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Don't Wake Me Up'을 발매하여 인디씬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필 엘브럼은 K 레코드의 또다른 밴드인 Old Time Relijun에서 활동하던 중 2집의 녹음을 시작했다. 그는 최대한 날것 그대로의 프로듀싱을 추구하였는데, 아날로그 테이프에 곡을 녹음하는 방식을 채택하여 완벽주의를 추구하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느낌만을 담아내고자 하였다.[1]
그러나 음악적으로 이 음반은 그때까지 마이크로폰즈의 작업물 중 가장 야심차다. 인디 포크와 인디 록은 물론 노이즈 팝, 두왑, 드론 등 장르를 넘나드는 음향 실험과 예상할 수 없는 곡 구성이 필의 속삭이는 듯한 보컬과 어우러져, 1년 뒤 The Glow, Pt. 2에서 빛을 발하게 될 사운드의 초석을 다진다. 또한 가사는 필이 어릴 적과 녹음 당시 자주 찾던 바다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자연을 주된 소재로 하는데, 이것 역시 Mount Eerie 음반으로 대표되는 마이크로폰즈의 특징으로 자리잡게 된다. 특히 앨범의 클라이맥스라 할 수 있는 The Glow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The Glow, Pt. 2에서 확장되는 세계관을 처음 소개하여, 마이크로폰즈의 디스코그래피 전체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곡이라 할 수 있다.
마이크로폰즈의 음반들 가운데 The Glow, Pt. 2 다음가는 호평을 받는 작품이다. 당시 많은 평론가들이 청자의 예상을 깨부수는 음반의 창의성과 오리지널리티에 찬사를 보냈으며, 피치포크는 2000년 연말 선정한 그해 최고의 앨범 리스트에서 7위에 선정하기도 했다. 현재도 The Glow, Pt. 2에 비해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음악성은 크게 꿀릴 것 없는 수작으로 인정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