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블랙 라군의 등장 인물.원작 10~11권의 주요 캐릭터로 본명은 리 신린(李欣林).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제3부인 기술정찰부 소속의 군인으로 계급은 오급사관.[1] 전세계 해커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바이올렛 스피어」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실력파 해커로 뒷 세계의 에이전트로 암약하며 크래킹 기술을 갈고 닦아 인민해방군의 1기 해킹 관련 교관이 될 예정이었으나..... 하필 그러겠다고 간 곳이 로아나프라였던지라 제대로 인생이 꼬여버렸다.
과거 로아나프라에서 위조 지폐 관련 사건으로 한바탕 떠들썩하게 만든 적이 있는 제인이 해커 커뮤니티에 속해 있었고 우연히 펑의 정체를 알게 되었는데, 그녀는 독일 군수업체의 기밀을 해킹한 혐의를 펑에게 뒤집어 씌운 후 독일에 '중국군 장교가 크래킹을 걸었다'며 정보를 찔러줬다. 덕분에 펑은 중국군으로부터 버림을 받고[2][3] 반역자라는 누명까지 쓰고 중국 공산당 측 암살자들에게 제거 당할 처지에 놓여 패닉, 제인과 함께 있던 레비를 쫓아왔다가 아직 사람 냄새가 남아 있는 것을 서로 알았던 록과 얽히게 된다.
그러면서 죽는 방식과 사는 방식을 자신의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는 점을 즐기게 되면서 록과 레비와 의기투합(?), 추적자들에 대항해 생존 투쟁을 벌이게 된다. 중국의 지방 유지의[4] 딸로 자라 적당한 정략결혼 패로나 적당히 쓰일 예정이었던 것을 뿌리치고 군대로 들어간 과거가 있기에, 속박 당하지 않는 자유를 원하고 있었기 때문인 듯. 어떻게 보면 록의 TS 버전. 놓여있는 상황이나 외모(...), 특히 표정이 매우 비슷하다.
이후 펑을 보호해줄 강력한 스폰서를 찾는 게 현실적이라고 생각한 록은 최근 코사 노스트라 쪽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를 바탕으로 그들이 자금 세탁 담당 자미드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해 기껏 세탁한 돈을 찾기는 커녕 몽땅 증발할지 몰라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래서 펑의 해킹을 통해 그 자금이 숨겨진 계좌를 확보한 뒤 코사 노스트라의 보스 로니에게 찾아가 담판을 지은 끝에 펑이 코사 노스트라의 새로운 자금 세탁 담당으로 취직하게 된 대신 안전을 보장 받게 되고[5] 그대로 로아나프라에 정착하게 됐다. 록과 상당히 속 깊은 대화를 나누었기 때문에 전통대로(?) 마지막에 비극적 죽음을 맞이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많았지만, 자객의 기습때 레비가 먼저 선공을 쳐서 살아남는데 성공했다. 거기에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제인은 해커 온라인 커뮤니티 쪽에 배신자라는 정보를 흘러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만드는 식으로 복수한다.[6]
이후 12권에서 록이 르마죄르라는 SAC 특수 요원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펑에게 맡기는 과정에서 재등장하는데 코사 노스트라의 일원이 된 후 복리후생이 꽤나 좋아졌으며 로니가 자신의 의견도 들어주는 등 잘 살고 있다고 언급한다.[7][8]
2. 여담
무지막지한 술꾼으로, 레비를 고량주와 바카디 콤보로 격침시키고서도 멀쩡해서 록과 한 잔 더 했을 정도. 그리고 과거에 몸에 안맞는 군복을 입고 경극에나 출현할 법한 엉망인 화장을 한 사진[9][10]을 찍은 적이 있는데, 이 사진을 본 라군 일당은 "찍은 놈이 안티냐?", "할로윈 때 하는 분장 수준이네"라며 놀랄 지경. 얼굴 윤곽 말고는 알아볼 수 없는 수준이라 현재의 모습을 보고 더 놀랐다. 그리고 군인 출신이지만 '이쪽 바닥'에는 영 무지한지 로아나프라에 오자마자 관광객만 노리는 도둑들과 소매치기에게 털린 채 등장. 다만 스파이로써 키워진 것을 감안하고, 바로 레비나 로아나프라 일동과 친밀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 보면 이건 위장일 가능성이 높다. 자기 입으로도 해킹이 주요 수단이더라도 사회성 역시 중요하다고 말하고, 립 오프 성당의 에다에게도 해킹 전문이라길래 NSA의 긱들 비슷한 타입일 줄 알았는데 사람에 대해서도 제법 잘 안다는 평가를 받았다.마카로프로 보이는 권총을 소지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중국제 카피인 59식 권총일 가능성이 크다.
