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이 부분은 확실히 복습해 두도록. 시험에 나올 거다. <선생님의 말이 머릿속으로 잠시 들어왔다가 반대쪽 귀로 그냥 나가 버린다. 목소리는 잘 들렸지만 내용이 하나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안 되겠어. '약속'이 마음에 걸려서 집중이 안 돼) <IZ*ONE의 매니저가 되어 2학년 때로 시간을 거슬러 왔다. 그 이유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약속은 내 미래를 바꿀 열쇠다.> (생각이 안 나. 과거 아니, 미래의 내가 무슨 약속을 했던 거지?)
꺄아~~~~악!! ?! <수업이 끝난 뒤에도 멍 때리고 있는데 갑자기 유리의 비명이 들려왔다.> (뭐, 뭐야. 무슨 일이지?!) <고개를 들자마자 유리가 달려드…는 게 아니라 거세게 태클을 걸어왔다.> 야야야! 갑자기 왜 그래?! 미, 미안해. 하지만, 하지만… <그 순간 '뭔가'가 내 얼굴에 닿았다.> 응? 이게 뭐야? …으악! <책상 위에 툭 하고 떨어진 걸 본 순간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아주 한 순간이었지만….> 벌레! 벌레! 원영이가 벌레를 내 손에…!! <벌레였다. … 고무로 만든 싸구려 장난감 벌레였다.> 야, 이거 장난감이잖아? 엥? <책상 위에 있던 장난감을 조심스레 살피는 유리. 그 모습을 보고 원영이와 유진이가 감쪽같이 속인 게 뿌듯했는지 크게 웃어댔다.> 와아, 유리 언니. 건려들었다~! 야호! 몰래 카메라 대성공! 유리 언니, 진짜 벌레 싫어하는구나~! 너네 둘 다 너무 해~! (유리 저 녀석은 참 놀리기 좋단 말이야…) 너희들도 그만 좀…
<내가 야단을 치려던 그 때 예나가 끼어들었다.> 너희들! 우리 유리한테 뭐 하는 짓이야! <예나는 두 사람에게 불호령을 내리더니 두 팔로 유리를 꼭 안았다.> 유리야, 내가 있으니까 걱정 마~ <예나의 힘이 너무 셌는지 팔 안에서 유리가 버둥거렸다.> 자, 잠깐만 예나 언니! 수, 숨막혀…! <버둥거리는 유리와 내 눈이 마주쳤다.> (플레이어), 도와줘~
(…하는 수 없군)
#1-2
<나는 손뼉을 치며 멤버들이게 큰 소리로 말했다.> 자자, 장난은 거기까지! 레슨 받으러 가자~! 네~ 아아, 재미있었어! 한창 재미있었는데~ 예나 언니, 너무 즐기는 거 아냐? 유진이랑 원영이, 거기 서! 가만 안 둔다~! <유리가 웃으며 교실을 나가는 두 사람의 뒤를 쫓는다.> 완전 아수라장이었지 <상황을 모두 지켜 보고 있던 나코는 기가 막힌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유리도 참 힘들겠다… 자, 그럼 우리도 레슨실로 가 볼까! (그래. 지금 멤버들에게 제일 중요한건 레슨이야) <나도 마찬가지다. 난 멤버들의 매니저니까.>
<먼저 갔던 유리가 나코와 민주에 이어 교실을 나오는 날 기다리고 있었다.> 아, (플레이어)! …그게… 아까는 놀래켜서 미안해 아냐, 유리가 더 놀랐잖아. 유리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뭘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마, 알았지? 응… 고마워. (플레이어)! 어? 아, 아냐. 난 그냥… <갑자기 유리가 날 보고 눈부시게 웃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그럼 먼저 가 있을게!
<빨리 달려 나가는 유리의 뒷모습이 멀어져 간다.> (유리가 IZ*ONE 멤버들에게 왜 사랑을 받는지 알 것 같다…)
#1-3
<그 날 레슨 때 가장 눈에 띄는 멤버는 누가 뭐래도 유리였다. 보컬 트레이닝을 할 때도 춤을 출 때도 유리는 너무나 빛이 났다.>
선생님 좋아, 잠시 휴식시간. 유리야, 아주 좋았어. 계속 그렇게 열심히 하면 돼. 감사합니다. 그런데 아직 불안한 부분이 있어서요… 선생님 더 잘하려는 마음가짐은 좋은 거지. 어디 보자, 굳이 꼽자면 고음부를 더 안정되게 부르는 게… <유리는 진지한 표정으로 피터 선생님의 조언에 귀를 기울인다.> (나였다면 바로 우쭐해했을 텐데. 참 성실하다니까~)
<이윽고 다른 멤버들이 유리 주변에 몰려들었다.> 오늘 유리 너, 진짜 대단하더라. 목소리가 깔끔하게 나오던걸. 듣고 반해 버렸잖아. <다들 입을 모아 유리를 칭찬한다.> 노래만이 아냐. 춤도 엄청났어! 응응. 유리는 춤선이 너무 예뻐~. 옆에서 춤추는데 시선이 자꾸만 가더라니까. 그만 해. 사쿠라 언니까지! 난 그냥 필사적으로 한 것뿐이라고… <유리는 얼굴이 붉어지며 몇 번이나 고개를 가로저었다.>
선생님 맞다, (플레이어). <멤버들을 지켜보던 선생님이 갑자기 내게 말했다.> 선생님 레슨할 때 구경만 하지 말고 너도 조언할 게 있으면 말해. 그것도 매니저가 할 일이니까.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일단 알았다고 대답은 했지만 난 연예인도 아닌데 조언 할 게 있을까?) <특히 오늘 유리를 보면 내 도움이 필요 없을 것 같았다. 유리는 이유없이 '사랑받는 캐릭터'가 아니다. 노래도 춤도 충분히 실력을 갖췄고 IZ*ONE을 이끌어갈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 실력이 있으니까 사랑받는 거지)
#1-4
<그 날의 레슨을 마치고 멤버들은 집에 갈 준비를 시작했다. 그 와중에 유리는 무슨유이인지 혼자만 옷을 갈아입지 않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
… 유리야, 집에 안 가? 응. 남아서 연습좀 하고 집에 갈지 말지 생각 중이야. 남아서 연습한다고? 오늘 과제를 완벽하게 해냈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어? 으~음, 하지만… <유리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아주 멋지게 잘 해냈으면서 대체 뭐가 불만인 거지?) 고생 많았어, 유리야! 빨리 가서 게임하자! 응? 으, 응… <유리는 우물쭈물거리다가 예나에게 끌려서 레슨실을 나갔다.> (…유리 쟤 괜찮을까?) <홀로 남겨진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며칠 후 밤.>
<나는 IZ*ONE 멤버들과 기숙사 트레이닝 룸에 모여 있었다.>> 어, 다들 모여 있네. 마침 잘 됐다! <제일 늦게 거실로 내려온 예나는 멤버들을 보자마자 말했다.> 예나 언니, 마침 잘 됐다니 뭐가? 피터 선생님이 뭐라고 하셨어? 그래, 선생님이 할 말 있다고 불렀지? 응, 이번에 말야, 반 대항 노래 대회를 연대!
#1-5
노래 대회? 반 대항이라면 학교 행사네. 우승하면 뭘 주는데? 아니, 특별히 순위를 매기는 건 아니고 그냥 레크리에이션 기획이래! 뭐야… 오늘 밤 중으로 대표를 한 사람 뽑아 두래. 그럼 한 사람밖에 없잖아? 응, 나코도 같은 생각이야! <사쿠라와 나코가 거의 동시에 유리를 쳐다 봤다.> 어? 설마… 나? 찬성! 유리 노래할 때 목소리는 완전 최고지! 나도 유리가 좋을 것 같은데. (플레이어) 네 생각은 어때? 나도 찬성. 그럼 만장일치네. 유리 너도 괜찮지? 으~음… <유리는 잠시 망설이는 듯했지만 이내 멤버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너희들이 그렇게 말해 주니까 나도 열심히 해 볼게. 좋~아. IZ*ONE 대표는 유리로 결정! 유리 언니, 파이팅! 응원용 부채에 이름 적어서 가져 가야지~! 자, 잠깐만! 거기다 이상한 별명은 적지 마! <유리의 말이 마치 무슨 신호라도 된 듯 멤버 전원이 웃음을 터뜨렸다. 유리는 좀 쑥스러웠는지 고개를 살짝 숙이며 환하게 웃었다. 물론 나도 크게 웃고 있었다.> (노래 대회라. 뭐, 유리라면 걱정할 필요 없겠지)
<그 날 방과 후에 피터 선생님이 불러 교무실을 찾아갔다. 선생님의 얼굴을 살펴 보니 심기가 불편해 보였다.> (어째 예감이 안 좋은데…) 선생님 (플레이어), 요즘 어떠냐? 얼마 전 내가 당부한 대로 멤버들에게 조언을 해 주고 있는 거니? 그, 그거 말인데요. 제가 특별히 해 줄 말이 없더라고요 선생님 … 다들 수업도 레슨도 성실하게 잘 받고 있고. 연예인도 아닌 사람이 조언을 하는 건 주제넘은 짓 같아서… 선생님 이 멍청한 놈! (히익…!!) 선생님 넌 매니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어! 잘 들어라. 매니저란 멤버들에게… (망했다. 잔소리가 길어질 것 같아…)
<긴 잔소리에 해방되고 나니 이미 밖은 어두컴컴했다.> 어? (플레이어)? <교문을 나서려는 내게 유리가 말을 걸었다.> 선생님 호출? 설마 지금까지 잔소리를 들은 거야? 그렇지 뭐. 야단맞는 건 익숙해.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네가 대단하다… 레슨은 끝났어? 집에 가자. 미안. 나 들를 곳이 있어. 들를 곳? 요 앞에 있는 공원. 사람들이 잘 안와서 노래 연습 하기에 딱 좋거든.
#2-2
연습은 레슨실에서 하면 되잖아. 학교 레슨이 아냐. 노래 대회가 얼마 안 남았잖아? 그래서 연습을 해 두려고… 유리는 IZ*ONE에서 노래와 춤 쪽으로는 에이스잖아. 레크리에이션 대회 때문에 일부러 연습할 필요가 있나? 별 거 아닌 레크리에이션일지 몰라도 대표로 나가게 된 이상 최선을 다 해야지. 그 때 그렇게 했더라면 좋았을 걸 그러면서 후회하고 싶지 않거든. (으~음… 왜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려는 거지?) 그럼 난 먼저 갈게! 아, 잠깐 기다려! <나는 뛰어가는 유리를 쳐다 보다가 서둘러 뒤를 쫓아갔다. 희미한 조명과 달빛이 두 개의 그림자를 비추고 있다. 그네에 걸터앉아 눈앞에서 노래하는 유리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 유리는 정말 목소리가 좋구나) <이 공원에 도착하고 나서 지금까지 유리는 거의 쉬지 않고 계속 노래하고 있다. 그 허스키하면서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듣다 보니 시간이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가 버렸다.>
후우~. <긴 발라드를 부른 후 유리는 문득 뭔가 떠올랐는지 크게 숨을 내쉬었다.> 오늘은 이 정도로 해야겠다. <허공에 대고 중얼거리더니 유리는 내게 미소를 지었다.> 대단하다. 진짜… 감동했다. <머릿속에 떠오른 말이 그냥 입 밖으로 튀어나와 버렸다.> 정말? <순수하게 일반인으로서 저도 모르게 튀어나온 내 감상을 유리가 들은 모양이었다.> (혹시 기뻐해 주는 건가?) 기술적인 건 잘 모르겠지만 뭐라고 해야 할까… 그래! 마음에 와닿는 것 같아. 유리의 목소리가 마음 깊은 곳까지 스며든 것 같았어… 응, 최고였어! <더 세련된 비평을 하는 방법도 있을 텐데 말로 표현이 잘 되지 않는다.> 어쨌든 난 유리의 노래가 좋아! 고마워. 음정이나 프레이징에 대한 얘기는 레슨 때 선생님께 들을 수 있지만 이렇게 솔직한 감상을 들을 기회가 많지 않거든.
<유리의 얼굴을 보니 뺨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래서… 기뻐. 아주 많이!
