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야구 용어로 주로 투수가 던지는 공의 빠르기를 말한다. 타자가 받아서 때린 공의 빠르기의 경우, '타구 속도'로 용어를 분리하여 사용한다.2. 투수의 능력
투수의 능력을 표현하는 지표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보는 것이 구속이다.구속이 빠르면 그만큼 공이 투수의 손을 떠나 포수에게 도달할 때 까지의 시간 및 스트라이크 존에 공이 통과하는 시간이 짧아지게 된다. 그만큼 타자는 구속이 빠른 투수를 상대할 때 스윙을 준비할 시간이 줄어들고 공을 타이밍에 맞춰 타격하기 어려워지게 된다. 아무리 반응 속도가 빠른 타자라도 휘두르는데 걸리는 시간이 있는만큼 더 어려워진다. 워렌 스판의 명언처럼 타격은 타이밍이고 투구는 그 타이밍을 뺏는 것이 그 목적이기 때문에 구속이 빠르다는 것 만으로 투수는 타자를 상대함에 있어 매우 강력한 무기를 가지게 되는 셈이다. 때문에 구속이 빠르다는 것은 어느 정도 수준의 타자를 상대할 수 있다는 보증수표와도 같고 더군다나 일정 이상 데이터가 쌓여야 하는 다른 지표들(ex. 제구력, 구위, 완급조절 등등)과는 달리 구속은 매우 정확하고 빠르게 수치화되어 보여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프로 선수들은 일정 이상의 구속을 요구 받는다.
단, 구속은 최대 구속이 얼마인지도 중요하지만 구종의 구속을 완급 조절하는 능력도 중요하다고 평가받는다. 같은 패스트볼이라도 95마일로 들어오던 게 갑자기 85마일로 들어오면 타자 입장에서는 겨우 배팅리듬을 맞췄는데 다시 맞춰야 할 정도로 타이밍을 읽기가 어렵기 때문. 이 부분의 본좌인 그렉 매덕스는 빠른 공의 로케이션이 되고 구속을 조절할 수 있다면 체격은 문제될 게 없다는 말을 했다. 실제로 강속구 투수들이 변화구가 강력한 이유가 빠른공에 맞췄는데 변화하면서 구속이 느리니까 당한다. 그만큼 구속 조절이 효과적인 피칭 전략이 될 수 있다는 뜻이고 실제로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이를 증명했다.[1][2]
강속구 투수의 단점은 제구력과 내구성이다. 구속이 빠른 투수 대부분이 제구 잡는데에 어려움을 겪으며 스트라이크 존에 안 들어갈 정도로 제구가 안 되면 공이 빨라도 무용지물이라 많은 투수들이 구속을 어느정도 희생하여 제구를 잡는 경우가 많다. 스트라이크/볼이 6대4 비율로 빠른 공이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가는 강속구 투수들을 그냥 마무리 투수 등에 쓰는 경우가 많으며 7대3 이상으로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가는 오타니 쇼헤이나 구속저하 이전의 클레이튼 커쇼처럼 제구잡힌 강속구와 이닝이터 선발은 그야말로 부르는게 값일 정도로 최고액 대우를 받았다.
내구성은 강속구 투수들의 또 다른 단점이다. 최근 구속혁명으로 많은 투수들이 훈련을 하여 구속을 높이는데 애초에 빠른 구속은 그만큼 팔꿈치 인대 손상률이 높아 팔 부상이 자주 일어나기도 한다. 오타니 쇼헤이나 클레이튼 커쇼, 사사키 로키, 류현진, 메이슨 밀러 등등 너무 많이 던지거나 빠른 공을 던지느라 인대 수술을 받은 적이 있고 이 선수들 외에도 빠른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팔꿈치 인대수술을 받기에 강속구 투수들에게는 숙명이란 말도 있다.[3]
일반적으로 비선출 일반인의 경우, 성인 남성은 대체적으로 특별한 훈련 없이도 70~80km/h 정도의 공을 던질 수 있으나[4] 야구를 즐겨하는 일반인들은 100~110km/h[5] 정도까지도 던질 수 있다. 가끔 자질이 있는 사람들은 120km/h를 넘기기도 하는데, 이 경우 웬만한 사회인 야구 리그에서 파이어볼러 대접을 받는다. 그리고 체계적인 훈련을 받아본 경험이 있는 선출[6]이라면 130~135km/h 정도의 구속을 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프로 리그에서 뛰는 선수의 경우는 140km/h대, 그 중에서도 구속 면에서 에이스급으로 평가받는 선수들은 150km/h대를 던진다.
