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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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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부에서 정한 한국어의 표준 규정에 대한 내용은 대한민국 표준어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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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배경3. 기준 방언4. 의의와 부작용5. 각 언어의 표준어6. 언어별 표준어 정책 기구7. 관련 문서

1. 개요

표준어(, Standard language)란 한 나라에서 의사소통의 기준이 될 수 있도록 표준화한 언어 규범을 말한다.

2. 배경

언어는 그 언어가 쓰이는 지역 혹은 언중 집단의 계층/정체성 등에 따라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차이가 커지면 상호 의사 소통성(Mutual Intelligibility)이 떨어져 의사소통이 극히 어렵게 된다. 표준어는 한 국가에 사는 국민들 간에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규범으로 정해진 것이며, 표준어가 있는 국가라면 공식적인 자리에서 표준어를 쓸 것을 권장한다.

한국어는 한국어의 표준어와 방언의 차이가 타국의 표준어와 방언 차이에 비해 크지 않은 편이고 국민의 절대다수의 모어가 한국어이기에 이런 의미에서의 표준어의 중요성이 잘 느껴지지 않지만[1] 중국처럼 서로 간 지역 언어만으로는 의사소통이 전혀 되지 않는 경우에는 국가의 효율적 운영 및 국민 간의 통합을 위해 표준어의 제정이 상당히 중요한 국가적 과제로 취급된다.

표준어의 제정과 보급은 서구 근대 국가의 형성과 함께 진행되었다. 근대 이전의 사회에서는 입말과 글말이 서로 다른 게 보편적이었고, 같은 나라의 영향을 받는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더라도 서로 간 언어 차이가 심해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강력한 중앙 집권 국가의 등장과 함께 국영 신문/방송, 공문서, 판결문 등의 효력을 극대화하여 국토 전역에 미치게끔 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맞춤법, 표준 발음법 등의 '대표적인 언어 습관'을 정해야 하는 필요가 자연스럽게 대두되었다. 이와 더불어 수도로부터 전파되는 대중 매체, 문학 작품 등의 보급으로 인해 아래에서부터의 표준어의 보급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현대에는 매스 미디어의 발달로 문화의 전파 속도가 더더욱 빨라졌기 때문에 표준어의 보급은 더욱 더 가열차게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어느 지방에서든 노년층이 청년보다 사투리가 강하며 반대의 경우는 거의 없다.

3. 기준 방언

대체로 한 나라의 문화적, 정치적 중심지의 언어(방언)를 표준어로 지정하는 데 한국, 중국처럼 한 나라의 수도의 방언(언어)을 표준어로 지정하는 경우가 있는가하면 독일, 이탈리아처럼 수도가 아닌 지역의 언어를 표준어로 지정하는 경우도 있다.

표준어는 인공어적 성격을 어느 정도 지니기에 완벽한 표준어를 구사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한국의 경우도 서울말이 곧 표준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정확한 표준어를 구사하는 사람은 아나운서배우를 제외하곤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또한 이는 표준어가 언중과 괴리되어 있다는 비판 사례 중 하나다. 그러나 인공어적 특성을 포기한다면 수많은 지엽적인 문법 예외들이 발생하여, 학습자들에게 헬게이트가 열릴 수 있다.

4. 의의와 부작용

표준어의 제정과 보급이 강력하게 이루어질수록 표준어가 아닌 언어들이 위축되고 사라져가는 부작용이 있다. 어느 나라나 표준어 지정 초기에는 사회 지도층이나 지식인 등 배운 계층이 표준어를 사용하게 되므로 표준어가 아닌 방언은 저속한 것, 열등한 것으로 취급되어 사용이 꺼려지는 현상을 겪는다.

이는 말하자면 일종의 언어 차별로서 언어 다양성을 저해하고 표준어를 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 간의 차별을 낳았다. 오늘날 서구의 일부 국가에서는 이를 차별로 인식하고 방언을 점차 존중해주어 어느 상황에서나 방언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표준어의 제정 자체는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메우기 위해 필요한 것이므로 비난만 할 것은 아니다. 실천적 차원에서 표준어를 사용하면서 비표준 표현을 너그럽게 관용하는 식의 타협 방안도 있을 것이다.

