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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8-20 21:01:50

쿠키 몬스터 절도사건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사건 사고 관련 서술 규정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Krümelmonster Keks-Dieb von Hannover

1. 개요2. 홀연히 사라진 황동 엠블렘3. 쿠키 몬스터 탈을 쓴 범인4. 사건의 결말5. 제조사 발센

1. 개요

2013년 1월 21일 독일하노버에서 유명한 과자 제조 회사 Bahlsen Gmbh 본사에 있는 황동 재질의 엠블렘을 누군가가 절도한 사건. 범인이 스스로를 세서미 스트리트 속 캐릭터인 쿠키 몬스터로 자칭해 쿠키 몬스터 절도사건으로 공식 명명되었다. 결국 범인이 황동 엠블렘을 라이프니츠 대학교 내 말(馬) 동상의 목에 걸어놓아 되찾았지만 그 엠블렘에서 범인에 대한 단서가 전혀 나오지 않아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다만 범인과 인터뷰까지 한 마당이니 여론이나 피해자나 범인을 잡을 생각이 사실상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후술.

2. 홀연히 사라진 황동 엠블렘

파일:external/www.ninerbakes.com/cookie-monster2.jpg
세계적으로 유명한 초코 과자 라이프니츠(LEIBNIZ)를 생산하는 곳으로 유명한 독일의 과자 제조 회사 발센(Bahlsen Gmbh) 본사에는 LEIBNIZ KEKS(라이프니츠-케크스)라는 황동 재질의 엠블렘이 걸려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1] 이 회사의 본사는 독일 북부의 니더작센 주의 하노버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2013년 1월 21일에 그 황동 재질의 엠블렘이 갑자기 사라졌다. 발센에서는 며칠 동안 이 엠블렘이 사라진 줄 몰랐다가 직원의 발견으로 뒤늦게 알게 되었다. 발센은 그야말로 발칵 뒤집어졌고 회사의 사장은 범인을 잡아오는 사람에게는 1,000 유로의 현상금을 지불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이 사건이 알려진 지 일주일이 지난 1월 28일에 절도 현장을 목격한 목격자가 나타났다. 그들의 말에 의하면 1월 11일에 새까만 작업복을 입은 남자 2명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그 엠블렘을 떼어내 훔쳐갔다고 한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발센 측에서는 열흘 동안이나 이 엠블렘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다. 하노버 경찰은 이 사건의 목격자가 나타났다는 사실을 곧바로 언론에 알렸고 하노버 지방 신문에서는 이 사건을 대서특필했다.

3. 쿠키 몬스터 탈을 쓴 범인

뉴스가 나온 그 날 독일의 각 신문사와 과자 회사에 의문의 우편들이 배달되었는데 그 우편들에는 모두 쿠키 몬스터 인형 옷을 입은 사람이 쿠키 모양의 황동 엠블렘을 먹는 포즈로 찍은 사진들과 편지가 들어 있었다고 한다. 범인이 자신을 세서미 스트리트의 캐릭터 쿠키 몬스터라고 자칭했기 때문에 이 사건은 쿠키 몬스터 절도 사건으로 명명되었다. 범인이 보낸 협박장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파일:external/www.ndr.de/kruemelmonster133_v-contentgross.jpg
범인이 보낸 편지
Ich habe den Keks. Ihr wollt ihn haben.
내가 쿠키 엠블렘을 갖고 있다. 쿠키 엠블렘을 돌려받고 싶겠지.

Und deswegen wollt ihr an einem Tag im Februar allen Kindern im Krankenhaus Bult Kekse schenken.
그렇다면 2월 중으로 벌트(Bult)에 있는 어린이 병원의 모든 어린이에게 쿠키를 선물해라.

Aber die mit Vollmilch, nicht die mit schwarzer Schokolade und nicht die ohne Schokolade.
하지만 우유가 듬뿍 들어간 쿠키를 줘야 한다. 다크 초콜릿이 들어간 쿠키나 초콜릿이 들어가지 않은 쿠키는 안 된다.

Und einen goldenen Keks für die Kinderkrebsstation. Sonst geht das nicht!
그리고 어린이 암 병동에는 황금 쿠키를 줘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돼![2]

Und dazu wollt ihr die 1000 Euro Belohnung an das Tierheim in Langenhagen spenden.
그리고 너희가 내건 1,000유로의[3] 현상금은 랑겐하겐(Langenhagen)의 동물 보호소에 기부하도록 해라.

Also hoffentlich habt ihr den Keks so lieb wie ich und wollt deshalb wirklich großzügig sein!
나만큼이나 너희도 그 쿠키 엠블렘을 돌려 받고 싶어하고 매우 사랑하지! 그래서 너희는 매우 관대해야 해!

Echt und das ist ernst!
이건 심각한 일이지!

Sonst kommt der zu Oskar in die Mülltonne, wirklich!!!
그렇지 않으면 너희의 쿠키 엠블렘은 '오스카네 쓰레기통'에 들어갈 거다. 정말이야!!!

Wenn ihr das alles gemacht habt schreibe ich wieder einen Brief. Da steht dann drin wo der Keks ist.
내가 요구한 모든 조건을 들어준다면 어디에 쿠키 엠블렘이 있는지 다시 편지를 쓰겠다.