또한, 거유가 넘쳐나는 이 세계관에서 보기 드문 빈유로, 작중에서도 엄청나게 많이 지적된다. 잭팟 피젼즈에 숨어 있을 때는 로완이 직접 확대 수술을 권유했을 정도.
[1] 한국군 계급으로 대입하면 정확히 들어맞지는 않지만, 대략 준사관 정도라고 보면 된다. 위관과 부사관 사이에 있는 사관급(1급~6급까지)에 해당했으며 1999년까지 존재했던 체계.[2] 펑의 직속상관인 마 상교는 그녀의 결백함을 알고 있었지만, 일이 너무 커져서 본인이 해명하고 나서기엔 늦어버린 데다 일이 잘못되면 본인도 엮여서 숙청 당할 수 있어 결국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마지막 양심으로 그녀의 가족들에겐 최대한 보상을 해주겠다고 제안하는데 그 보상이 정보부의 비밀 자금을 써서 시골 구석에서 면서기 촌장 노릇하던 가족들에게 상하이의 고급맨션과 벤츠를 준다는 것이었다. 중국은 이촌향도를 막고자 시골 거주민이 도시로 오는 걸 강력하게 막는 걸 생각하면 마 상교가 펑에게 최대한 보상을 해줬다고 봐도 무방하다.[3] 그러나 그런 보상은 펑 이페이가 기뻐할만한 것이 전혀 아니었는데, 그녀가 군인이 된 것은 '가족을 보살피고 뒷바라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족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어서'였기 때문이다. 이는 작중에서도 미리 복선이 깔린 부분으로 이전에 이페이와 통화하던 마 상교가 그녀를 격려하기 위해 "가족들도 매우 기뻐할 것" 이라 칭찬했지만 정작 그녀는 (직속 상관 앞인데도) 불쾌함을 숨기지 못하고 "딱히 별 상관은 없다"고 대답하여 마 상교가 자신이 뭔가 안 좋은 소리를 했나 어리둥절했던 적이 있는 것. 또한 같은 통화에서 마 상교는 (중국의 인맥 문화에서 중요한 정보인) 이페이의 고향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즉 마 상교는 이페이라는 인물에게는 거의 관심이 없다. 이쯤되면 펑 이페이의 가족이 그래도 산속 깡촌에서나마 제법 권력이 있는 지역유지라는 것은 알고있는지조차 의문이며, 오히려 90년대 중국에서 널리 알려졌던 '가난한 가족들을 호강시켜주기 위해 도시로 올라와 출세하려고 노력하는 젊은이'라는 전형에 대강 끼워맞춰 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결국 속해있는 조직에서는 언제든지 버릴 수 있는 부품이고, 그나마 약간은 믿었던 직속상사조차 나름의 죄책감을 그저 가격만 비싼 양산형 선물세트나 다름없는 호의로 털어내려 할 정도로 그 개인에게는 관심이 없다는 점에서 펑 이페이와 작품 시작시기의 록이 강한 공통점을 가지는 것.[4] 큰 오빠가 거민위원회의 2급 서기로, 그만하면 산골 마을에서는 제법 권력이 있는 인물이라고 한다.[5] 로니가 이걸론 좀 약한 것 같다고 슬쩍 떠봤는데 이미 이것도 예상한 록은 최근 로아나프라에 진출한 다른 유럽 마피아들의 약점이 담긴 기밀 문서를 덤으로 넘겨주겠다고 딜을 넣었다. 이게 있으면 코사 노스트라의 이권이 더 굳건해 지는 셈이니 로니는 쿨하게 승낙하고 중국 정부에서 절대 건드릴 수 없게 해주겠다고 약속한다.[6] 제인이 영국 경찰의 첩자일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커뮤니티에 흘렸다. 이에 다른 해커들이 빡쳐서 노발대발 모드가 되었는데, 해명을 하자니 본인의 정체를 오픈 시킬 수 밖에 없고, 입을 다물자니 더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지선다가 걸려 결국 제인은 라군 상회의 도움을 받아 잠적을 택하며 해커로서의 삶을 당분간 접을 수 밖에 없게 되었다.