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의 질주 (1988) Running on Empty | |
장르 | |
감독 | |
각본 | 나오미 포너 |
기획 | 버트 해리스 나오미 포너 |
제작 | 그리핀 던 에이미 로빈슨 |
출연 | |
촬영 | 게리 피셔 |
편집 | 앤드류 몬셰인 |
미술 | 로버트 게라 필립 로젠버그 |
음악 | 토니 모톨라 |
제작사 | 로리마르 필름 엔터테인먼트 더블 플레 |
배급사 | |
개봉일 | |
상영시간 | 116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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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시드니 루멧 감독의 1988년 미국 영화. 젊은 시절의 반전 활동으로 FBI에 계속 쫓기며 도피생활을 이어 가는 어느 가족의 삶을 그린 영화이다. 루멧의 작품 중에서는 소규모의 작품이지만[1], 평론가들과 시네필들은 높이 평가했으며, 한국 시네필 사이에서는 루멧의 대표작 12인의 성난 사람들, 네트워크, 뜨거운 오후 못지 않게 인기 있는 작품이다. 리버 피닉스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2] 각본은 제이크 질렌할과 매기 질렌할의 어머니로도 알려진 나오미 포너(Naomi Foner)[3]이며, 포너에게도 대표작이다.한국에선 개봉하지 않고 당시 워너브라더스 영화를 독점계약하던 SKC 비디오에서 1990년 8월에 VHS 비디오로 발매했고 2000년에 재출시했다.
2. 예고편
3. 등장인물
아서 포프 (Arthur Pope)[4] / 폴 맨필드 (Paul Manfield)[5]: 주드 허쉬애니 포프 (Annie Pope) / 신시아 맨필드 (Cynthia Manfield): 크리스틴 라티 (Christine Lahti)[6]
대니 포프 (Danny Pope) / 마이클 맨필드 (Michael Manfield)[7] : 리버 피닉스
해리 포프 (Harry Pope) / 스티븐 맨필드 (Steven Manfield)[8]: 조나스 애브리 (Jonas Abry)
로나 필립스(Lorna Phillips): 마사 플림튼 (Martha Plimpton)
필립스 선생 (Mr. Phillips): 에드 크로울리 (Ed Crowley)
도널드 패터슨 (Donald Patterson): 스티븐 힐 (Steven Hill)[9]
애비게일 패터슨 (Abigail Patterson): 오거스타 대브니 (Augusta Dabney)
거스 위난 (Gus Winant): 킷 카슨 (L.M. Kit Carson)[10]
4. 줄거리
1971년, 반전운동가 아서와 애니 부부는 베트남전에 사용하는 네이팜탄을 개발하는 매사추세츠 대학교의 군사 연구실을 폭파한다. 그러나 아무도 없을 줄 알고 폭파한 부부의 생각과는 달리 경비원이 남아있었고 경비원은 실명한다.[11] 이제 아서와 애니는 FBI의 수배자가 되어 두 아들 대니와 해리[12]와 함께 매번 신분을 바꾸고 여러 지역과 직업을 전전하는 도피 생활자가 된다.[13]
영화는 1987년[14] 가족이 플로리다에서 검거 직전에 탈출해서 뉴저지의 마을에 새로 정착하며 시작한다. 도피 생활에 익숙한 가족들은 새로운 생활에 잘 적응하며, 아서는 요리사, 애니는 동네 병원 비서로 취직한다. 애니에게 피아노 건반 모형[15]만으로 피아노를 배운 대니는 새 고등학교에서 선택과목으로 고른 음악 시간에서 뛰어난 연주를 보인다. 음악교사 필립스 선생은 대니에게 자신의 집에 와서 스타인웨이로 연습해보라고 초대한다. 오랫만에 피아노를 쳐보러 필립스 선생의 집을 방문한 대니는 필립스 선생의 딸이자, 동급생인 로나를 만나며, 둘은 곧 사랑에 빠진다. 사춘기를 맞고 음악에 대한 꿈과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생긴 대니는 번민하며, 아버지에게도 반항하기 시작한다.
