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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6-03 18:54:29

행동풍부화

1. 개요2. 상세3. 역사4. 종류
4.1. 인지풍부화4.2. 감각풍부화4.3. 사회그룹풍부화4.4. 먹이풍부화4.5. 환경풍부화4.6. 놀이풍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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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 Behavioral Enrichment

사육되는 동물들을 위해, 특히 동물원서 이루어지는 복지 프로그램. 어휘 자체는 '동물의 행동을 풍부하게 한다' 정도의 뜻을 지닌다.

2. 상세

야생 동물이 먹이를 찾고 영역을 방어하거나 포식자리를 피하는 등 자연스러운 행동, 즉 종 고유행동을 하는 것과 달리, 사육되는 동물들[1]스트레스를 받으면 위 영상처럼 특정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반복해서 나타낸다. 이러한 행동을 정형행동이라고 부른다. 가장 흔히 관찰되는 예시는 같은 장소를 반복적으로 오가는 것으로, 그 외에도 몸의 일부를 지속적으로 천천히 긁거나 머리를 흔들거나 몸을 전후좌우로 흔드는 등의 경우가 있다.

행동풍부화의 가장 큰 목적은 이러한 동물의 정형행동을 방지하고 종 고유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정형행동을 일으키는 스트레스의 근본적 원인은 동물이 좁은 우리에 갇힌 채 늘 같은 환경만을 접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주기적으로 환경에 신선한 변화를 주어 행동적 욕구 및 신체적 욕구를 만족시키고, 결과적으로는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정형행동을 억제하는 것. 간단한 예를 들자면 바닥 재질을 콘크리트 바닥에서 흙바닥으로 바꾼다던가, 아니면 영장류의 사육장에 단순한 평지만이 아닌 줄이나 타워, 나무들을 넣어 행동 반경을 넓히는 것 등이 있다.

3. 역사

동물원의 시초는 아주 오래 전, 권력자나 귀족들은 자신들의 부와 힘을 과시하기 위해 여러 짐승들을 잡아다가 기르는 것을 하나의 권위의 상징으로써 이용한 것에서 유래하였다. 이후 제국주의 시대에 자본가들이 자신의 재산을 자랑하기 위해, 탐험가들을 시켜 동물들을 잡아 전시하면서 근대적 의미의 동물원이 등장했다. 그러나, 동물원이 동물들의 행복과 복지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을 시작한 시기는 고작 100여 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이렇다 보니 과거 동물원의 동물들과 현재 열악한 동물원의 동물들은 야생과 다른 환경에서, 그것도 야생에 비해 아주 좁은 공간에서 지내면서 본능적으로 불안함과 스트레스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부실한 사육 환경에 방치된 동물들의 수명은 야생보다 짧았고, 주기적으로 동물을 새로 들여야 하는 동물원 역시 자금 부담에 시달려야 했다.

현대에 들어 동물권, 동물보호, 동물 복지 등등의 개념이 대두되면서 동물원에 대한 환경 운동가들의 비판적 여론이 늘어나자, 동물원은 사육 환경에도 눈을 돌리기 시작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동물들의 스트레스가 감소하면서 정형행동이 줄어들었고, 동물의 수명 뿐만 아니라 번식률[2]까지 증가하는 등의 긍정적 변화가 일어났다. 결과적으로 행동풍부화는 동물원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4. 종류

4.1. 인지풍부화

다양한 구조물을 통해 동물에게 정신적 자극을 주는 것. 새로운 음식과 물건 등을 경험시켜 주거나, 통속에 먹이를 숨겨 직접 꺼내먹게 하는 식이다.

4.2. 감각풍부화

동물의 감각을 자극하기 위해 다양한 물건을 제공하는 것.

4.3. 사회그룹풍부화

야생에서 보이는 사회적 무리를 고려하여 전시하는 것. 같은 종끼리 적합한 무리를 이루게 하여 전시하거나, 서로 해를 가할 가능성이 낮은 동물들을 합사하는 식이다. 다만 이 사례는 오히려 성공이 아닌 결과를 보이기도 하는데, 국내 최후의 그레비얼룩말 '젤러'가 국내 최후의 블레스복과 합사된 후 서로를 외면한 것이 그 예이다.

4.4. 먹이풍부화

먹이를 먹는 과정에서 동물에게 다양한 행동을 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것. 먹이를 줄 때 단순히 먹이통에 넣어두는 것이 아닌, 특정한 구조물 안에 넣어서 먹이를 꺼내기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하거나 먹이 급여대의 위치를 바꾸는 식이다.

4.5. 환경풍부화

동물이 살고 있는 사육 환경을 변화시키거나 환경 요소를 추가하는 것. 식물을 심거나, 흙이나 자갈을 깔거나, 올라갈 수 있는 구조물을 설치하는 식이다. 효과가 굉장히 탁월하며 실제로 물고기 양식장에 자갈을 깔아주는 것만으로도 세균 감염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4.6. 놀이풍부화

동물이 스트레스 없는 환경에서 놀 수 있도록 하는 것. 공이나 타이어를 직접 씹고 때리면서 놀게 하거나, 해먹을 설치하는 식이다.

[1] 인간의 경우 자폐증 아동의 행동 특징에서 이러한 정형 행동을 볼 수 있다.[2] 사육 환경에서 동물이 번식한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그만큼 그 동물에게 새끼를 키울 여유와 심리적 안정감이 존재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3] 수사자가 얼굴에 문지르고 몸에 비벼대는 것은 코끼리 똥이다. 인간의 눈으로 봤을 때는 더러워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사자코끼리 똥에 들어있는 섬유질이나 성분을 일종의 기호품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한다. 사람으로 치면 커피 한잔 하거나 껌을 씹는 등 기호식품을 먹으며 스트레스를 푸는 모습이랑 비슷한 행동인 셈. 이러한 점은 친척인 호랑이도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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