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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01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한국인 일행 5명이 한국인 여성을 구타하여 호텔 객실에서 살해한 사건. 구타로 인한 살인이란 것도 충격적이지만 더욱 이 사건이 충격적인 것은 동기인데 바로 개신교 퇴마 의식이었다.2. 상세
사망자를 포함한 이들 일행은 과거에 같은 개신교 교회를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dpa통신은 체포된 5명이 알려지지 않은 한 종교집단 소속이었다고 보도했다. 프랑크푸르트 검찰은 이들이 사망자에게 악령이 들렸다고 믿고 이를 쫓아내려고 시도한 것으로 봤다.피해자는 수시간 동안 침대에 묶여 복부와 가슴 쪽에 매질을 당한 끝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론은 전했다. 가해자들은 고통에 따른 신음이 밖으로 들리지 않게끔 수건과 옷걸이로 피해자의 입을 강제로 막았으며 시신에서는 구타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멍이 발견됐다. 사인은 심한 흉부 압박에 따른 질식과 목에 가해진 외상으로 전해졌다.
또 이들 일행이 빌린 독일 외곽의 주택에서 탈수와 저체온증으로 심하게 다친 여성이 발견됐는데 이 여성도 퇴마 행위로 인한 피해자로 추정된다.
2021년 심야괴담회 27화에서 이 사건을 다루었다.
3.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2016년 1월 2일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해당 사건을 다루었다.신고자인 어떤 한인 목사를 인터뷰하여 구성해낸 사건은 이렇다. 사건 당일 일행은 목사에게 아침 8시를 조금 넘겨 전화를 걸어 자신들이 투숙하는 호텔로 상황 설명도 없이 급히 와 달라고 하였고 호텔에 도착한 목사는 바닥에 누워 있던 여성의 손에 멍이 들어있어 의사를 부르려고 했지만 일행은 영적인 문제라며 만류했으며 목사는 자신이 보았을 때에 비해 인원수에 차이가 있어(40대 여성 3명과 그들의 자녀를 포함한 총 7명) 일행에게 다른 한 여성에 대해 질문했는데 일행은 “죽었다”며 그 장소에 없던 여성의 영이 누워 있는 여성의 몸에 들어갔다고 답했다. 이에 이상함을 느낀 목사는 누워있는 여성이 사망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경찰에 신고하였다. 목사는 경찰에게 한 명이 더 있다며 슐츠바흐 집에 대해 알려주었고 슐츠바흐 집 차고에서 빈사 상태의 여성이 발견되어 구조되었다. 목사는 인터뷰에서 자신은 퇴마 의식과 무관한 인물이었으며 왜 자신을 불렀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호텔에 투숙하기 전 독일에 처음 도착했을 때 일행 구성은 고인(방송용 가명 이미라[1], 41세)와 남편(남학규, 42세)과 두 아들(각각 15세, 13세), 구조된 여성(민지영, 41세)과 두 아들(각각 15세, 14세), 그리고 이들에게 독일행을 권한 김씨(44세)와 그의 아들(21세)과 딸(19세)을 합쳐 총 10명으로 세 가족이었다. 일행은 독일 프랑크프루트암마인 서부에 있는 슐츠바흐(Sulzbach)에서 주택을 임대해 이웃과 접촉하지 않고 대체로 창을 가린 집에서 함께 생활했으며 외부에서도 일행들끼리만 뭉쳐 다녔고 영어도, 독일어도 하지 못했다. 이웃들은 밤중에도 들었을 정도로 크고 괴상한 소리를 내는 기도를 하면서 생활했다고 인터뷰했다. 현지 한인교회의 구성원들은 일행이 성경과 찬송가 책 등도 가지고 있지 않았으며 찬송가를 부르지도 않는 등 일반적인 개신교 예배 의식도 행하지 않아 한국에서 사이비 종교에 심취해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신앙 공동체를 만들어 생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가지기도 했다.