필립스 선생은 대니에게 줄리아드 음대 진학을 제안하고, 실기 면접에서 대니는 심사위원의 극찬을 받는다. 그러나 현재 고등학교를 다닌 시기가 짧아서, 이전에 다닌 학교 서류도 제출해야 하는데, 신분 노출 때문에 대니가 제출하지 않고 미적거리자, 필립스 선생은 애니를 찾아 상의한다. 아들이 이미 말없이 면접까지 보았으나 꿈을 포기하려 하는데 충격받은 애니는 아들의 장래를 위해 떠내보내야 할지 번민한다. 뉴욕의 명사인 도널드와 애비게일 패터슨 부부[16]의 딸인 애니 역시 피아노에 탁월한 재능을 지녔지만 스스로 음악의 길을 포기하고 반전 운동에 투신했으나[17], 아이들은 수배자인 부모와 살기 때문에 인생을 선택할 기회가 없기 때문. 하지만 수배 생활로 어머니의 임종조차 지키지 못한 아서는 이대로 대니를 세상에 내보내면 가족의 생이별이 되기 때문에 아들의 진학을 반대한다.
그러던 중 이들은 옛 동지 거스[18] 때문에 신분이 노출될 위기에 처하자, 긴급히 새로운 지역으로 도주하기로 한다. 대니는 처음에는 꿈을 이루기 위해 혼자 남겠다고 했지만, 결국 가족과 함께 하기로 결심하고, 로나에게 작별을 고하러 학교로 향한다. 대니를 차에서 기다리던 가족들은 거스가 은행을 털다가 경찰의 총격에 사망했다는 라디오 속보를 듣는다. 아서는 아들을 떠나보내야 할 때가 왔음을 직감하고, 돌아온 대니에게 외조부모[19]께 맡아줄 것을 부탁드렸으니, 이곳에 남으라고 한다. 아서는 대니에게 줄리어드에 진학해 꿈을 펼치라는 격려와,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는 말을 남기고, 애니, 해리와 함께 떠나며 영화는 끝이 난다.
5. 명대사
"We all love you. Now, go out there and make a difference. Your mother and I tried. And don't let anyone tell you any different."
"우리 모두 널 사랑한다. 이제 세상에 나가 멋지게 살아보렴. 엄마 아빠도 열심히 살았다. 남들에게 지지말아라."[20]
"우리 모두 널 사랑한다. 이제 세상에 나가 멋지게 살아보렴. 엄마 아빠도 열심히 살았다. 남들에게 지지말아라."[20]
6. 음악
영화에 삽입된 제임스 테일러의 노래 'Fire and Rain'이 유명하다. 1970년 앨범 Sweet Babe James의 수록곡으로, 당시 세대의 허무함과 방황이 담겨 있는 명곡. 롤링 스톤 선정 500대 명곡에도 2010년, 2021년에 모두 선정되었다.
영상으로 링크된 장면은 애니의 생일 파티에 초대받은 로나가 뒷정리 도중 라디오에서 나온 이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다가, 온 가족과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이고[21], 엔딩에서 가족들이 이별하는 장면에서 한 번 더 나온다. 이 곡은 리버 피닉스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진 FM 영화음악의 정은임이 리버 피닉스 추모 방송[22] 당시에 틀어준 곡이기도 하다. 또한 정은임은 이 영화를 자신의 영화 Top 10에 올렸을 만큼 좋아했다고 한다.
메인테마가 포함된 사운드트랙은 발매된 적이 없으나, 메인테마가 피아노 연주곡으로 한 번 발매된 적이 있다.
7. 기타
'허공에의 질주'라는 한국 개봉명은 사실 오역으로, 원제 running on empty는 1차적으로는 연료가 바닥난 상태의 아슬아슬한 주행을, 나아가 체력이나 자금이 바닥나서 더이상 어떤 일을 진행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표현이다. 표현 자체와 영화의 내용 모두 허공이나 질주와는 상관없지만, 오랜 시간 이 이름으로 불렸기 때문인지 현재는 오역을 넘어 영화의 분위기를 잘 반영하는 초월번역으로도 여겨진다.감독 시드니 루멧은 저서 "영화를 만든다는 것 (Making Movies, 1995)"에서 리버가 촬영 과정에서 한 장면을 두고, 각본가 나오미 포너와 논쟁하는 것을 보며 감탄했다고 회상한 바 있다.
나는 작가에게 무엇을 감사해야 할까? <뜨거운 오후>에서 프랭크 피어슨이, <허공에의 질주>에서 나오미 포너가 내게 보여준 이타성이다.
