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Poncho신체의 보온을 위해 기다란 천 가운데에 있는 구멍에 머리를 들이밀어 입는 헐렁한 겉옷이다. '판초'는 미국식 영어 발음이고[1] 본래 스페인어 발음은 '폰초'이나, 널리 쓰이는 '판초'를 표준어로 삼았다.
방수가 가능한 소재에 따라서 등산이나 야영을 할 때 비옷으로도 사용된다.
2. 역사
일종의 망토로 페루 원주민들(잉카족)의 전통옷이었다는 주장, 마푸체 전통의상이었다는 주장이 있다. 오늘날도 원주민들은 이 옷을 입고 다니는데, 그들이 좋아하는 무지개빛 알록달록한 무늬를 수놓아서 굉장히 화려하다. 보통 알파카나 라마의 털에서 뽑은 실을 뜨개질하듯 직접 손으로 짜서 만드는데, 입으면 생긴 것과 달리 굉장히 따뜻하다. 원주민들은 외출할 때는 입고, 잘 때는 벗어서 이불처럼 덮는다. 물건을 싸서 자루처럼 쓰거나 아기 포대기 용도로도 쓰는 듯하다.이것이 스페인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져서 한때 판초를 입는다는 것은, 아메리카 태생의 백인. 즉 크리오요(criollo)의 상징이 되기도 했으며, 카우보이들이 로키산맥의 추운 겨울밤을 지샐 때 필수적인 물건이 되기도 했다. 20세기에는 미국을 비롯한 나라에서 입기 시작해 히피 문화의 상징 아이콘이 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본래 남성용이었던 판초가 알게 모르게 여성용으로 바뀌었는데, 그 때문인지 한국에서도 판초는 주로 여성들이 가을, 겨울에 입는다.
3. 판초우의
최초의 군용 판초 도입은 1850년대 미군으로, 원본 같은 양모 소재가 아니라 고무 코팅으로 방수처리를 한 캔버스 소재로 만들어 비 따위를 막을 용도로 사용하였다. 이후 남북전쟁기에 공식적으로 판초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또한, 도입과 함께 판초의 모양이 기존 군용물자인 방수포의 모양과 유사함에서 착안하여 우의로 입을 수 있음과 동시에 야전텐트의 바닥에 깔거나 야전들것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황동 따위로 보강된 단추와 구멍이 달려나오게 되었다.[2] 곧 판초 겸용 셸터-하프의 개념은 전 세계적으로 퍼지게되었고, 독일 등지에서는 첼트반으로 부르는 물건이 바로 이 셸터-하프다.
미국 워싱턴 D.C. 건너편 알링턴 국립묘지에 있는 한국전쟁 무명용사의 묘에 조성된 기념물(동상)을 보면 병사들이 판초우의를 뒤집어쓰고 있다.
3.1. 대한민국 육군에서
군대에서는 일명 판초 우의로 통한다. 한창 장마철인 6, 7월에 입소하는 사람들은 훈련소에서 거의 늘 입게 될지도 모른다. 자대배치 받고서도 짬 딸릴 땐 판초우의를 입지만, 부대 여건에 따라 간부용 우의를 입는 사치를 누릴 수도 있을 것이다.[3] 그리고 자대에 가게 되면 위병소 근무나 훈련 중인 상황이 아니면 우천 시 간부, 병사 할 것 없이 죄다 우산 쓰고 돌아다니는 곳도 많다.
입는 방법은 사진에서 보이다시피 그냥 뒤집어쓴 다음에 머리만 구멍으로 빼면 된다. 다만 훈련 시엔 기동성 강화 등의 명목으로 팔 부분을 돌돌 말아서 전투복 어깨에 견장을 끼는 부분에 말은 판초우의를 끼워서 결과적으론 팔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입는 방법이 있는데 주로 피콜로 혹은 드래곤볼 복장으로 통한다.[4] 그냥 입는 것에 비해 좀 더 움직이기 편하나, 당연히 팔이나 어깨 부위가 젖어온다.