2.1. 신인 선발에서의 구속의 입지
보통 제구(制球)는 본인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잡는 것이 가능하다고 평가되는 반면 구속은 타고난 수준을 크게 넘어설 수 없기 때문에, 투수의 자질, 포텐셜 중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꼽힌다.[7][8] 물론 구속과 관련된 논문들과 향상을 위한 훈련법이 과거보다 발달해 노력으로 어느 정도 향상할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타고난 신체의 크기와 유연성[9]이 구속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여겨진다.이로 인해 드래프트에서 신인 투수를 뽑을 때는 다양한 변화구와 뛰어난 제구력으로 상대를 농락하는 유형보다는 제구가 제대로 잡히지 않았더라도 빠르고 묵직한 패스트볼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유형을 보다 선호하며, 강력한 패스트볼을 자랑하는 고교 투수가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프로의 주목을 끄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10]
2.2. 강속구
현대 야구에서 빠른 구속에 대한 기준이 명확히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고 각각의 리그 별 상황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 2023년 기준으로 KBO에서는 대체로 패스트볼 기준 평균 구속 148km/h(92MPH)를, NPB에서는 평균구속 150km/h(93.2MPH)를 빠른 공과 느린 공의 경계선으로 삼는 편이며, MLB는 구속혁명으로 평균 150km/h(93.2MPH)는 많아지면서 명함 최저선이고 기본적으로 파이어볼러는 155km/h(대략 96마일)정도 되어야 당당하게 내밀수 있다. 미국은 꿈의 100마일을 최고구속으로 기록한 선수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고 이제는 106마일을 노리고 있다. 만일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이를 상회할 시 후술할 파이어볼러 소리를 듣고, 최고 구속이 이 아래라면 똥볼 혹은 후술할 모닥불러 소리를 듣는다.하지만 수준이 KBO나 NPB에 비해 매우 높은 메이저리그에서는 최근 전반적인 구속 향상으로 인해 95MPH(153km/h)을 빠른 공의 기준으로 잡는다. 특히나 메이저리그에서는 100MPH(161km/h) 이상을 던지는 투수도 엄청나게 늘어났다. 당장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추신수는 "메이저 리그에서는 직구를 놓치면 안 된다. 90~91마일 나오는 공을 놓친다면 정말 돈 받고 야구하는 게 미안해질 정도다."라는 어록을 남긴 적이 있을 정도다.[11]
빠른 구속을 자랑하는 투수는 보통 파이어볼러라는 별칭으로 불리는데, 특히 좌완 파이어볼러는 지옥 끝까지 가서라도 데려와야 한다고 말이 있을 정도로 매우 귀중한 존재이다.
현 시점에서 역대 최고 구속은 MLB의 아롤디스 채프먼이 2010년에 기록한 105.8마일(약 170.3km)이다. 오타니 쇼헤이나 사사키 로키의 경우 언젠가는 170km를 기록할 것이라고 도전 의사를 밝히는 등, 현재도 몇몇 선수들이 꿈의 숫자로 여겨지는 170km의 영역에 도전중이다.
정반대로 느린 구속을 자랑하는 선수들을 모닥불러, 흑마구 투수라는 별칭으로 부르기도 하며, 모닥불러가 프로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리그에서 특출난 정도의 제구력과 구속을 극복할 수 있는 회전수와 무브먼트 등의 구위, 그리고 경기 운영 능력이 모두 뒷받침되어야 한다.[12]
3. 야수의 구속
MLB에서는 2015 시즌부터 야수의 송구도 측정하고 있는데, 뉴욕 양키스의 좌익수 애런 힉스가 홈플레이트로 던진 송구가 105.5mph(약 170km/h)의 구속을 기록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실 같은 힘을 가진 선수라면 야수의 송구가 투수의 투구보다 더 빠를 수 밖에 없는데, 투수는 뒷발을 투구판에 붙이고 제자리에서 던지기에 사용할 수 있는 관성은 정지 상태에서 순간적인 하체 폭발력 만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전부지만 야수는 도움닫기가 가능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속도를 이용하여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13] 미국 예일 대학교 로버트 어데어 교수에 따르면 야수 송구가 투수 투구보다 무려 16km/h 정도 더 높게 나온다고 한다.4. 여담
- 가끔 경기를 보면 전광판의 구속과 방송사 TV중계 화면의 구속, 기록원이 측정하는 공식 기록상의 구속이 다른 경우가 있다. 이는 측정법의 차이 때문이다. 전광판에 표시되는 구속은 전광판 쪽에서 스피드건으로 측정한 구속이고 기록원이 측정한 구속은 포수 뒤쪽에 있는 기록실에서 스피드건으로 측정한 구속이다. 반면, 방송사에서 측정하는 구속은 투수 쪽을 촬영하는 3대의 카메라를 분석하여 공이 투수 손을 떠나는 순간부터 포수 미트에 도착하는 순간까지의 거리와 시간을 측정하여 잰 것이라고 한다.#
- 23년 말에 오클랜드의 타자 브렌트 루커의 트윗을 중심으로 구속에 관련된 논쟁이 일어난 적이 있다. 루커가 한가운데 97마일이 스크라이크 존 모서리의 92마일보다 더 치기 어렵다는 말을 하면서 시작 됐는데, 실제로 2023년 기준 한가운데 98마일 이상 포심의 피 ops가 .609, 보더라인 88-92마일 포심의 피 ops가 .810로 나타나면서 실제 수치로도 구속이 제구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 나타났다. 물론 한가운데도 못 던지는 쓰로워 수준이면 예외이지만, 이 통계가 잡힌 이후 98마일 이상을 던지는 쓰로워들에게 모든 구단이 아예 제구를 신경쓰지 말고 한가운데로 던지라고 가르치기 시작했고, 이 전략이 먹히면서 꽤 쓸만한 불펜으로 변모한 선수들이 많아졌다.
