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문서: 장고: 분노의 추적자/등장인물
<colbgcolor=#000><colcolor=#bd9a5c> 킹 슐츠 King Schultz | |
출생 | 1804년 |
독일 뒤셀도르프 | |
작중 연령 | 54세 (1858년) → 55세 (1859년) |
국적 | 독일 미국 |
직업 | 前 치과의사 현상금 사냥꾼 |
무장 | 샤프스 소총, 데린저권총 |
배우 | 크리스토프 발츠 |
더빙판 성우 | 장광(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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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I'm sorry. I couldn't resist.
미안하네. 도저히 참을 수 없었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2013년작 영화 《장고: 분노의 추적자》의 등장인물이자 서브 주인공.미안하네. 도저히 참을 수 없었어.
배우인 크리스토프 발츠는 감독의 전작인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에서 한스 란다 역할로 미친 연기력을 보여줬으며, 메인 빌런을 맡았던 이때와 달리 본작에서는 주인공 장고가 자유를 얻고 현상금 사냥꾼으로서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는 멘토 역할을 맡았다. 전작에서 워낙 임팩트 있는 빌런을 연기했던 터라 장고: 분노의 추적자에서 선역을 맡은 것에 대해 의아해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크리스토프 발츠는 본작에서도 특유의 능글맞은 연기톤은 유지하면서도 캐릭터의 고결함과 자유주의적인 면모, 또한 부도덕한 이들에 대한 가차없는 응징을 제대로 표현해내며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다시 거머쥐었다.
2. 작중 행적
자신을 치과의사라고 소개하지만, 본편 시점에서 치과의사를 때려치운 지 오래로, 5년 전부터 현상금 사냥꾼 노릇을 해왔다.[1] 호신용으로 소매에 늘 데린저 권총을 숨겨놓고 다니는데, 퀵 드로우의 명수인지 이걸 가지고 단번에 상대를 쏘아 쓰러뜨리는 장면이 여럿 나온다. 유머러스한 면모 아래에 고결한 정신을 가지고 있으며, 당시 미국에 만연한 노예제도를 혐오하며 흑인들을 인격체로 대우한다.[2]
장고의 아내 구출을 아무런 대가 없이 선의만으로 도와준 대인배이기도 한데, 일단 장고를 자유인으로 만든 후 그의 믿을만한 인성과 사격솜씨를 보고 동업자로 끌어들이려 한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평생을 노예로 살다가 갓 자유를 찾은 그의 처지를 생각하면 애당초 장고가 제대로 된 일을 구할 수 있었을 가능성은 적으므로 이 또한 장고에 대한 선의의 지원이라 봐도 좋을지 모른다. 게다가 사격부터 현상금 사냥꾼으로서 갖춰야 할 지식과 마음가짐 등 하나부터 열까지 달라붙어 가르치기까지 했으므로 그냥 장고를 마음에 들어했던 것 같다. 독일계 이름을 지닌 '브룸힐다'를 찾으려 하는 장고의 사연을 듣고 니벨룽의 반지를 인용하며 장고를 지크프리트에 비유한 것을 보면 장고를 도와 브룸힐다를 구출하는 것에 대해 운명적인 의무감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작품 전체적으로 전직 치과의사답게 박식하며 현상금 사냥꾼에 걸맞잖은 진보적인 인텔리 출신임이 자주 강조되는 편이다. 수준높은 어휘구사력 덕에 폼 잡는 백인들조차 뭔 소리냐고 알아듣게 말하라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노예제를 신봉하며 겉치장을 좋아하는 주제에 실은 교양이 없고 무식한 캘빈 캔디와는 완전한 대척점에 선 캐릭터라 볼 수 있다. 결국 그 고결함 탓에 캔디의 추태를 참아주지 못해 그를 쏴 죽이게 되고[3], 직후 그 자신도 캔디의 부하에게 산탄총을 맞고 죽임을 당하고 만다.
죽은 후 그의 시체는 헛간에 아무렇게나 방치되나[4] 그 옷에는 여전히 죽기 직전 구매한 브룸힐다의 노예증서가 있었고, 장고가 그것을 회수한 후 그의 시신에 마지막 작별인사를 고한다.
3. 그 외
1804년 생이며[5] 뒤셀도르프 출신인 독일계 이주민인데, 이 당시 미국에는 1848년 혁명에 참여했다가 혁명이 망해서 망명하다시피 이민을 온 엘리트 출신 독일인들이 많았다. 이들을 48년 세대(Forty-Eighters)라고 한다. 당연히 전직 혁명가 망명객들이었던 만큼 이들은 대부분 정치 성향이 진보적이라 남북전쟁 당시 북군에 대규모로 입대도 했고, 이 이후 미국 초기 노동운동의 부상이나 해방 노예 복지 같은 당대 자유주의적, 진보적 운동에 대규모로 투신하며 미국 민중운동사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작중 명시되지는 않지만 슐츠는 이 48년 세대 독일계 미국인의 전형을 묘사한 캐릭터다.