먼저 일행이 사이비 종교와 관계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한국에서 망인이 다녔던 교회를 찾아간 제작진은 교회는 일반적인 개신교회였으며 이미라와 민지영으로부터 다른 교인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도 없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친한 관계였다는 발언을 확보했다. 그들이 신앙 생활에 문제가 있는 교인도 아니었다. 이들의 교회 지인들은 그들이 독일에서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미라와 김씨와의 만남은 자녀들을 통해 이루어졌다. 교회에서 김씨는 신앙심이 깊고 아이를 유학시킨 적이 있는 엄마로 알려져 있었다. 미국 유학을 한 적이 있는 김씨의 아들이 교회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봉사를 하며 부모들도 만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미라의 사촌오빠가 김씨의 옛 남편이었음을 알게 되었고 둘은 더욱 친해졌으며 민지영은 이미라를 통해 김씨와 알게 되었다. 김씨는 둘에게 자녀를 독일에서 유학시킬 것을 권했다. 이미라와 남학규는 자녀의 유학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독일을 염두에 두지는 않았다가 독일행을 결정하였다. 남편과 사별한 민지영에게 김씨는 “하늘에서 남편이 보내준 사람”이 아닐까 할 정도로 좋은 기회였다. 어른들은 명품 판매나 호텔 법인을 통해 취업 비자를 신청하는 것으로 생활할 방법까지 정하고 2015년 8월 김씨가 먼저 독일 현지에서 살 집을 구해 놓고 10월 28일 이미라와 민지영의 가족을 데리고 일행은 독일에 입국했다.
독일에 도착한 지 첫 일주일은 문제가 없었지만 한 주가 지나자 이미라의 작은 아들에게 귀신이 들렸다. 이를 처음으로 말한 사람은 김씨였고 일행은 믿지 않았다가 이후 사망한 피해자의 둘째가 평소와 다른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으로 보기 시작했다. 일행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사탄은 나갈지어다” 하며 아이의 등을 때렸고 이것도 김씨가 말한 귀신 쫓는 의식이었다. 심지어 일행은 귀신을 옮기지 못하게 한다며 막내 아들을 감금하기도 하였고 끝내 자녀들을 위해 타지 생활을 하기로 한 사람들이 어린 아이를 한국으로 혼자 보내 버렸다. 부모들은 김씨가 없으면 독일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등 김씨에게 의존하는 상태였고 아이로 인해 큰아들과 아이 엄마가 죽는다는 말을 김씨가 함으로써 어떤 어른들도 이 결정에 반대하지 않았다. 다음날 김씨는 남학규에게 한국에서 남은 일을 처리하라는 지시를 해 귀국시켰으며 한국에 돌아온 남학규에게 먼저 귀국한 작은 아들과 만나지 말고 큰 아들과 아내가 위험하니 특별한 기도를 해야 한다며 자신이 키우던 고양이를 찾아서 놓고 같이 기도하라고 지시했다. 얼마 뒤 남학규는 김씨로부터 독일 집에서 예전에 살던 사람이 지하실에서 죽어 가위에 눌리고 귀신이 나타나는 등 집이 이상하다며 세 가족 모두가 집을 나왔다는 연락을 받게 되었다.
이미라의 작은 아들과 남학규가 일행에서 빠져나간 뒤 마귀의 다음 표적은 민지영의 둘째 아들이었고 민지영은 김씨가 주도하는 살벌함에 이상함을 느끼게 되었다. 김씨와 그의 자녀들이 보인다고 하는 귀신은 민지영에게 보이지 않았고 민지영은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집을 포기한 뒤에도 구타하여 귀신을 쫓는 의식은 계속되었고 밤마다 때리는 등 이상한 소리 때문에 몇 군데의 한인 숙박업체들로부터 쫓겨난 적도 있었다. 이때 김씨는 민지영이 한국으로 간 두 귀신[2]을 불러들여 자신을 죽이려고 저주를 한다고 폭언을 거듭하였고 일행은 민지영을 폭행 대상으로 삼았다. 일행의 폭행은 외부에는 은폐되었고 민지영의 첫째 아들도 자신보다 김씨를 더 신뢰하게 되었다. 이후 김씨는 일행에서 민지영을 배제시키기로 했는데 민지영은 한국으로 돌아가게 해 달라고 사정했지만 김씨는 “네가 불러들인 귀신이 너무 강력하다”며 앞서의 경우처럼 한국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민지영을 살든지 죽든지 알아서 하라며 독일 현지에서 쫓아 버렸다. 민지영은 슐츠바흐 집 차고[3]에 다시 들어갔고 저체온증과 탈수증 등 빈사상태에 놓여 있었다가 사건 이후 집을 수색한 경찰에 의해 구조되었다.