#2-3
<유리의 미소를 보니 문득 뭔가가 떠올랐다. 과거의, 아니 미래의 기억이다.> (맞아, 이번 노래 대회에서 유리의 노래는 완벽했어) <그러니까 걱정할 필요가 하나도 없다는 말이다.> 있잖아, 유리야. 넘칠 정도로 잘 하고 있으니까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어. 긴장을 좀 풀어도 되지 않을까? 아니, 안돼! <내 말을 듣자마자 유리가 세차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난 더 더 잘하고 싶어. 노래도 춤도 완벽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러려면 더 연습해야 해. <유리의 표정에는 일말의 망성임도 없었다. 그 이유가 마음 속에 둥실 떠올랐다.> 유리는… 노래랑 춤을 정말 좋아하는구나 응, 완전 좋아! 다른 어떤 것보다.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잘 하고 싶어. 그게 내 소원이야… <한없이 순수하고 오로지 한결같은 정열이 마치 손에 잡힐 정도로 전해진다.> (그 마음이 있는 한 분명 더 더 훨씬 더 실력이 늘거야!)
<노래 전문가가 아닌 나도 그것만은 확신할 수 있었다. 노래 대회가 열리는 날이다. 공연장은 체육관 특설 무대. 객석이 전교생이 모였고 각 반의 대표가 순서대로 노래를 선보였다.> 이제 유리 차례야. 으, 응… <유리의 목소리는 긴장해서인지 조금 딱딱하게 들렸다.> (이럴 때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매니저의 역할이겠지)
#2-4
그렇게 굳어 있을 필요 없어. 연습 많이 했으니까 잘 할 수 있을 거야! <레슨과 수업 막간을 이용해 유리는 매일같이 공원에서 연습을 해 왔다. 틀림없이 좋은 성과를 낼 것이다.> 그래… (플레이어)도 계속 함께 해 줬고… 내 노래를 좋아한다고 말해 줘서 기뻤어. 고마워. 그런 말 하지 마. 진짜 좋았어. <달빛 속에서 들었던 유리의 노랫소리를 떠올렸을 뿐인데 벌써부터 마음이 떨린다.> 나 열심히 할게… <유리는 뭔가를 꾹 참는 듯 입을 꽉 다물었다. 그리고 젤리 봉지를 꺼내더니 젤리를 하나 입에 넣었다.> … <눈을 감은 유리가 젤리를 오물오물 씹는 모습을 나는 말 없이 지켜봤다. 드디어 유리의 순서를 알리는 안내 멘트가 공연장 안에 울려 퍼졌다.> 유리야… <젤리를 다 먹은 유리가 눈을 떴다.> …(플레이어), 다녀올게!
<마이크를 쥔 유리가 스포트라이트 아래에 섰다. 나는 무대 구석에서 그 모습을 지켜봤다.> (유리야! 파이팅!) IZ*ONE의 조유리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노래를 시작한 순간, 유리의 목소리가 살짝 떨리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타고난 풍부한 성량이 무대를 울리며 객석으로 퍼져 나간다.> 좋았어…! (좋아, 이제 됐어!) <내가 성공을 확신한 건 바로 이 순간이었는 지도 모른다.>
#2-5
얘들아~ 잔 들었지? ALL: 네~!
<그 날 밤에 기숙사 식당에서 나와 멤버들은 노래 대회 쫑파티를 열었다. 주스잔을 든 멤버들이 치킨과 떡볶이로 가득한 테이블을 둘러 쌌다.> 유리야, 고생 많았어! 최고의 무대였어 채점을 했다면 십중팔구 유리가 우승했을 텐데. 우승 상품도 받았을 텐데. 무슨 그런! 난 아직… 오늘은 겸손할 필요 없어. 겨, 겸손하려고 그러는 게… 아무튼 건배하자! 찬성! 배고파 죽겠어 다들 한창 성장기니까. <은비 말에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유리야, 고생 많았어! …건배~! ALL: 건배~!! <쫑파티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평소에 레슨을 하며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푼다는 점에서 좋은 기회일지도 모른다.>
유리 언니, 이 떡볶이 맛있다! 얼른 먹어 봐! <치킨을 입에 가득 넣은 유리에게 유진이가 떡볶이 접시를 들이민다.> 고, 고마워. 하지만 난 매운건 잘 못 먹어서… 예나 언니 소스 좀 따로 빼줄래?[조2] 정말~ 유리는 어쩔 수 없는 어리광쟁이라니까 <떡볶이 소스를 따로 덜어내서 떡만 먹는 유리를 보고 멤버들은 모두 해맑게 웃음을 터뜨렸다.> (다행이다. 다른 애들도, 또 유리도 기분 좋아 보여) <문득 대회 직전 무대 뒤에서 굳어 있던 유리의 모습이 떠올랐다.> (긴장해서 굳은 얼굴로 주문을 외듯 젤리를 먹었겠지…)
… <그 때 유리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어떤 마음이었을까. 멤버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나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노래 대회가 있고 한 달 쯤 지났을 무렵, 나는 이사장실에 불려갔다.> 이사장 (플레이어) 자넬 부른 건 다른 게 아니라 내가 직접 전달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네. 자네 담당인 IZ*ONE의 첫 라이브가 정해졌다네! 네?!
첫 라이브?! 놀리는 거지? 진짜라니까! 이사장님한테 직접 들은 거야! 우리가 라이브를 하다니…! 꿈만 같아… 꿈이라면 깨지 말아줘! <환성을 내지르는 멤버들을 보니 자연스레 웃음이 나온다.> 올 스탠딩 라이브 하우스니까 그렇게 규모가 크진 않지만 진짜 IZ*ONE 단독 공연이야! 우리를 보러 관객들이 와 주는 거야? 레슨 더 열심히 해야 겠다! 노래도 춤도 더 실력을 닦아야 해! 다 같이 열심히 해서 꼭 성공시키자! <나는 신이 난 멤버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주 조금 우울해졌다.> (공연장 측이랑 얘기도 해야 하고 진행에 필요한 것도 섭외해야 하고 해야 할 일이 산더미구나…) <이번 라이브의 준비는 내가 전담하게 되었다.> 좋~아. 라이브를 위해 힘내자! 유리, 구호 부탁해! 알았어. 그런 간다? …아이, 아이, IZ*ONE! ALL: 아이, 아이, IZ*ONE!!
#3-2
<그 날 레슨에서는 더욱 열정이 느껴졌다. 새로운 곡의 지도를 하던 선생님이 레슨을 멈추고 멤버들을 불러 모았다.> 선생님 이 곡은 첫 라이브 때 부를 예정이다. 지금부터 센터를 뽑기 위해 한 사람씩 테스트를 하겠다. 예나부터 해 볼까? 네, 넷! <지명을 받은 예나가 일어났다. 평소와 달리 긴장한 듯했다. 옆을 보니 다음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유리가 눈을 꼭 감고 입을 오물거리고 있었다. 손에 쥐고 있는 건 젤리 봉지.> (노래 대회 때랑 똑같아… 혹시 긴장을 푸는 주문 같은 건가?) 선생님 다음은 유리! 네! <젤리를 삼키고 눈을 뜬 유리가 힘차게 대답했다. 이전보다 훨씬 잘 다듬어진 보컬을 선보인 유리가 천천히 내 쪽을 돌아본다. 테스트를 끝내고 긴장이 풀렸는지 얼굴에서 여유가 엿보였다.>
<바로 그 때, 채원이가 유리의 가방에서 젤리 봉지가 빠져 나와 있는 걸 발견했다.> 어! 젤리 발견~! 하나 먹어도 돼? <옆에 있던 예나도 흉내를 대듯 입을 크게 벌렸다.> 나도! 알았어. 자, 아아~… <유리는 젤리를 집어서 채원이와 예나의 입 속에 넣어 주었다.> (저렇게 막 주는 걸 보니 젤리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닌가 보네)
<테스트가 끝난 후 선생님이 다시 멤버들을 집합시켰다.> 선생님 너희들의 노래는 잘 들었다. 이번 센터는 유리가 좋을 것 같다. 네?!
#3-3
난 찬성. 유리 발성이 제일 좋잖아. 나도 유리가 좋을 것 같아. 내가 아니라서 좀 아쉽긴 하지만. <멤버들은 선생님의 결정에 찬성했다.> 선생님 유리는 어때? 아, 네. 알았습니다…
<그 날 레슨이 끝나고 귀가 준비를 마친 멤버들은 기숙사로 돌아갔다. 유리는 학교에 남아 거울 앞에 서서 혼자 연습을 계속했다. 그 뒷모습에서 왠지 자신감이 없어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 (테스트 후의 연습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것 같던데 왜 그러지?) <고개를 갸웃하며 나는 '미래의 기억'을 떠올렸다.>
(어? 잠깐만. 저 곡의 센터는 유리가 아니라 원영이 아니었나? 이유가 뭐였더라? …으음, 안 되겠어. 중요한 부분이 생각나지 않아) <그 기억과 유리의 모습이 마음에 걸려 직접 본인에게 물어 보기로 했다.>
유리야. 너 혹시 센터를 맡고 싶지 않은 거야? <유리의 등이 움찔하더니 떨린다.> 맡고 싶지 않은 건 아닌데… 상담 좀 해 줄래? 물론. 이래 봬도 나 IZ*ONE의 매니저야. …저기. 내가 센터를 맡지 않는 게 IZ*ONE으로서는 좋을 것 같아. 왜? 다들 찬성했잖아? 센터는 유리밖에 없다고. 과대평가야. 나한테 센터는 버거워… 못할 것 같아. <유리의 말은 상담이 아니라 선언하는 듯 들렸다.> (으~음. 이렇게까지 싫어하는데 강제로 시킬 수는 없지) 알았어. 내일 내가 멤버들한테 말해 볼게. (플레이어), 고마워. <안도인지 낙담인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유리가 작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 곡의 센터는 유리가 아니라 원영이가 맡게 될 것이다. 내 '미래의 기억'대로.
#3-4
<첫 라이브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라이브를 할 예정이었던 공연장에서 예약 확인 연락이 왔다.> 네, 그 일정이 맞습니다. 그럼 그 날 잘 부탁드립니다. <전화를 끊고 일정 수첩을 덮었다.>
팬들 앞에 서면 머릿속이 새하얘질 것 같아! 학교 발표회는 익숙한데 이번엔 사람들이 더 많겠지? Z City Club이랬나? 나중에 보러 가 보자. 근처에 포장마차가 있을까? (플레이어), Z City Club엔 몇 명이 들어가지? Z City Club…? <나코의 질문에 나는 위화감을 느꼈다.> (잠깐만. 아까 그 전화… 뭐라고 했었지?)
「 담당자 _월 _일, Z Town Hall 예약 말인데요… 」
으악! 큰일났다~!! (공연장을 잘못 예약했어…!) <교실에 있던 멤버들의 시선이 돌처럼 굳어 버린 날 향해 집중됐다.> (플레이어)? 왜 그래? 아, 아니! 아무것도 아냐! Z City Club 이지? 300명이 들어갈 수 있고 티켓도 순조롭게 팔리고 있대. 정말? 잘 됐다~! 야무지게 준비 잘 해 줘! 매니저! 으, 으응! 아무 문제 없을 테니까 걱정 마!
<평정을 가장해 대답하자 다들 다시 신나게 떠들기 시작했다.> (생각났다. 과거에 나는 이 실수로 학교에 있을 수 없게 됐지…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어… 안 늦었어!) <나는 원래 공연장을 확보하기 위해 황급히 교실을 나갔다.> …(플레이어)?