만약 한 국가가 표준어 정책을 폐지하면서 동시에 국가적 의사소통을 여전히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기능하게 하는 이상적 상황을 만들기 원한다면, 전 국민적 의무 교육 과정에서 방언들을 학습시키는 과정이 추가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역 방언뿐 아니라 계층 방언까지 파고들면 방언의 수는 무수히 많은데, 그중 어느 것을 선택해서 가르칠 것이냐 하는 선택의 문제에서 형평성과 차별 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계층 방언 및 지역 방언 중에서도 이용자가 극히 적거나 체계적인 기록이 이루어지지 않은 방언이 많은데, 연구도 안 된 방언을 교육한다는 것은 을축갑자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방언 교육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 다른 교과 과정을 어떻게든 축소할 수밖에 없는데, 다른 교과 교육 과정이 방언 교육보다 가치 없는 교육 과정이라 할 수는 없기 때문에 교육 시간 확보의 정당성에서부터 이미 흔들린다.

말하자면 방언 교육에는 민주적인 언어 정책 수립이라는 대의와 경제적 한계라는 마찰이 존재한다. 따라서 둘 사이의 합의점을 보는 형태로 표준어는 법적·사회적 지위가 조금 후퇴하는 한이 있더라도 여전히 존속할 것이다.

한국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표준어 어법규정에 맞지 않는 개인/단체의 언어습관을 교정하려는 언어규범주의가 강력하게 작용한다. 이런 규범주의가 국가기관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존재하여 표준어를 지키지 않는 화자를 비난하는 경우도 잦다. 이에 대해 정부가 언어에 불합리한 규제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표준어 규정에 어떠한 민주적 통제가 필요한지 비판하는 의견도 있다.

5. 각 언어의 표준어

5.1. 한국어

한국어의 표준 규정은 크게 한국표준어북한문화어가 있다. 한국의 표준어와 북한의 문화어는 규범에서 다소 차이가 있으나, 모두 1933년 한글 맞춤법 통일안 제정 당시의 서울 방언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2]

조선 건국 이래로 서울이 정치적, 문화적 중심지 역할을 하였기 때문에 서울 지역의 언어가 공통어의 역할을 했고, 이것이 표준어로 규범화된 것은 일제강점기이다. 한국어의 공적 표준에 대한 최초의 명문화된 규정은 일제강점기인 1912년 4월에 공포한 '보통학교용 언문철자법'에 "경성어를 표준으로 함"이라고 한 규정이다. 그러나 이것은 맞춤법에 대한 규정이지 어떤 어휘나 문법을 표준으로 규정하는 것은 아니었다.[A]

1930년대에 조선어학회는 조선어(한국어) 보급을 위해서는 표준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 1933년에 한글 맞춤법 통일안을 제시하였는데, 이때의 표준어 규정의 대원칙은 "표준말은 대체로 현재 중류 사회에서 쓰는 서울말로 한다."였다. 그리고 1935년부터 표준어 어휘 사정 관련 작업에 착수했는데 그 결과물은 1936년에 '사정한 조선어 표준말 모음'으로 결실을 맺었으며, 9457개 단어에 대해 표준어, 준말, 비표준어, 한자어 등으로 분류하였다.

사정 위원회의 위원은 모두 73명이었는데, 서울 출신 26명과 경기 출신 11명 및 기타 도별 인구수 비례에 따라 배정한 36명으로, 서울·경기 출신 위원을 반수 이상으로 선출한 것은 “표준말은 대체로 현재 중류 사회에서 쓰는 서울말로 한다.”는 「한글 맞춤법 통일안」의 규정을 고려한 것이었다.

사정 원칙에 있어서도 “서울말로써 으뜸을 삼되, 가장 널리 쓰이고 어법에 맞는 시골말도 적당히 참작하여 취하였다.”고 하였다.[4] 조선어학회는 여기서 더 나아가 제대로 된 국어사전을 편찬해 어휘의 완전한 규범화를 꾀했으나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관련자가 전부 일제 경찰에 잡혀가 무산되었다.