나오미는 유능하고 재능 있으며 독창적인 작가다. 그러다 내가 보기에는 그 영화 전체에서 유일하게 나빴던 아이디어와 사랑에 빠졌다. 리버 피닉스가 연기한 소년은 낯선 집에 들어와 피아노 앞에 앉아서 베토벤 소나타를 치기 시작한다. 결국 그는 또래의 소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음을 눈치챈다. 각본에서 그는 치던 곡을 태연하게 재즈로 바꾼다.
나는 나오미에게 왜 이 아이디어가 별로라고 느껴지는지 설명했다. 여기에는 관객의 비위를 맞춰주는 느낌이 있었다. 봐, 얘도 먹물은 아니야. 그도 당신들과 나처럼 재즈를 좋아해.
하지만 나오미는 반박했고, 나는 그 장면을 일단 그대로 둔 다음 리허설 때 어떻게 보일지 지켜보자고 했다. 그 장면을 연출할 때 리버는 내게 그 장면을 빼면 안되냐고 물었다. 꾸민 연기로 느껴진다고 했다. 나는 나오미의 얼굴이 창백해지는 것을 보았다. 우린 이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리버는 나오미에게 매우 솔직하고 단순하게 그것이 어떻게 자기 캐릭터를 위태롭게 하는지 말했다. 이 열일곱 살짜리 배우가 자기 나이의 두 배인 작가와 논쟁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대단히 매혹적인 일이었다. 마침내 난 이 장면을 찍을 가치가 있는지 며칠 동안 시도해 보자고 했다. 리허설이 끝날 무렵 나오미가 내게 다가왔다. 그녀는 내가 굳이 그 장면을 담겠다면 상관없지만 리버가 자기 본모습에 역행하면서까지 연기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녀는 그 장면을 좋아했지만 들어내자고 말했다.[23]
― 시드니 루멧, 『영화를 만든다는 것』. 비즈앤비즈 2016. p49-50.
나오미는 유능하고 재능 있으며 독창적인 작가다. 그러다 내가 보기에는 그 영화 전체에서 유일하게 나빴던 아이디어와 사랑에 빠졌다. 리버 피닉스가 연기한 소년은 낯선 집에 들어와 피아노 앞에 앉아서 베토벤 소나타를 치기 시작한다. 결국 그는 또래의 소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음을 눈치챈다. 각본에서 그는 치던 곡을 태연하게 재즈로 바꾼다.
나는 나오미에게 왜 이 아이디어가 별로라고 느껴지는지 설명했다. 여기에는 관객의 비위를 맞춰주는 느낌이 있었다. 봐, 얘도 먹물은 아니야. 그도 당신들과 나처럼 재즈를 좋아해.
하지만 나오미는 반박했고, 나는 그 장면을 일단 그대로 둔 다음 리허설 때 어떻게 보일지 지켜보자고 했다. 그 장면을 연출할 때 리버는 내게 그 장면을 빼면 안되냐고 물었다. 꾸민 연기로 느껴진다고 했다. 나는 나오미의 얼굴이 창백해지는 것을 보았다. 우린 이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리버는 나오미에게 매우 솔직하고 단순하게 그것이 어떻게 자기 캐릭터를 위태롭게 하는지 말했다. 이 열일곱 살짜리 배우가 자기 나이의 두 배인 작가와 논쟁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대단히 매혹적인 일이었다. 마침내 난 이 장면을 찍을 가치가 있는지 며칠 동안 시도해 보자고 했다. 리허설이 끝날 무렵 나오미가 내게 다가왔다. 그녀는 내가 굳이 그 장면을 담겠다면 상관없지만 리버가 자기 본모습에 역행하면서까지 연기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녀는 그 장면을 좋아했지만 들어내자고 말했다.[23]
― 시드니 루멧, 『영화를 만든다는 것』. 비즈앤비즈 2016. p49-50.
나오미 포너는 이 영화로 골든 글로브에서 각본상을 수상했고[24],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로 올랐다. 리버 피닉스는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평론가 로저 이버트도 별점 4개 만점에 4개를 부여했고, 또 그 해 개봉 영화 Top 10 중 10위에 올려놓는 등, 작품성도 인정받는 편.
리버 피닉스와 마사 플림튼은 피터 위어의 <모스키토 코스트>(The Mosquito Coast, 1986)에서 처음 만나 사귀기 시작해 이 영화를 찍을 때도 계속 사귀는 중이었다.