#3-5
살았다~! <무사히 Z City Club을 예약하고 Z Town Hall은 취소했다. 콘크리트 위에 드러눕자 주머니 안에서 Seta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Seta 미래가 수정되었습니다. <Seta를 확인하자 첫 라이브의 단체 사진이 추가되어 있었다. 거기에는 멤버들과 내가 밝게 웃고 있었다.> 좋았어, 이제 안심이야. <그나저나 나란 인간도 참. 어떻게 이렇게 중요한 걸 잊을 수 있지? 간발의 차로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게 되었다.> (떠올리고 싶지 않아서 생각 안 하려고 해서 그런가 전학을 간 이유조차 까먹고 있었네) 아슬아슬하게 예약을 할 수 있었다니 기적이야… 마침 취소 나올 줄이야. <혹시 나처럼 잘못 예약한 사람이 있었나? 난 엄청 행운안가봐. 석양으로 붉게 물든 하늘을 바라보며 크게 기지개를 켜는데…>
(플레이어). <돌아보니 유리가 날 보고 있었다.> 유, 유리?! 설마… 방금 얘기 들었어? 공연장을 잘못 예약했었어? (뭐야, 다 들었잖아…!) 아, 그런데! 걱정마, 다시 예약했어! 그러니까 그… 선생님이랑 다른 애들한테는 비밀로 해주라. 만약 들키면 (플레이어) 넌 이 학교에 더이상 있을 수 없겠지? (윽, 바로 그거라고…) 알았어, 아무한테도 말 안 할게. <생긋하고 미소짓는 유리가 마치 여신으로 보였다.> 유리야! 고마워! 이제 괜찮은 거지? 응, 완벽해! 안심해도 돼. 이제부턴 평안한 미래가 보장된다고. <자신만만하게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날 보고 유리는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있짢아. (플레이어) 넌 안 무서워? 무서워? 뭐가? 그러니까… 실패하면 어쩌나 하면서 자기자신을 의심한 적 없어? 음~ 없어 (지금의 내겐 Seta랑 미래의 기억이 있거든. 그러니까 미래 같은 건 두렵지 않아!) 그렇구나… (플레이어) 넌 정말 대단해. <유리는 자조하는 듯 말했다.> 왜 그렇게 말해? 유리는 무서워? … <대답 대신 유리는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아, 설마… 유리가 센터를 맡기 싫어했던 건…) 잘못 알았다면 미안. 저기… 센터를 맡고 싶지 않다고 한 게 그래서야? <이번에는 확고하게 고개를 저었다.> 맡고 싶지 않아서가 아냐. 하지만… 아무리 애써도 자신감이 생기질 않아. 센터에 섰다가 혹시 실수하면 우리 멤버들에게 폐를 끼치게 될 테니까… <고개를 숙이며 마음을 털어놓은 유리는 그 이상의 말은 하려고 하지 않았다.> (유리는 노래도 잘 하고 춤도 잘 추는데… 그래도 자신감이 안 생긴다?)
<날이 갈 수록 혹독해지는 레슨을 받는 멤버들. 드디어 라이브 날을 맞았다.> 드디어 시작이네…! 두근거려서 밤에 몇 번이나 깼어. 예나 언니도? 나도 그랬는데! 난 전혀 못 잤어… 아~ 너무 긴장되는데 어쩌지. <멤버들도 첫 단독 라이브에 긴장을 하고 있는 듯했다.> (그래. 이럴 때야말로 매니저인 내가 멤버들의 긴장을 풀어 줘야지!) 이 날을 위해 매일 열심히 레슨 받았잖아! 노래도 춤도 완벽할 거야. 안무와 가사는 다 외웠지? 만에 하나 실수하면 지금까지 해온 노력이 물거품이 될 거야. …! 자, 잠깐만! 긴장을 풀어주고 싶다며, 근데 오히려 역 효과야. 맞아, 실수하면 물거품이라니! 더 스트레스 주고 있잖아! 왜 쓸데없이 긴장하게 만들고 그래. (플레이어) 오빠/언니, 옐로 카드! 미, 미안. (그러고 보니 그렇네… 매니저 일은 너무 어려워. Seta가 이번 라이브는 대성공이라고 했으니까 안심해도 되겠지… 아무튼 이제부턴 내 흑역사를 지우고야 말겠어!) <그 때 공연장의 BGM이 멈췄다.> 스태프 IZ*ONE 여러분, 스탠바이하세요! 좋아. 얘들아, 가자! …아이, 아이, IZ*ONE! ALL: 아이, 아이, IZ*ONE!! <멤버는 구호를 외치며 기합을 넣은 뒤 대기 장소인 무대로 향했다.> …어?
<유리가 홀로 남아 있었다. 자기 짐을 뒤적이며 뭔가를 필사적으로 찾고 있었다.> (아, 설마…)
#4-2
<나는 유리에게 젤리 봉지를 내밀었다.> 이거 찾아? 아…! <그걸 받아들더니 유리는 안심한 듯 작게 한숨을 쉬었다.> 고마워! 근데 어떻게 (플레이어) 네가 이걸…? 기숙사를 나올 때 거실에서 봤어. 필요할 것 같길래 챙겨뒀지. 그러고 보니 깜빡하고 가방에 안 넣은 것 같아… 어떻게 이런 날 실수를 할 수가 있지? (중요한 물건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 맞다. …감사 표시로 (플레이어) 너한테도 하나 줄게. <유리가 젤리를 하나 꺼내더니 내게 줬다. 젤리를 입에 넣자 촉촉하면서도 달콤했다. 내 옆에서 유리는 늘 하던대로 눈을 감고 입을 오물거리고 있었다.> 있잖아, 젤리에 무슨 특별한 의미라도 있어? 응, 그게… 이게 없으면 실수할 것 같더라고. 그래서 중요한 일이 있을 때는 꼭 젤리를 먹어. (역시 젤리는 부적같은 거였구나) 머리로는 상관없다는 걸 알거든? …그런데 뭐라고 할까. 그래, 징크스 같은 거야. 애 같지?
<유리는 부끄러운 듯 말했다.> 전혀. 믿을 수 있다는 게 있는 건 좋은거 아닌가? 정말? 게다가 오늘은 효과도 2배가 될 거야. 나도 같이 먹었으니까. (플레이어), 고마워! 그럼 다녀올게! <유리는 마지막으로 최고의 미소를 보여주며 무대로 달려나갔다.>
(…왠지 매니저다운 일을 한 것 같은데? 유리, 그리고 얘들아… 힘 내)
#4-3
<첫 라이브는 대성공이었다. 학교에서는 멤버들 이상으로 기뻐하며 특별 휴가를 포상으로 줬다. 생각지 못한 휴가에 나와 멤버들. 우리들은 다 같이 바다로 놀러왔다.> (과거에서 라이브에 실패하여 선물은 커녕 잔소리만 잔뜩 들었었지… 두 번째 매니저 일은 징조가 좋은데?!)
와아… 태양이 눈부시다! 설마 바다에 올 수 있을 줄은 몰랐어…! (플레이어) 오빠/언니가 애써 준 덕분이야! 실수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할 때는 하는데, 매니저!! <채연과 사쿠라의 칭찬에 나는 우쭐해졌다.> 내가 매니저라 다행이지? 다들 감사하라고. 하여튼 금방 저렇게 잘난 척이라니까! 얘들아, 비치발리볼 안 할래? 와아, 하고 싶어! 나도 끼워 줘~! 나는 배고파… 휴게소에서 볶음면 먹어야지! 떡볶이랑 닭튀김이랑 타코야키랑 감자튀김 먹고 싶다. 잠깐만, 나도 갈래~! <흩어져 가는 멤버들을 파라솔 그늘 아래에서 지켜보기로 했다.> (나는 아직 피곤한데 다들 팔팔하구만~ 움직이기 귀찮으니까 짐이나 지키고 있어야지)
<한동안 멍 때리고 있는데 비치발리볼을 하던 채원이 내게 달려왔다.> (플레이어)! 있잖아, 나 목 말라서 그런데. 뭐 시원한 거 좀 사다주면 안돼? 어~ 내가? 아니면 나 대신 은비 언니를 상대해 줘도 되고. <흘낏 시선을 돌리니 민주를 향해 호쾌하게 공격하는 은비가 보였다.> 아파.. 은비 언니, 너무 강해…. 민주야, 빨리 공 가져와~! (시합이 보통 격렬한 게 아닌데…) …알았어. 내가 사올게 잘 부탁해~!
<난 부탁받은 주스를 양손에 들고 해변을 걷고 있었다. 햇볕으로 뜨거워진 모래의 열기가 발바닥을 통해 전해진다.> 어…? <다른 멤버들과 떨어진 곳에 유리가 혼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4-4
… (뭐 하고 있는 거지?) 아, (플레이어)… 뭐 사러 갔다오는 길? <날 알아본 유리가 햇볕에 눈을 찡그리며 웃었다.> 응. 넌 뭐 하고 있어? 난… 아, 저거 좀 봐! <유리는 아주 잠시 머뭇거리다가 갑자기 모래사장을 가리켰다.> 봐. 씨 글라스[조4-1]가 너무 예쁘지! <모래 안에서 유리가 주운 것은 씨 글라스 였다. 모서리가 깎여서 동그란 모양이었다.> 음… 오랜지색 젤리 같다 진짜네…
<젤리 같이 생긴 씨 글라스를 보니 유리가 말했던 그 징크스가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말한 징크스 있잖아. 왜 하필 젤리인 거야? 으~음. 어렸을 때 피아노 발표회[조4-2]에서 무대에 나가기 전에 젤리를 먹어서 그런가봐…그 때 처음으로 사람들 앞에서 뭔가를 보여주고 칭찬을 받았거든. 진짜 기분 좋더라고. 그 날 이후로 젤리는 실수하지 않기 위한 징크스가 됐어. 실수하지 않기 위한 징크스라… {{{#F3AA51 …실은 1학년 때 중요한 시험을 치르다 실수한 적이 있는데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해서 겨우 지금 반에 들어가 IZ*ONE 멤버가 된거야.[조4-3]유일하게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력이 있으며, 프로듀스 48에서 조유리는 데뷔 전 주차에 순위권 밖이었다가 급상승 반등으로 데뷔를 하였다.] 그 일이 있고나서는 젤리에 더 집착하게 되더라.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또 똑같은 실수를 저지를 것 같아서….}}} <라이브 전에 옥상에서 들은 말이 떠올랐다.>
「아무리 애써도 자신감이 생기질 않아서…」
<눈 앞의 유리는 그 때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런 내가 정말 싫지만… <늘 몸에 지니고 다니는 젤리야 말로 유리가 말하는 불안의 상징일지도 모른다.> (더 이상 실수를 하면 안 되는건 나랑 같네… 그래, 결정했어!) 저기, 유리야. 이제부터 그 징크스를 나랑 같이 하지 않을래?
#4-5
어? (플레이어) 너랑? 응. 나도 실수하기 싫거든. 나도 젤리 징크스에 끼워 줘. <조금 놀란 표정을 짓던 유리가 생긋하고 웃었다.> …그래, 좋아. 사실 얼마 전 라이브 때도 (플레이어) 네가 같이 먹어준 덕에 평소보다 훨씬 더 잘 할 수 있었거든! (아니, 그건 유리의 실력인데…) 그래, 그러자! 앞으로는 둘이서 같이 젤리 먹자! <그렇게 말한 유리가, 내 앞으로 새끼 손가락을 내밀었다.> 약속! ?! <약속이라는 말에 '뭔가'가 떠올랐다.> (뭐지? 뭔가 굉장히 중요한 거 같은데…?!) <바로 그 때>
(플레이어)! 주스 아직 멀었어?! <기다리다 지친 채원이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그 목소리에 더 이상 생각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아, 깜빡했다! …미안 유리야. 짐 드는 것 좀 도와줄래? 뭐가 이렇게 많아?! <나와 유리는 사람 수만큼 산 주스를 안고 멤버들이 기다리는 곳까지 종종걸음으로 달려갔다.>
오, 이 댓글 좀 봐! 와아, ‘유리가 제일 좋아’래! (다들 신났구만) <얼마 전 첫 라이브를 성공적으로 끝낸 후 SNS에는 라이브에 대한 댓글이 엄청 올라오고 있었다.> 믿을 수 없어! 그냥… 눈물이 날 것 같아. <그 말대로 유리의 눈은 당장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이 글썽이고 있었다.> (유리도 기분이 좋아보이네…) <나는 그런 유리를 바라보며 얼마 전 바다에서 한 약속을 떠올렸다.>
이제부터 둘이서 같이 젤리를 먹자! 약속! …
…(플레이어), 내 말 안 들려? <사쿠라의 목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어? 어, 왜? 전화! 아까부터 계속 울리잖아. <책상 위에 있는 스마트폰이 진동하고 있었다. <난 황급히 스마트폰을 귀에 댔다.> 네, (플레이어)입니다! …앗, 안녕하세요! <전화를 건 것은 잡지 편집자였다. IZ*ONE을 취재하고 싶다며 연락을 해 온 것이었다.> 네, 감사합니다. 기꺼이 해야죠. 그럼… <조금이지만 이런 식의 의뢰가 늘고 있다. (이건 분명 첫 라이브의 효과겠지) (플레이어) 오빠/언니, 무슨 전화야? <아까까지 SNS에 푹 빠져있던 멤버들이 내 주변으로 몰려 들었다.> 원영이랑 사쿠라한테 잡지의 사진 촬영이랑 인터뷰 의뢰가 왔어~! <내가 그렇게 말하자 멤버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와아, 대단하다! 유명인 같아… 사쿠라, 원영아 잘 됐다! 고마워! 잡지에 실린다니… 꿈만 같아! 인터뷰에선 무슨 질문을 할까? 대답을 잘 생각해 둬야지. (좋아. IZ*ONE의 미래가 점점 더 밝아지고 있어…)
선생님 언제까지 떠들고 있을 거냐?' 아, 선생님 오셨다! <수다 삼매경이던 멤버들이 허둥지둥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선생님 오늘은 쪽지시험 날이다. 공부는 했겠지?' (아, 망했다! 깜빡하고 있었어!) 저기, (플레이어)… <유리가 손가락 끝으로 내 등을 찔렀다.>
#5-2
시험 자신 있어? 으~음. 이번엔 그닥… 그럼 같이 먹을래? 어제 보컬 테스트도 이걸로 잘 해냈거든. <유리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내게 젤리를 내밀었다.> 젤리 징크스…. (중요한 징크스인데 이런 상황에서 써도 되나? 줄어드는게 아니니까 상관 없겠지. …아니, 먹으면 줄어들긴 하지만) 고마워. 잘 받을게. <나는 젤리를 받아서 입에 넣었다.> 이제 괜찮을거야. <유리도 생긋 웃으며 젤리 하나를 입에 넣었다.> (얼마 전의 약속 때문인가? 요즘 유리의 표정이 한결 부드러워진것 같아)
<그 날의 수업과 레슨을 마치고 나와 멤버들은 기숙사로 이어지는 길을 걷고 있었다.> 휴우~, 오늘도 힘들었다~. 레슨 과제도 점점 더 어려워졌어. 지금도 느낌이 괜찮으니까 더 열심히 하자구! 아, 열심히 한다니까 생각난 건데… 저기 (플레이어)? 오늘 저녁에는 방송국 프로듀서랑 회의 있다고 하지 않았어? (으악! 까맣게 잊고 있었다!)