해방 이후로는 남북에 별도의 정부가 수립되면서 표준어 규범에도 차이가 생겼다. 한국에서는 1948년 이후 한글 맞춤법 통일안에 기반한 맞춤법 규정과 조선어학회의 조선어 표준말 모음을 그대로 표준어 규정으로서 사용해 왔지만, 시대가 흐름에 따라 조선어 표준말 모음의 표준어 규정에 내재한 미비점, 시대에 따른 어휘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점, 표준 발음법 미비 등의 문제점이 제기되었다. 그리하여 1970년대부터 한국어의 표준어 및 맞춤법 규범을 재확립하기 위한 연구에 들어갔고, 이는 1988년에 표준어 규정과 한글 맞춤법으로 결실을 맺었다.[A] 현재 한국 표준어의 규정은 이 표준어 규정과 한글 맞춤법에 근거한다.

한편 북한에서는 1948년에 김두봉이 조선어 신철자법을 제정하여 맞춤법을 대폭 개정했다. 그러나 김일성에 의해 김두봉이 숙청된 후 1954년에 다시 맞춤법을 제정하면서 한글 맞춤법 통일안에 기준한 표기로 되돌아갔다. 어휘는 조선어학회에서 정한 '사정한 조선어 표준말 모음'에 기반했다. 북한은 대한민국에 비해 조선어 사전 편찬이 상당히 늦었는데, 사전 편찬 작업이 6.25 전쟁으로 전면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1956년에 조선어 소사전을 펴낸 것이 최초였다. 1960년에는 북한 최초의 공식 조선어 사전이 발간되었고, 1966년에 조선말 규범집을 출간해 독자적인 표준어 규정을 확립했다. 그리고 김일성의 교시에 따라 이렇게 정립된 북한의 조선어 규범에 문화어라는 이름을 붙였다.

5.2. 영어

영어에는 법적으로 규정되거나 명문화된 표준어가 없다. 많은 나라에서 자국어의 규범화와 표준화를 담당하는 기구를 두고 있지만 앵글로색슨계 국가들에서는 민간의 자율에 맡기는 경향이 있다. 언어 생활을 국가 권력으로 강제하는 것을 싫어하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과거에 왕립 표준 영어원 설립이 대두되었으나 자유주의 풍토가 강한 나머지 무산되고 말았다는 얘기가 있다.

영미권에서 표준 영어에 대한 규율은 민간 학계의 통설에 의존한다. 사실 영미계 국가들은 영어는 실질적인 공용어일 뿐이지 법률로써 정식 공용어로 규정되지 않은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한때 미국에서는 '영어 공용어 지정 떡밥'이 정치적 이슈였다. 그러나 언어에 대한 자유주의 규범이 강한 미국에서 이러한 논의는 사장되었다.

영국은 법적으로 규정된 표준어가 있지는 않지만, 용인발음(Received Pronunciation, RP)이라는 것을 공식 석상에서 사용하고 있다. BBC 뉴스[6]와 영국 왕족이 사용한다. 다만 RP를 쓸 줄 아는 영국인은 전체 영국인의 2% 정도이고 이들은 거의 대부분 영국의 상류층들이다. 그러다 보니 RP에 대한 보통 사람들의 인식은 '밥맛없다' 에 가깝게 수렴한다.

반면 정작 컨템퍼러리 RP(Contemporary RP)라는 현대화된 RP는 보수적 RP에 비해 거드름 피우는 특유의 높은 피치도 없으며, 게다가 지역색도 적기 때문에 교양 있는 말투를 원하는 중류층이나 지방 사람들이 배우기도 한다. 영국에서 RP를 쓰는 사람 상당수가 컨템퍼러리 RP를 사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영국은 법적 표준어가 없는데다 언어 사용 범위가 넓다보니 지역마다 억양 격차가 크다. 잉글랜드만 하더라도 용인발음 등 잉글랜드 남부 지역에서 쓰는 방언과 잉글랜드 중부, 북부에서 쓰는 방언의 격차가 존재하고 스코틀랜드나 웨일스의 경우는 켈트어의 영향을 받은 발음과 어휘가 존재하다보니 용인발음 등과 큰 차이가 있다.