[7] 사실 계약 성립 당시 로니가 이페이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머리끄댕이를 거머쥔 채 자신에게 경의를 표할 것을 요구하는 등 몹시 거칠기는 했지만, 또 그 직후에는 "이 업계에서 경의는 중요하다. 말 한마디로 목숨이 달아나는 수도 있다"고 뒷세계의 룰을 설명해주는 면도 있었다. 또한 해당 장면의 전후맥락을 보면 일단 이페이와 손을 잡기로 결정한 뒤 "이제부터 너는 우리의 친구, 또는 동지이고, 친구 간에는 거짓말을 해서는 안된다. 네가 거짓말을 하면 나는 너에게 잔인하게 복수할 것이지만 반대로 내가 먼저 거짓말을 하는 일도 없을 것이고, 네가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한 우리도 너에게 동료로 경의를 표하겠다"고 이야기하는데, 이는 서로 간에 지켜야 할 룰의 설명, 또는 이 룰의 설명을 통해 서로 간의 계약이 맺어졌음을 확인하는 행위라 볼 수 있는 것. 또한 이외에도 이페이에 대해 몇 가지 호의를 보여주는 모습이 나오는데, 예를 들어 위기에 처한 이페이를 록이 도와주었으므로 (로아나프라의 상식에 따르면) 당연히 이페이는 록에게 그 보수를 주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로니가 먼저 '그 보수는 내가 대신 줄 테니 언제든 와서 받아가라'고 제안하고 있다. 또한 이페이에게는 '밑에 있는 (이탈리아 마피아가 운영하는)식당에서 맛있는 이탈리아 요리를 내줄테니 먹고 가라'고 제안하는데, 우리도 먹어도 되느냐는 레비의 질문에는 "너희는 돈 내고 먹으라"고 대답하는 것. 밥 한 끼 먹는 게 뭐 그리 대단하냐 싶을수도 있지만, 이탈리아 마피아는 접대의 관습과 같은 전통적 씨족(가족)사회의 관습을 매우 중요시 한다. 간단히 말해 펑에게 "이제 우리는 가족이 되었으니 너에게는 밥을 내줄 수 있다~."라고 배려를 해준 것으며, 반대로 레비와 록은 가족이 아니라며 밥은 주겠지만 돈 내고 먹으라고 으름장을 놨다. 이런 점을 종합해 보면 첫 만남때에도 펑 이페이가 특별히 천대받았던 것은 아니고, 다만 '이제 우리는 동료지만 내가 보스고 너는 내 부하라는 기강은 확실히 잡아야겠다'는 의미 정도로 볼 여지가 있는 셈이다. 이는 보수적 전통성을 강조하는 코사 노스트라의 특징이라거나, 챵 와이산이나 발랄라이카에 비해 거친 면이 있는 로니(로날드)의 성격을 보여주는 장치일수도 있는 것.[8] 애시당초 이탈리아 인도 아닌 데다가 사정이 있다고는 하지만 전 직장을 배신하고 온 펑에게 아무리 사정이 급하다고는 해도 이 정도는 하는 것 정도는 딱히 이상하지 않다.[9] 아마도 군 소속이 되면서 찍은 서류용 증명사진으로 추측된다.[10] 펑이 엄청난 깡촌 출신임을 나타내는 장치일수도 있을 것이다. 펑의 고향은 후베이성 선눙자라고 하는데, 여기는 산골 오지 깡촌도 워낙 깡촌이라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세계자연유산 및 중국5A급여유경구에 등재된 곳이다. 그런데 자연유산이니 5A급 관광지니 하는것도 중국의 개발이 한참 진행된 2010년대 이후의 이야기이지, 그로부터 한세대 이전인 1990년대 중반 무렵인 작중 시점에서는 그냥 깡촌 오지다. 거기서 나고 자랐으면 지역에서는 나름 행세하는 유지 집안의 딸이라 해도 바깥 세상의 기준에서는 당연히 촌티가 줄줄 흐를 수 밖에 없을 것인데, 아마 갓 도시로 나와 군 입대 직후 찍은 사진정도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