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Homologation은 '승인'이라는 의미의 영어 단어로, 그리스어 ὁμολογέω(Homologeo)에서 유래되었다. 일반적으로 발음 그대로 '호몰로게이션'이라 칭하면 주로 모터스포츠 참가 차량의 형식 승인 절차를 의미한다.2. 절차
FIA를 비롯하여 다양한 단체에서 주관하는 모터스포츠의 경우 공정한 경쟁을 위해 특정 기준을 정해서 이 기준에 맞는 자동차나 부품만을 장착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런 기준을 정해두지 않았다면 출전하는 차량은 물론 팀의 자본에 따른 불균형의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며, 특정 제조사나 자동차의 상위권 독점으로 관중들의 흥미가 반감되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자동차 제조사들은 지정된 양식에 따라 인증을 받기 위한 자동차의 제원과 클래스를 적어서 제출한다. 작성해야 하는 내용은 매우 많은데, 카탈로그에서 볼 수 있는 제원표는 물론이고 엔진 블럭의 재질, 트랜스미션과 피스톤의 형태, 시트 모양, 스페어 타이어 탑재 여부 등 차량의 성능에 영향을 주는 모든 내용을 작성해야 한다. 그렇게 제출된 내용이 실제 차량과 일치하는지 FIA가 실제 차량을 검사하고, 이상이 없을 경우 FIA가 지정한 그룹에 따라 차량의 클래스를 구분한다.
이렇게 절차가 완료되면 FIA가 "이 차는 모터스포츠에 출전해도 적합한 차입니다"라고 공인하게 되며, 인증 유효 기간이 만료될 때까지 해당 차량으로 모터스포츠를 출전할 수 있게 된다.
참고로 호몰로게이션 인증은 대회를 출전할 때 받아두는 것이 아니다. 검사해야 할 내용이 굉장히 많고 이를 검토하는 절차도 거치기 때문에 한 세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대회에 출전할 팀과 차량이 모두 지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여유가 된다면 차량 출시와 동시에 혹시나 모터스포츠에 이 차를 타고 출전하는 사람을 위한 배려 차원으로 제출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현대 티뷰론같은 스포츠카부터 현대 포니 같이 레이싱에 나왔나 싶을 정도의 차량도 모두 인증이 완료되어 있다. 또한 직접 한국에 와서 차량을 검사했기 때문에 현대 아반떼의 경우 뉴 란트라로 제출된 서류가 참조사진에서는 아반떼라는 엠블럼을 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이너체인지나 페이스리프트, 결함 등으로 차량 부품을 교체하거나 같은 차량에 엔진을 달리 하는 식으로 고객이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차량도 있는데, 이럴 때마다 매번 서류를 새로 제출하면 제출하는 쪽이나 받는 쪽이나 불편하기 때문에 부품 변동 폭이 크지 않다면 확장(Extension)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아래는 확장 인증의 분류이다.
- ES(Evolution sportive du type) / ET(Evolution normale du type): 차량이 페이스리프트가 되었을 때 받는 인증이다. 이 중 ES의 경우 변경된 부품이 모터스포츠에도 영향을 줄 정도로 성능 변동 폭이 큰 경우에 해당한다.
- VF(Variante de fourniture): 동일한 부품을 사용하고 있고 제원도 같지만 부품 제조사가 달라졌을 경우.
- VK(Variante kit): 특정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부품. 레이스 출전을 위해 필수로 장착해야 하는 부품을 키트 형태로 일괄적인 인증을 받는 것이다. 키트이기 때문에 키트로 명시된 부품은 모두 장착해야만 인증이 통과된다.
- VO(Variante option):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 변속기 선택이나 현대자동차가 제공하는 튜익스처럼 고객의 의향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 부품 목록이다.
- ER(Erratum): 제출한 정보에 오타가 있어 이를 정정하기 위해 제출하는 자료.
3. 호몰로게이션 모델
호몰로게이션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 총 생산 댓수다. FIA 기준 1년 동안 똑같은 차량을 일정 댓수 이상 생산해야 호몰로게이션을 받을 수 있다. 위 서류도 이와 같은 이유로 제출하는 것이다. 똑같은 차량이더라도 파워트레인이나 옵션이 달라질 수 있으니 미리 기준을 잡아두는 것이다. 당연히 이유 역시 대기업이 자본으로 찍어 누르는 순위 독점을 막기 위해서다.그런데 8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자동차 한 대 만드는 데에 상당한 기술과 비용을 투자해야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양산차를 그대로 내놓으면 대회에서 손해를 보고, 레이스카 기반으로 양산차를 만들면 생산 단가가 매우 폭주하게 된다. 그래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만 만든 차량임에도 호몰로게이션 규정을 만족시키기 위해 딱 FIA가 정한 대량생산 기준만큼 제작한 자동차들이 있다. 이런 차량들을 흔히 호몰로게이션 모델이라고 한다.
순전히 기준만 만족시키면 되는 모델이었기에 FIA에서 정한 대량생산 기준만 철저하게 지키고, 레이스카의 기술이 모두 들어갔으나 안전 문제가 있거나 실제 도로에서 사용하기엔 곤란한 기술들은 ECU 매핑으로 봉인해 두었다. 극소수의 한정 생산 모델도 일단 호몰로게이션 모델로 인정하는 규정 상의 꼼수를 이용하기 위해 그냥 전용 레이싱카를 만들고 그 중 몇 대를 간신히 번호판을 달 수 있을 정도의 개조만 거쳐 공도용 모델이라 주장하는 차량도 있다. 마치 레이싱 말고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는 듯 매우 과격한 외관이 특징으로 희소성과 레이싱에서의 명성으로 인해 대부분 나왔다 하면 전량 판매되고 원래부터 판매 가격이 높았던 차량은 경매에 나오기만 하면 아주 고가에 낙찰되기도 한다.
아우디 콰트로처럼 원래 있던 차를 신설된 규정에 맞게 손질해서 호몰로게이션 용으로 출시한 차량이 있으며, BMW M3 GTR은 실격을 피하기 위해 급하게 그 사양만 적용한 차량이다. 란치아 스트라토스는 아예 호몰로게이션만 만족시킬 목적으로 만들어진 차고, 미쓰비시 랜서 에볼루션은 호몰로게이션만 만족시킬 용도로 내놓았으나 인기가 좋아 호몰로게이션과는 관계 없이 꾸준한 역사를 이어왔다. 각 차량 별로 독특한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으며 게임에서나마 몰고 싶다는 수요를 위해 미디어에서도 단골로 등장하기도 한다.
4. 외부 링크
- FIA Historic Database: 현재는 인증이 만료된 차량들이 인증을 받기 위해 제출한 서류와 변동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 FIA 부록 J 사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