미국은 흔히 Midwestern English(중서부 영어), 혹은 General American(일반 미국식 영어)이라고 부르는, 미국 50개 주의 억양 특성이 섞이고 중화되어 중서부 지방에 정착된 억양을 공식 석상에서 사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영국과 동일하게 공적으로 공용어나 표준어를 못 박지는 않고, 대신 보통 사람들은 뉴스나 쇼 프로 등에서 쓰이는 TV 억양을 표준어와 비슷한 개념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영미권에서 "He speaks like TV announcers(그 사람 TV 아나운서처럼 말해)." 라고 하면 "He has no accents(그 사람 사투리 안 써)."와 같은 의미로 간주한다.

고등 교육까지 정상적으로 받은 젊은 층들의 경우 출신지를 밝히지 않는 이상 방언만으로 서로의 출신지를 알아내기도 힘들다. 미국은 사투리 간 차이가 영국보다는 덜한 편이고 사투리를 쓴다고 해서 의사소통에 지장이 생기거나 하진 않는다. 다만 무지하게 놀림을 당하거나 뒷담화의 대상이 될 뿐이다.

미국 코미디를 보면 사투리나 억양으로 안 까는 경우가 없을 정도. 다만 미국 내 흑인 사회에서는 일종의 사회적 방언인 미국 흑인 영어가 많이 쓰이고 일반 미국 영어가 백인같이 보이려는(acting white) 말투라는 편견이 있어 거부감을 드러내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에, 범용성이 높은 일반 미국 영어를 기준으로 언어 순화 운동을 벌이려는 흑인 교육자들이 애를 먹고 있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방송에서 들을 수 있는 미국식 영어일리노이 - 미네소타 - 펜실베이니아 서부 지역 등 미국 중서부 지역의 발음이고, 캐나다식 영어오타와 - 토론토 등 골든 호스슈 지역의 발음이 표준이다. 카리브 해 지역의 경우 미국, 영국, 캐나다의 영향으로 미국식 영어와 영국식 영어가 섞여있다.

5.3. 중국어

중국표준 중국어가 말 그대로 그들이 쓰는 중국어의 표준어 역할을 한다. 흔히 표준 중국어라고 부르는 중국어의 표준어 형태는 중국에서 쓰는 보통화(普通話)와 대만에서 쓰는 중화민국 국어(中華民國國語), 싱가포르에서 쓰는 싱가포르 표준 화어(新加坡標準華語)가 있는데, 모두 관화의 북경 방언을 기초로 한 것이다.

보통화는 간체자 전용, 중화민국 국어는 정체자 전용, 싱가포르 표준 화어는 간체자, 정체자 혼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일부 어휘와 발음의 차이가 존재하고 있으며 간체자나 정체자 중 하나를 못 읽는 사례는 있겠지만 거의 같으며 의사소통에 지장은 없다.

단 현대 베이징 방언과 표준 중국어는 좀 다르고, 표준중국어에 가장 가까운 억양은 헤이룽장하얼빈 쪽이라는 의견이 많다. 얼화가 그리 심하지 않고 강하지 않은 권설음(sh, zh, ch)으로 인해 발음이 깨끗하다고 한다. 같은 중국 사람들도 하얼빈 지방에 가면 시장 상인들도 뉴스 아나운서처럼 말한다고 놀랄 정도.

하얼빈에는 사람이 거의 살지 않았고 그나마 살던 소규모 인구도 대부분 몽골족, 타타르족, 만주족, 어웡키족 같은 몽골어족이나 퉁구스어족 화자로 비중국어 화자였고 1900년대가 되어야 화북의 한족들이 들어와 형성된 개척 도시였기 때문에 방언 역사가 거의 없다시피 했다.