#5-3
<내심 크게 초조했지만 안 그런 척 은비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으, 응. 지금 막 그 말을 하려고 했어. 안 가도 돼? 가야지! 갈 거야. 지금 당장 갈게! (그러고 보니 멤버들을 만나 보고 싶다고 그랬었지…) …저기~ 두 사람 정도 같이 가 줬으면 하는데. 내가 갈까? 오늘 당번 맡은 것도 없거든. 그럼 나도! 고마워. 그럼 유리랑 히토미는 나랑 같이 가자! (약속 시간까지 얼마 안 남았네! 서둘러야 해…!!)
<우리는 겨우 지각을 면했고 회의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그 내용은 IZ*ONE의 음악 방송 출연에 관한 것이었다.> 프로듀서 준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며칠 후에 나올 거야. 기대하지. 그럼 잘 부탁하네!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와 함께 이 말을 남기고 프로듀서는 방을 나갔다.> <프로듀서가 나가고 나서 우리 셋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 봤다.> 우리가 음악 방송에 나간다고?! 너무 좋아! 어떡해?! 어떡하다니. 그럼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잖아! 그렇지! <유리의 이 한 마디가 신호탄이 되어 우리는 그 자리에서 하이파이브를 했다.>
#5-4
<기숙사에 돌아가자마자 나는 멤버들에게 음악 방송 출연 소식을 전했다.> 첫 라이브 평판이 방송국까지 전달된 모양이야. IZ*ONE에 대한 문의가 잔뜩 들어왔대! 노력한 보람이 있었어! 진짜 음악 방송? 혹시 그런 척 하고 몰래 카메라… 뭐 이런 거 아냐? 그런 거 아냐. 안심해. 단, 조건이 있는데…. 조건이라니? 이번 방송 테마는 ‘선배의 곡을 커버’하는 거래. 그래서 멤버들이 다 출연하지는 못해. 스튜디오에서 노래할 수 있는 건 5명뿐이야. 5명이라도 대단한 거잖아. 전국으로 나가는 방송인걸! (조금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싶었는데 기뻐해 줘서 다행이다) 노래할 곡은 이미 정해졌어. 자, 여기. <악보 복사본을 멤버들에게 나눠줬다.> 어? 이거 엄청 멋진 곡이잖아! 상큼한 댄스곡으로 엄청 인기가 많았어. 하지만 어려운 곡이야. 프레이징도 춤도 난이도가 꽤 높아. (회의할 때 프로듀서 분도 좀 걱정했었지) 응. 이 곡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사람으로 뽑아야 해. 내일 밤에 다시 여기로 모여 줘. 누구로 할지 다 같이 정하자. 그럼 오늘 밤은 이걸로 해산! <멤버들이 각자 방으로 돌아갈 때 유리의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부르고 싶다. 이 곡 정말 좋아하는데. (흐~음. 유리가 이 곡을 좋아했구나…) … <그러고보니 유리의 개성과 잘 어울리는 곡일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5-5
<다음 날 밤.>
<연습실에는 IZ*ONE 멤버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이제부터 한 사람씩 개인기를 하는 거다, 알았지? 개인기라니? 노래든 춤이든 MC든 뭐든 좋으니까 해 봐. 그 결과를 보고 다 같이 결정하자. 으~ 긴장돼~. 다들 힘내! 우리 몫까지 잘 해야 해! <방송 녹화와 잡지 취재일이 겹친 탓에 사쿠라와 원영이는 이번 후보에서 제외되었다.> 그럼 나부터 할게! <은비를 시작으로 10명의 멤버들이 각각 개인기를 선보였다.> <다들 기합이 잔뜩 들어간 건 말할 것도 없다.>
<본인을 어필하는 개인기 시간이 끝나고 다 같이 검토한 결과, 방송에 출연할 멤버가 결정되었다.> <예나, 민주, 채원이, 히토미, 그리고 유리까지 5명이다.> 이 5명으로 결정. 다들 이의 없지? 응. 곡의 이미지에 제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맞아. 이번엔 5명한테 맡길게! IZ*ONE을 멋지게 알리고 와! <불만을 가지는 멤버는 없었다.> (이 멋진 팀워크도 IZ*ONE의 강점 중 하나지) 그럼 그 날 센터를 누구로 할지 정해야 하는데…. 유리가 좋지 않을까? 나도 유리 언니가 좋다고 봐! 맞아. 유리는 이 곡에 담긴 ‘마음’을 잘 표현할 것 같아. <멤버들이 만장일치로 유리를 센터로 추천했다.> 어, 내가…?! <당황한 듯 머뭇거리는 유리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내 생각에도 유리가 좋다고 봐. (플레이어)…. …응! 나 센터 해 보고 싶어! 오~, 의욕이 넘치는데! 우리도 서포트할 테니까 같이 열심히 해 보자! <다른 4명의 격려에 유리는 환하게 미소를 띄우며 대답했다.> <그 웃는 얼굴을 보기만 해도 왠지 안심이 되었다.> (이번 일로 유리가 조금씩 자신감을 가질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오늘 레슨에서는 전체 연습을 한 후 방송에서 부를 곡을 선생님이 봐 주기로 하셨다.> (플레이어), 이거…. <유리가 불안한 얼굴로 다가오더니 젤리 하나를 내게 내밀었다.> OK, 같이 먹자. <약속을 지켜 유리에게서 받은 젤리를 입에 넣었다.> <탱글탱글한 감촉과 함께 달콤한 맛이 입안에 확 퍼졌다.> … 그 날 이후로 매일 5명이서 같이 연습했잖아. 잘 될 거야. 으, 응…. 이렇게 젤리까지 먹었고! 그렇지? 성공을 위한 징크스니까. <굳어 있던 유리의 얼굴에 미소가 희미하게 비쳤을 때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선생님 예나, 민주, 채원이, 히토미, 그리고 유리. 앞으로 나와라. 네! …다녀올게. 그래, 힘 내! <유리와 나머지 넷은 선생님 앞에서 커버 곡의 노래와 댄스를 선보였다.> (연습을 계속 한 보람이 있었네. 느낌이 꽤 괜찮은데…) <하지만 선생님의 평가는 비전문가인 나와는 좀 달랐다.> 선생님 으~음…. <5명의 공연을 본 선생님은 성에 차지 않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팔짱을 꼈다.> 선생님 나쁘지는 않은데… 제일 중요한 센터가 돋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걸리네. 선생님 유리야. 첫 솔로 파트부터 청중을 단숨에 휘어 잡아야 해! 네, …죄송합니다. 선생님 넌 센터잖아. 더 자신감을 가져. 알았지? 네. <선생님이 콕 집어서 지적을 하자 유리는 풀이 죽었다.> 선생님 그럼 한 번 더! <선생님의 호령에 5명이 다시 각자의 위치에 섰다.> (그렇구나. 센터는 돋보여야 하는 구나…) <커버곡 연습은 도중에 몇 번이나 선생님의 지시를 받으며 몇 번이고 반복되었다.> <횟수를 거듭할수록 5명의 움직임이 좋아지는 것 같긴 했지만….> …
#6-2
휴우~ 피곤하다~! <레슨이 끝나자마자 예나가 큰 소리로 말했다.> 오늘 선생님 엄하시더라~. 온몸이 ‘나 피곤해~’라고해! 할 수 없지. 방송 녹화도 얼마 안 남았고…. <예나와 다른 멤버들은 힘들어서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어 있지만 즐겁게 웃고 있었다.> <알차게 연습을 한 증거일지도 모른다.> … <그러나 유리 혼자 표정이 어두웠다.> (선생님 말이 아직도 신경이 쓰이나) 유리야, 저기. <어깨를 떨군 유리를 보며 최대한 밝은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플레이어)…? 아까 선생님 지적은 너무 마음에 두지 마. 후반에는 굉장히 좋아졌으니까. 응, 괜찮아. 내게는 (플레이어)와의 징크스가 있잖아! <유리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난 남아서 연습을 하고 갈게. 잠깐만! 응? 오늘은 무리하지 마. 연습 너무 많이 했어. 하지만…. 유리야, (플레이어) 말이 맞아. <다른 멤버들도 어느새 유리 옆에 서 있었다.> 평소보다 레슨이 힘들었으니까 잠깐 숨 좀 돌리고 가지 않을래? 찬성! 크레이프 먹으러 가자! 크레이프라…. 크레이프가 싫으면 고기는 어때? 고기는 안돼. 저녁을 못 먹게 되잖아! 크레이프 좋네! 유리야, 갈 거지? 으, 응. <크레이프를 먹으러 가기로 결정하고 다들 신나게 수다를 떨며 레슨실을 나갔다.> 우리도 가자! 응, 그래! <유리는 웃으며 대답을 하긴 했지만> <레슨실을 몇 번이고 돌아 봤다.>
#6-3
<방송 녹화 당일. 나는 사쿠라와 원영이와 함께 촬영 스튜디오에 있었다.> <잡지 취재를 받는 둘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카메라맨 사쿠라, 좀 더 웃는 얼굴로. 으~음. 그게 아닌데. <깐깐한 카메라맨이라서 요구하는 사항이 상당히 세심하다.> <그래서 처음 예상보다 촬영 시간이 더 길어졌다.> (큰일이네. 유리네랑 방송국에서 합류해 같이 스튜디오로 가려고 했는데…) <설상가상 곧 리허설이 시작될 시각이다.> (으~음. 일단 연락은 해 두자) <나는 구석으로 가서 유리의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플레이어), 뭐 하고 있어? 곧 리허설이 시작된단 말이야! <발신음이 끊기자마자 유리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안해. 실은…. <나는 유리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뭐? 촬영이 지연돼?! 그렇게 됐어. 언제 끝날지 모르겠어. … <대답은 없지만 희미하게 들리는 숨결을 통해 동요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정말 미안해. 그래도 녹화 때까지는 늦지 않게 갈게! …응. <짧은 대답에서 유리의 불안감이 묻어 나왔다.> (이를 어쩐다. 어떻게든 기분을 좋게 만들어야 해!) 유리는 잘 할 수 있어! <난 전화 너머로 밝게 말했다.> 어제 연습도 엄청 잘 했잖아! 만에 하나 내가 못 가더라도 분명 잘 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플레이어) 네가 없으면… 징크스가…. ! <가장 중요한 순간에 둘이서 같이 젤리를 먹는다.> <그 징크스가 지금 유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나도 잘 알고 있다.> 유리야…. (어떻게든 돕고 싶지만…)
카메라맨 이봐, 매니저!! 앗, 네! 바로 갈게요! …유리야, 미안해. 가 봐야 하거든. 응… 반드시 괜찮을 거야! …그럼 나중에 보자! <나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전화를 끊을 수 밖에 없었다.>
#6-4
디렉터 그럼 IZ*ONE 5명, 방송 들어간다! 네, 잘 부탁드립니다! 자, 가자! 아이, 아이… 4명 IZ*ONE! … <평소 외치던 구호로 기합을 넣는 4명과는 대조적으로, 유리는 불안에 떨고 있었다.> <불안한 상태로 리허설을 마치고 드디어 방송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유리는 하는 수 없이 중요한 징크스인 젤리를 혼자 먹어야 했다.> … 열심히 연습했잖아! 유리야, 자신감을 가지고 해 보자! <예나의 격려가 유리의 귀에 들어오지 않고 마음에도 담기지 않고 그냥 스쳐지나갔다.> 응…. <드디어…무대 위에 선 5명에게 눈부신 조명이 비췄다.> 플로어 디렉터 자, 방송 5초 전. 3, 2… <유리의 불안이 정점에 달했을 때, 짧은 인트로가 무대에 울려 퍼졌다.> !!
