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1946년, 조선연극동맹[1]과 서울신문사가 공동으로 개최한 ‘3·1절 기념연극제’에서 공연했던 3.1 운동을 주제로 한 공산당 선전물로 의심되는 연극이다. 박영호[2] 극작, 박춘명[3] 연출, 극단 혁명극장 공연. 3막 4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국제극장(현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되었다.SBS 대하 드라마 야인시대에서는 '님'이라는 제목 그 자체가 사회주의 낙원을 의미한다는 심영의 연설을 비롯해 그저 공산당을 선전하기 위한 수단으로 묘사된다.[4] 이는 김두한이 인터뷰에서 한 발언을 바탕으로 창작된 것으로, 당시의 자료를 보면 실제로는 3.1 운동 당시의 학생들을 소재로 한 연극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적어도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 같이 대놓고 하는 선전성 연극은 아니었던 것. 물론 창작자들의 성향으로 보아 공산주의적 색채가 농후했을 가능성이 높다.[5] 그리고 김두한이 지적한 것처럼 그 '뉴스'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6] 공산주의자 척살에 열을 올리던 그에게는 공연 자체가 눈에 거슬릴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야인시대 내에서는 연극은 나오지도 않고 '뉴스'를 보내려다가 중간에 김두한의 난입으로 중단되었다.
상술했듯, 그 '뉴스'라는 것은 김두한의 증언상 명백한 공산당 프로파간다에 지나지 않았다. 1969년 동아방송 《노변야화》에서 김두한이 한 증언에 의하면, 적기를 펄럭이면서 김일성 찬양극을 하였다고 한다. 즉, 김두한의 증언이 사실이었다면 야인시대에서 묘사된 장면은 큰 과장없이[7] 역사적 사실에 입각하여 만든 것이 된다.
2. 야인시대에서
심영의 위대한 인민공산당 건설을 위한 야심작!
《님》
야인시대에서 등장한 《님》의 캐치프레이즈.
심영: 여러분, 《님》이 무엇입니까? 언제나 그리운 이름입니다. 우리들의 가슴입니다.[8] 우리가 사모하고 눈물 흘리며! 오랜 세월을 목말라해온 이름입니다.
《님》은 바로 사회주의 낙원을 말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박수갈채)
오랫동안 기다리셨습니다. 이제 곧 뉴스를 상영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십시오. 오늘 여러분들은 그토록 고대하시던 여러분들의 《님》을 확실하게 만나고! 확인하시게 될 것입니다, 여러부~~운!
김두한: 개소리 집어쳐! 무슨 님을 만난다는 거야!
그리고, 무슨 늬우스? 공산당을 선전하는 뉴스 말인가? 거짓으로 학생과 시민들을 우롱하고 속여온 너희들을 오늘 단죄하러 왔다. 나 김두한이다!
심영:뭐, 뭐? 김두한?! 반동이다! 전위대! 전위대!
야인시대 64화, 《님》을 상영하기 전 심영의 웅변[9]과 김두한의 습격(요약됨).
《님》은 바로 사회주의 낙원을 말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박수갈채)
오랫동안 기다리셨습니다. 이제 곧 뉴스를 상영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십시오. 오늘 여러분들은 그토록 고대하시던 여러분들의 《님》을 확실하게 만나고! 확인하시게 될 것입니다, 여러부~~운!
김두한: 개소리 집어쳐! 무슨 님을 만난다는 거야!
그리고, 무슨 늬우스? 공산당을 선전하는 뉴스 말인가? 거짓으로 학생과 시민들을 우롱하고 속여온 너희들을 오늘 단죄하러 왔다. 나 김두한이다!
심영:뭐, 뭐? 김두한?! 반동이다! 전위대! 전위대!
야인시대 64화, 《님》을 상영하기 전 심영의 웅변[9]과 김두한의 습격(요약됨).
드라마 야인시대에서는 중앙극장 습격 사건 편의 배경이 된다. 임선규가 극본을 썼고, 심영, 황철, 문예봉이 출연했다.[10] 좌익 성향의 배우 심영이 중앙극장에서 이 극을 홍보하던 중 필름은 김두한 일행에 의해 파괴되고[11], 심영 본인은 김두한의 테러로 인해 총상을 입게 된다. 그리고 병원까지 쫓아 온 김두한에게 죽을 위기에 처했으나 겨우 목숨을 건지고 이후 월북하였다. 실제로 있었던 사건과는 많이 다른 셈이다. 상세한 내용은 심영(야인시대) 문서로.
