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당시 경기 영상2008년 6월 4일 무등 야구장에서 벌어진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다른 경기와는 달리, 1년후에 벌어졌던 경기처럼 의도적으로 경기를 망친 경우였다. 요약하자면, 강우 콜드 때문에 서로 대놓고 무성의한 플레이를 보이면서 팬들을 실망시켰던 경기다.
2. 스코어보드
6월 4일, 18:30 ~ 21:27 (2시간 26분), 무등 야구장 2,352명 | ||||||||||||
팀 | 선발 | 1회 | 2회 | 3회 | 4회 | 5회 | 6회 | 7회 | R | H | E | B |
한화 | 정민철 | 0 | 0 | 1 | 0 | 0 | 0 | 0 | 1 | 6 | 2 | 1 |
KIA | 이대진 | 2 | 4 | 0 | 0 | 0 | 0 | 0 | 6 | 8 | 1 | 5 |
3. 상세
이 날 다른 경기들은 모두 우천취소되었고, 유일하게 광주에서만 경기가 열렸으나 광주도 비가 오기 시작하며 우천취소의 기미를 보였다. 이날 선발은 한화는 정민철, 기아는 이대진이었다.1회 초 한화는 1사 후 추승우가 김선빈의 실책으로 출루, 이영우의 안타로 1사 1, 3루의 찬스를 잡았으나 김태균의 얕은 중견수 플라이 때 추승우가 홈에서 횡사하며 경기가 묘하게 흘러가게 되었다.
1회 말에 장성호와 김원섭의 적시타로 KIA가 2점을 먼저 내고, 2회 말엔 장성호가 쐐기 만루 홈런을 날리면서 일찌감치 승부를 굳혀가고 있었다. 한화는 3회 초 일단 한 점을 따라붙었다.
그런데, 3회 초부터 빗줄기가 점점 거세지면서 상황이 묘하게 흘러가기 시작한다. 한화 선수들이 노게임을 의식했는지, 최대한 시간을 끌기 위해 수비를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갈 때 뿐만 아니라 타석에 들어서는데도 뜸을 들이기 시작했다. 괜히 스윙 동작을 수차례 하며 시간을 끌더니 스트레칭까지 한 뒤에야 타자 박스에 선 것도 모자라[1] 이영우는 평범하게 잡을 수 있는 플라이볼을 놓치고, 마정길은 땅볼 타구를 그대로 글러브 아래로 빠트리는 다분히 의도적인 실책을 저지르는 추태를 선보였다.
KIA도 역시 철저히 스겜지향적으로 대응했는데 3회 말, 차일목이 볼넷으로 걸어나갔지만[2] 나머지 세 명의 타자들이 일부러 헛스윙질을 하면서 삼진으로 물러났고, 4회 말에도 1사 1, 3루의 찬스가 왔음에도 이재주와 김원섭은 아예 공도 안 보고 고의 헛스윙질을 하였다. 물론 마정길 또한 스트라이크를 던지려는 의지가 없었다.
5회를 넘기기 전에 우천 취소를 바랐던 한화와 어떻게든 5회 초[3]를 넘기고 콜드 게임으로 이기려했던 KIA의 추태는, 어떻게 해서 경기가 5회 말로 접어들고 정식 경기 여건이 성립될 때까지 계속되었고, 결국 7회 말 강우콜드로 KIA가 승리하면서 찝찝했던 경기는 끝났다.
4. 경기 후, 총평
무성의한 플레이에 팬들은 실망과 분노가 폭발했고, 더군다나 같은 시간 사직에서도 우천 취소가 났지만 선수들이 우천 슬라이딩을 하며 경기장을 떠나는 팬들을 위한 팬서비스를 했던 롯데와 비교되면서 조범현과 김인식 감독 모두 욕을 한 바가지 먹게 된 뒤 결국 양 팀 모두 사과를 했다. 이후 그 날 스포츠뉴스에서도 양 팀은 엄청난 비판 여론을 받고 말았다.이런 경기 이후, 한국야구위원회는 이러한 두 팀의 행위가 경기방해모의에 해당된다고 하여 징계를 논의하기도 했으며, 양 팀에게 엄중경고 조치를 내렸다. 이 대첩 이전에도 강우콜드를 피하거나 노리기 위해 태업성 플레이가 드문드문 있어왔지만 이 사건 이후로는 이런 추태를 보기 힘들어졌다. 적어도 대놓고 굼뜬 플레이를 하거나 고의 헛스윙질을 하는 일은 없어졌다.
5. 그 외 여담
참고로 ONE OUTS에서 이런 식으로 강우 콜드 때문에 생쇼를 하는 경기가 나오는데, 일단 작중에서는 연봉 문제와 관련해서 벌이는 고도의한편 이범호는 이 날 경기 전까지 연속출장 기록을 이어가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이 경기 당일 선발출장 명단에서 제외된 데다 비가 내려서 강우콜드로 경기가 일찍 끝나버리는 바람에 경기 연속출장 기록을 거기서 본의 아니게 마감하게 되고 말았다.[4] 어쩌면 이 막장경기에서 가장 많이 피해를 본 선수라고 할 수 있을 듯.
2018년 6월 28일 사직 넥센 - 롯데 전에서 넥센의 주효상이 강우콜드를 노려 산책 주루로 고의 병살 의혹을 받는 프로답지 못한 플레이를 했는데 이를 본 장성호 KBSN 해설 위원은 아이 러브 베이스볼에 출연해 당시 이 경기를 언급했다. 장성호 위원은 문제의 604 대첩의 실제 당사자 중 한 명이기 때문에 그 플레이를 보고 이 경기를 떠오를 수밖에 없는게 당연지사이다. 심지어 이것이 발단이 되며 넥센은 채태인에
이런 사례는 사실 메이저리그에서도 있는데, 시즌 막바지 페넌트레이스시 한 게임 한 게임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게임이 우천취소 위기에 몰렸을 경우 아주 드물게 볼 수 있다. 해당 영상은 1992년 시즌의 토론토 블루제이스 대 뉴욕 양키스의 경기인데, 당시 5회초에 토론토가 9:0으로 앞서고 있던 상황에서 뉴욕에 비가 갑자기 억수같이 내리자 페넌트레이스 막바지 매직넘버 카운팅에 들어가 있던 토론토가[5] 우천취소 상황을 피하기 위해 당시 타자였던 알프레도 그리핀이 고의로 3구 광속 삼진을 당하는 장면이다. 3구째 투구시 비 때문에 공이 미끄러워져 투수의 공이 고의사구 급으로 저 멀리 날라갔는데도 어설픈 스윙을 하여 삼진을 당하는 장면이 백미. 결국 이 게임은 얼마 못가 우천중단에 들어갔는데 몇 시간 후 비가 그치자 게임은 다시 재개되어 일부러 삼진을 당했던 그리핀만 불쌍한 상황이 되었다(...).
[1] 피치클록이 있었으면 경고 3번을 받고도 남는 수준이다.[2] 차일목 본인도 아웃카운트를 늘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3루 도루를 시도했으나 한화 수비가 도루를 잡을 의지가 없어서 별탈없이 도루에 성공했다.[3] 콜드게임 문서에도 나와 있지만, 홈팀이 이기는 상태에서 5회 초가 끝나도 정식 경기 성립 여건이 충족된다.[4] 경기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다면 적어도 8회나 9회 정도 시점에서 타석에 들어왔을 것이다.[5] 반면 상대팀이였던 양키스는 이미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되었던 상황이라 한화와는 달리 일부러 시간을 끄는 플레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 게임과의 차이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