<결국 촬영이 너무 연장되는 바람에 나는 방송국으로 가지도 못했다.> <촬영 스튜디오에서 그대로 기숙사로 돌아가자…> 아. (플레이어), 얘들아…! <방송국에 갔던 멤버들도 이제 막 돌아온 모양이었다.> 미안해. 설마 이렇게 길어질 줄은… 어? <나는 곧바로 위화감을 느꼈다.> <멤버 중에 예나와 유리의 모습이 안 보였다.> 예나랑 유리는? 유리가 그만 실수를 하는 바람에…. <민주가 어두운 얼굴로 대답했다.>
#6-5
그 후에는 잘 했어. 근데 완전히 풀이 죽어서 스튜디오에서 계속 울었어…. 괜찮다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기숙사로 가는 도중에 어디로 가 버렸어…. 일단 짐을 놔 두고 찾으러 가자고 얘기하던 중이었어. 뭐라고?! <그 이야기를 들은 나는 바로 기숙사에서 뛰어 나갔다.>
<유리는 기숙사 근처에 있는 공원의 벤치에서 앉아 있었다.> <아직 울고 있는 건지 가늘게 떨리는 어깨를 예나가 따뜻하게 감싸고 있었다.> 아, (플레이어)! <예나가 먼저 나를 알아차렸다.> 유리야…. <난 두 사람 옆으로 다가가며 유리에게 말을 걸었다.> … <유리는 나를 힐끔 쳐다 보더니 다시 바로 고개를 숙였다.> <어슴푸레한 가로등 불빛 아래로 눈물로 범벅이 된 유리의 얼굴이 보였다.> 걱정했잖아. 자, 그만 가자. <손을 내민 날 보더니 유리는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 <말은 없었지만 ‘그냥 내버려 둬’라고 내게 말하고 있는 듯했다.> … <젤리의 징크스가 내 머리를 스쳤다.> <같이 하기로 약속한 징크스, 유리의 소중한 마법.> (그 중요한 약속을 오늘 내가 깨 버렸어…) <첫 번째 인생 때는 없었던 전개다.> <그 사실이 가지고 온 결과의 무게가 내 어깨를 무겁게 짓눌렀다.>
<이사장실에서 교실로 돌아오자마자 멤버들은 다들 기뻐했다. 유리와 다른 멤버들이 방송에서 선보인 커버곡이 호평을 받아 IZ*ONE을 위해 오리지널 신곡을 제작하기로 했다고 한다.>
있잖아, 신곡은 어떤 곡일까? 우리를 위해 만들어 준다고 했으니까…. 분명 최고의 곡일거야! 빨리 듣고 싶다~! 유리랑 애들이 열심히 해 준 덕이야. ….
<한껏 들뜬 멤버들 속에서 유리만 기운이 없어 보였다.> (얼마 전 일을 아직도 마음에 두고 있는 걸까…) <아무것도 못하고 우두커니 서 있는 내 옆을 은비가 지나갔다. 그리고 유리와 멤버들을 꼭 끌어안았다.> 난 너희들이 자랑스러워~! 은비 언니, 아, 아파…! 후후, 다들 열심히 하길 잘했지? 예나의 말에 유리도 웃으며 끄덕인다. 응! 기뻐해 줘서 나도 좋아. (아, 웃는다. 다행이다…) 신곡 쇼케이스를 목표로 다들 열심히 하자! 응! 우리 곡이니까 소중히 해야지! <TV 출연에 신곡 제작… 멤버들의 사기는 최고조에 달한 듯했다.> 그럼 기합 넣어 볼까! 간다~. 아이, 아이…. ALL: IZ*ONE!!
<평소에 하던 구호를 외치려고 하는데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났다. 다들 아쉬워하며 자리에 앉았다.> 저기, 유리야….
<난 유리에게 몰래 말을 걸었다.>
#7-2
응? 왜? 저기… 다음엔 약속 꼭 지킬게.
<그 때 함께 젤리를 먹지 못했던 게 계속 마음에 걸렸다.> (내가 약속을 못지켜서 유리가 실수한 거니까…) 괜찮아. 신경 쓰지 마. 나도 그 약속에만 너무 의지했어. 더 열심히 할 거야. 유리야…. 그럼 신곡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금 같이 먹어 둘까?
<유리가 젤리 하나를 꺼내 내게 건넸다. 성공을 위한 마법으로 함께 젤리를 먹는다. 나와 유리만의 약속이었다.> 응, 그러자. <나와 유리는 거의 동시에 젤리를 입 안에 넣었다.> 이렇게 약속을 지켰으니 다음엔 괜찮겠지? 그럼, 괜찮을 거야! <이 때 우리는 그렇게 믿고 있었다.>
<며칠 후, 나는 혼자만 교무실에 불려갔다.>
네? 프로듀서 특별 시험이요?! 선생님 저번 방송 녹화 때 스튜디오에 못 들어갔지? 그건 매니저로서 하면 안되는 엄청난 실수였어. 선생님! 그건 앞 촬영이 너무 늦어지는 바람에 그랬어요. 얼마 전 시험에서는 점수 좋았잖아요. 선생님 …너, 그것만으로 프로듀서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그런 건 아니지만…. 선생님 아무튼 프로듀서 특별 시험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 하면 지금처럼 IZ*ONE을 맡을 수 없을 거야! 선생님 그렇게 되면 네 선택 코스도 프로듀서 코스에서 진학 코스로 강제 변경된다. 그, 그건…. 선생님 네가 아무리 공부를 잘 해도 이런 식으로 하면 프로듀서로서는 실격이야!!! 아, 이러면 곤란하죠! 선생님 이번에 있을 신곡 쇼케이스를 위해 네가 뭘 할 수 있을지 잘 생각해 봐! 그 결과를 본 후 평가하겠다. 만약 안 좋으면 시험 결과 관계없이 진학 코스로 바꿔버릴 테니까 각오해!!
(이런 미래가 있다니… 난 몰랐다고!)
#7-3
<그날 방과 후. 나는 침울한 기분으로 기숙사로 향했다.> (만약 코스가 변경되면 약속도 못지키게 돼) (응? 잠깐만… IZ*ONE의 매니저가 아닌 인생도 가능한 거 아닌가?) <내가 타임슬립을 한 건 내 인생을 바꾸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생각을 바꾸면 오히려 좋은 기회일지도…?)
어? (플레이어)다! 이제 가는 거야? 같이 기숙사로 돌아가자!
<생각에 빠져 걷고 있던 날 보고 민주, 나코 그리고 유리가 말을 걸었다.> 어, 너희 셋도 지금 가는 거야? 응. 좀전까지 연습했어. 아까 선생님이 부르신 것 같던데 괜찮아? 또 혼난 거야? 혼났다고 해야 하나….
<난 선생님한테 들은 프로듀서 특별 시험 이야기를 세 사람에게 이야기했다.> 뭐! 프로듀서 특별 시험?! 말도 안 돼?! 그렇게 놀랄 것까진 없잖아. 놀랄 일이지! 완전 큰일이잖아! 맞아. 코스 변경되면 함께 졸업할 수 없잖아. 그건 그렇지만… 뭐, 내가 매니저를 못하고 진학 코스에 가더라도 다들 열심히 해. <일부러 허세를 부리듯 농담 반 진담 반 대답했다.>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다 같이 노력해서 이제 신곡까지 받을 수 있게 됐는데…. …. 아무튼 시험 때까지 열심히 해서 꼭 합격해, 알았지? 으, 응. 가능한…. 가능한이 아니고! 반드시야!! 떨어지면 가만 안 둬! 미워할 거야! 아, 알았다니까. 열심히 할게…. (진심으로 날 걱정해 주는구나…) …. (응?)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는 유리와 눈이 마주쳤다.> …(플레이어). 없어지지 마. 절대로. (유리야…) <유리의 간절한 눈빛을 보자 나는 의문이 생겼다.> (왜 나 같은 사람한테 이렇게까지 말해 주는 거지…?)
#7-4
<그 일이 있고 며칠 후.>
연습 성과를 제대로 보여 주자! <며칠 전에 완성해서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신곡이었다.> <이제부터 그걸 선생님 앞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다들 연습 확실히 했으니까 자신감을 가져! …. (어, 유리…?)
<기분 탓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유리의 얼굴이 파랗게 질려있었다.> 잠깐, 유리야! 응? <나는 유리를 불러서 젤리를 하나 건넸다.> 성공 마법을 걸어야지? 그래. (플레이어), 고마워. <유리가 환하게 웃으며 젤리를 입에 넣었다.> <물론 나도 젤리를 먹었다.> 이제 괜찮을 거야. 자신감 가져. 응, 열심히 할게! (이제 안심이야)
<멤버 전원이 자리를 잡자 신곡의 인트로가 시작됐다. 그런데 그 순간…> (뭐지?)
<유리에게서 미소가 사라져 있었다. 그 표정은 굳어 있었고 안색도 창백했다.> (유리가 왜 저러지? 젤리도 먹었는데…)
#7-5
<12명의 멤버들이 제각기 곡에 맞춰 피니시 동작을 취했다.> 선생님 …으~음. 나쁘지는 않은데… 왠지 아쉽단 말이지. 뭔가가 부족해. <멤버들의 얼굴을 차례로 보며 선생님이 엄한 말투로 말했다. 멤버들도 자각하고 있었는지 심각한 얼굴로 듣고 있었다.>
선생님 …특히 유리. ! <선생님의 시선이 유리에게 머물렀다.> 선생님 마지막까지 표정이 굳어 있었어. 움직임도 어딘가 어색하고. 그런 퍼포먼스로는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어. 죄송합니다…. <선생님이 지적하자 딱딱하게 굳어 있던 유리의 얼굴에 슬픈 기색이 번졌다.> 선생님 유리야. 진심으로 즐기고 있기는 하니? 안 그러면 안 되지. …네. <그 후의 연습 때도 유리는 어딘가 여유가 없어 보였다.> 유리야, 물 마셔. (플레이어)…! <휴식 시간에 유리에게 다가가자 유리가 휙 돌아섰다.> 징크스, 효과가 사라졌어…. 나 어쩌면 좋지?!
<유리는 머리를 감싸쥐고 초조해했다.> (플레이어)와(과) 함께 분명 젤리를 먹었는데… 갑자기 불안해져서…. 진정해. 내가 어떻게든 해 볼 테니까…. 응, 도와 줘. (어떻게든 해 본다고 말은 했지만 뭘 하면 되지?!)
<그 날은 휴일이었다.> <나는 유리와 기숙사 공용 공간에 함께 있었다.> 자, 쿠키부터 해 볼까? <테이블에는 과자가 많이 쌓여 있었다.> 그래.. 시작하자. <나와 유리는 젤리를 대신한 징크스를 찾고 있었다.> (이걸로 문제가 풀리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해보자!!)