- 리그별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은 2022 시즌 기준 MLB 151.1km/h, NPB 146.4km/h, KBO 144.2km/h이다.#
[1] 당장 서클 체인지업도 패스트볼과 구속 차이가 꽤 나야 효과가 좋은 구종이고 이걸 쓰는 페드로는 패스트볼을 85~97마일 사이에서 능수능란하게 조절하면서 체인지업은 똑같은 폼으로 80마일 정도로 던졌다.[2] 단 체인지업이나 서클 체인지업의 구속이 직구와 얼마 차이가 안 날 정도로 조절을 잘못하면 두들겨 맞는데 대표적인 선수가 13시즌 선발로 전환한 한화의 외인투수 데니 바티스타로 체인지업이 직구와 겨우 3~4km/h 차이날 정도라 상대 타자들은 직구 구속이랑 비슷하다며 두들겨 팼다. 그래서 결정구를 직구와 커브를 주로 이용했다.[3] 단, 고교까지 다른 포지션으로 뛰었다가 투수로 전향하고 1군이 된 선수들 중 관리를 제대로 받으면 팔꿈치 부상 비율이 적다. 메이저리그 리베라도 마무리투수로 기용받고 매년 30세이브 이상을 찍을 정도로 자주 등판해 탈이 생겼던 것 뿐이고 고교시절에 투수 전향한 문동주도 팔꿈치 이상은 없었다.[4] 단, 일반인이 아무런 훈련 없이 80km 이상을 한 번이라도 넘기려면 어깨가 상당히 강해야 한다. 보통은 75까지 평균, 80까지가 평균 이상, 그 너머서는 한 번이라도 넘기면 어깨가 굉장히 강한 것이다.[5] 가끔 초 6 정도의 학생이 100km/h 를 넘기는 경우가 있다.[6] 선출 중에서도 적어도 고교 선출 이상이어야 한다. 리틀야구~중학 선출의 경우에는 120~125km/h가 정도 최고 구속인 경우가 많다.[7] 물론 제구 역시 상당한 재능이 필요하다. '제구는 노력, 구속은 재능'을 주장하는 쪽에서도 제구력에는 노력만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제구도 한번 잡기 힘든 선수는 무지하게 잡기 힘들다. 예를 들자면 최대성, 한승혁, 이동원 정도. 최대성은 KBO 리그 역대 최고 수준의 파이어 볼러였음에도 선수 생활 내내 제구의 기복이 심해 한 두 시즌 반짝하다가 은퇴해버렸고, 이동원 역시 2군을 오가다 은퇴했다. 또한 한승혁은 현재까지도 불안한 제구를 고치지 못해 1군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셋 다 구속은 MLB급이지만, 도무지 나아지지 않는 제구력이 성장에 발목을 잡은 경우이다. 이러한 유형의 선수들은 제구력에 대한 재능이 없는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어디까지나 구속에 비해서 쉽다는 거지 제구도 재능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8] 다만 프로 수준의 선수들은 구속을 낮추면 제구가 잡히긴 한다. 낮춘 구속은 실전에서 통하지 않을 뿐.[9] 보통 신체의 크기가 더 중요시되지만 신체의 유연성도 의외로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자면 빌리 와그너, 팀 린스컴은 180cm 정도의 투수치고는 매우 작은 키를 뛰어난 유연성으로 극복해 엄청난 강속구를 던졌다.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경우도 유연성 위주로 훈련한다고 한다.[10] 예시를 들자면 2023년 KBO 신인드래프트에서는 당해 최고의 좌완 기교파 자원으로 평가받던 윤영철보다 우완 파이어볼러 자원으로 평가받던 심준석과 김서현이 비교적 더 주목받았다.[11] 다만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시절 빠른 패스트볼을 유독 잘 치는 편에 들어갔다.[12] 이를 모두 완벽히 만족하는 대표적인 선수가 그렉 매덕스. 아예 매덕스는 구속과 탈삼진 개수 말고 모든 부분에서 그야말로 정상급이었다.[13] 제자리 멀리뛰기와 달려서 뛰는 멀리뛰기의 차이라고 생각하면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