일행이 독일에서 겪은 문제는 일행 중 누군가나 집이 귀신에 씌인 것이 아니라 다름 아닌 슐츠바흐 집의 계약 문제였다. 김씨가 마련한 집은 한국인이나 일본인에게 임대계약을 하는 집으로, 김씨가 한인 부동산을 통해 계약했다. 독일은 거주 인원수로 집을 계약하는데 김씨는 자신과 세 가족의 아이들만을 계산해 7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부동산에 이야기해 놓았는데 아이는 부모 없이 입국할 수 없다는 독일의 관련 법이 바뀌어 부모들이 동행해 총 10명이 독일로 가게 되었다.[4] 11월부터 집주인의 서명이 있어야 입국자들이 거주자 등록을 할 수 있게 되었는데 집주인은 계약보다 많은 인원수를 문제 삼아 거주자 등록에 서명을 해주지 않았다. 집주인의 서명을 얻기 위해서는 계약대로 7명만 집에 거주하여야 했다. 김씨가 악령을 핑계로 사람들을 출국하게 한 것이 이 시기와 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설상가상으로 부동산 업자는 집주인과 정식 계약을 할 때 거주 인원을 4명으로 불러놓았고, 이는 김씨도 알지 못했던 일이었다. 일행은 결국 계약 위반으로 퇴거하여 숙박업소를 전전하며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
김씨는 이미라와 민지영은 물론 다른 지인들에게도 자녀를 미국에 유학보낼 정도로 돈 문제를 겪지 않았지만 사업 문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고 말하고 다녔고 사람들에게 자신이 독일에서 호텔이나 음식점 같은 사업을 하겠다고 하였고 현지에서 사업 비자를 받기 위해 변호사도 선임하였다. 하지만 가족들이 본 김씨는 10여년 전 술에 취하면 폭행을 행하는 남편(위에 언급한 이미라의 사촌오빠와는 다른 사람)과 헤어져 힘들게 생활해 왔고 자녀를 유학 보내지도 못했다. 김씨 가족은 여러 교회와 목사들의 도움으로 생활하면서 이미라와 민지영이 다니는 교회에서 그들과 접촉하였고 자녀들의 독일 유학을 주선했지만, 김씨는 독일에 연고가 없었다. 독일 현지에서 생활하는 데 쓴 비용도 민지영이 남편의 유산으로 받은 집을 처분한 돈이었다. 김씨는 민지영과 이미라에게 독일에서 사업을 진행할 때 필요한 서류와 거액이 든 통장을 보여주면서 당장은 돈을 쓸 수 없으니 독일행에 필요한 초기 비용만 지원해 주면 그 뒤는 본인이 알아서 할 것이라고 하였지만 김씨는 귀국시킨 남학규를 시켜 민지영의 전세금까지 자신의 자녀들 앞으로 송금하게 했다. 민지영을 귀신이 들렸다며 괴롭히고 끝내 쫓아낸 것은 돈이 입금된 뒤였다. 이러한 일이 있고도 이미라는 김씨를 신뢰하고 있었는데, 이미라의 죽음에 관해 남학규는 김씨가 이미라도 비슷하게 이용하려고 했는데 이미라가 정신을 차리고[5] 저항하는 과정에서 폭행이 격해진 것으로 추측하였다. 이 사건이 종교적 광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피해자를 통제해 착취하기 위한 계획 중에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이수정 교수(경기대, 범죄심리학과)는 이번 사건이 전적으로 종교적 신념에 의해 행해진 것이 아니라 퇴마의식을 빌미로 김씨가 사람들을 조종하려 한 것으로 보았으며 탁지일(부산 장신대, 신학과)[6] 교수는 김씨가 자신이 가하는 폭행을 통해 뭔가 해결될 것이라는 종교적 확신을 갖고 있었을 것이라고 보았다. 탁지일 교수는 김씨의 독일 행적이 사이비 종교에서 신도들을 세뇌하기 위해 행하는 ‘BITE(바이트) 모델’과 흡사하다고 지적했는데 바이트 모델은 다음과 같다.