<쿠키를 입에 넣은 유리가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음... 어때? 좀 그런데.. '이거다!'라는 마음이 안 생겨. 그런가? 그러면 껌으로 해볼까? 그건 안 돼. 계속 씹으면 이상해 보이잖아. 껌이 안 되면은.. 불닭 아몬드로 갈까? 난 매운 건 먹을 수 없어!!! 그러면 오징어포는? (플레이어), 오징어를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먹는 데 시간도 걸리고 냄새도 심하다고. 아, 그렇군.. <그 후에도 다양하게 시도를 해 봤지만 젤리처럼 좋은 걸 찾지는 못했다.> 어려워. 젤리처럼 '이거다!'싶은 게 없어. 아.... 젤리를 대신할 걸 찾을 수 없네. <낙담하고 있는 유리에게 내가 말했다.> 그런데, 그 징크스가 의미가 있을까? 이거 슬럼프 같은데.. 슬럼프라고?! <유리의 안색이 바뀌었다.>
#8-2
아.. 아니.. 그게.. 그럴지도 모르겠다.. 같은 건데.. 아.. 어쩌지.. <한숨을 쉬는 유리.> 아이고.. 내가 말실수를 해버렸네.. 미안하다. (하지만 유리의 불안을 없애려면 뭔가가 필요한데..) <나는 사과를 했지만 엄청난 고민이 생겨버렸다.>
징크스는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들어준 소중한 거야. 그게 없어지면 약해 빠진 나로 돌아갈지도 몰라... <심각한 얼굴로 속내를 털어놓은 유리를 본 나는 아무 말도 못했다.> (....무슨 좋은 방법 없나?)
<공용 공간 입구에서는 산더미처럼 쌓인 과자를 앞에 두고 낙담하고 있는 나와 유리를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었다..> 이거 큰일이네... 유리가 저렇게 심각해 보이는 건 처음 봐.. 우울할 땐 맛있는 걸 먹으면 기분이 나아질걸? 지금은 아닌 것 같아. 가져가면 오히려 더 복잡해질 거야.. <은비와 예나, 사쿠라, 혜원이었다.> 그럴 것 같네... 이대로 보고만 있으면 안 되겠어!!! 뭔가 기분을 전환할 게 있으면 좋을 텐데.. 기분 전환...
#8-3
와!!! 바다다!!! 바닷바람이 기분 좋다!!!! 저기 봐!! 조개껍질이 엄청 많아!!! <멤버들은 해변을 거닐며 들뜬 목소리로 외친다.> <이 날 나와 멤버들은 쇼케이스 화보를 촬영하기 위해 해변에 왔다.>
(플레이어)의 특별 시험 합격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 할거야!! 아니, 뭐야? 나를 위한 거라고?! <그렇다. 촬영 아이디어는 은비랑 에나가 낸 거였다.> 그것뿐이겠어? 요즘 레슨하고 연습하느라 바빴잖아. 신나게 놀고 싶었거든. 바닷바람이 기분 좋다!! 역시 은비 언니랑 예나 언니야. <징크스 문제 때문에 우울해했던 유리도 오늘만큼은 밝아 보였다.> 모처럼 왔는데 오늘은 실컷 놀자. 긴장 풀고 즐겁게 하면 (플레이어) 언니/오빠도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잖아. 찬성!!!! 좋아! 조개를 많이 주워 보자!! 같이 가!! (좋아!! 사진을 많이 찍어 보자!!) <푸른 바다와 상쾌한 바닷바람에 이끌리듯 멤버들은 해변으로 흩어진다.> <카메라를 든 나는 주위를 돌아다니며 멤버들이 노는 걸 마구 찍었다.> 저기 봐! 게가 있어!! 해변 근처까지 물고기가 있네!!! <멤버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쉴틈없이 셔터를 눌렀다.> <좋은 사진이 많이 나올 것 같았다.>
<촬영이 끝나고 우리는 모래사장에 앉았다.> 나 좀 봐!! 신곡의 애교 버전!!! 나도 출래!! <원영이랑 유진이는 덜 놀았는지 신나게 뛰어다녔다.> 저 둘은 안 지치네.. (플레이어) 언니/오빠도 노래해줘!! (뭐? 노래하라고?!) 자, (플레이어)! 마이크 받아!! <나는 할 수 없이 장난감 마이크를 들고 일어났다.> 그럼 한 곡 해볼까? 잠깐만, (플레이어). 할 수 있겠어? <걱정하는 유리에게 나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
#8-4
<나는 노래방에서 자주 부르는 애창곡을 불렀다. 목청이 찢어질 정도로.> <하지만 멤버들은 모두 야유를 보냈다.> 으악!! 못 들어주겠어!! 역시 (플레이어) 너는 무대 뒤에 있어야 해!! 그렇게 별로였어? 됐고. 일단 분위기부터 바꿔 보자! IZ*ONE이 자랑하는 최고의 디바, 조유리!! 유리야, 노래해줘!! 아.. 알겠어.. <은비랑 예나에게 떠밀려 유리가 일어난다.> ♪~ 헉!!! (정말 대단하다.. 역시 유리야!! 실력이 엄청나잖아!!) 유리 언니, 대단하다!! 역시 유리야!! 매일 듣는데 너무 멋있어!! <유리의 편안한 노랫소리를 듣고 나는 확신이 섰다.> (지금 유리에게 필요한 건 징크스가 아니야..) 뭐야?! 또 춤 추려고?! 유리 노래를 들으니까 또 춤추고 싶어지잖아!! (플레이어), 빨리 눌러! 셔터 찬스야!! (너무 자유로운 것 같은데..) <결국 다 함께 춤을 췄고 나는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응? 다들 빛이 나고 있네..) <12명의 미소가 너무 눈부셔서 나도 모르게 눈을 찡그렸다.> <그렇다.. IZ*ONE의 팀워크는 멤버들의 마음이 하나가 되었기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난 멤버들의 미소를 보고 있을 때가 제일 좋아..)
<수평선으로 해가 질 때쯤, 좀 떨어진 곳에 홀로 서 있는 유리를 발견했다.> <나는 유리 뒤로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노래 잘하더라. (플레이어)!! 역시 넌 노래하는 게 최고야. 아까 말이야. 노래하면서 기분이 엄청 좋았어. 이상하지? 젤리를 하나도 안 먹었는데 불안하지도 않았어. 그러게. 즐거워 보이더라. 다들 봐 줘서 그런 것 같은데.. 슬럼프를 벗어나서 다행이다. (하지만..) <쑥스러운 듯 웃고 있는 유리를 보며 나는 기분이 복잡해졌다.>
#8-5
(확실히 난 IZ*ONE에게 필요없는 존재야..)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했어. 미안하다.. 매니저로써 부족하기 때문에 든든하지 않을 거야.. 앗.. (이 특별 시험은 IZ*ONE의 미래를 생각해서 매니저를 바꾸는 게 좋다는 뜻일 거야..) (하지만 지금의 난..) <마음 속의 말을 털어놓지 못 하자 유리가 입을 연다.> 그럴 리가!! <그리고 뒤에서 다른 멤버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플레이어), 그만두지 마!! 너도 IZ*ONE의 멤버야. 우리의 매니저는 (플레이어)! 모두 같은 생각이야!! <어느새 멤버 전원이 유리 앞에 모인다.> 얘들아.. (플레이어) 언니가 뒤에서 지켜봐 주니까 우리도 열심히 하잖아!! 그래. 혹시 (플레이어). 우리랑 함께 있는 게 싫어진 거야? 그럴 리가 있나! 나도 너희들과.. 우리와? 너희들과 함께 할 거야. <처음으로 속내를 털어놓는다.> (그래.. 나는 아무리 걸리적거려도 나는 IZ*ONE과 함께 하는 미래를 꿈꾸고 싶어!!) 그러면 이상한 소리 하지 마! 슬퍼지잖아.. 미안하다.. 안 그럴게.. 다행이야. (플레이어)가 포기하지 않아서. <날 위해 열심히 하는 멤버들이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유리가 엄청 애쓰고 있잖아. 그러니까 나도!!) 유리야, 나 시험 꼭 붙을게. 꼭 붙어서 매니저 실격이라는 소리 듣지 않도록 하겠어!! 탈락해서 너희들이랑도 헤어지고 싶지도 않아!! 좋아!!! 그러니까 유리 너도 도전했으면 하는데.. 도전하다니?! 내가 뭘?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유리에게 나는 고개를 힘차게 끄덕인다.> 그 징크스 말이야. 이제 내려놓자. 뭐?!!!
<다 같이 바다를 다녀온 후 며칠 뒤, 레슨실에서 멤버들의 함성이 들려 온다.> <쇼케이스에서 노래할 곡 리스트가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이거 봐!! 그 커버 곡이 들어가 있어!!! 정말이네!! 선생님 너희들이 방송에서 노래했을 때 팬들의 반응이 어마무시했어. 그러니까 안 넣으면 섭하지. 나도 그래. 들어 주신 분들에게 우리 노래가 잘 전해진 것 같아. <사쿠라의 말에 멤버들도 고개를 끄덕인다.> (다들 힘이 나는 것 같아. 이 정도면 라이브도 문제없겠어..) (...어라?) <문득 유리의 옆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밝게 웃는 멤버들 사이에서 홀로 굳은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고 있는 유리.>
... 유리야, 왜 그래? 무슨 걱정이라도 있어? 아니야, (플레이어). 그런 거는 없어. 하지만 표정이 굳어 있길래.. 아, 그건.. 이번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 그렇구나..) (유리는 긴장하는 바람에 만족할 만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지를 못했었지..) <유리의 말을 들으며 얼마 전 해변에서 둘이서 나눈 대화가 머리 속에 그려진다.>
#9-2
그러니까 유리 너도 도전했으면 좋겠어. 도전하다니? 내가 뭘?! <나는 의아해하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유리를 향해 큰 결심을 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징크스 말이야.. 이제 내려놓자. 뭐?! 왜 그런 말을.. <슬픈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유리.> <유리의 목소리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나도 너에게 징크스가 중요한 거는 잘 알아.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게 있어. 잘 알고 있는 것? 그건 바로 네가 얼마나 노력했냐라는 거야. ... 그러니까 너도 네 자신의 노력에 더 자신감을 가져야 될 것 같은데.. 노력해 온 것에 자신감을 가져라.. 그래. 옛말에 이런 말이 있잖아.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라고. 하지만, (플레이어).. <유리는 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사실은 나도 알아. 징크스는 큰 의미가 없다는 걸.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거 말고는 믿을 방법이 없어.. 기왕 믿고 싶으면 징크스 대신 날 믿어 봐. 너를?! 유리 너의 노력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나를 말이야. <이 말은 진심이었다.> <유리가 남들보다 많이 노력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 유리가 더 믿을 수 있도록 나도 최선을 다할게. (플레이어)... <유리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멤버들이 나를 부르고 있었다.> (플레이어), 잠깐 와 줄래? 어, 그래.. 미안. 은비가 부르네. 그럼 나중에 얘기하자고! (플레이어), 잠깐만!!!
<그렇게 유리와의 대화가 중간에 끊기고 말았다.>
#9-3
<그날 레슨은 멤버들의 의욕이 반영되었는지 열기가 엄청났다.> <마지막에 커버곡을 안무와 함께 다 부르자 선생님이 레슨을 끝내겠다고 하셨다.> 쇼케이스가 가까워져서 그런가? 힘드네.. 그러게. 근데 신기해. 하나도 힘들지가 않아!! 그만큼 기합이 들어갔다는 거야. 맞아. 다들 잘하더라. <듣기 좋으라는 소리가 절대 아니다. 그만큼 기합이 많이 들어갔다는 소리다.>
은비랑 채연이는 멤버들을 잘 리드해 줬어. 혜원이의 댄스도 절도 있었고 말이야. 유리도 정말 잘하던데. 포즈를 잡을 때 확실하게 시선을 사로잡더라. 정말? 그 부분이 어려웠는데.. 너무 좋아!! <유리가 안심했다는 듯 환하게 웃는다.> (플레이어) 언니/오빠, 다정한 표정으로 유리 언니의 퍼포먼스를 보고 있던데? 야, 그렇게 보지 마! 유리는 내 거라고!! 뭐라고?! 이게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평소처럼 예나가 유리를 끌어안자 나는 한숨이 절로 나왔다.> (또 시작이네..)