군인들은 대부분 판초우의를 싫어한다. 제대로 세탁할 수 없어서 냄새가 심한 데다가, 입으면 폼도 왠지 어색하기 때문. 자루 포대를 뒤집어쓴 사람들이 비를 맞으며 걸어다니는 모양새가 왠지 가련해 보이기도 하고, 방수 코팅 때문에 통기성이 최악이라 엄청나게 더운 것도 문제다. 게다가 2인 1조로 접어야 빨리 접히니, 휴대도 은근 불편하다. 특히 상술한 '세탁할 수가 없다'는 게 제일 문제. 신병들이 제일 많이 하는 실수가 세탁기에 넣고 돌리는 것인데 절대 하지 말자. 우의가 세탁기 배수구를 막아 세탁기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5] 마른 걸레로 정성스레 닦아야 한다. 일단 물로 세탁하면 큰일난다. 상술된 세탁기에 집어넣는 건 당연히 안 되고, 바닥에 깔고 물을 들이부으며 솔로 닦는 방법이 있기는 한데, 이럴 경우 세탁이 빨리 되기는 하지만 판초우의의 방수기능이 사라진다.[6] 이 때문에 장구류 관리 잘 하는 부대에서는 전투화 건조만큼 판초도 싹 걷어서 세심하게 건조한다. 특히 날씨 맑은 날 행보관이 하이바와 판초의 일제 일광소독을 추진하는 부대라면 가히 A급이다.
굳이 우비용으로 쓰이는 것 뿐 만 아니라 은근 다양한 용도로 쓰기 좋다. 제설할 때 바닥에 펼치고 눈삽으로 눈을 퍼서 담아놓고 버리는 용도로 활용하거나, 군용 A형 텐트 위에 덮어서 비가 들이치지 않게 한다거나, 땅바닥에 물건을 놓을 때 흙 등이 묻지 않게 깔개로 쓴다거나, 가장자리에 똑딱이 단추와 아일렛이 있기 때문에 조립을 통해 간이 텐트를 구성할 수도 있으며,[7] 작전 시 위장용 천으로도 쓸 수 있고,[8] 철조망을 극복할 때 걸쳐서 사용할 수도 있다. 이 정도면 우의가 아니라 다목적 방수천 수준. 최근엔 전방 부대를 위시로 신형 전투 우의가 배치중이긴 하지만, 이 압도적인 범용성은 따라올 수가 없어서 여전히 신형 판초우의도 지급 중이다.
공군에서는 판초우의를 입을 일이 없다. 훈련소부터 감색(진한 청색)으로 된 코트형태의 우의가 지급된다(디멘터라 부른다. 색도 우중충한데 후드가 큼직해서 쓰면 눈 아래까지 가린다. 수백명이 비오는 날 입으면 디멘터 무리 그 자체.) 그러나 훈련소에서 쓰는 건 낡은 것인라 방수기능이 거의 없어져서 비 오면 홀딱 젖어버린다.(...) 또 총기가 있을 때는 총 위에 이 옷을 걸쳐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입고 움직이기 상당히 힘들어진다. 자대에 가면 너도나도 우산을 하나씩 들고다녀서 우의 입을 일이 없다.[9] 코트 형태의 우의 말고 상하의로 나뉘어 있는 우의도 있다. 흔히 공병 우의라고 부르는데 시설 관련 보직이나 헌병들이 주로 입는다. 이건 그나마 좀 나은 편이다.(이것도 방수기능 탓에 제법 덥다.)
해군 역시 훈련소에서 트렌치 코트에 후드를 달은 모습의 청록색 우의를 지급받기 때문에 판초우의를 입을 일이 거의 없다. 몇몇 육상부대가 아닌 이상엔 아예 구경도 하기 힘들 정도.