타란티노 감독은 인터뷰에서 일부러 슐츠 박사를 독일인 캐릭터로 설정한 점에 대해서 "슐츠가 미국인이었으면 미국 사회 인종차별의 유산에 대한 변명하는 꼴이 되어 버려서 안된다"라고 말한바가 있는데 대중적으로 생각해보면 독일도 악명높은 인종차별의 유산이 있는걸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힘들수도 있다. 여기선 그냥 독일인도 아니고 19세기 중후반 포티에이터란 특정한 시대역사적 배경을 설정하면서 '유럽 백인이지만 오히려 미국의 인종차별에 더 경악하는 캐릭터'란 설득력과 핍진성이 있는 캐릭터성이 완성되는 것이다. 평소 언어 자체는 정확한 억양의 미국식 영어를 구사하지만 독일어 역시 여전히 유창하게 구사한다.[6] 또한 심상치 않은 사격술과 온갖 난장판에서도 침착한 태도를 보면 1848년 혁명 당시 혁명군으로 활동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순회 치과의사라는 직업을 포기하고 현상금 사냥꾼으로 전직하게 된 배경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지만, 그의 캐릭터를 말해주는 듯한 OST 'His name is King'[7]의 가사를 떠올린다면, 그의 동생을 죽인 자들의 복수를 하면서 현상금 사냥꾼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는 상상력을 부여할 수도 있겠다.
작중에서 캘빈 캔디의 누나(미스 로라)와 대화하던 도중 "서커스라면 제가 좀 잘 알죠"라고 언급하는 장면이 있는데, 2011년 개봉한 영화 《워터 포 엘리펀트》에서 크리스토프 발츠가 서커스 단장인 오거스트 역을 맡았었던 것을 연상시킨다.
그의 테마 OST같은 느낌의 〈그의 이름은 킹이야〉(His name is King, Lo chiamavano King)의 가사 속에는 똑같이 King이라는 이름의 남자가 어느날 그가 사랑했던 동생이 무법자에 의해 살해되고 그에 대한 복수를 한다는 내용의 가사가 나오는데, 이것이 아마도 닥터 킹이 치과의사 일을 버리고 현상금 사냥꾼이 된 계기가 아니겠느냐는 이야기가 있다.
다만, 이 OST는 1971년에 개봉한 동명의 이탈리아 영화의 주제곡이며, 이 영화도 동생에 대한 복수를 하는 King에 대한 이야기라고 한다.
[1] 다만 치과의사라는 무해한 신분이 위장에 쓸만한지라 치아 모형이 달린 마차를 여전히 몰고 다니며 치과의사를 자칭하고 있다. 이 마차는 초반 브리틀 3형제를 사살한 후 보복을 위해 농장주가 패거리를 끌고 습격해올 때 폭약을 채워넣고 폭발시킨다.[2] 브리틀 형제를 찾아 베넷 농장에 왔을 때는 노예주 베넷에게 검은 짐승들이라고 말하기는 했지만, 이 때는 베넷의 주의를 돌리고 환심을 사기 위해 말했을 뿐, 이 말을 하면서도 본인도 언짢은 기색을 감추질 못했다[3] 유언은 상술된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며 장고에게 사과하는 대사. 복잡한 감정이 뒤섞인 슐츠의 표정과, 유언을 남긴 직후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샷건을 맞고 붕 날아가버리는 연출이 백미다.[4] 장고가 다시 방문했을 땐 시간이 꽤 많이 흘러서 부패했는지 파리가 꼬여 있었다. 그나마 사망할 당시의 옷을 입고 뒤 돈 채로 쓰러져 있어서 그의 시신이 부패하는 과정이 거의 드러나지 않은 것이 위안.[5] 1859년 사망[6] 이것도 독일사 내부의 관점으로 보면 그것도 독일 아무동네가 아니라 뒤셀도르프라는 서부 독일 라인란트 지역의 고도 산업지대 출신이란 점이 더더욱 의미심장하다. 먼 훗날 20세기 역사에선 콘라드 아데나워가 이 지역 출신 중 가장 유명한 정치인이 되었듯 슐츠 같은 서부 독일 라인란트의 지식인, 부르주아 계층은 대외적으론 더 유명하고 악명높으며, 현대는 아예 나치즘 뒤에 있던 독일 군국주의에 대한 2차대전 연합군의 응징으로 지역 자체가 소멸해버린 프로이센의 융커 봉건 지주계층과 치열하게 각을 새우고 싸우며 독일 자체의 자유주의적 정치 전통을 성립한 지방과 계층이다. 그리고 타란티노 감독의 역덕, 매니아 기질을 생각해보면 이건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이만큼 조사하고 의도적으로 짠 설정일 가능성이 높다.[7] OST이고 동시에 동명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