5.4. 일본어

일본에는 일본어의 표준화와 규범화를 담당하는 일본 국립국어연구소라는 국가 기관이 존재한다. 간토 지역의 일본어 방언이 표준 일본어(標準語)로 인정받고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도쿄 야마노테[7] 지역의 교양 있는 사람들이 쓰던 말이 표준 일본어의 모태가 되었다. 문부성칙령(1901)은 일본의 표준어가 시타마치의 평민들의 말씨(에도벤)를 기준 삼아서는 안되며, 야마노테 지방의 중류층/상류층이 쓰는 나긋나긋한 말씨를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밝혔다. 이후 국어조사위원회(1902-1913)를 거쳐 구어법(1916) 및 구어법별기(1917)를 통해 표준 일본어의 법적인 근거를 세웠다.

메이지 유신 이후 기존 일본어의 문어체/구어체 괴리를 해소하는 언문 일치 운동[8]이 벌어지면서 글말이 입말과 일치하도록 바뀌어 갔는데 물론 이 입말이라 함은 도쿄 지역의 방언을 의미한다.[9]

그리고 패전 이전까지 이런 표준어를 일본 전국의 소학교에서 교육했으며, 학교에서 방언을 쓰는 사람에게 방언찰(方言札)을 걸어 망신을 주는 일이 빈번했다. 전후에도 방언을 차별, 비하하는 풍조가 이어지다가 1950년대 후반, 표준어 화자들이 지방 출신들의 말투를 조롱하고 비웃어 지방 출신들이 그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자살하는 사건이 잇따른 뒤에야 표준어 중심 정책에 대한 반성, 방언에 대한 존중이 생기면서, 표준어라는 개념 대신에 '전국 어디에서든 의사소통이 가능한 공통의 일본어'정도의 뜻을 가진 '전국공통어(全國共通語)'(줄여서 '공통어')라는 개념을 선호하게 되었다고 한다. 즉, 공통어라는 개념에는 패전 이전의 표준어가 기반이 되기는 하지만 특정지역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10]

현대 일본에서는 규범으로 정해진 '표준어'라는 개념은 거의 사장된 상태이고, '특정 지역과 집단의 차이를 넘어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언어' 정도의 개념인 '전국공통어(공통어)'라는 용어와 개념을 주로 사용한다. 방언을 배제하는 경향이 강한 한국의 표준어와는 달리 일본의 공통어는 방언의 문법이나 단어도 전국적으로 어느정도 통하면 공통어에 포함된다. 따라서 대사전도 아닌 중형, 소형 일본어 사전에도 방언 단어들이 꽤 많이 포함되어 있고, 방언 문법의 설명까지 포함되어 있다. 이들도 모두 공통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규정이 느슨한 공통어를 어디까지 사용할 것인지는 방송사를 비롯한 각 기관에서 자율적으로 정한다. 뉴스 아나운서의 경우는 범위가 좁지만, 예능 프로그램의 아나운서는 각 지역의 방언을 쓰는 경우가 많다. 드라마나 영화는 한국보다 방언이 훨씬 많이 사용되고, 심지어 그 지역 출신이 아닌 배우도 방언을 배워서 연기하고 방언을 가르쳐준 사람도 크레딧에 등장한다. 타 지역 시청자가 모를 수 있는 방언은 자막이 붙는다. 이는 '각 지역마다 다르지만 모두 공통어'라는 인식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현재에도 표준어라는 용어를 가끔 쓰기도 하는데, 표준어라는 용어는 패전 전후에 교육을 받은 노년층 아니면 거의 쓰지 않고,[11] 공통어라는 용어는 전후 세대, 특히 신문사, 방송사, 일본어 강사들이 많이 쓴다.[12]

5.5. 프랑스어

현대의 표준 프랑스어는 파리에서 쓰이는 오일어를 규범화한 것이다. 파리는 오랜 세월 동안 프랑스의 중심지였고 이를 통해 파리의 언어가 표준 프랑스어로서의 지위를 누릴 수 있었다. 표준 규범 상 격차는 프랑스, 벨기에, 스위스캐나다 간 격차인데, 이는 국내와 국외의 언어 격차 수준으로 소통이 가능하다.

