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모에 미러 (일반/밝은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08-17 05:57:56

35년(만화)

<colbgcolor=#c91e26><colcolor=#f9f9f9>35년
파일:35년1권표지.jpg
제목 35년
작가 박시백[1]
출판사 비아북
출판년도 2018년 1월 ~ 2020년 8월 15일
IBSN 979-11-86712-65-8 04910

1. 개요2. 내용3. 특징4. 장점
4.1. <한국독립운동의 역사>에 기반한 학술성4.2. 사회주의 독립운동사 반영
5. 비판
5.1. 편중된 역사관5.2. 작가가 싫어하는 인물에 대한 부정일변도적 평가5.3. 기존의 것을 답습한 서술5.4. 부족한 흥미도

[clearfix]

1. 개요

35년은 1910년 8월 29일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의 일제강점기 35년의 역사를 전 7권으로 다룬 박시백 작가의 신작이다.

이번엔 조선왕조실록 때처럼 휴머니스트 출판사가 아닌 비아북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2. 내용

1권은 1910년부터 1915년, 무단통치기의 시작을 다뤘고, 2권은 1916년부터 1920년, 저항의 발전을 통한 3.1 운동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설립기를 다뤘다. 3권은 1921년부터 1925년까지를 대중들과 독립군의 무장 투쟁에 대해 다루고 있다.

2019년 5월 26일자로 4권과 5권을 동시에 출시했다. 4권은 1926년부터 1930년, 5권은 1931년부터 1935년을 다루고 있다.

2020년 8월 15일 6권과 7권을 동시에 출시하며 완간했다. 6권은 1936년부터 1940년까지, 7권은 1941년부터 해방까지를 다루고 있다.

3. 특징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을 집필하던 도중 작가는 강제로 실록 집필을 중지 당했던 일제강점기 시대에 집중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실록 시리즈를 완결지은 뒤 곧바로 일제강점기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전작보다도 더 방대한 자료가 주어진 만큼 퀄리티는 조선왕조 실록 시리즈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만화의 형식으로 대중적인 면모를 보이는 서적임에도 일제 강점기의 역사를 구체적으로 서술하여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논문 등의 전문 서적보다 대중적이고 쉽다는 것이지 어린이 만화책처럼 읽기 쉬운 책은 아니다.

그나마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때 처럼 텍스트로 도배가 되는 경우는 적은 편이다. 전작인 조선왕조실록에 비해 인물과 배경 채색이 상당히 어두운 톤으로 그려졌다.

암울한 시대를 반영해서 채색을 칙칙한 단색으로 넣었는데, 때문에 칼라 만화가 아닌 흑백 만화에 가깝게 느껴진다.

가뜩이나 내용이 칙칙한 내용인데다 색감까지 어두침침해서 연출 의도와 달리 가독성면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그동안 교과서나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독립운동가들의 분열, 갈등과 집안싸움 등 독립운동의 한계와 문제점에 대해서도 비교적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민족정신과 독립운동을 기리는 측면에서 이 책을 접한다면 충격을 받을수도 있다.

4. 장점

4.1. <한국독립운동의 역사>에 기반한 학술성

박시백에 따르면,《35년》은 독립기념관이 편찬한 논문 <한국독립운동의 역사> 시리즈에 기반해 썼다. 솔직히 독립운동사를 다룬 다른 대중서는 논문 한 편 안 읽고 소설 내용을 그대로 쓴 것으로 의심가는 경우가 매우 많은데 이건 논문에 기반했다.

일제강점기 조선공산당 재건운동사는 다른 대중서에 비해 압도적으로 정확하다. 대부분의 대중서가 3년의 조선공산당사는 다루면서 17년의 조선공산당 재건운동사는 다루지 않거나 날림으로 다루며, 조선공산당 재건운동사까지 살짝 다루는 대중서라도 역사학자가 쓴 게 아니라면《35년》과 다른 대중서 내용이 충돌할 땐 무조건 《35년》을 믿으면 되는 수준이다.

경성트로이카이재유 문서를 보면 알겠지만, 다른 대중서의 경성트로이카 부분은 거의 대부분 안재성의 소설 경성트로이카를 받아쓴 게 보이는데 안재성 소설의 영향에서 벗어나 논문에 기초해 설명한 건 《35년》이 대중서 중 거의 유일한 수준이다. 상세한 내용은 경성트로이카이재유 문서를 참고.

4.2. 사회주의 독립운동사 반영

역사학자 임경석에 따르면 1930년대 이후에는 독립운동이 곧 사회주의 운동으로 생각되었으며 손호철에 의하면 독립운동 관련 투옥자 90%가 좌익이었다. 교육과정보다 좌익 독립운동 비중이 크다고 비판하는데 애초에 한국 교육과정이 사회주의 독립운동을 너무 심하게 은폐하는 것이다. 1930년대 이후 국내 독립운동은 조선공산당이 이끌었기 때문에 교육과정에서는 아예 1930년대 이후 국내 독립운동은 전무한 것처럼 가르치는데 언제까지 은폐할 것인지 의문.#

5. 비판

5.1. 편중된 역사관

일제강점기 좌익 독립운동 세력, 특히 극좌계통의 조선 독립운동 세력들[2]에 대한 연구는 다른 교양 서적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굉장히 많이 서술했다. 거의 국사 교과서[3]가 다루는 한국의 정통 독립세력[4]과 비슷한 수준으로 다뤄져, 지나치게 좌익 민족주의에 경도된 나머지, 청소년층도 많이 접하는 학습만화에다 오버하는거 아니냐는 비평이 많았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오히려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까지 서술했기 때문에 흥미롭고 유익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애초에 만화의 목적이 최대한 많은 독립운동세력을 다루자는 것에 있기 때문에, 딱히 작가 시각의 개입이 그다지 느껴지지는 않는 편이다.

