탓이 아니라, 경제 자체의 흐름에서 일어난 현상이며 자신의 가족들이 굶어죽은 것 또한 그러한 세계의 움직임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참혹했던 개인사마저 경제의 흐름으로 돌려버리고 관조적인 태도를 취하는 다리오네트의 태도에 가유스와 아젤은 충격을 받는다. 인터뷰를 마친 다리오네트는 자신이 이번에 에리다나에서 하게 될 일은 보통 사람의 일곱배의 인생을 살아온 자신의 생애 중에서도 가장 큰 일이 될것이라 말하며 가유스에게 금속 입방체를 선물로 준다.
사실 그가 계획하고 있던 '인생 최대의 투자'란 피에조 연방공화국에 대한 대규모 경제 공격이었다. 펜크라트 지역 분쟁으로 피에조와 갈등 관계에 있는 7도시동맹의 금융권과 피에조에서 독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펜크라트계 자본 등을 끌어모아 피에조 시장을 공격함으로써 피에조의 환율을 낮춰 물가의 급상승에 따른 경제 붕괴를 일으키려는 시도를 하려던 것이었다. 호화 유람선 에크리우스 호에 금융계열의 유력가들을 모이게 하여 계획하였던 대로 피에조에 대한 경제 공격을 실시하나, 그를 암살하기 위해 베헤리가에게 사주를 받은 에노르무와 우국기사단이 그 자리에 들이닥친다. 게다가 우국기사단과 에노르무의 폭주를 막기 위해 가유스와 기기나, 월롯까지 전투에 참여하면서 다리오네트의 목숨을 건 혼전이 벌어지게 된다.[1]
조레이조 조의 뇌격주식에 의해 배의 전기 구동계가 파괴되어 멈춰 버리는 등 여러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결국에는 공성주식사들의 활약으로 에노르무와 우국기사단 모두 전멸하고 다리오네트는 목숨을 건지게 된다. 또한 그가 꾸미고 있던 계략 역시 성공하여 피에조의 통화 피에존의 가치는 10분의 1로 추락하고, 피에조 연방공화국의 경제는 엄청난 타격을 입는다. 원래 이런 경제 공격은 못하게 되어 있지만 피에조는 무슨 기구인지 제도인지에 비가맹국이기 때문에 이번만 가능한 큰 투자라고.
이렇게 삼파전의 승리자는 다리오네트로 귀결되는 듯 했으나 개리 백작이 월롯에게 조국을 위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국민들을 위해 다리오네트를 죽여달라고 간청하여, 다리오네트를 죽이려는 월롯과 그를 막으려는 가유스, 기기나의 싸움이 벌어지게 된다. 이 싸움에서도 월롯이 패배해 사망하여 다리오네트는 또 한번 목숨을 건진다. 처참히 실패한 개리 백작을 비웃는 그의 앞에 게힌나무 무에게 능욕당해 온 몸이 만신창이가 된 리제리아가 나타난다. 리제리아는 프류의 죽음과 자신의 불운을 다리오네트의 탓으로 돌리지만 다리오네트는 냉정하게 "당신의 불행은 내 탓이 아니다. 나에게 모든 사람을 구할 의무 따위 없다."고 냉정하게 말한다.
그러나 그 말은 그의 아내와 아이가 죽었을 때 피에조 사람들이 했던 말과 똑같은 말이었다. 가유스에게 그 사실을 지적당한 다리오네트는 가장 되고 싶지 않았는데 어느새 자신도 아내와 아이의 죽음을 방조했던 그런 인간이 되어버렸다고 씁쓸하게 중얼거린다. 이후 모든 인간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거라고 애써 자위하며 쓸쓸히 물러난다.
그리고 자신의 은신처에 홀로 은둔해 있는 다리오네트에게 누군가가 찾아오는데.....
그 인물은 다리오네트와 완전히 똑같은 생긴 노인이었다. 그리고 자신을 8대째, 원래 있던 다리오네트를 7대째라고 부른다.
다리오네트는 사실 64년 전에 사망한 인물로, 지금의 다리오내트는 그의 신상정보를 동맹의 요원들에게 덧씌워 7도시동맹측에서 만들어 낸 가공의 인물이었다. 국가로서는 규탄받을 수 있는 경제침략을 개인의 투자활동으로 꾸며, 7도시동맹의 적국에 심대한 타격을 입히기 위해 동맹측에서 조종하는 꼭두각시였던 것이다. 이를 위해 동맹은 인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 국가의 밖에서 움직이는 탈법적 개체로서 다리오네트를 운용해 왔던 것이다.
7대째 다리오네트 역시 동맹의 지시에 의해 동맹과 펜크라트 지역분쟁으로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피에조를 경제공격한 것이었으나, 아젤에게 이야기했던 다리오네트의 과거는 7대째 인물의 진짜 경험이 맞았다. 아내와 아들을 죽게 만들었던 피에조에 대한 분노로 7대째 다리오네트는 폭주하였고, 임무에 사적인 감정을 개입시킨 7대째 다리오네트를 제거하기 위해 8대째의 다리오네트가 온 것이었다.
하지만 죽음을 목전에 두고서도 7대째 다리오네트는 담담한 태도를 보인다. 23년이나 다리오네트를 연기해 온 그는 자신이 아닌, 남의 인격을 연기하는 고통을 차분하게 털어놓는다.[2] 50대에 다리오네트가 된 후 지금까지 23년간 인공인격을 연기해왔기에 지금 그의 실제 나이는 70대지만 어느새 그는 인격도 외견도 100세에 가까운 노인처럼 늙어있었다. 자신을 죽이려하는 8대째 다리오네트에게, 다리오네트라는 인공인격은 이미 너무 늙어버려 운용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며 이미 동맹에서는 다리오네트를 대체할 새로운 인격을 양성하고 있으리라는 추측을 전한다.
그리고 마지막 유언으로 되고 싶지 않아버린 존재가 되어버린 자신에게 조소를 남기며 8대째 다리오네트의 주식에 당해 숨을 거둔다.[3] 참고로 다리오네트를 대신할 새로운 가공 인물로는 장기 털리고 죽은 카스펠의 신상을 쓸 거라는 암시가 있다.
[1] 우국기사단은 공적 다리오네트를 죽이기 위해, 에노르무들은 다리오네트 암살의 대가로 베헤리가가 가지고 있는 나머지 하나의 반지를 얻어 조아이데스 스를 부활시키기 위해, 베헤리가는 조국 피에조를 위기에 빠뜨리려는 다리오네트를 암살하기 위해, 그리고 가유스들은 다리오네트 사망 시 발생하게 될 혼란을 막기 위해 전장에 참여했다.[2] 그의 선임자들인 1대에서 6대째까지의 다리오네트들은 모두 자살하거나, 운용가치가 떨어져 동맹에 의해 병사, 사고사로 위장되어 암살되었다.[3] 처음 자신은 너희들과 다르다며 자신만만하던 8대째는 7대의 말을 듣고 몹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