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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27 22:46:49

케네디 스코어


1. 개요2. 실체3. 변형

1. 개요

야구에서 8:7로 경기가 끝나는 것을 지칭하며 한국에서만 통하는 야구 용어.

하지만 일본에서도 8:7로 경기가 끝나는 것이 가장 재미있는 경기로 여겨지는데, 단 일본에서는 "루즈벨트 게임"이라고 부른다.[1]

1960년 미국 대선 기간에 한 기자가 야구 광으로 유명했던 미 대통령 후보 존 F. 케네디에게 '어느 점수대 경기가 가장 재미있습니까?'란 요지로 질문했는데, 케네디가 '8:7이 가장 재미있습니다.'라는 식으로 대답을 한 것이 어원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 케네디는 저런 말을 한 적이 없다.

현재 KBO가 발행하는 기록집에 케네디 스코어로 끝난 경기의 리스트가 있는데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부터 2015시즌까지 케네디 스코어가 총 162번 나왔다. 특히 시카고 컵스의 역사적인 2016년 월드 시리즈 우승을 확정짓는 7차전 경기의 스코어가 8:7이었다. 그것도 무려 정규이닝을 벗어난 연장 10회까지 가는 혈투였다.

2. 실체

사실 이같은 유래는 한국에서만 퍼져있는 낭설이다. 동아일보 황규인 기자 칼럼 참조. '케네디 스코어'는 없다.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 전문가인 민훈기 기자도 2014년 월드 시리즈 3차전 아프리카TV 중계에서 "케네디 스코어는 누군가가 만들어낸 사기고요. 미국에선 아무도 몰라요."라고 언급했으며 케네디 자서전에도 나와 있지 않은 허위이다.

나이든 스포츠 기자들에게 물어본 결과 케네디 스코어라는 표현은 1970년대에는 쓰인적이 없으며, 1980년대부터 쓰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과거 한국신문기사 검색으로도 1980년대 후반부터 케네디 스코어라는 표현이 검색되고 있다.

다만, 1937년 프랭클린 D. 루즈벨트 대통령이 쓴 편지에서 자신은 팽팽한 투수전도 좋아하지만 홈런이 터지며 큰 점수가 나는 경기에 희열을 느낀다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경기(my idea of the best game)는 8:7이라고 밝힌 바가 있다. 해당기사 이 에피소드는 드라마 루즈벨트 게임의 제목의 유래가 되기도 했다.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케네디 스코어라 부르는 8:7 경기를 굳이 표현하자면 루즈벨트 스코어[2]라 부르는 것이 더 정확[3]하다.

유독 한국에서만 계속 유래되는 이유는 잊을만하면 언론에서 자꾸 언급하기 때문이다. 사실이 아닌 것을 배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신문이나 방송중계에서 종종 언급되기 때문에 전문지식이 없는 일부 라이트 팬들은 언론에서 이야기했으니 그게 사실일 것이라고 착각한다. 터프세이브[4]와 함께 대표적으로 야구중계나 기사에서 잘 틀리는 부분이기도 하다.

3. 변형

위의 유래나 사실과는 별개로 9:8 경기를 루즈벨트 스코어로 부른다고 알려져 있다.

축구에서는 결과가 3:2인 경우, 펠레 스코어로 부른다. 물론, 이 표현도 한국에서만 쓰이는 표현이다.

또한, 미네이랑의 비극 이후 7:1은 미네이랑 스코어로 부르며, 가르마 대첩 이후 2:8이나 8:2의 스코어는 가르마 드립이 자주 나오기도 한다.
[1] 루즈벨트 게임은 스코어도 조금 다른데, 9:8 상황에서 주로 사용한다.[2] 루즈벨트 게임은 일본의 소설과 동명의 드라마 이름이다. 루즈벨트 대통령이 말한건 그냥 스코어 자체일 뿐이다.[3] 아마도 루즈벨트가 이야기한 8:7 스코어가 한국에서 인지도가 더 높은 케네디로 와전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사실 루즈벨트는 미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4선 대통령에 대공황 ~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재임했기에 요즘은 꽤 유명하긴 하지만 처음 쓰인 80년대라면 인지도가 낮았을 수도 있다.[4] 터프세이브는 동점이상의 주자가 있어야 성립하는데 한국에서는 대부분 1점차를 터프세이브라고 말한다. 주자가 없는 상황은 터프세이브가 아니다.