- KrümelMonster
- 쿠키 몬스터
여기서 오스카는 세서미 스트리트 속 캐릭터 오스카 더 그라우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캐릭터는 쓰레기통에서 사는 걸 좋아한다는 설정이 있다. 이로 보아 범인은 자신들의 요구 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그 엠블렘을 어딘가에 버리겠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유명 과자 회사의 엠블렘을 훔친 것치고는 어린이들에게 과자를 선물하고 동물 보호소에 기금을 기부하라는 요구 조건밖에 없어서 비교적 착한 듯하지만 다소 뜬금없고 황당한 요구이기도 해서 이 도둑이 관심종자가 아닌가 하는 설도 있었다.

어쨌든 이 같은 황당하면서도 우스꽝스러운 일 때문에 다른 나라에도 이 소식이 널리 퍼졌고 미국에서는 세서미 스트리트 공식 트위터에서 쿠키 몬스터가 하는 말이라며 "Me no steal the golden cookie. But me willing to help find real cookie thief!(나 골든 쿠키를 훔치지 않았다. 하지만 난 진짜 쿠키 도둑을 잡는걸 도와줄 거다!)"라고 트윗을 남겼다. 이후에는 이 도둑을 응원하는 여론도 조성되어 아예 팬클럽까지 결성되었다고 한다.

4. 사건의 결말

파일:쿠키몬스터 절도사건 자료사진 1.jpg
돌려받은 황동판
범인이 어디에 있는지 알 도리가 없으므로 결국 회사 측에서는 요구 조건을 들어 줄 테니 황동 엠블렘을 돌려 달라고 간청했다. 그러자 범인은 엠블렘을 다시 돌려주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그 약속 편지가 도착한 다음 날 라이프니츠 대학교의 말 동상의 목에 엠블렘이 걸려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기사(영어주의) 하노버 경찰측은 이 엠블렘에 머리카락이나 지문을 비롯한 범인의 단서가 있을지 모른다고 하여 일부러 대머리(...)인 경찰을 사다리차에 태워 엠블렘을 회수하도록 했으며 엠블렘에 대해 조사했지만 범인의 DNA 및 지문조차도 발견되지 않았다. 엠블렘이 모조품이 아닌가도 조사했지만 확인 결과 진품으로 밝혀졌다. 우여곡절 끝에 이 엠블렘이 무사히 돌아오자 발센의 회장은 기념 사진 한 장을 찍고 다시 원래의 자리에 걸어 놓았다. 그러나 이런 사건을 겪었던 탓인지 2019년 기준으로 진품은 따로 보관하고 레플리카가 걸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파일:external/www.fr-online.de/21693634,17829894,highRes,fr_71-49975621.JPG.jpg
그리고 그 다음 날 다시는 잃어버리지 말라는 경고인지 그 문제의 쿠키 몬스터가 되찾은 엠블렘 밑에서 사진을 찍고 또 편지를 보냈다. 회사 측에서는 이 편지를 받은 후 약속대로 52,000여 봉지의 초콜릿을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기부했다고 한다. 절도 사건치고는 훈훈하게 끝난 듯했지만[4], 단서라곤 목격자 한 명이 전부라 범인을 잡지 못한 채 3년간의 수사는 흐지부지 끝났다. 수사가 종결된 후 법원은 궐석재판을 열었는데 황동 엠블렘을 훔쳐간 사실이 있으나 요구 조건을 들어주기 전에 엠블렘을 돌려 주었기 때문에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이 쿠키 몬스터는 독일의 한 방송국과 인터뷰도 했는데 쿠키 몬스터 탈과 옷을 입고 나와 전신이 가려져 누군지 알 수 없었다. 인터뷰도 외진 곳에서 따로 한 듯하다. 2017년 1월 1일자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 다루었다.

뭐가 되었던 이번 사건은 범인들의 손에 놀아난(?) 절도 사건이지만 과자 회사는 기부를 통해 대외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기부금보다 더 큰 수익을 얻게 되었으니 일부에서는 이 사건 자체가 회사에서 벌인 마케팅에 경찰이 놀아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다만 설사 회사의 마케팅에 경찰이 놀아난 것이라고 해도 경찰도 처음부터 범인을 적극적으로 잡으려들진 않았기 때문에 경찰 입장에서도 별로 손해는 없었다.

5. 제조사 발센

제조사인 발센(Bahlsen)은 1889년에 설립된 굉장히 유서깊은 초콜릿/디저트 생산 기업으로, 발센에서 생산되는 초콜릿은 비싸지만 그 값을 확실히 하기로 유명하다. 적당한 달콤함에 물리지 않는 풍미, 그리고 기분 좋은 식감으로 먹을 수 있을 만큼의 굳기가 특징이다.

다만 이렇게 오래 존재했던 회사들이 대부분 그렇듯 1940년부터 종전 이전까지는 회사가 나치당에게 넘어가 회사에서 폴란드우크라이나 및 여러 국가에서 온 포로들을 강제노동시켰던 흑역사가 있다. 이 시기에 설립자인 한스 발센과 베르너 발센, 클라우스 발센이 모두 나치당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이런 과거를 가졌기 때문인지 2019년에는 회사가 나치 부역 시기 어떠한 범죄를 저질렀는지 조사하기 위해 역사학자를 동원해 회사의 역사를 조사하기도 했다.

[1] 이 엠블렘의 가치는 한화로 환산하면 고작 76,000원 정도로 돈을 목적으로 절도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2] 쿠키 엠블럼을 돌려받지 못한다는 의미다.[3] 한화로 환산하면 대략 140만 원 정도다.[4] 실제로 나무위키에 등재된 미제사건 중에서는, 해결 여부에 관계없이 범행 과정 및 결말이 가장 훈훈했던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