극히 드문 일부 부대는 판초우의는 커녕 우의도 입지 않고, 쿨하게 우산을 쓴다. 원래도 2000년대 이후로는 군 규정상 업무 외에는 우산이 허용되지만, 이 경우는 아예 업무 중에도 허용되는 것이 차이점. 심지어 경계근무 나갈 때도 우산을 쓴다.
육군 한정인지는 모르겠으나, 햇빛이나 모래먼지, 심지어 방사능까지 다 막아도 비는 못 막는 것이 판초우의라는 농담도 존재한다 카더라.[10]
4. 매체에서
4.1. 양모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스파게티 웨스턴 '달러 3부작'(황야의 무법자, 석양의 건맨, 석양의 무법자)에서 이름 없는 남자역으로 판초를 입고 나온 게 유명하다.[11][12]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이 준 건데, 시리즈 3부작 내내 한 번도 안 빨았다고 한다. 영화 제작진 중 누군가 말한 바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자기가 쓰는 모자와 이 판초만은 절대 소품팀에게 맡기지 않고 다녔다고 한다. 이유는 잃어버리면 다시 옷 맞추기 힘들어지니까... 여담으로 판초 색이 빨간색인 줄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녹색이다.이후 다른 장르의 캐릭터도 서부극이 모티브일 땐 판초를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비슷한 방식으로 쓰기도 한다. 낙원추방의 남주인공 딩고라던가. 믿기지 않겠지만 스타 워즈의 인기 캐릭터 보바 펫도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판초를 모티브로 디자인되었다고 한다. 백 투 더 퓨처 3에서 주인공 마티가 댄 가명이 클린트 이스트우드였고, 무법자 시리즈에서 이스트우드가 입은 것과 흡사한 판초와 모자를 쓰고 나온다.
식물 vs 좀비 2에서도 서부 시대의 좀비 중 하나가 이 판초를 입고 나오는데, 종종 판초 안에 철판을 덧대고 등장한다.[13] 그나저나, 안에 철판이 없는 판초도 마치 딱딱한 고체를 두들기는 것처럼 퉁퉁거리는 소리가 난다.(...)
LISA: The Painful RPG, LISA: The Joyful에서도 주인공인 브래드 암스트롱. 버디 암스트롱 등 많은 등장인물들과 NPC들이 맨 몸에 판초를 입고 다닌다.)
샤먼킹의 아사쿠라 하오와 부하 오파쵸가 입는 복장으로도 유명하다.
오버워치의 캐서디는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모티브로 한 만큼, 이 판초를 늘 입고 다닌다. 멕시코 출신인 솜브라 또한 오버워치/단편 만화에서 판초를 입은 모습이 짧게 지나간다.
4.2. 군용
장삐쭈의 신병에선 배수로 작업을 하는 박민석과 임다혜가 판초우의를 착용한다. 반면 둘보다 선임인 김상훈과 최일구는 각각 전투우의와 간부용 우의를 착용하고 나온다.푸른거탑에선 작업을 피해 도망치던 최종훈 병장이 눈 속(...)으로 숨을 때 착용했으며, 말년의 이용주가 판초우의를 입고 꼬장을 부리기도 한다.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III에선 프롤로그 캠페인의 감옥 경비 병력이 착용하고 등장. 푸른 타이거 스트라이프 위장 무늬가 적용되어 있다.
공공의 적의 악역 조규환은 판초우의를 입은 채 자신의 부모 및 고흥식을 죽였다.
신과함께에선 유성연 병장이 차사를 피해서 도주할 때, 이 판초우의를 입고 다닌다. 영화판에선 같은 포지션인 김수홍 병장이 판초우의를 입은 채로 강림 차사와 대립한다.