그러나 유럽이 흔히 그렇듯 프랑스도 각 지역에서 사용되는 언어가 있으며, 이들 언어는 동계 언어인 표준 프랑스어와 관련이 깊지만 프랑스어의 방언이라고 이름을 붙이기는 애매한 언어들이다. 프랑스는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표준어 정책을 강경하게 추진해 온 편이라, 표준어를 보급하려는 중앙 정부와 지방 언어의 보존 및 사용을 촉진하려는 지역 세력의 갈등이 좀 있다. 프랑스의 지방 언어 문제 문서로.

5.6. 독일어

독일은 오래전부터 표준 독일어(Standarddeutsch)라는 것이 쓰여 왔는데, 원래 다양한 방언권에서 읽힐 수 있게 고안된 문어에서 출발한 언어라 특정 지역 방언만으로 기준을 삼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독일 내에서는 표준 독일어가 하노버 일대의 방언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며 실제로 다른 방언에 비해 하노버 지방의 억양이 표준어에 가까운 편이다. 그러나 이것이 하노버 방언의 원래 특징이 아니라 하노버 사람들이 근대화 과정에서 외국어 배우듯이 표준 독일어를 배우고 바깥에서 쓴 데서 기인한다는 반론도 있다. 하노버 주변에서 쓰이는 저지 독일어는 표준 독일어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는 오스트리아식 독일어가 표준어이지만, 독일식 독일어의 영향을 심하게 받는 편이 고민이 많다고 한다. 시장 규모의 차이도 크고, 교류가 많다보니 독일의 영향을 안 받을 수가 없다. 특히 뮌헨과 가까운 잘츠부르크, 인스브루크 지역이 이런 경향을 보인다. 스위스는 표준 독일어를 다소 변형한 스위스 표준 독일어를 사용한다.

독일어 표준어 위원회(Rat für deutsche Rechtschreibung)에는 7개 국가 및 지역의 41명의 회원이 참여한다. 이들 중 18명은 독일에서 오고, 각각 9명는 오스트리아스위스에서 오며, 나머지 3명은 각각 리히텐슈타인, 쥐트티롤, 오스트벨기엔에서 온다. 이들은 매년 2회 모여서 독일어 표준어 개정 등의 일을 한다.

5.7. 스페인어

현대 표준 스페인어는 카스티야의 언어를 표준화한 것으로, 카스티야어라고도 한다. 현대 표준 스페인어의 지역적 기원은 카스티야라는 것 외에는 명확히 짚을 수 없지만, 몇몇 사람들은 16세기 이래 수도인 마드리드가 기원이라고도 말하고, 살라망카 대학교가 있는 살라망카가 기원이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고, 어떤 사람들은 바야돌리드가 기원이라고도 한다.

스페인어는 남아메리카에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기 때문에 지역에 따른 방언 차이가 꽤 있다. 그러나 17세기 이래 스페인은 왕립 학술원(Real Academia Española)을 개설해 스페인어의 규범화와 표준화를 위해 철자법 통일과 사전 편찬 등을 담당해온 관계로, 표준 스페인어 규범 제정에 있어서는 남미 국가들에 비해 스페인의 영향력이 크다. 그렇지만 남미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발전하면서, 일부 국가에서는 스페인어 교육이 남미 스페인어에 기반해 이루어지는 등 점차 남미 스페인어도 본토 스페인어와 동등한 표준 취급을 받아가고 있다.

스페인 일부 지역에서 쓰이는 카탈루냐어, 갈리시아어, 바스크어 등은 스페인어의 방언이 아니라 별도의 지역 언어로 분류된다.

5.8. 노르웨이어

노르웨이어는 수도권 지역의 억양이 표준어의 기반이 된 또 다른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인데, 이는 덴마크의 지배 영향이 컸다. 사실 헌법상으로 노르웨이의 공용어는 보크몰(Bokmål, 직역하면 '책에 쓰이는 말')과 뉘노르스크(Nynorsk, 직역하면 '새 노르웨이어')인데, 전자는 덴마크령 시절에 덴마크어의 정서법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으로[13], 주로 수도인 오슬로 일대의 귀족들이 사용했고, 뉘노르스크는 덴마크의 지배에 반발했던 민족주의자 이바르 아센(Ivar Asen)이 노르웨이 각지의 여러 방언들 사이에서도 통용될 수 있게끔 고안한 새로운 정서법의 노르웨이어에서 기반한 것이다. 그런데 사실상 보크몰이 표준어의 기능을 하고 있으며, 학교에서는 뉘노르스크도 함께 가르치긴 하지만[14] 그래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출신 지역의 억양이 묻어나오더라도 대개 보크몰로 대화하며, 어르신들의 경우 지역 특유의 방언으로 대화하더라도 외지인을 만나면 보크몰을 가장 먼저 사용하려 한다[15]. 그리고 수도인 오슬로 및 그 인근 지역의 사람들은 거의 보크몰식 발음을 구사한다.