나 갈게! 지금 프로듀서 특별시험 공부해야 돼!! (플레이어)가 도망간다!!! <멤버들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나는 특별시험 공부를 위해 레슨실을 나갔다.>
#9-4
<며칠 후..> <나는 평소보다 긴장한 상태로 학교에 가고 있었다.> (드디어 오늘이다..) <내 미래가 걸린 프로듀서 특별시험 당일.> <앞으로도 IZ*ONE과 함께하려면 절대 탈락하면 안 된다.> (IZ*ONE과 함께하기 위해서!!) 반드시 성공하리라!! <다시 한번 정신을 가다듬고 앞으로 성큼 발을 내딛으려는 그 때..> 으.. 으악!! <발아래의 턱에 걸리는 바람에 앞으로 넘어져 버렸다.> 아이고.. (운도 드럽게 없네..) (징조가 너무 안 좋은데..)
(...이제 얼마 안 남았다.) <조용한 교실에서 나는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었다.> <교실 안에는 나뿐이었다.> (이 시험을 통과 못 하면.. 나는 이제 IZ*ONE의 매니저를 할 수 없어..) (긴장도 되고 다리도 아프고.. 심장이 쿵쾅쿵쾅 뛰어서 숨 쉬기도 힘드네..) (정신 좀 차려!!!) <시험 전까지 복습해 두려고 노트를 펼쳤지만 노트의 글자가 머릿속에 전혀 들어오지를 않는다.> (긴장이라도 좀 풀어보자..) ??? (플레이어)... 응? (누가 날 부르지? 아무도 없는데.. 설마 긴장해서 환청을 들었나?!) ??? (플레이어). (이건 환청이 아니잖아!! 대체 누구야?!) <교실을 두리번거리다가 문이 살짝 열려 있는 걸 발견했다.> <그 틈으로 보고 있었던 이는..>
#9-5
(플레이어)... 응? 유리야!! 왜 여기 있어?! <문틈으로 유리의 환한 미소가 보인다.> 긴장하고 있겠다 싶어서.. <수줍은 듯 그렇게 말하고 유리가 교실로 들어온다.>
자, 이거.. <그리고 내게 뭔가를 내민다.> 아, 이건.. <유리가 내 손바닥에 놓은 건 평소에 먹던 젤리였다.> 얼마 전 (플레이어)가 징크스를 그만하자고 했지만... 오늘만은 부활시켜도 될 것 같아서.. <그렇게 장난스레 말하더니 유리가 젤리를 입에 넣는다.> 오늘만이라고? 그래, 오늘만. (플레이어)는 내게 엄청 많은 용기를 줬어. 그러니까 오늘은 (플레이어)가 안고 있는 불안을 오늘은 내가 반만 먹어 치워줄게. 유.. 유리야.. 자, (플레이어). 이 젤리를 먹고 불안을 날려봐. 그.. 그래.. <유리가 말한 대로 나도 젤리를 먹기 시작한다.> (...어?) <입안에서 젤리를 씹을 때마다 긴장이 풀리는 것만 같았다.> <굳어있던 몸이 힘이 빠지면서 느슨해지는 게 느껴진다.> (이렇게 긴장이 풀리네..) (플레이어)는 꼭 합격할 수 있을 거야. 왜냐하면, 내가 옆에 있으니까!!! <오늘 먹은 젤리에서 유리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고마워, 유리야.. 너와 멤버들을 위해 꼭 합격할게!!)
<프로듀서 특별시험 후 며칠이 지난 어느 날..> <나와 IZ*ONE 멤버들은 기숙사 공용 공간에 모여 있었다.> 다들 준비됐지? <은비가 주스 잔을 들고 멤버들을 둘러본다.> 준비 완료!! 빨리 먹고 싶어!!! <눈앞의 테이블에는 테이크아웃 요리와 과자가 많이 차려져 있었다.> 일단 건배부터 하자!! <당장이라도 요리에 손을 뻗을 것 같은 혜원이를 사쿠라가 말린다.> 알아 알아. 오늘은 바로.. (플레이어)의 축하 파티!! <내 미래가 걸린 프로듀서 특별시험.> <무사히 합격한 나를 위해 멤버들이 파티를 열어줬다.> (다들 고맙다..) <이제 합격했으니 앞으로 IZ*ONE의 매니저이자 프로듀서로서 멤버들과 함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갈 수 있다.> <생각하기만 해도 마음 깊은 곳에서 힘이 솟아나는 것 같았다.> (앞으로도 계속 멤버들과 유리를 뒤에서 도울 수 있게 됐어..)
(플레이어)의 합격을 축하하며 다 같이 건배!!! 전원 건배!!! 잘 먹겠습니다!! <잔이 부딪치는 소리와 혜원이의 목소리가 동시에 울려 퍼진다.> 다행이야. 앞으로도 (플레이어) 언니/오빠랑 함께 할 수 있게 됐잖아. 쉽게 합격했네. 솔직히 탈락해서 함께하지 못할까봐 조마조마했어. 고마워. 사실 나도 기쁘지만 솔직히 말하면 안심하고 있어. 그럴 줄 알았어!! <안심했다.. 그게 내 진심이다..> <시험 당일, 엄청나게 떨렸으니까..> (그 긴장을 풀어준 건..) <그날 일을 떠올리며 나는 유리를 쳐다봤다.> ... <갑자기 유리가 내 쪽을 보는 바람에 시선이 마주쳤다.>
#10-2
축하해, (플레이어)! <유리가 환하게 웃으며 내 앞으로 다가왔다.> 고마워. 다 네 덕분이야. 징크스가 먹혔나 봐. ... <잠시 생각한 후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징크스 덕분은 아니라고 봐. 무슨 소리야? <눈을 동그랗게 뜬 유리를 보며 나는 말을 이었다.>
그때 내게 힘이 되어 준 건 젤리가 아니야. 유리 너야. 유리 네가 날 진심으로 응원해줬지. 그래서 합격할 수 있었어. (플레이어).. 징크스는 상관 없어. 나 자신 그리고 뒤에서 응원해주는 동료들을 믿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유리 덕분에 나도 깨달을 수 있었어. <내 말을 곱씹듯이 유리는 희미하게 입술을 깨문다.> '징크스는 상관없다'라.. 사실 아직도 불안하기는 하지만.. <유리는 눈을 깜빡하더니 얼굴을 들어 나를 본다.>
신기하네. 왠지 지금이라면.. 정말로 그만둘 수 있겠어. 유리야.. (플레이어), 꼭 지켜봐 줘. 이번 쇼케이스를 최고의 무대로 만들어 줄테니까!! <유리는 그렇게 말하더니 잔에 든 주스를 다 마셨다.> <그 얼굴에는 망설임이 전혀 없었다.>
#10-3
<그리고 드디어 쇼케이스 날.> <하지만 리허설 중에 기자재에 문제가 발생해버렸다.> 이거 어쩌지?! 무대에 올라야 하는데 믹서 상태가 안 좋다니.. 스태프분들 말로는 공연 시작 전까지는 해결 될 거래. 잠깐만.. 시작 전까지라면 리허설을 못 한다는 거잖아!! 바로 무대를 해야 한다니!! 각오 하는 수밖에 없겠어.. <멤버들은 당황하고 있었다.> (이 맘 이해해.. 맞다. 유리는 괜찮나?)
이거 먹을래? <혹시나 싶어 가져온 젤리를 유리에게 건넨다.> 아.. <유리는 젤리를 가져가려다가 손을 뒤로 뺀다.> 고마워. 하지만 없어도 되니까 괜찮아. 정말 괜찮겠어? (플레이어)가 가르쳐줬잖아. 나 자신 그리고 동료들을 믿으라고. 유리야.. 나는 멤버들을 믿어. 그리고.. 멤버들이랑 (플레이어)가 나를 믿고 있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 <그렇게 단언하는 유리의 목소리에는 힘이 들어가 있었다.>
#10-4
<내 걱정은 기우였다. 그날의 무대는 대단했다.> <유리뿐만이 아니라 멤버 전원의 퍼포먼스는 리허설을 할 수 없었다는 걸 믿을 수 만큼 완벽했다.> <밀려왔다가 가는 물결처럼 엄청난 앙코르 소리를 뒤로하고 라이브를 끝낸 멤버들이 백스테이지로 돌아왔다.> (다들 표정이 아주 좋다!!)
정말 수고했어!! 대성공이야!! ALL 응!! <은비의 목소리에 멤버들이 끄덕인다.> <그 안에는 물론 유리도 있었다.> 봤지, (플레이어)! 모두 최고였어!! 그래. 최고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였어. 나 이제 알 것 같아. 자신감을 가진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그건 즐긴다는 것과 똑같아!! 자신감을 가지고 무대에 서면 즐겁게 할 수 있잖아! 멤버들과 함께!! <유리는 망설임을 찾아볼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맑은 목소리를 들려줬다.> 나 말이야. 지금 정말 즐거워!! 내가, 아니다. 우리가 하고 싶은 게 이거였어!! 그걸 이제 알게 된 것 같아!! <그 말과 표정에는 내가 덧붙일 게 없었다.> <딱 한 마디만 하면..> 나도 엄청 즐거웠어!! 응!! <유리의 마음이 하나가 되었다는 걸 실감한 순간이었다.>
#10-5
<쇼케이스의 반응은 어마무시했다.> <IZ*ONE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고 멤버들은 매우 바빠졌다.>
<그리고 시간은 돌고 돌아 다시 봄.> (어? 이 소리는..) <학교에서 기숙사로 가는 중에 공원을 지나는데 어디선가 익숙한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마치 무언가에 이끌리듯 소리가 나는 쪽으로 걸어간다.> ♪~ (역시 유리였네..) 야, 조유리!! 아, (플레이어)! 들켰다!! 여기서 혼자 연습하고 있었어? 난 처음 듣는 노랜데.. <나는 유리와 나란히 그네에 걸터앉아 물었다.> 아.. 이건 내가 만든 자작곡이야. 우와.. 유리가 작곡을 했다니.. 난 전혀 몰랐어.. 당연하지. 비밀로 하고 있었잖아. 정말 대단하다. 그런데 왜? 난 얼마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어. IZ*ONE의 곡을 내가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고. 내가 만든 노래를 다 함께 부르면 더 즐거울 것 같아서.. <쑥스러웠지만 뿌듯한 표정으로 유리가 말했다.>
내가 하고 싶은 건 멤버들과 이 순간을 함께 즐기는 거니까.. 그래, 그게 제일 좋지.. 고마워!! <달빛에 빛나는 유리의 미소가 눈부셨다.> <그곳에는 새로운 꿈을 안고 높은 곳으로 달려가려는 한 아티스트의 표정이 있었다.> 이제 안심했어. 징크스 같은 건 필요도 없을 것 같아. 맞아!! <바로 대답한 후 유리가 나를 쳐다본다.> IZ*ONE 멤버들이랑 (플레이어)가 있으면 그걸로 충분한 것 같아!! 그래..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그네에서 내렸다.>
자, 시간도 늦었는데 기숙사로 돌아갈까? 잠깐만!! <유리가 내 옷소매를 잡아당긴다.> 이거 먹지 않을래? <그렇게 말하며 내민 것은 이제 필요 없는 징크스, 젤리였다.> 응? 먹는 거야? 아깐 필요 없다고 했으면서.. 그런 건 아냐. 맛있는 건 같이 먹고 싶은 법이잖아? <웃으며 입에 젤리를 가득 넣는 유리.> <나도 그에 이끌려 젤리를 입에 넣었다.> (맛있네..) <입안에 퍼지는 젤리 맛에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이 하나씩 떠올랐다.> <유리, 그리고 정신없이 달려온 날들을.> 나 약속할게!! 더 열심히 하고 더 즐겨서 최고의 무대를 만들 거야!! 나도 약속할게. 유리 그리고 멤버들과 함께 꿈을 꾸고 즐겁게 해나갈 수 있는 프로듀서로 성장하겠어!! 그래, 약속이다!! <유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젤리를 하나 더 내게 건넸다.> <이건 징크스가 아니다. 나와 유리가 나눈 약속의 젤리다.>