희곡 공연을 시작하기에 앞서 '뉴스'를 하려 했지만 김두한 일행에 의해 저지, 결국은 영사기가 폭파되고 필름이 파괴되어 공연마저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여담으로 중앙극장 습격 이후 중앙극장 안에서 정진영이 전위대원들에게 김두한을 찾으라고 지시하는 장면에서 님의 포스터에 적힌 심영의 위대한 공산당 건설을 위한 야심작! 《님》[12] 부분이 마카로 대충 쓴 것처럼 조잡하게 쓰여 있다. 아마도 테러사건 이후 소란스러워진 중앙극장을 묘사하고자 드라마 소품들을 아무렇게나 배치해놓으면서 우연히 정식 포스터를 만들기 전에 만들어 놓은 후보작이 딱 카메라 샷에 잡힌 듯하다. 그 밑에 있는 한자는 뒤의 두세 글자를 제외하곤 알아보기가 힘드나 정황상 중앙극장(中央劇場)이라고 쓰인 것으로 추정. 그리고 김일성 동지 만세도 적혀 있다.
3. 동양극장에서
야인시대보다 약 2년 먼저 김두한과 심영에 대해 다룬 드라마 동양극장에서도 이 연극이 공연되는 날에 사건이 터진다는 공통점이 있었는데 연극을 시작하기 직전에 테러가 일어난 야인시대와는 달리 여기서는 김두한이 연극을 본 뒤 심영을 미행해서 저격하는 전개였기에 '님'의 내용이 간략하게 나온다. 내용인즉, 청산리 전투를 승리로 이끈 건 바로 조선공산당이라는 미화와 왜곡된 내용. 아버지를 죽인 작자들이 아버지의 공적을 가로채는 모습을 본 김두한은 제대로 폭발한다.[1] 해방 후 설립된 좌익계열 연극단체.[2] 박영호는 친일반민족행위 704인 명단에 선정된 친일반민족행위자이며 해방 후에는 좌익 활동을 하였고 월북하였다.[3] 마찬가지로 친일반민족행위자이며 해방 후 좌익 활동을 하였고 월북했다.[4] 다만 포스터에 학생들이 나오고 배경 막에 탑골공원이 그려져 있는 등 언급되지 않았을 뿐 재현은 제대로 되어있다.[5] 물론 1946년 당시 사회에서 용인이 가능한 수준이었을 것이다. 독립 직후였던 해당시기는 미군정이긴 했지만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 반공 분위기가 추스러졌고, 미 군정 자체가 정치에 무능하여 개입을 주저했다. 나름 자유 민주주의의 선봉급 국가인 미국이 대놓고 사상을 탄압하는 건 겉보기에 모순이었을 뿐더러 당시 미국이 소련과 연합군으로서 같이 싸웠고 동맹했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공산주의의 문제점과 현실적 한계가 드러났지만, 당시엔 사상에 대해 아는 이들이 많지 않아 선동하기 좋은 환경이기도 했다. 매카시즘과 남한의 반공분위기는 한국전쟁부터 판치기 시작했다.[6] 본편 시작에 앞서 뉴스 따위를 틀어주는 것은 옛날 영화관에서도 행해졌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대한뉴스'다.[7] 엄밀히는 심영 습격은 1946년 3월에, 중앙극장 습격은 1946년 4월에 일어난 일이지만 야인시대에선 두 사건을 한데 묶어서 각색했다.[8] '입니다' 부분은 마이크에 담기지 않아 잘 들리진 않는다.[9] 흔히들 연설이라고 칭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웅변에 가깝다. 웅변은 특수한 연설의 예인데, 역동적이되 표정, 시선, 어조가 대화처럼 자연스러워야 한다.[10] 막상 위 간판에 심영의 이름은 없다. 연출도 한자를 읽어보면 '최주봉(?)'으로 되어 있는 등 등장인물들의 이름으로 보이는 것은 안 보인다.[11] 참고로 이 폭발 장면은 심영물을 비롯한 여러 합성물에서 폭발엔딩 및 그 외 장면으로 많이 쓰인다.[12] 그리고 그림도 대충 사진 붙이고 그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