5.9. 네덜란드어

독일어와 사촌 격이라 할 수 있는 네덜란드어도 공식적인 표준어(Standaardnederlands)가 있으며, 공식적으로는 특정 지역 방언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 않지만, 하를럼(Haarlem) 일대의 방언이 그나마 표준어와 비슷하다는 의견이 많다. 한편 네덜란드의 왕립 연구 기관인 메이르턴스(Meertens Instituut)는 드론턴(Dronten) 지역 주민들이 가장 표준어에 가까운 억양을 구사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도 있다.

대한민국과 마찬가지로 표준어 교육이 중요시되었던 탓인지 젊은 층들 사이에서는 지역에 따른 억양 차이가 옅어지고 있고, 스스로가 표준어를 구사한다고 여기는 경우도 많다.

5.10. 아랍어

흔히 푸스하라 불리는 현대 표준 아랍어는 1500년 전에 만들어진 문법이 지금까지 바뀐 게 토씨 하나 없을 정도로 답답하다. 이는 '쿠란은 하늘이 내린 책이니 수정을 금한다'라는 샤리아로 인해서 크게 변화하지 않았고, 현대 표준 아랍어도 쿠란에 쓰인 고전 아랍어를 바탕으로 표준화했기 때문이다. 그 덕에 아랍어 문어체는 쿠란 문체를 기준으로 표준화가 이루어져, 나라 간 시대 간 차이의 벽이 매우 낮다.

그러나 구어체 아랍어는 현지 언어의 영향[16]과 시대상에 따른 변화로 인해 지속해서 달라져 문어체 아랍어와는 상당한 괴리감이 생겼다. 그래서 '뭐 이런 답답한 인종이 다 있냐'라면서 혀를 치는 아랍어 교수들도 있고, 학생은 더 좌절한다. 그 방언들이라는 것도 서쪽으로 모리타니에서 동쪽으로 오만, 간혹 말레이시아까지 쓰이기에 방언 차가 극심하다. 더군다나 이런 동네에서 표준 아랍어는 뉴스 같은 데서나 들을 수 있을 뿐 일상생활에 방언을 아주 적극적으로 쓰고, 표준 아랍어를 못 알아듣는 사람도 간혹 있어 방언을 모르고 의사소통하는 것도 쉽지 않다.

만약 현대 표준 아랍어가 없었다면 아랍어의 여러 방언들 역시 이집트어, 요르단어, 카타르어 등 각각의 개별 언어로 분화되었을 것이다. 라틴어유럽프랑스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 루마니아어로 각각 분리된 것과 같은 이치.[17] 이집트 쪽 아랍어와 카타르 및 요르단 쪽 아랍어를 현지인들은 듣고 구분할 수도 있다고. 아랍어를 오랫동안 배운 한국인 목사가 아랍어를 하자 요르단에서 이집트 촌뜨기 아랍어[18]라고 단번에 알아봐서 놀란 적도 있다. 국내에선 주로 요르단, 이집트 쪽으로 배우는데, 국내에서 아랍어를 가르치는 교수들이 대부분 이집트, 요르단에서 배웠기 때문이다.

여러 방언 중에서는 이집트 방언이 비교적 사용자가 많고 널리 알려져 있다. 아랍어 사용국 중에서 이집트 인구가 가장 많고, 이집트 방송이 중동권 전역으로 방송되어 다른 방언 화자들도 이집트어 방언을 흔히 알아듣기 때문이다.