자기소개를 하겠습니다! 전 조유리입니다! 음… 저는 심지가 굳고 노력파입니다. 그런데 유리 언니는 우유부단하단 말이지~. 얼마 전에는 치킨을 하나 더 먹냐 마냐로 고민했잖아. 그랬어? 아~ 진짜 그만 해~! 부끄럽게~~~! <유리가 웃으며 손을 젓는다.> (유리는 놀리기 좋은 타입이구나) 유리는 왜 아이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거야? 음악을 너무 좋아하는 데다가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는 것도 무지 좋아해서. 어쨌든 많은 사람들에게 내 노래를 들려주고 싶어서 이 학교에 들어왔습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려고 해요. 유리의 노래는 정말 매력적이야~. 히토미 내친 김에 노래해 봐~! 어, 그래도 돼? 물론이지! 듣고 싶어, 듣고 싶어~♪ 그럼 여러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 ~ ~ ♪ ~ ~ ~ ♪ (오오, 역시 잘 한다!) (이 정도면 많은 사람들에게 노래를 들려 주고 싶다고 생각할 만 하네)
#1-2
~ ~ ~ ♪ ~ ~ ~ ♪ <다들 유리의 노래에 푹 빠져 있었다.> …이상, 조유리였습니다! 유리 언니, 멋져~!''' 최고~! <짝짝짝…!> 다들 고마워. <멤버들의 박수에 유리가 수줍어한다.> 그럼 지금부터 유리 언니의 비밀을 폭로하겠습니다~! 엥?! 유리 언니는 정리를 못 해요! 매운 것도 못 먹어~! 진짜~, 부끄러우니까 그만 해~! <유리가 웃으며 손을 저었다.> (왠지 굉장히 즐거워 보이는데…) 유진이와 원영이는 항상 유리를 놀리면서 노는구나? 그만큼 유리를 좋아하는 건가? 응? 그, 그런거 아니에요~ (플레이어) 오빠/언니는 이상한 소리를 하고 그래! (말은 그렇게 해도 둘 다 엄청 부끄러워하는구만) 라이벌 등장! 유리는 절대 넘겨줄 수 없어! 잠깐, 예나가 왜 나한테 적대적이야? (플레이어)… 오해하지 마. 괜찮아. 어쨌든 유리가 따뜻한 사람이라는 건 알았으니까. <유리와 마주보고 웃고 있는데 예나가 날 노려본다.> 이런! 여기도 라이벌이 있었네. 그러니까 얘기가 왜 그렇게 되는 거냐고! 얘들아 제발 좀 그만~~~! <우리의 실랑이를 보며 유리는 재미있다는 듯 웃고 있었다.>
나 응? 유리야, 너 혼자 남아서 연습하는 거야? (플레이어)구나. 고생이 많네. <내가 온 걸 알아챈 유리가 돌아봤다. 유리의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오늘 댄스에서 좀 걸리는 부분이 있어서 한 번 더 동작 확인하고 있었어. 너무 무리하지 마. 피로가 남으면 안 좋으니까. 응. 슬슬 끝내려던 참이었어. <그런 유리의 얼굴을 보다가 문득 '무언가'가 떠올랐다.> 그러고보니 곧 유리 생일이네? 기억하고 있었어? 응, 맞아 얼마 안 남았어! <유리는 쑥스러워하면서도 기쁜 듯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유리야, 넌 생일 어떻게 보내고 싶어? 으~음, 글쎄…? <유리는 천장을 쳐다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멤버들과 함께 보내며 추억을 만들고 싶어! 그렇군. 유리답다. 그래? …좋았어, 멋진 생일을 보낼 수 있기를! 예의 그 '행운의 징크스'? 정답! <유리는 젤리를 꺼내 입에 넣더니 방긋 웃어 보였다.>
<다음 날 쉬는 시간.> 예나 언니, 잠깐 시간 있어? 유리구나. 왜? <예나의 옆에 선 유리가 손에 쥐고 있던 젤리를 한가득 입에 넣었다.> 예나 언니와 함께 생일을 보낼 수 있기를! ?? 고마워, 그럼 이만! <뜬금 없는 유리의 행동에 예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런 예나를 남겨두고 유리는 자리를 떠났다. 아무래도 유리는 생일을 멤버들과 다 함께 보내기 위해 예의 그 징크스로 소원을 빌고 있는 듯 했다.> (이렇게 보니 참 부지런한 징크스군…)
은비언니~. 응? 유리구나. 왜? 잠깐 기다려. …냠. <이번에는 은비 옆에 서서 유리가 젤리를 입에 넣었다.> 은비 언니와 함께 즐거운 생일을 보낼 수 있게 해주세요~! 응?
<은비 다음은 혜원이었다.> 혜원 언니랑 같이 생일을 보낼 수 있기를! …냠. 뭐? 생일? 나랑? 에헤헤! 아무것도 아냐~♪ <유리는 다른 멤버들에게 잇달아 말을 걸고 젤리를 먹으며 생일 소원을 빌었다.> (그래, 유리의 징크스는 효과가 있을거야!)
<그 날 저녁 식사 시간. 배가 고픈 멤버들이 차례로 식당에 모였다.> 아, (플레이어). 내 말 좀 들어 봐. 응? 무슨 일이야? <예나는 생글거리며 내게 귓속말을 했다.> 유리 있잖아. 귀여운 것 같지 않아? 응? 무슨 말이야? 그건 말 못하지~ 후후후. 그런 식으로 어필을 하면… 나도 기분이 너무 좋단 말이지~. 그러니까 그게 뭔데? 아냐, 아~무것도 아냐. 그럼~! <예나가 가버리자 이번엔 민주가 내게 귓속말을 했다.> (플레이어)는 어디가 좋을 것 같아? 어디라니? 후후후, 유리랑 둘이서 외출한다면 어디가 제일 좋을까~ 싶어서. 유리랑 외출한다고? 둘이서? 이런. 자세한 건 비.밀! 후후후후… <민주도 소리 없이 웃으며 가 버렸다.> 쟤 왜 저러지? (플레이어), 있잖아…. 으악. 이번엔 사쿠라 너야?! 유리 말인데. 날 제일 좋아하는 걸까? 엥? 왜 그렇게 생각해? 나랑 같이 생일을 보내고 싶다잖아! 꺄아~ 어떡해. 다른 애들이 질투하겠다…! <사쿠라가 가 버린 후 다른 멤버들이 교대로 내게 와서는 다들 유리의 '귀여움'에 대해 소근소근 말하고 가벼렸다.> (뭐야, 뭐야?! 왜 갑자기 다들 '유리는 내 것'이라고 자랑하는 거지…?!)
<그 일이 있고 며칠 후. 두디어 유리의 생일이 찾아왔다.> (자, 그럼 어떻게 축해해 줄까나…) <멤버들과 같이 얘기해 보려고 식당에 갔더니 안에서 멤버들끼리 말다툼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니까 말야! 유리는 나랑…. 아니라니까. 나랑 같이라고! 그건 네 착각이지! 아니래도! 나랑 보내고 싶다고 말했어! 거짓말, 거짓말! 나야, 나~! 뭘 모르네. 유리는 나랑…! 자, 잠깐. 무슨 밀이야? 왜 싸우고 있어? 아, (플레이어). 도와 줘~!! <유리가 날 보더니 당황해 하며 도움을 요청했다.> ?!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2-2 축하해, 유리!
(플레이어)~!! 도와 줘~! <유리는 절박한 표정으로 내게 매달렸다.> 자, 잠깐만!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주위를 둘러보니 11명 멤버들 전원이 약간 화가 난 표정으로 유리를 애워싸고 있었다.> 유리야. 나랑 생일을 보내고 싶은 거지? 아냐! 유리는 나랑 단 둘이 있고 싶다고 그랬어. 유리야, 내 말이 맞지? 유리는 분명 나랑 생일을 보내고 싶다고 그랬거든! <세 사람만이 아니다. 다른 멤버들도 '유리는 나와 생일을 보내고 싶어한다'며 큰 소리로 앞다투어 주장했다.> 잠깐! <자신의 말이 맞다고 주장하는 멤버들을 진정시킨 후 상황을 정리해 보기로 했다.> 그러니까 유리가 누구랑 같이 생일을 보내고 싶어하느냐 는 것 때문에 싸우고 있다는 거지? 바로 그거야! 싸울 필요도 없어. 이미 나로 정해져 있으니까! 아니거든~. 유리가 소원까지 빌었거든, 나랑 같이 보내게 해달라고. 나도 마찬가지야! 아니야! 나랑 보내기로 했단 말이야! 아냐, 아냐! 아닌 건 너희들이야! 나랑 보내겠다고 소원 빌었어! 아아, 진짜! 다들 한꺼번에 말하지 마! (일이 왜 이렇게 꼬인 거야?!)
예나 언니와 함께 생일을 보낼 수 있기를! 은비 언니와 함께 즐거운 생일을 보낼 수 있게 해 주세요~! 혜원 언니랑 같이 생일을 보낼 수 있기를! …냠.
<유리는 각각의 멤버들에게 직접 가서 '생일을 함께 보낼 수 있기를' 이라고 그 앞에서 소원을 빌고 다녔던 것이다. 그걸 멤버들이 일방적으로 '나한테만 그런 거다' 라고 착각한 것이다….> 알았어. 그렇게 된 거로군. <소동의 원인을 알게 된 나는 어쩔 줄 몰라하는 유리를 쳐다봤다.> 어…? 이해했어? 여긴 나한테 맡기고 넌 일단 방에 가 있어. 나중에 다시 부를 테니까. 으,응 (플레이어) 네가 그러라면 그럴게…. <유리는 의아하다는 듯 고래를 갸웃거리며 식당을 나갔다.> …자, 얘들아. 그만 싸워. <멤버들이 모두 내게 주목했다. 나는 마치 사건을 해결하는 명탐정이 된 기분으로 입을 열었다.> 요점만 말하면 다들 착각하고 있다는 거야. 유리의 '징크스' 때문에…. 착각? 그게 무슨 소리야? 유리는 처음에 이렇게 말했어. '생일을 모두와 함께 보내며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내 설명을 들은 멤버들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서로 쳐다봤다.> …그럼, 유리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똑같이? 생일을 함께 보내달라고 부탁한 거라고…? 나랑 둘이서 라는 뜻이 아니었구나…. 바로 그거야! 하지만 유리가 의미심장한 말투로 행운의 젤리까지 먹으며 말했으니 착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뭐야~ 나코한테만 그런 게 아니었네. 모두와 함께 추억을… 이라니. 하긴 제일 유리 다운 생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래. 정말 유리다워. 그럼 이쯤에서 다 같이 힘을 모아서 유리의 소원을 이뤄줄까?
<유리가 예나 손에 이끌려 파티 준비를 마친 식당으로 돌아왔다.> 다들 이제 다 싸웠어…? <폭죽 소리와 멤버들의 환성이 오늘의 주인공을 성대하게 맞았다.> ALL: 유리야, 생일 축하해!! 와앗! <방의 조명을 어둡게 한 후 케이크에 촛불을 켰다. 유리가 촛불을 끄자 멤버들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다들 고마워! <멤버들과 환하게 웃으며 유리를 축하해 줬다.> 너무 행복해! 나 있지, 멤버들과 함께 생일을 보내고 싶다고 늘 생각하고 있었거든! 다 같이 축하를 하는 것도 좋지만… 으~음, 역시 유리를 독차지 하고 싶은…. 나도! 나도 유리랄 둘이서 신나게 놀고 싶었는데 둘이서? 그게 무슨 소리야? 응, 뭐. 그냥 못 들은 척 해. 나 때문에 싸우지 마~! 라니. 유리 진짜 귀여웠어~. 응, 유리는 귀여움이 철철 넘친다니까…. 에이, 왜 그래~!! 그런 얘기는 그만! <난 얼굴이 빨개진 유리에게 작은 소리로 물었다.> 소원 이뤄졌어? 응, (플레이어) 덕분이야! 내년 생일도 이렇게 멤버들과 함께 보냈으면 좋겠어! 그러게. 지금부터 내년치 소원을 빌어야겠어. 자, 이건 (플레이어) 몫. (내년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유리의 생일을 함께 맞이할 수 있기를…) <나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소원을 빌며 유리에게 받은 '행운의 젤리'를 입에 넣었다.>
[1] 2019년 3월[2] 2019년 3월~4월 말[조2] 실제로 조유리는 매운걸 잘 못먹어서 씻어 먹기도 한다.[4] 2019년 5월~6월[5] 2019년 5월 - 6월[조4-1] 바다에 있는 고운유리[조4-2] 실제 조유리의 전공을 오마주하였다.[조4-3] 아이즈원 멤버중[9] 2019년 6월[10] 2019년 6월[11] 2019년 6월 중-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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