그리고 북한에선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을 숙청했다는 잘못된 사실을 전했다. 실제로 북한정권은 해방후 한국정부보다 더 많은 수의 친일 관료들을 그대로 흡수하여 정권의 요직들에 배정했다[5]. 예술계열에서도 최승희, 심영같은 친일 행적이 있는 예술인들도 사회주의로 전향했지만 그대로 쓴 사례가 있는데도, 과거 NL출신 운동권이라는 박시백 작가의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5.2. 작가가 싫어하는 인물에 대한 부정일변도적 평가

작가의 입맛에 맞지않는 역사적 인물들, 특히 여기에선 이승만의 경우 부정적인 면을 주로 부각해서 그린 면이 강하다.

작가가 '이승만 = 비열한 민족반역자' 라는 결론을 이미 내려버리고 만화를 그린 까닭에, 대사나 행동 하나하나를 부정적인 면만 부각해 서술하며, 그림체도 이승만이 짓는 표정은 늘 간사하고 비열한 표정들로 묘사했으며, 35년 만화 전체에서 작가가 주장하는 이승만의 인물상은 인간 말종 그 자체다. 그의 과거의 만평들이나, 전작에서도 나타났던 역사인물에 대해 자의적 편견을 가지고 접근하는 만평 작가로서의 한계가 여기서는 훨씬 뚜렷하게 드러난다.

다만, 이승만의 출연빈도가 높아서 더 두드러져 보일 뿐으로, 작가가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그린 캐릭터들은 대부분 이런 식으로 공을 감추고 과오만 극도로 드러내는 편협된 방식의 서술이 주를 이룬다. 조선왕조실록의 변중량 사건 때의 습성을 고치지 않고 여전히 답습하고 있는 셈이다.

5.3. 기존의 것을 답습한 서술

대표적으로, 청산리 전투의 전과를 교과서적인 내용에 가까운 '일본군 1천여명 사살'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청산리 전투 전과에 대한 논쟁은 한국측과 일본측의 서로 다른 기록을 토대로 한 논쟁에서 굉장히 극단적으로 갈리며, 한국측은 최대 2천명 사살, 일본측은 3명(...) 사망의 수준까지 내용차가 존재한다. 문제는, 독립군은 정규군이 아닌 민간 게릴라 부대라는 특수성상 당시 상황을 면밀하게 다룬 한국측 사료라는게 존재할 수가 없기 때문에[6], 최근의 국사교과서 및 역사교재들의 서술은 '승리하였다' 내지 '큰 성과를 냈다' 정도로 두루뭉실하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상세한 것은 청산리 전투 문서 참조.

그리고 만주사변도 관동군 총사령관이 혼조 시게루와 이시하라 간지이타가키 세이시로와 합작하여 저질렀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이타가키 세이시로와 이시하라 간지가 혼조 시게루의 명령을 사칭하고 서로 짜고 독단적으로 저지른 월권행위인데 이타가키 세이시로가 명령을 사칭하고 봉천의 동북군 공격명령을 내린 후 반협박적으로 사령관인 혼조 시게루에게 남만주 전역 공격명령을 내려달라고 해서 저지른 짓이다

5.4. 부족한 흥미도

전작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도 후반부로 갈수록 말풍선 글자들로 도배가 됐지만 중간중간에 재미있는 비유와 신선한 해석으로 재미를 줬는데 비해 이 작품은 단순 본인이 주장한 사실관계만 쭉 나열했다.

조선왕조실록은 각 인물들의 발언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어 재밌게 조합할 수 있지만 일제강점기 시대의 독립운동가들은 그들의 발언을 상세하게 기록해줄 사관이 없었으며, 일제 치하에서 활동하던 비밀결사들이니 만큼 현장기록이 극히 부실해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작가는 일제시대라는 민족 암흑기의 엄혹한 시대상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유머나 개그를 최대한도로 줄인듯 한데[7], 이러한 민족주의적인 엄숙주의가 '만화'라는 장르에 옳은 접근방식인지는 독자들마다 반응이 갈린다.

[1] 전작처럼 글 그림 모두 혼자 담당하였다.[2] 이들중 상당수는 결과적으로 팔로군 산하로 소속되어 6.25당시 남침의 선봉대 역할로 귀결되었기에 한국사에 전면으로 다루기엔 상당히 껄끄러운 취급을 받는다[3] 현행 한국사 교과서에서도 좌익 계열의 독립운동세력은 어느정도 다루는 편이며, '정통'독립운동 세력에 공산계통 또한 땔래야 땔 수 없는 수준으로 포함되어있었다. 당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공산계 독립운동 세력의 활약도 상당했으며, 특히 후반의 무력항쟁의 경우 상당수가 공산계 독립운동 세력에 의해 수행되었으니 만큼, 공산계 독립세력을 제외하기 시작하면 이런 무력항쟁사부터 시작해서 연해주의 한인사회당 계열이 참여한 초기 임정마저도 제외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실 실제로 조선의용대와 김원봉 김두봉의 활약도 나름 충실하게 현행 국사교과서들에 다뤄지고 있는 편이다[4] 임정 및 자유시 참변에서 전멸한 군정서 집단들이 주를 이룬다[5] 북한지역의 경우 한국과 달리 일제가 산업시설들을 광범위하게 건설해놓았고, 이에 따른 중간관리자들의 수요도 많았기에, 남한땅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친일 인사들이 양성된 배경이 있다[6] 실제 일본군 사살이 1천명대까지 올라간 이유는 당시 독립군측에서 사기 고취와 대외 프로퍼겐더를 위해 전과를 뻥튀기했기 때문이다[7] 만화의 채색 자체도 굉장히 칙칙하여 호불호가 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