5.11. 말레이어

말레이시아에서 공용어로 쓰는 말레이어의 표준어는 쿠알라룸푸르 일대의 방언이 아닌 믈라카조호르에서 사용되는 방언을 바탕으로 만든 것이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인들도 의외로 이를 잘 모르는 모양이며, 일상 회화에서는 전자의 심한 방언이 사실상 표준어처럼 사용되고 있다.

6. 언어별 표준어 정책 기구

7. 관련 문서


[1] 한국의 제주도 방언은 그 차이가 심해 제주어라는, 한국어와는 다른 언어로 분류되기도 한다.[2] 북한은 스스로 문화어를 '평양말'에 근거해 규범화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는 정치적 의도를 담은 선전으로써 실제와는 동떨어져 있다.[A] 출처: 링크[4]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사정한조선어표준말모음(査定─朝鮮語標準─)[A] [6] 그러나 70, 80년대와 달리 지금은 BBC 조차도 엄격한 의미에서의 RP를 쓰는 앵커/아나운서들이 그리 많지 않다.[7] 山の手. 도쿄 23구 서부 지역을 이르는 말로 전통적으로 무사 계급 등 교양 있는 사람들이 살던 지대였다. 대비되는 말은 서민 동네였던 도쿄 23구 동부 및 해안가를 이르는 시타마치(下町).[8] 이 시기 언문일치체로 작성된 대표 문학으로 모리 오가이무희, 나츠메 소세키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등이다.[9] 한국어의 서울 사투리-표준어, 중국어의 북경어-보통화 관계처럼 에도(도쿄)의 서민들을 중심으로 쓰던 에도벤이 있기는 한데, ひ와 し의 발음 구분이 거의 되지 않는 등 표준 일본어와는 조금 다르다.[10] 일본 방언사전의 경위와 의의PDF파일[11] 드물게 일본어 강사들이 한국인 학습자들을 위해서 표준어라고 하기도 한다.[12] 일본어 학습서의 머리 부분에 '공통어를 기본으로 설명한다.'등의 설명이 종종 있다.[13] 문어로는 노르웨이어와 덴마크어는 잘 통하며, 구어로도 어느 정도는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그러나 어휘는 서로 다른 게 많기 때문에 상호 언어의 차이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없다면 독해가 어려울 수도 있다.[14] 사실 둘 다 같은 뿌리를 지닌 언어인지라 문어 한정으로 생각만큼 다르진 않다. 경기 방언함경도 방언의 차이보다 조금 큰 정도[15] 그럴 만도 한 게, 남서부 해안가의 베르옌 지역 사람들과 북극 지역의 트롬쇠 사람이 자신들의 방언으로 대화하면 필담을 하지 않는 이상 거의 대화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영어가 잘 통하는 나라답게 자국민끼리도 말이 안 통하면 그냥 영어로 퉁치기도 한다.. 가령 jeg(야이)를 eg(아이) 혹은 i(이)라고 발음한다든지. 심지어는 쉰뫼레(Sunnmøre)를 비롯한 몇몇 지역 사람들의 일부는 아이슬란드어 느낌이 나는 방언을 구사하기도 하는 등 중구난방이다. 발음만 다른 게 아니라 방언에 따라 동사의 시제에 따른 불규칙 변화형도 다른 경우가 많다.[16] 콥트어, 아람어, 베르베르어, 누비아어, 남아라비아어 등[17] 로망스어군 언어들, 즉 프랑스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 루마니아어 등은 모두 라틴어의 각 지역별 방언으로부터 출발했다.[18] 하필 '촌뜨기'인 이유는 이집트가 인구 과밀화와 실업률로 고통 받아 수많은 이집트인들이 아라비아반도 산유국의 3D산업 외국인 노동자로 일하기 때문. 요르단이나 아라비아반도 산유국에서는 이집트 방언에 대해 이런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다.[19] 2013년까지 국어추행위원회(國語推行委員會)[20] 주목할 만한 것은 룩셈부르크는 프랑코포니의 가입국이란 점이다. 자세한 사정은 룩셈부르크어 문서로. 다만 2012년부터 의원 자격이 아닌 협력 파견의 형식으로 룩셈부르크인 1명이 의원 명단에 소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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