- Behavior Control(습관 통제)
- Information Control(정보 통제)
- Thought Control(사고 통제)
- Emotion Control(감정 통제)
김씨는 독일에서 일행에게 휴대전화를 개통하지 못하게 하여 외부 정보를 차단하고 중간중간 잠을 깨우는 등 심신을 약하게 만들면서도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라는 지점을 건드려 이미라와 민지영을 자신의 통제 하에 두었다. 김태경 교수(백석대, 특수심리치료 전공)는 이들이 신실하지 않거나 모성애가 강하지 않았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 같다고 말하면서 자녀에게 헌신적인 부모들이 김씨를 신뢰하고 그의 말대로 행동했기 때문에 부모를 잘 따르는 아이들도 김씨를 믿고 따랐을 것이라고 파악하였다. 즉 김씨는 부모를 통제함으로써 아이들까지 통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때 아이들은 집단 구타가 범죄라는 생각보다는 폭행으로 악령이 엄마의 몸에서 떠날 것이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
하지만 다섯 용의자는 모살(Mord)[7] 살인죄로 독일 검찰에 기소되어 구류되었고 김씨와 김씨의 자녀는 묵비권을 행사하면서 한국에서의 재판을 요구했다. 독일법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면 종교적 배경이 고려되겠지만 독일에서는 그렇지 않고 “있을 수 없는 일”로 여겨지고 있다고 하는 한편 수사가 진척되지 않아 사실관계 파악이 어려워 향후 재판에서 과실치사나 상해치사로 양상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사건이 사건인 만큼 폭행에 가담한 청소년들에 대한 2차 피해를 막는 일도 중요해졌다. EU와의 수형자 인도 협약에 따라 미성년자들을 한국으로 인도해 한국에서 재판할 필요성이 있지만 프랑크푸르트 총영사관에서는 “단순히 한국에서 형을 하는 게 좋다, 그런 문제는 아닌 거 같아요. 우리나라 국민이니까 잘해줘라 할 수는 없는 부분이죠.”라는 답변을 내놓으면서 자녀들이 현재 “그렇게 걱정 안 하셔도 되는” 상태이며 불안함이 느껴지지는 않았다고 말하였다. 민지영의 첫째 아들은 엄마의 면회를 거부했다.
방송 취재를 통해서도 사건이 종교적 신념에서 비롯되었는지, 계획 범죄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김씨가 망상장애와 같은 정신 질환은 갖고 있지 않다고 진단했지만 왜 귀신을 쫓는다는 수법을 사용하였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클로징 멘트에서는 세 모자 성폭행 조작 사건을 환기하며 세뇌되어 범죄 행위에 가담한 아이들을 구할 수 있도록 독일 사법 당국이 신중히 접근할 것과 한국 정부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 그리고 시청자들에게는 삶이 힘들더라도 터무니없는 것에 쉽게 넘어가지 말아 줄 것을 당부하였다.
4. 관련 문서
[1] 정리를 위해 인물들을 언급할 때 방송에 등장한 가명을 사용한다.[2] 이미라의 작은 아들과 민지영의 작은 아들.[3] 집의 열쇠는 김씨와 김씨의 아들만 갖고 있었다.[4] 김씨는 난민 때문에 이렇게 법이 바뀌었다고 설명했지만 독일은 부모가 독일에서 사업이나 취업을 해야 동반 비자로 자녀를 독일에 불러들일 수 있다.[5] 사건 당일 이미라는 남학규와 통화하면서 다 끝났다, 모든 상황이 끝났다는 말을 하였고 그로부터 한 시간쯤 지난 뒤 남학규는 큰 아들로부터 “엄마가 이상해”라는 연락을 받았다.[6] 국제종교문제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 사이비 종교 광신자에게 살해당한 탁명환의 아들로, 문경 십자가 시신 사건을 다룬 방영분에도 출연해 자문하였다.[7] 계획된 살인이나 잔혹한 살인에 적용되는 살인죄로 일반 살인죄인 ‘고살(Totschlag)’보다 형이 무겁다. 21세 이상의 성인들에 대한 최고 형량은 종신형, 15세 청소년의 경우 최대 10년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