미국 내 흥행에서는 실패했고 (약 3백만 달러의 제작비가 들었으나, 흥행 수입으로는 제작비도 못 벌어들였다.) 워너 브라더스에서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지 2차 매체 발매도 빈약한 편이다. 오래된 팬앤스캔 DVD로 한 번 나오고 15년 만에 워너 아카이브 컬렉션으로 DVD-R로 부록도 없이 열악하게 재출시한게 전부였다. 그러다 오랜 시간이 흘러 2017년 6월 블루레이로 발매가 확정되었다. 화질이나 음질은 준수하나 영어 자막 싱크가 엉망인데다 부록도 없어서 시네필의 비판이 많다고 한다. 2000년대까지는 국내에서도 중고 VHS 테이프 말고는 볼 방법이 없어 DVD가 나오기 전까지는 시네필 사이에서 환상의 걸작으로 여겨졌다. OTT로는 한 때 왓챠에서 볼 수 있었으나, 2024년 현재는 볼 수 없다.
허공에의 질주에 대한 리버 피닉스의 인터뷰.
[1] 루멧 자신이 저서 '영화를 만든다는 것'에서 저예산 영화도 생각보다는 많은 걸 신경써야 한다는 예시로 이 작품을 들었다.[2] 리버의 팬들은 보통 스탠 바이 미, 허공에의 질주, 아이다호를 시기별 대표작으로 꼽는다.[3] 포너는 첫남편이자 유명한 역사학자 에릭 포너의 성이며, 질렌할 남매는 두번째 남편과의 자녀.[4] 작중 취해서 자신의 진짜 신상을 외우는데 본명은 아서 엘라이 포프, 1946년 7월 16일 생이라고 한다.[5] 새 거주지에서 사용하는 가명[6] 이 영화로 LA 비평가 협회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7] 영화 배경이 1987년이고 수험생이기 때문에, 실제 나이대로 학교를 다녔다면 1969년 후반 또는 1970년 초반생일 가능성이 높다. 리버 피닉스는 실제로 1970년생.[8] 영화에서 10살이라고 나오기 때문에, 1976~77년 생으로 보인다.[9] 미션 임파서블 드라마판의 초대 IMF 팀장 댄 브릭스 역으로 유명하다.[10] 파리, 텍사스의 각본가로 유명하다.[11] 위스콘신대에서 1970년에 실제로 있었던 사건인 스털링 홀 폭파사건이 모티브가 되었다. 이 사고로 한 명의 연구원이 사망하고, 세 명이 부상을 입었다. 실제로는 네이팜탄을 만들던 곳이 아니라 육군 수학 연구소가 있었다.[12] 폭파 당시 대니는 2살 정도였지만, 해리는 도피 생활 중에 태어났다.[13] 몇몇 옛 동지가 연락이나 금전적인 도움을 준다.[14] 도피 중에 읽는 수배 기사가 뜬 신문이 1987년 3월 19일자이다.[15] 나무판에 건반만 그린 모형[16] 도널드는 미국 telekinetics 학회 회장을 지낸 학자이며, 애비게일은 손자 대니가 지원하는 줄리어드의 주요 후원자이다. 여담으로, telekinetics는 염력이다. 영화에서 일부러 현실에 없는 그럴듯한 학문 이름을 고른 듯.[17] 이 과정에서 아버지와 말다툼 끝에 제국주의자 돼지라는 폭언을 남기고 생이별 상태였다.[18] 한때는 동지였으나, 지금은 적군파처럼 혁명을 명분으로 내세우는 무장강도로 변했으며, 부부에게도 같이 참여하자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그 과정에서 애니를 유혹하기까지 한다.[19] 대니는 신문에서 사진으로만 본 외조부모를 만나고 싶어 피자배달부로 가장하고 외조부모의 집을 찾아가 외할머니 애비게일을 만난 적이 있다.[20] 영화의 마지막 대사이다.[21] 애니와 아서 모두 로나를 굉장히 마음에 들어했으며, 아서는 얘가 (그 고리타분한) 필립스 선생 딸이 맞냐, 병원에서 바뀐거 아니냐며 농담까지 한다. 로나도 답답하고 인습에 얽매인 자신의 부모보다 자유롭고 열린 마음의 소유자인 포프 부부와 더 잘 통한다.[22] 영화 장면을 틀어주고, 이어서 곡을 틀었다.[23] 최종적으로는 대니가 연주를 마치고나서야, 로나의 인기척을 느끼고 뒤돌아서 "너 누구니?" 하고 묻는 장면으로 찍혔다.[24]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다섯 부문의 후보로 올랐으며, 각본상만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