[1] 단모음 'o'가 '어'내지 '아'에 가까운 발음이 난다. Convoy가 '컨보이'가 되는 이유.[2] 단 이 당시엔 오리지널 판초의 디자인 처럼 후드가 없고, 머리가 들어갈 수 있게 트임을 만들어준 형태이다.[3] 전역자가 간부 우의를 사용했다면 전역 시 짬 높은 후임에게 물려주거나 후임들이 알아서 줍줍한다(...)[4] 판초우의를 처음 보는 훈련병뿐만 아니라 조교들도 대놓고 훈련병들에게 피콜로라 하는 경우가 있다.[5] 물론 맞선임이 정신나간 게 아닌 이상 제대로 관리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기는 한다. 중대 전체가 사용하는 세탁기를 고장내면 군생활 끝날 때까지 고문관으로 찍히는 데다 판초우의도 물속에 푹 들어간 셈이 되므로 방수 기능이 사라진다.[6] 걸레만으로 수입(손질)한 판초우의와 물로 세탁하다시피한 판초우의는 비가 오는 상황에서 입어보면 확실하게 다르다. 물로 세탁한 판초우의는 비가 올 경우 훨씬 빨리 젖는다. 걸레로 수입한 판초우의는 훈련하며 비를 몇시간을 들이맞아도 괜찮지만, 물세탁을 해버릴 경우 잠시 취사장에 식사하려 몇분 왕복했을 뿐임에도 젖어버리고, 전투복까지 젖는 것을 걱정해야 할 정도다. 당장 몇 시간뒤에 사단장이 사열하는데 할 일이 많은 답 없는 상황 같은 극단적 경우가 아닌 이상, 장마철 내내 물에 젖은 생쥐꼴로 살고 싶지 않다면 절대 물로 세탁하지 말자.[7] 실제 A형 텐트 구축 시 이 아일렛에 지주핀을 끼워 방수가 되게 만든다.[8] 진짜 작정하고 사용하면 길리슈트 뺨치는 어마어마한 위장력을 보여준다. 5대기와 숨바꼭질 한 말년병장들 썰을 보면 가장 처음 걸린 말년병장은 부대 야산에 굴 파고 판초우의랑 길리 슈트, 낙엽으로 철저하게 위장하고 자고있었다고 한다.[9] 다만 군사경찰은 제외다. 초소근무를 하는 헌병은 근무특성상 우의를 지겹도록 입게 된다. 다만 경우에 따라 역시 안 입는곳도 많다. 헌병 근무초소는 지붕이 있으니까. 육군 불침번이 1.5시간 정도인 데 비해 공군 헌병의 경계근무는 4-6시간으로 매우 길다. 몇시간 내내 비맞으라 시키는 것보단 지붕 아래서 비피하게 시킨다. 입는 건 정문근무자 정도인데, 정문초소에도 지붕은 있다보니 귀찮아서 안 입고 몇초 잠깐씩 맞고 말때도 많다.[10] 실제로 MOPP 상황에서 판초우의 사용법을 군에서 가르치기 때문이다. 화생방 보호의 라는 게 대단한 게 아니라 그냥 비옷 수준으로도 대개의 상황에서 어느 정도 차폐가 가능하기 때문이며 방수가 되는 판초우의는 낙진이나 액체상으로 분사되는 작용제를 막을 수 있다. 이거 믿고 안심하라는 건 당연히 아니고, 맨살에 맞는 것보단 낫다는 것. MOPP 알파 단계는 긴급상황에서 맨살 노출만 막자는 것으로 방독면-길게 뺀 전투복-장갑 세트이니 여기에 고무코팅 의복이 추가되면 나쁠게 없다. 물론, 세르비아처럼 타국의 경우 경량화된 MOPP를 위해 진짜 CBRN용 판초가 보급되기도 한다. 비록 화생방보호의에 비해서는 보호력이 딸릴지 몰라도 경량화 추세를 생각하면 나쁜 선택은 아닌 셈.[11] 판초 자체를 얻는 건 스토리 상 프리퀄에 해당되는 석양의 무법자에서다.[12] 이후 서부극이나 각종 장르, 매체에서 판초 입고 시가를 문 떠돌이 캐릭터들은 100% 이 캐릭터에서 나온 것이다.[13] 황야의 무법자 패러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